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불확실성 이겨내는 힘 ‘나는 누구인가’

MBTI보다 훨씬 중요한 ‘서사정체성’
과거와 미래의 나를 이야기로 엮어야

박선웅 | 375호 (2023년 0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자신을 둘러싼 바깥세상이 불확실성으로 가득할 때 기댈 수 있는 확실성은 오로지 자기 내면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확실성은 자신에 대한 이해, 즉 ‘정체성’이 확립돼 있을 때 비로소 나올 수 있다. 최근 MBTI 같은 성격 유형 검사가 유행하는 까닭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네 글자의 손쉬운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MBTI 16개 유형 중 어디에 속하는지가 아니라 내가 신경질적인지 아닌지 등을 보여주는 성격적 ‘특질’, 특정 상황에 대처하거나 적응할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여주는 ‘특징적 적응’, 그동안 살아온 삶의 궤적을 담은 ‘서사정체성’을 알아야 한다. 조직 역시 MBTI 유형을 토대로 직원을 뽑거나 소통을 시도하기보다는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인생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개인의 이야기와 조직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엮이고 그 방향이 일치할 때 비로소 조직이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



GettyImages-1399909523_[변환됨]


자신을 알아야 하는 이유

“너 자신을 알라.” 흔히들 소크라테스가 한 말로 잘못 알고 있지만 이 말은 델포이에 있는 아폴론 신전 입구에 새겨진 말이다. 그리고 아폴론 신전에는 이 말 외에도 “무엇이든 과하지 않게” “화를 참아라” “부모를 공경해라” 등 150개 가까운 격언이 새겨져 있었다. 누가, 왜 이 격언들을 새겨 놓았는지에 대한 고고학적 진실은 아마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왜 이 격언들이 신전에 적혀 있었는지, 그리고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왜 특히 유명한지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해석해 볼 수는 있다.

아폴론 신전은 신탁, 즉 신으로부터 메시지를 받던 곳이었다. 그리고 여러 아폴론 신전 중에서도 특히 델포이에 있는 신전이 가장 유명했다. 오늘날에 빗대어 말하자면 델포이 아폴론 신전은 그리스에서 가장 용한 무당이 있는 점집이었던 셈이다. 당시 권력자들은 많은 돈을 내고 이 무당으로부터 신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럴 돈이 없었던 수많은 사람은 무당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답답한 일이 있을 때 신전을 찾아갔을 것이다. 이렇게 신전 앞을 기웃대던 사람들도 신전 밖 기둥이나 벽에 새겨져 있는 격언만큼은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격언 중 ‘너 자신을 알라’가 가장 유명한 이유는 아마도 이 말이 그 누가, 그 어떤 고민이 있어도 통용될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점을 보는 이유와 자신을 알고 싶은 이유는 결국 같다.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다. 이미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상황에서는 점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별로 생겨나지 않는다. 점을 보는 것과 자신을 아는 것은 모두 결정의 방향성에 대한 답을 준다는 점에서 같지만 둘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점은 우리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어 왜 그런 점이 나왔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점은 축적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고, 이로 인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되면 그만큼 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이해는 깊어지고 다음번에는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자신에 대한 이해는 축적된다. 나아가 우리의 노력에 따라 더 깊고 넓어질 수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자 하는 갈망이 삶의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갈망과 맞닿아 있다는 것을 이해하면 왜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이 시대에는 따라야 할 삶의 방향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에는 자신이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타고난 신분이 답을 제공했다. 전쟁 후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던 1970~1980년대에도 삶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은 그리 절실하지 않았다. 남들처럼 열심히 학교 다니고 회사 다니면 대부분 정년까지 일할 수 있었고, 1980년 기준 평균수명이 대략 66세였으니 퇴직 후 얼마간 휴식을 취하면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이렇게만 살면 된다는 식의 지침을 주지 못한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으니 기댈 수 있는 확실성은 오직 자신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확실성은 저절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 즉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디에서 가치를 느끼며,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의 방향성에 대해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체성이라고 부른다. 이 글은 자신에 대한 관심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 최근 유행하고 있는 MBTI의 문제점을 짚어본 후 그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고, 조직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

MBTI를 통한 정체성 찾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체성 문제는 삶의 방향성이 밖에서 주어지던 과거보다 자기 안에서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더 중요하다.1 문제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그에 대한 답을 찾았다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MBTI가 힘을 발휘한다. MBTI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에 네 글자로 손쉬운 답을 제공한다. 이런 용이성 덕분에 많은 사람이 자신의 MBTI 유형을 잘 인식하고 있고, 조직에서도 MBTI 유형을 바탕으로 동료와 의사소통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치기도 한다. 심지어 새로운 구성원을 뽑을 때 특정 MBTI 유형을 선호하는 조직도 있다.

