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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stomer Experience

브랜드 마케팅 첫발은 ‘연령별 세분화’

안지선 | 387호 (2024년 2월 Issue 2)
Based on “Customer experience and commitment in retailing: Does customer age matter?” (2020) by Khan, I., Hollebeek, L. D., Fatma, M., Islam, J. U., & Riivits-Arkonsuo, I. in Journal of Retailing and Consumer Services, 57, 1022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오랫동안 연구자들은 가격이나 품질 같은 상품·서비스의 특성이 소비자 행동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왔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 밝혀진 사실은 소비자와의 긍정적이고 끈끈한 관계를 조성하는 데 소비자의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상품의 기능이나 특징이 거의 비슷해 지면서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선 다양한 소비자 접점에서 생길 수 있는 소비자 경험을 선제적으로 이해하고 소비자의 구매 여정(consumer journey)을 보다 긍정적으로 디자인하는 노력이 필요해졌다.

특히 최근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경로는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해졌다. 여러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특별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길일 수 있다.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은 정서적(affective), 계산적(calculative)으로 브랜드에 몰입(commitment)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계산적 몰입은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 높거나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몰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정서적 몰입은 개인적인 애착이나 의미 부여 등과 같은 감정적 관점의 몰입과 관련돼 있다. 정서적인 브랜드 몰입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감정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다. 계산적인 브랜드 몰입은 브랜드와의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모바일·온라인 마케팅이 주요한 영업 수단이 되면서 브랜드 몰입은 소비자로 하여금 모바일·온라인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관여도(brand engagement)를 높이고, 상호 창조적인(co-creative) 행동을 하도록 이끌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 경험과 몰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때로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 브랜드 마케팅의 기본 요소 중 하나인 소비자를 세분화하고 그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여러 분야에 적용되면서 소비자 개인의 독특함을 무시하거나, 빅데이터에 기반한 집단의 보편성에 중점을 둔 서비스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박탈감이나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계층을 이해하려는 연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소비자의 경험과 몰입도가 브랜드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특히 소비자의 나이대를 세분화해 최근 소비자의 연령이 경험과 정서적·계산적 몰입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사우디아라비아의 프린스술탄대 교수를 비롯해 에스토니아, 프랑스 연구자로 구성된 다국적 연구진은 소비자의 나이가 경험, 몰입도,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총 423명의 인도 소비자가 커피하우스, 패스트푸드, 슈퍼마켓, 여행사, 자동차 판매 브랜드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수집된 데이터는 27세 이하와 27세 초과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구조방정식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 소비자 경험은 정서적, 계산적 몰입도, 충성도에 모두 유의미한 영향을 줬다. 다만 세부적으로 보면 계산적 몰입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몰입도가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정서적 몰입도가 계산적 몰입도보다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 브랜드가 소비자의 감각적, 감정적, 지적, 행동적 경험을 전달할 때 소비자는 정서적, 계산적으로 브랜드에 몰입할 확률이 높았다. 이런 몰입도는 소비자가 가까운 미래에 다시 브랜드를 구매하거나 좋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게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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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소비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다집단 분석이 사용됐다. 나이는 인도의 중위연령(median age)을 기준으로 27세 이하 27세 초과 그룹으로 각각 나누었고, 분석 결과 경험이 정서적인 몰입도에 미치는 영향은 나이가 어린 집단에서 크게 나타났다. 또한 정서적 몰입도가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도 젊은 소비자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계산적 몰입도는 27세 이상의 소비자층에서 충성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비자의 충성도는 나이에 따라 다른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소비자라면 브랜드로부터 개인적인 의미나 소속감을 느낄 때, 상대적으로 나이가 있는 소비자라면 브랜드의 효율성이나 효용성 등을 느낄 때 몰입감이 높아지고 이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의 결과는 소비자 구매 여정 내에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험은 감각적, 정서적, 지적, 행동적인 여러 가지 자극을 통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식당이나 마트 등 많은 서비스 환경에서 키오스크가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키오스크가 주문 기능에만 집중이 돼 있지만 이런 키오스크에 눈에 띄는 비주얼 이미지, 화면을 터치할 때 느껴지는 진동이나 소리, 편리한 입력 방식, 손쉬운 검색 기능 등은 소비자가 느끼는 감각적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소비자의 정서적 몰입도가 충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소비자와 브랜드 간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화한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나 채널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구글이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는 쇼핑 경험이 개인화됐다고 느꼈을 때 평소보다 110% 이상의 아이템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하지만 많은 서비스 제공자는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사용해서 소비자의 다양한 특성과 (나이, 연령, 직업, 과거 구매 이력, 검색 이력) 환경적 요인 (기온, 습도) 등을 고려해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제안할 수 있다. 특히 나이키의 상황 기준(occasion-based), 관습 기준(usage-based), 충성 기준(loyalty-based), 사회적 영향력 기준(social influence-based) 세분화(segmentation) 등을 이용한 행동 세분화(Behavioral Segmentation) 전략을 참고할 만하다. 이 전략은 나이키로 하여금 소비자의 기호나 습관 등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세그먼트별로 다른 메시지와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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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젊은 소비자의 경우에는 브랜드를 선택할 때 정서적 몰입도를, 나이 든 소비자의 경우 계산적 몰입도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젊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메시지를 디자인할 때는 브랜드의 스토리, 철학, 진정성 등에 포커스를 두는 것이 좋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Fear of loss)’이나 ‘소속감(Sense of belongingness)’도 젊은 소비자에게 중요한 콘셉트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채널을 운영할 때 팔로워들 사이에 소속감을 높일 수 있는 이벤트나 교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나이 든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할 때는 브랜드의 질, 독창성, 특이점 등에 소구하는 것이 계산적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소셜미디어의 단점 중 하나이나 제한된 정보 제공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불만족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거나 24시간 챗봇 운영을 통해 어느 때든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안지선 | 한양대 경영학부 조교수

    필자는 미국 휴스턴대에서 글로벌 리테일링으로 석사학위를, 호스피탈리티 매니지먼트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다양한 서비스 환경 내에서의 소비자 행동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jsah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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