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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디자인

고인(故人) AI, 소망과 현실 사이

윤재영 | 379호 (2023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고인이 된 사람을 AI를 통해 복원하는 기술이 점차 상용화되고 있다. 고인 AI를 마주한 사람들은 감정적인 교감을 나누기도 하고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고인 AI는 고인에 대해 강한 그리움을 느끼며 정서적으로 취약한 유족에게 강한 의존 경향을 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AI의 기술적 한계로 고인의 생전 의도와는 관계 없는 말과 행동을 뱉을 수도 있다. 고인을 계속 만나기 위해서 결제를 유도하게 하는 디자인 장치를 숨기기도 쉽다.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고인AI를 접할 수 있게 하거나 고인이 살아 생전에 실제로 했던 말만을 토대로 AI를 만드는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호기심이 많은 해리 포터는 투명 망토를 쓰고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제한 구역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그러다 우연히 오래된 거울 하나를 발견한다. 커다랗고 화려한 장식을 한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자 꿈에 그리던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나게 된다. 어머니는 해리와 같은 초록색 눈을 가졌고, 아버지는 안경을 쓰고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해리에게 반갑게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고, 그들은 오랜 시간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해리는 행복해하며 다음 날, 그다음 날에도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거울로 찾아온다.

많은 이가 가슴속에 그리움을 품고 산다. 단 한 번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많지만 이미 떠난 자를 다시 볼 수 없기에 마음속으로만 되뇐다. 해리가 봤던 이 거울이 우리에게도 있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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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재영 | 홍익대 디자인학부 교수

    필자는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에서 시각디자인 학사를, 카네기멜론대에서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석사와 컴퓨테이셔널디자인(Computational Design)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실리콘밸리에서 UX디자인 리서처로 근무했다. 주 연구 분야는 사용자 경험(UX), 인터랙션 디자인(HCI), 행동 변화를 위한 디자인 등이며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사용자를 유인하고 현혹하는 UX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저서로 『디자인 트랩』이 있다.
    ryun@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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