20230814_100656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MBTI는 심리학적 기반을 잘 갖춘 성격검사 도구가 아니고, 심리학자들로부터는 크게 외면받고 있다. MBTI가 학자들의 비판을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인간의 심리적 속성이 MBTI에서 전제하는 것처럼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지의 문제다. MBTI에서 측정하는 E-I(외향-내향)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E인지 I인지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는 설문 문항에 대한 사람들의 점수를 모두 모아보면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의 분포가 [그림 1의] 왼쪽 그래프(쌍봉 분포)처럼 나타날까, 오른쪽 그래프(정규 분포)처럼 나타날까? 마찬가지로 호기심을 측정한다고 해보자. 사람들의 호기심 점수를 모두 모아보면 왼쪽처럼 호기심이 없는 사람과 많은 사람으로 명확하게 구분될까, 아니면 호기심이 매우 적은 사람부터 매우 많은 사람까지 연속적으로 퍼져 있을까? 친절함, 성실함, 행복 등은 어떨까?

성격심리학자들이 일반인들의 성격적 특성에 대한 분포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특성은 오른쪽처럼 정규분포를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오른쪽 그래프가 보여주듯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특성을 아주 적게, 혹은 아주 많이 가지고 있지 않고, 고만고만하게 중간 정도에 몰려 있다. 그래서 성격심리학자들은 MBTI에서 하는 것처럼 어떤 특성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예, E 집단과 I 집단)으로 나누는 것은 현실을 왜곡하는 것이며 인간 심리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아니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성격적 특성이 정규분포를 갖는 것과는 달리 MBTI에서 측정하는 4가지 선호 경향(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은 쌍봉 분포의 모양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왜 MBTI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이러한 학계의 비판에 대해 반박할 자료를 제시하지 않는지다. 자신들이 지금껏 수집한 MBTI 점수가 쌍봉 분포인지, 정규 분포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몇 시간이면 충분하다. 단언컨대, MBTI 점수가 쌍봉 분포로 이뤄져 있음을 공개하기만 한다면 MBTI를 향한 비판의 절반 이상은 봄날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자료 공개를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두 번째 비판의 핵심은 MBTI 종사자들이 16개의 유형이 실제로 무엇인가를 예측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어떤 성격을 측정하는 것이 의미 있으려면 실제로 그 성격이 무언가를 예측해야 한다. 예를 들어, ENFP 유형의 사람들에 비해 ISTJ 유형의 사람들이 판매 업무에서의 성과는 저조하지만 회계 업무에서의 성과는 더 뛰어난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유형과 유형 사이에 그런 차이가 나타나지 않으면 유형을 구분하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요새 MBTI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행하는 유형 나누기 방법은 찍먹파와 부먹파다. 탕수육을 먹을 때 소스를 찍어 먹는지, 부어 먹는지에 따라 사람을 나누는 것이다. 그런데 왜 찍먹파와 부먹파에 대한 심리학 연구는 없을까? 찍먹파와 부먹파가 삶의 어떤 부분에서 실제로 차이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찍먹파가 부먹파에 비해 성적이나 업무 성과가 좋을지, 호기심이 많을지, 성실할지, 친절할지, 행복할지 등에 대해 가설을 세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단맛이나 채식을 선호하는 특성이 다른 심리적 요인과 관련이 있는지 가설을 세우는 것은 가능하고 실제로 이를 확인한 연구들도 존재한다.2 이렇듯 어떤 심리적 특성에 대한 측정은 그 특성에서의 차이가 다른 특성에서의 차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고, 그 가설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한 노력을 많이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 MBTI에 가해지는 중요한 비판이다.

