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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투자 오류 줄이려면 ‘6가지 편향’ 위에 올라타라

곽승욱 | 383호 (2023년 12월 Issue 2)
Based on “Behavior Biases and Investment Decision: Theoretical and Research Framework,”(2022) by S. K. Mittal in Qualitative Research in Financial Markets, 14(2): 213-228.



무엇을, 왜 연구했나?

효율적 시장 가설과 포트폴리오 이론은 주식시장의 미묘한 움직임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이론들로 합리적인 투자자의 예측과 반응에 의해 주가가 결정된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한다. 여기서 합리적 투자자는 투자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철저히 수집하고 섬세하게 분석하는 역량을 지닌 사람을 지칭한다. 그렇지만 실제 투자 현장에서는 대다수 투자자가 세심한 판단과 과학적 분석보다는 직관적인 판단과 자동화된 정보 처리를 통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행동경제학은 투자자가 어떻게 비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리게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내적 요인이란 투자자의 성향, 경험, 감정 등 개인적인 요소를 의미하며, 외적 요인은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뉴스, 미디어, 보고서와 같은 외부 정보를 지칭한다. 이 두 요인은 상호작용하며 투자자의 판단을 왜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선택 오류를 초래한다. 이러한 편향의 존재와 그 영향을 깊이 파악하는 것은 투자의 성과를 향상시키고 재무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인도 가우탐부다대 연구진은 편향이 투자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지난 50년간 문헌을 종합적·체계적으로 검토해 6가지 편향이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재조명함으로써 투자 행동과 편향에 대한 이해를 향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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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먼저 지난 약 반세기(1970~2015년) 동안 국제적인 학술 데이터베이스에 게재된 주요 행동경제학 연구 문헌 117편을 선별했다. 29개 국가를 대표하는 이들 문헌을 체계적으로 검토해 6가지 행동경제학적 편향(자기 과신, 자기귀인편향, 사후확증편향, 처분 효과, 무리 행동, 가용성 편향)을 도출하고 이들이 개인투자자의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 문헌 분석을 통해 정리했다.

개인투자자는 종종 자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해 다른 투자자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자기 과신, Overconfidence)하고 성공적인 결과는 자신의 역량 덕으로 돌리고 실패는 남 탓 또는 상황 탓으로 돌리는 자기중심적 성향(자기귀인편향, Self-Attribution Bias)이 강하다. 두 편향은 개인투자자가 주관성이 강하고 신뢰성이 약한 사적 정보에는 과잉 반응하고 객관성과 신뢰성이 강한 공적 정보에는 과소 반응하는 데 일조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과잉·과소 매매와 저성과를 초래한다.

사후확증편향(Hindsight Bias)은 이미 발생한 사건이나 상황을 미리 예측했다고 착각하는 인지적 성향을 말한다. 이 편향에 빠진 투자자는 실제로는 전혀 알지 못했던 과거의 사건이나 상황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처럼 믿는다. 이런 오해는 사건의 본질을 단순화시키거나 잘못된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세우게 만든다. 또한 투자 경험이 많은 중장년 투자자보다 경험이 적은 청년 투자자가 사후확증편향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사후확증편향으로 인해 더욱 기승을 부리는 편향이 자기과신이다. 편향은 독립적으로 발생하고 작동하기보다는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복수의 편향이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인 투자의 세계에서는 손실을 보는 주식을 지나치게 오래 보유하는 반면 이익이 나는 주식은 조급하게 매도하는 경향이 자주 관찰된다. 이를 처분 효과(Disposition Effect)라고 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주식 거래량이 증가하고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동시에 전반적인 수익률이 감소하는 이상 현상(Anomaly)의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처분 효과를 완화하려면 투자 경험의 축적이 필요하다. 주식 거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이 있는 투자자는 이 효과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는 이 효과에 의해 불필요한 거래를 더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리 행동(Herd Instinct)은 개인투자자가 합리적 판단 없이 타인이나 집단의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편향이다. 이 편향에 매몰된 투자자는 투자 회사, 증권사, 재무분석가, 주변 투자자의 의견에 쉽게 휘둘리고 그들의 행동을 모방하려 자신의 투자 전략을 손쉽게 포기하기도 한다. 무리 행동은 개인의 성격 특성과도 관련이 깊다. 특히 성급한 성격을 지닌 투자자는 이러한 편향에 더욱 취약하며 그 결과 위험에 대해 더욱 대담해지고 비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가용성 편향(Availability Bias)1 의 영향 아래 개인투자자는 종종 최근의 정보나 쉽게 기억나는 사건에 큰 가치를 둔다. 이로 인해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시각보다는 순간의 정보나 개별 사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익을 얻은 후에는 위험을 무리하게 감수하는 반면 손실을 경험하면 위험에 대해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진다. 또한 매체나 투자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는 주식에 대해 충동적으로 투자하는 경향도 보인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개인투자자 사이에 만연한 행동경제학적 편향을 확인하고 식별된 편향이 투자자에게 어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지 파악하는 것은 투자 행동과 의사결정에 미치는 편향의 역할을 이해하고 편향으로 인한 오류를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다. 이는 주식시장에 존재하는 갖가지 이상 현상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 투자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할 투자 기법2 을 발견하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대다수 개인투자자는 다양한 편향에 노출돼 있지만 그 편향이 투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의 내외적 조건과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게 작용한다. 예컨대 투자의 세계에 깊은 경험과 지식을 갖춘 투자자는 초보자보다 편향의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순히 편향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투자 결정의 질을 향상하려면 편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편향 간의 상호 연관성을 깊이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편향 간 상관관계를 이해하면 그로 인한 오류를 더욱 효과적으로 수정할 수 있다. 편향의 개별적 특성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 간 상호작용을 깊게 탐구하는 것이 투자의 세계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마치 자연의 생태계에서 생명체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생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투자의 영역에서도 편향의 상호작용을 깊게 이해하는 것이 투자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이다.
  • 곽승욱 곽승욱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swkwag@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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