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Editor's Letter

‘wow’ 넘어 ‘awe’

김현진 | 386호 (2024년 2월 Issue 1)
올해 1월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에 참가한 세계 150개국 4300여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772개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스타트업만 놓고 보면 참가 기업 수는 총 512개사로 미국(250개), 중국(22개)을 훨씬 웃도는 압도적 1위였습니다. 참가 기업이 많은 데다 대기업들이 규모 있게 부스를 차리면서 전시 면적 기준으로는 한국 기업의 ‘지분’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인 참가 인원도 CES 전체 참관객의 10분의 1 수준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되는 등 CES에 쏠린 한국의 관심은 숫자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매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불려온 CES가 화제성과 참여도 측면에서는 이제 명실공히 국내 ‘원톱’이 된 듯합니다.

연초 라스베이거스를 가지 않으면 소외된 느낌까지 받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커지면서 “혁신상의 이면을 살펴야 한다” “실질적인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등 냉소적인 목소리 역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자각 모먼트’와 반성들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행사 후까지 화제성이 이어지는 아이러니한 현상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DBR 독자 여러분들 사이에서도 CES발(發) 트렌드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해 올해는 DBR도 자체 취재진을 파견해 새롭게 포착되는 트렌드와 주목해볼 기업은 물론 트렌드 이면에 숨어 있는 기술의 지향점과 국내 산업에 미칠 시사점을 취재했습니다. 취재진에 따르면 특히 올해 CES에선 △생성형 AI 기술 발전의 흐름을 타고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는 기업 수요를 구체적으로 공략한 기업 △개발 단계에서부터 지불 용의가 있는 잠재 고객을 정밀하게 타깃해 ‘뾰족하게’ 공략한 솔루션 △기술의 적용, 설치, 사용의 편의성 강화와 사생활 침해 등 기술 오용에 따른 부작용 제거와 같이 고객 관점에서 불안 요소를 줄인 솔루션들이 주목받았습니다.

생생한 사례들 사이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케이스는 기업 현장에서 곧바로 비용 절감이란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신박한 AI 플랫폼 및 솔루션들이었습니다. 예컨대 네덜란드 스타트업 ‘포커스’는 어떤 기술을, 언제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와 같은 전략적 고민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구체적으로 예측하고 조언해주면서 컨설턴트가 1년 가까이 진행해야 할 예측 과정을 단 1, 2주로 단축해 줍니다. 인간, 그중에서도 조직 내 최고 결정권자가 모든 것을 책임질 각오로 결연하게 단행해 온 ‘전략적 결정’을 AI가 과학적 예측을 통해 비교할 수 없이 빠르고 저렴하게 해결해 준다니 이 기술의 끝은 어디일지 ‘감탄(wow)’을 넘어 ‘경외감(awe)’을 갖게 합니다.

올해는 CES의 약자가 ‘ChatGPT Extension Show’로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생성형 AI로 대변되는 AI 기술이 서로 다른 산업군에서 융복합화하며 대거 선보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혁신 기술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면서 인류가 처한 문제점을 함께 해결한다는 취지의 행사 주제 ‘All together, All one’에 맞춰 푸드·애그테크, 헬스·웰니스테크, 지속가능성 등 ‘잘 먹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고민 역시 다양한 기술로 구현됐습니다.

이 같은 CES 2024의 주요 테마들을 각 분야별로 다양한 사례와 함께 복습해보는 이번 스페셜 리포트의 메인 기사는 모두 이 행사에 직접 참가했거나 참관한 업계 및 학계 최고 전문가들이 집필했습니다. 특히 이번 호는 필자들이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들까지 전달해 준 덕에 유독 따끈따끈한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강추위와 함께 시작된 새해, 새로운 영감으로 ‘불꽃’을 일으키기를 기대하는 독자 여러분께 DBR이 유용한 불쏘시개가 되길 바랍니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