MBTI가 찍먹-부먹 수준의 검사 도구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말자. 한국MBTI연구소는 1990년 심혜숙, 김정택 박사에 의해 설립됐다. 이들이 중심이 돼 1992년 한국심리유형학회를 설립했고, 1993년부터 ‘심리 유형과 인간 발달(구 한국심리유형학회지)’이라는 학술지를 출판했다. 이 학술지를 통해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방식의 논문이 실제로 출판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이 학술지에서 1993년부터 2022년까지 출판된 논문은 모두 155개다. 그중 MBTI에서 제시하는 16개 유형이 실제로 다른 심리적 특성을 예측하는지(예를 들어, 16개 유형에 따라 업무 성과가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통계 분석을 통해 확인한 논문은 11개에 불과하다. 16개 집단까지는 아니지만 더 적은 수의 집단, 예를 들어 I 집단과 E 집단 혹은 S 집단과 N 집단의 차이를 분석한 논문은 그보다는 더 많이 존재한다. 이런 시도는 분명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중요한 문제를 야기한다. MBTI의 전매특허가 인간의 성격 유형을 16개 집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실질적인 연구는 이보다 적은 집단을 통해 이뤄진다면 16개 집단으로 사람을 나눌 근거가 상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MBTI를 많이 사용하는 조직에서는 잠시 멈춰 생각할 필요가 있다. MBTI를 사용한 연구에서조차 자신들이 주장하는 16개 유형에 따른 차이를 살펴본 연구는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155개 논문 중 겨우 11개인 상황에서 MBTI 유형을 알기 위해 많은 비용을 쓸 이유가 있을까? 구성원을 뽑을 때 특정 MBTI 유형을 선호하거나 배제해 지원자의 잠재성을 조직 스스로 제한할 이유가 있을까? ISTJ와 ENFP가 실제로 차이가 있다는 근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ISTJ와 소통하는 법’과 같은 교육에 시간을 쓸 이유가 있을까? 그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결국 MBTI는 삶에 대한 방향성을 자신 안에서 찾아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답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제공함으로써 많은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 정체성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아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자신에 대한 관심은 돌이키기 힘든 시대적 흐름이고, 나아가 제대로 활용되기만 한다면 조직 내에서 업무에 대한 몰입을 높일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지 살펴보자.

GettyImages-1443156911_[변환됨]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세 가지

1. 특질

성격심리학자인 댄 맥아담스(Dan P. McAdams)는 1995년 ‘누군가를 알 때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3 언뜻 생각하면 실없는 질문처럼 들리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는 이 글이 고려대 심리학부 박선웅 교수가 썼다는 것을 알 것이고, 누군가 박선웅 교수를 아느냐고 묻는다면 아마 ‘안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때 독자는 박선웅에 대해 무얼 아는 것일까?

맥아담스는 우리가 누군가를 알 때 그 영역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영역은 특질(trait)이다. 특질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비교적 반복적으로 발현되는 정서적, 행동적 경향성을 뜻한다. 친절하다, 말이 많다, 걱정이 많다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성격이라고 부르는 영역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특질을 5가지로 구분하고 이를 성격 5요인(Big 5 personality traits)이라고 부른다.

그중 외향성은 사람으로 대표되는 외부 자극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그것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활력을 얻는 특징으로 MBTI에서 측정하는 항목과 유일하게 겹친다. 개방성은 여러 종류의 새로움에 열려 있는 태도를 말하며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지적이거나 예술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성실성은 자기 관리와 직결되는 성향으로 높은 책임감과 계획성을 바탕으로 생활하는 속성이다. 우호성은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배려심이나 친절, 공감 등과 맞닿아 있다. 마지막으로 신경성은 걱정과 불안이 많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속성을 말한다.

물론 이 다섯 개의 특질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성격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격 5요인은 연령, 문화, 성별을 떠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고, 그런 만큼 이에 대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연구가 논문으로 출판돼 있다. 나아가 비슷한 주제로 이미 출판된 수십, 수백 개의 논문을 다 모아서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메타분석(meta-analysis) 논문도 상당수 출판된 바 있다. 그중 조직과 관련된 논문 몇 개만 살펴보자.

