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olumn

AI 니치마켓 찾으려면

김남현 | 388호 (2024년 3월 Issue 1)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1경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나선 데 이어 ‘소라(SORA)’라는 TTV(Text To Video)를 출시하면서 이 회사가 또 한번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역시 AI 반도체 투자를 위해 133조 원 규모의 펀딩을 추진하고 AI 전용 칩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거대 글로벌 빅테크들의 전쟁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슈를 생산하고 있지만 이런 글로벌 이슈 중심에 대한민국은 없다. 그런데도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에서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대한민국에서 온 무려 700개에 달하는 기업이 참가해 박람회의 중심축을 이뤘다. 우습지 않은가? 과연 대한민국은 글로벌 리더인가? 아니면 그저 이용당하기 쉬운 호구(虎口)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맞는 말 같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더다. “LG전자로 들어가서 LG전자로 나오네.” 필자가 기억하는 CES 2024의 첫인상이었다. 실제로 CES 2024에선 단연 한국 기업들의 활약상이 가장 눈에 띄었다. 대한민국은 호구이기도 하다. 한국 참가자들은 CES에서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고 왔다. 전시장을 방문하면 유럽 선진국들을 비롯한 각국 부스는 대체로 패널 하나씩 비치돼 있는 게 전부였고 미국 빅테크들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필자는 대한민국이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길 소망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AI 시대에 리더가 될 만한 잠재력이 있을까? AI 전쟁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소프트웨어(S/W) 전쟁, 둘째는 하드웨어(H/W) 전쟁, 셋째는 모바일 AI 전쟁이다.

S/W 전쟁에서는 올트먼이 날마다 불에 기름을 붓고 있다. AI 응용 서비스 주도권 싸움에서는 S/W 아성을 지키던 구글과 페이스북마저 오픈AI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H/W 전쟁에서는 엔비디아가 유일하게 돈을 벌고 있다. 올트먼이 AI 반도체 시장 참전을 선언했지만 글로벌 GPU의 90%를 생산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독주를 저지할 맞수는 아직 없다.

마지막이 니치마켓인 모바일 AI 전쟁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손잡고 갤럭시에 최신 생성형 AI 모델인 구글 ‘제미나이’ 기반 기능을 탑재한 AI 폰을 공개했다. 애플보다 빠르게 실질적인 모바일 AI 서비스를 내놓고 차별화한 것이다. 애플의 공세에 밀리던 안드로이드 진영이 카운터 펀치를 먹였다고 볼 수 있다. 향후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AI폰 등을 고도화한다면 이 시장이 한국 기업의 새로운 승부처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여전히 대다수 국내 기업과 젊은이들 모두 한국이라는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난 1월 미국에 나가 캘리포니아주 플러턴시에 회사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CES 2025 참여를 위한 부스를 신청했으며, 하루 3만 보를 걸으며 CES 2024의 모든 것을 보고 왔다. CES에 그저 돈만 쓰고 오는 ‘호구’로 전락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계속해서 울타리 밖으로 나가 틈새시장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에도 역습의 기회가 올 수 있다.
  • 김남현 김남현 | 엘젠 대표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산업정보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해병대 정보통신 장교 출신인 그는 2001년 대위로 전역한 뒤 아이디테크, 솔리데오시스템즈, 나눔아이씨티 등 정보기술(IT)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 공공 정보화사업 경험을 쌓았다. 2014년 AI 챗봇 기업인 엘젠을 창업해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기반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