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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3세 경영인이 넘어야 할 ‘3가지 허들’

이병욱 | 387호 (2024년 2월 Issue 2)
최근 최고경영진 세대교체 전후 체계 재정비에 대한 컨설팅 의뢰가 심심찮게 들어온다. 국내 기업 태동기를 1950년대, 그리고 한 세대를 30년이라 본다면 지금이 창업자 3세들의 본격적인 경영 참여가 시작되는 시기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필자가 직간접으로 경험한 3세 경영인들은 창업자와 2세 경영인과 다른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빠르면 중고교 시절부터 미국 등 선진국에서 유학했다. 경제관과 기업 운영 방식이 서구의 그것과 가까웠다. 경영 활동의 모든 절차가 사전에 계획돼야 하고 구체적인 데이터가 근거로 제시된 의사결정을 선호한다. 둘째, 세대별로는 80년대 중후반 출생이 주류를 이룬다. 여타 MZ세대와 동일하게 본인 주장이 명확하며, 구성원과의 토론도 마다하지 않고 즐긴다. 외모, 패션 등 일 외적으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며 함께 일하는 구성원도 그러하기를 원한다. 마지막으로 창업부터 기업 성장을 함께 일궈온 임직원들의 면면을 정확히 파악하며 용인술을 펼쳐왔던 선대와 달리 이미 커져 버린 사업과 임직원 규모에 그들을 일일이 대면하며 리더십을 펼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3세 경영인들이 현재 또는 앞으로 최고경영자(CEO)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선, 경영관리 체계(Management System)를 재정립해야 한다. 직관과 결단력으로 사업을 성공시키던 시대는 끝났다. 사업은 복잡다단해졌고 ESG를 비롯한 기업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도 상당하다. 한순간의 착오나 오판이 기업을 나락에 떨어지게 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오늘날의 CEO는 수많은 의사결정 사항과 그 결과를 대시보드 형태로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 계획 수립, 발표와 임원 인사를 위한 세션 등을 정립해 운영하는 기업들은 꽤 있지만 경영관리 체계가 잘 작동되도록 상세 운영 매뉴얼을 갖춘 곳은 대기업 중에서도 드물다. 전략, 인재, 재무, 리스크 관리 등 경영관리의 핵심 기능별 관리 체계를 수립하는 동시에 이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협업과 연간 스케줄 등을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3세 경영인이 함께 사업을 추진할 파트너 발굴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 예컨대 3세 경영자가 그룹 최고경영자가 됐을 때 함께 일할 사업 파트너의 풀을 미리 만들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3세가 염두에 두고 있는 미래 전략과 이를 수행할 C레벨 포지션의 요건을 도출했고 이에 부합하는 잠재력을 보유한 핵심 인재 발굴에 힘썼다. 관리 규모도 사업 전략에 적합한 1%의 소수 정예 발굴이라는 목표를 가졌다. 이렇게 적합 인재를 1년에 10명만 선발 육성하면 10년 후 3세 경영인과 함께 호흡을 맞출 계열사 CEO 후보군이 100명 확보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구성원들의 다양한 성장 비전에 맞춘 인사 체계가 재정비돼야 한다. 앞선 두 과제를 추진하다 보면 ‘회사 현실에 맞지 않는 체계의 무리한 도입’ ‘핵심 인재로 선발되지 못한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 등의 이슈들이 제기되곤 한다. 경영관리 체계의 도입과 혁신에서 오는 피로감은 조직 문화와 변화 관리 기법들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 이병욱 이병욱 | 네모파트너즈 POC 상무

    한화그룹, CJ그룹, DB그룹 등 다양한 업종 및 기업에서 HR프랙티스를 만든 경험이 있으며 엑센추어, HCG 등을 거쳐 네모파트너즈 POC에서 HR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그룹사의 인사 기획, 운영, 육성이 전문 분야다.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기술경영 석사학위를 받았다.
    bulee@nemo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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