먼저, 1991년에 출판된 메타분석 논문에서는 성격 5요인과 업무 성과 간의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117개의 논문에서 보고된 2만399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4 이미 30여 년 전에 이 정도로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는 것은 성격 5요인이 얼마나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메타분석 결과 성격 5요인 중 성실성은 직업이나 업무 특성과 무관하게 업무 성과와 관련이 높았다. 관리직이나 영업직의 경우 외향성도 업무 성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성격 5요인과 업무 열의 간의 관계를 메타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성실성, 외향성, 개방성, 우호성이 높을수록, 신경성이 낮을수록 업무 열의가 높았다.5 마지막으로, 업무 만족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 성실성과 외향성은 높을수록, 신경성은 낮을수록 업무 만족이 높았다.6

2. 특징적 적응

누군가를 알 때 알게 되는 두 번째 영역은 특징적 적응(characteristic adaptation)으로 어떤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개인차를 가리킨다. 갑자기 해야 할 업무가 쏟아져 스트레스가 급격히 올라가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지만 누군가는 어떻게 하면 이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을지 계획을 세우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갑자기 쏟아진 업무에 짜증 내며 술부터 찾는다. 또 어떤 일이 주어질 때 그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주어진 일에서 실수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도 있다. 같은 부서에 배치받았지만 누군가는 거기에서 돈을 버는 것에 큰 가치를 두고, 다른 누군가는 능력을 키워 성장하는 것에 큰 가치를 둔다. 이렇게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적응하고 행동하는데 이 역시 누군가를 알 때 알게 되는 한 영역이다.

두 번째 영역인 특징적 적응에서 다루는 개념들은 사람들의 동기, 세상에 대한 믿음, 가치, 목표, 스트레스 대처 방식 등 주어진 상황에서 발현되는 많은 심리적 특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그 범위가 방대하다. 그중 하나인 가치에 관련된 연구 결과만 살펴보자. 조직 맥락에서 이뤄지는 가치 연구는 구성원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동료 구성원들 혹은 조직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주로 측정한다. 94개 논문에 포함된 2만4425개 팀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메타 분석에 따르면 팀원과의 성격 불일치, 가치 불일치, 문화 불일치 중에서 가치 불일치가 팀 내의 부적응적이고 비효율적인 협업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7 이 결과는 뒤집어서 생각하면 구성원 간의 성격이나 문화 차이는 지향하는 가치가 같은 구성원 사이에서는 극복 가능하다는 것이다. 같이 이루고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격이나 문화 차이는 이겨낼 수 있지만 성격이나 문화가 같다고 해서 그런 가치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내의 중소기업 및 대기업 구성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한 연구에서는 동료와의 가치 일치와 조직과의 가치 일치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살펴봤다.8 그 결과, 동료들과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보다 조직과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구체적으로 조직과 구성원이 같은 가치를 공유할수록 업무 열의와 업무 만족은 높고 이직 의도는 낮았다. 결국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성격이나 MBTI 유형이 맞는지가 아니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것을 추구하는지다. 뒤에서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는 조직의 리더가 진정성 있게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설정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3. 서사정체성

사람들의 성격적 특질은 보통 누군가를 알 때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영역이다. 몇십 분 동안의 대화만으로도 상대방이 친절한지, 말이 많은지, 걱정이 많은지 등에 대해 우리는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반면 누군가의 특징적 적응 방식을 알기까지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과도한 업무 증가로 급격하게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상황을 겪어야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 수 있고, 새로운 업무가 주어져야 업무에서 더 많은 성공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지 아니면 실패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징적 적응에 대한 앎은 분명 특질에 대한 앎보다는 더 깊이 있는 앎이기는 하지만 이 두 영역을 알았다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 두 영역이 비슷한 사람들은 세상에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구를 MBTI의 16개 유형으로 나누면 유형별로 대략 3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나오는데 MBTI 유형을 안다고 해서 이 사람들을 다 똑같은 수준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친절하고, 성실하고, 호기심 많고,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며,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직장인도 세상에는 많다. 그래서 이 두 영역은 분명 어떤 사람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충분하지는 않다.

GettyImages-1467175309_[변환됨]

누군가가 정말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가 필요하다. 자신이 어떤 경험을 거쳐 지금의 자신이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오직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개인성이다.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나 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고 해도 인생 이야기가 같을 수는 없다. 똑같은 가치를 추구한다고 해도 그 가치를 추구하게 된 이유는 서로 다르다. 그래서 누군가에 대한 온전한 앎은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알 때 가능하다. 심리학에서는 인생 이야기를 서사정체성(narrative identity)이라 부른다. 누군가의 인생 이야기가 그 사람의 정체성 그 자체라는 것이다.9

맥아담스는 우리가 누군가를 알 때 무엇을 아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고, 그에 대한 답으로 세 가지 영역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가 진짜로 하고 싶었던 주장은 이 세 가지 영역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해 필요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성격적 특질과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알아야 하지만 그 모든 삶의 영역과 역사를 포괄하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인생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인생 이야기는 현재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이야기를 통해 엮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고 삶을 밀고 나가는 큰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인생 이야기는 조직의 여러 맥락에서 활용될 수 있다.


