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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미용 의료 정보 앱 ‘강남언니’의 플랫폼 전략

민감한 병원 정보 투명하게 공개했더니
성형 후기 기꺼이 나누는 커뮤니티로 발전

김동영,배미정 | 368호 (2023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강남언니가 비급여 의료 시장에서 정보 불균형 문제를 파고들어 국내 최대 규모의 미용 의료 광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소비자 관심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가격을 필두로 시술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도록 병원을 설득했다.

2. 해피콜 방식의 전수 조사로 앱으로 연결된 시술에 대한 고객 후기를 관리하고 수다방과 같은 커뮤니티를 운영함으로써 고객이 적극적으로 정보 제공에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3. 불법 의심 의료 광고 검수와 거짓 후기 모니터링을 강화함으로써 병원과 소비자들이 상호 신뢰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4. 해외 진출과 솔루션 사업으로 다각화를 통해 플랫폼의 외연을 확장하고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앱 ‘강남언니’는 피부와 성형 시술 관련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국내 최대1 미용 의료 정보 플랫폼이다. 오랫동안 미용 의료는 비급여 영역으로 시술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공개된 정보를 찾기 어려워 소비자들의 고민이 컸다. “어느 병원이 좋더라”라는 주변 지인의 추천에 기대 알음알이로 병원을 선택하는 게 최선이었다. 시술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어떤 약을 쓰는지, 가격은 합리적인지와 같은 정보를 사전에 얻기 힘들었다. 병원 상담실장의 추천으로 이런저런 시술을 받고 나면 괜히 가격을 덤터기 쓴 것 같아 찝찝할 때가 많았다.

이런 소비자들의 고민을 파고든 강남언니는 2015년 출시해 2023년 4월 현재 개인 회원 480만 명, 성형외과와 피부과 한국 1500곳, 일본 1100곳이 가입한 국내 최대의 미용 의료 전문 광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20년 일본에 진출해 약 1000여 개 병원 회원을 끌어모으면서 일본 미용 의료 업계에서도 1위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2022년에는 매출 245억 원을 기록했다.

광고 플랫폼으로 출발한 앱 강남언니는 현재 의사와 환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커뮤니티로 발전하고 있다. 앱에서 병원별 시술 가격과 절차, 사용 기기 같은 구체적인 사실 정보뿐 아니라 병원과 의사에 대한 평점과 만족도 같은 주관적인 가치 정보에 이르기까지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특히 회원들이 직접 시술받고 작성한 생생한 후기들이 병원이 올린 광고 정보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강남언니에는 시술 전후 사진 및 병원 결제 영수증과 함께 솔직한 평가 내용을 쓴 게시물이 매일 1000여 개 이상 올라온다. 회원들은 서로 댓글을 주고받으며 병원과 시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앱에 광고를 게시한 병원의 의사들도 직접 댓글을 달면서 회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한다.

사실 앱 강남언니가 출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회사 힐링페이퍼는 2012년 창업 이후 2년 반 동안 매출이 말 그대로 ‘제로’였다. 강남언니를 출시했을 때도 이게 과연 통할지 반신반의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성형 혹은 피부과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은 숨기는 게 자연스러운 사회적 분위기였다. 강남 일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똑같은 얼굴의 성형 미인을 풍자하는 ‘강남 미인도’가 화제가 될 정도였다. 창업 초기에 강남언니라는 이름을 듣고 주변에서는 술집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냐고 묻기도 했다. 그만큼 성형 미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한국은 전 세계 성형수술 시장점유율 1위 국가이며 한국의 성형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성장하고 있다. 시술을 터부시하는 분위기도 사라졌다. 특히 MZ세대들은 자신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의 일환으로 시술을 선택하며, 그에 따른 자신의 변화를 당당하게 밝히는 데 거부감이 없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시술 전후의 외모 변화를 보여주는 사진을 강남언니 앱에 공개하는 배경이다. 강남언니는 이런 시대적 변화를 먼저 내다보고 새로운 세대의 니즈를 파악해 이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제 강남언니는 회원들이 더 아름다워지고 싶은 본연의 욕구를 마음껏 표현하고, 병원들과 함께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해 협력하는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강남언니는 어떻게 병원과 소비자 사용자들을 빠르게 끌어모으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을까? DBR이 앱 강남언니를 만든 힐링페이퍼의 홍승일 대표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강남언니의 탄생 스토리와 성공 비결을 자세히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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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영 | KDI 전문연구원

    필자는 디지털·플랫폼 경제를 연구하고 있다. 중앙대 겸임교수이며 사단법인 모빌리티&플랫폼 협회장을 지냈다. KBS 성기영의 경제쇼 디지털경제 코너에 출연 중이다. 한국경제신문 주간 칼럼 ‘4차산업혁명이야기’와 ‘디지털이코노미’ 필자이며 EBS ‘위대한 수업(Great Minds)’의 자문위원(경제 분야)을 맡고 있다.
    kimdy@kd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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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미정 배미정 | 동아일보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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