조직 맥락에서 인생 이야기의 역할

1. 취업과 이직

아마 현존하는 기업 중에서 인생 이야기를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쇼피파이(Shopify)일 것이다. 쇼피파이는 ‘아마존에 대항하는 개미군단의 연합체’라는 평가를 받는 캐나다 기업으로 쇼핑몰 제작, 주문, 결제, 배송 등 판매와 관련된 과정을 대행해준다. 한때 캐나다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쇼피파이에서 진행되는 면접의 첫 관문은 인생 이야기 면접(life story interview)이다. 이 면접은 살면서 스스로가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언제인지, 가장 후회하는 일은 무엇인지, 가장 어려웠던 일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 시간 내외로 편하게 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는 이력서가 아니라 사람을 고용합니다’라는 슬로건이 잘 표현하듯 이 면접에서 회사는 단순히 지원자의 직장 경력이나 업무 능력만이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듣는다. 이를 통해 지원자가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나 삶을 대하는 태도가 쇼피파이와 일치하는지를 확인한다.

인생 이야기는 취업 후 새로운 조직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도 중요하다. 인도의 대표적인 정보통신 기업인 위프로(Wipro)가 진행한 한 연구를 간략히 살펴보자.10 이 연구의 대상은 고된 감정노동으로 이직률이 높은 고객 서비스 부서의 신입 직원이었다. 연구자는 오리엔테이션 기간 동안 신입 직원을 세 집단으로 나눴다. 그리고 대부분의 교육 과정은 동일했지만 약 1시간 정도는 집단별로 서로 다른 과정을 거쳤다. 첫 번째 집단은 지금까지 살면서 최고의 자신(best self)의 모습을 경험한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적게 하고 동료들에게 발표했다. 두 번째 집단에서는 왜 위프로가 위대한 기업인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어떤 이야기를 들을 때 위프로에서 일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졌는지 적고 발표했다. 마지막 통제집단에서는 위프로에서 기존에 하던 교육을 그대로 진행했다. 6개월 동안 이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최고의 자신에 대해 이야기했던 집단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이직률이 더 낮았다. 아울러 통제집단에 비해 고객 만족도에서도 더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허미니아 아이바라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직 과정에서 인생 이야기의 역할에 주목했다.11 이미 직장이 있는 상황에서 왜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자 하는지, 이를 위해 그동안 어떤 준비를 했고, 이후 어떤 삶을 기대하고 계획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는 우선적으로 고용자의 마음을 얻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를 스스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다. 이는 이직자가 새로운 직장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는지를 결정한다.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불안과 걱정이 사라지고 새로운 일에 몰두하는 순간은 육체적으로 이직을 하는 순간이 아니라 새로운 직장에서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내면화해 이야기로 엮어내는 순간이다. 자식을 낳았다고 저절로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역할을 자신의 삶의 일부분으로 내면화할 때 부모로서 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2. 리더십

인생 이야기는 리더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20년 동안 주목받았던 리더십은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이다. 진정성 리더십의 관점에서 볼 때 앞에서 구성원을 이끄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이나 뒤에서 밀어주는 섬김의 리더십은 리더가 취할 수 있는 기술적이고 부차적인 부분이다. 리더십의 본질은 조직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나 목적이 리더 개인이 진정으로 이루고자 하는 가치나 목적과 맞닿아 있는지다. 속으로는 많은 돈을 벌고자 하면서 겉으로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척하는 리더에게서 진정성을 느끼긴 어렵다. 리더가 진심으로 조직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느껴질 때 그 가치에 동의하는 구성원으로부터 엄청난 에너지가 발산된다.

문제는 진정성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인데 여기에서 인생 이야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이 특정 가치를 추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인생 경험을 통해 이야기할 때 진정성이 나오기 때문이다.12 사티아 나델라가 당시 쇠락해 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세 번째 CEO를 맡게 되면서 구성원들에게 했던 이야기가 좋은 예다. 나델라는 태어날 때부터 중증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런 아이도 음악을 듣고 글을 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회사에 온다고 말했다. 그리고 회사를 통해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구성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꿈을 이루는 데 자신도 함께하고 싶다고 밝혔다.13

이런 나델라의 리더십은 ‘공감과 이타성의 리더십’이라고 불린다. 만약 나델라가 취임식장에서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핵심 가치가 ‘공감과 이타성’이니 이를 업무에 적용하라고 주문했다면 듣는 구성원들은 그 말의 진의를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진정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했기에 구성원들도 나델라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아, 눈이 침침한 우리 어머니를 위해 음성 인식 기능을 개선해야 하는데… 더 열심히 해보자!’라고 마음먹은 이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인생 이야기가 진정성을 뒷받침하고, 이런 진정성이 모여 조직을 움직일 때 거대한 파도가 만들어 질 수 있다.

3. 브랜드 정체성

진정성 리더십은 조직의 브랜드 정체성과도 직결된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브랜드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는 현대자동차의 움직임을 주목할 만하다. 정의선 회장은 빠른 이동을 위한 도심항공교통(UAM), 안전한 움직임을 위한 로보틱스,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 등 현대자동차를 최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정주영 선대 회장의 이야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홈페이지에 ‘브랜드 스토리’라는 메뉴를 따로 만들어 놓을 정도다.

정주영 선대 회장은 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의 땅 위에 도로를 깔고, 그 위를 달릴 자동차를 만들면서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모델인 ‘포니’를 내놓음으로써 많은 국민에게 첫 ‘마이카’의 경험을 선사했다. 이후 ‘각 그랜저’라 불리는 고급차를 출시해 성공에 대한 열망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단순히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의 세계를 개척하고자 하는 현대자동차는 지금의 도전이 폐허 위에 도로를 까는 것부터 시작한 선대 회장의 도전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동시에 포니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오닉5를 디자인하고, 각 그랜저에서 영감을 얻어 디 올 뉴 그랜저를 디자인하는 등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고 소비자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소환함으로써 친밀감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의 현대자동차를 연결함으로써 미래의 현대자동차를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는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내면서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효과적인 매개체가 되고 있다.


조직의 이야기와 구성원의 이야기 엮임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 하고, 삶의 방향성을 찾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이 MBTI에 심취하는 것을 비난하기는 어렵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들이 기댈 곳은 자기 자신뿐이다. 그런 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확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해답은 MBTI 유형의 네 글자에서 손쉽게 찾을 수 없다. 더 어렵고 돌아갈지라도 MBTI 유형을 묻는 대신 개인의 인생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따라서 개인이나 조직은 MBTI 열풍을 ‘정체성’에 대한 갈증이라는 현상의 단면으로 받아들이되 쉽고 빠른 답을 구하려는 조급함이 의사결정의 오류나 편향으로 귀결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주변의 동료들을 같은 MBTI 유형을 가진 300만 명 중의 한 명이 아니라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한 명, 한 명으로 대하려 노력해야 한다. 어렸을 때 포니를 타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했던 시간이 제일 행복했던 기억이라 이제 좋은 SUV를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는 이야기가 MBTI 유형이 E인지, I인지보다 더 중요하다.

결국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열쇠는 서사정체성, 즉 인생 이야기에 있다. 그리고 구성원 개인의 이야기를 바로 세우는 것도, 조직의 이야기를 바로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두 이야기를 조화롭게 엮는 것이다. 조직과 구성원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함께 이야기를 써 나갈 때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생겨난다. 조직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연봉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구성원은 더 높은 연봉을 찾아 떠날 것이고, 명예를 중시하는 구성원은 더 잘나가고 명망이 있는 조직으로 옮길 것이다. 하지만 조직과 함께 이야기를 써 나가고 있는 구성원은 제자리에 머물면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몰입할 것이다. 그러니 조직의 리더도, 구성원도 찬찬히 앉아서 생각해 보자. 나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 박선웅 | 고려대 심리학부 교수

    필자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이스턴대에서 사회 및 성격심리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심리적인 개인차가 개인의 삶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정체성 형성이라는 개인차에 관심이 많다. 저서로는 『정체성의 심리학』이 있다.
    sunwpark@korea.ac.kr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