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대회를 열자 혁신이 보인다

144호 (2014년 1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글은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13년 가을 호에 실린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 외래 교수 앨런 맥코맥(Alan MacCormack), MIT 슬론 경영대학원 기업가정신 교수 피오나 머레이(Fiona Murray), 블루 오리진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 에리카 바그너(Erika Wagner)의 글 ‘Spurring Innovation Through Competitions’를 번역한 것입니다.

 

가장 성공적인 기업조차도 혁신을 이뤄내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물론 R&D 로드맵은 이미 잘 알려진 영역에서 발전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기업이 이미 갖고 있는 경험 기반 외의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데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자원 할당 메커니즘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는 혁신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경영자들은 R&D를 생산과 긴밀하게 연결시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 속에 묶어둔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새로운 고객 요구를 찾아내고, 새로운 해결 방안을 발견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기보다 기존 고객의 요구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경영자는 필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기존 모델과 맞지 않는 연구를 무자비하게 제거해 버린다. 이런 프로젝트는 실험실 안에서 불과 6개월 동안 지속될 뿐이다. 우리 회사 핵심 비즈니스의 면역 체계는 매우 강한 편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기 위한 전통적인 접근방법(세계 최고의 인재들로 가득 찬 대규모 R&D 실험실)은 값이 비싸며 실망스러운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기업들은 참신한 해결 방안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좀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다.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 중 상당수가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보유한 잠재적인 혁신가들로 이뤄진 조직 외부 생태계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업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조직은 이런 기여자들을 찾아내고 문제 해결에 참여시키기 위해 경연대회를 열고 상을 수여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경연대회는 오래 전부터 좀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도록 예술가와 운동선수, 과학자, 엔지니어들을 부추겨 왔다. 영국 정부는 무려 1714년에 정확한 경도 측정을 위해 상금을 걸었다. 나폴레옹은 1795년에 혁신적인 식품 보존 기술을 찾기 위해 12000프랑의 상금을 걸었다. 당시 양조업자 겸 제과업자였던 프랑스인 니콜라스 아페르(Nicholas Appert)가 음식이 부패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효과적인 통조림 가공법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조직들이 일반 관광객을 위한 우주 여행에서부터 병원 입원 패턴 예측에 이르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경연대회를 활용하고 있다. (‘연구 내용참조.)

 

혁신을 이뤄내려면 기업들이 과거의 경험과 관련된 영역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고정 관념에서 벗어나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다양한 기회를 찾아낸 후에 평가를 시작해야 한다. 경연대회는 다양한 영역에서(경쟁에 참여하는 개인, 참가자가 택하는 조직의 형태, 조직이 개발하는 해결 방안) 다양성을 촉진해 혁신을 이뤄내는 데 도움이 된다. 경연대회를 활용하면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단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제안된 방안 중 일부가 기존의 방법보다 못할 수도 있다. (혹은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사내 팀의 성과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유망하고 특별한 해결 방안만 있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전통적인 혁신 관리 방법은 평균(mean)을 높이는 데 주목한다. 하지만 경연대회는 분산(variance)을 극대화한다. (그림 1) R&D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보조금을 지불하려면 조직이 먼저 가장 뛰어난 접근방법을 선택한 후 소수의 제공자에게만 투자를 한다. 하지만 경연대회를 활용하면 잠재적인 혁신가로 이뤄진 생태계 전체를 활용할 수 있다. 경연대회를 후원하는 조직은 최종적으로 우승한 방안에만 상금을 지급하면 된다.

 

주문형 비디오 및 DVD 대여업체 넷플릭스(Netflix)가 고객을 위한 영화 추천 알고리즘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활용했는지 살펴보자. 넷플릭스는 기존 알고리즘을 개선하기 위해 단순히 많은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대신 자사의 기존 추천 역량을 10% 개선할 방안을 제안하는 팀에게 100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넷플릭스는 경연대회 참가팀들의 아이디어 개발을 돕기 위해 표본 데이터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경연대회 참가팀들이 해결 방안을 내놓자 넷플릭스는 속도 및 정확성과 관련된 최종 점수를 산출하기 위해 각기 다른 데이터 세트에 제출된 방안을 적용했다. 경연대회 참가자 중에는 중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도 있었고 벨연구소(Bell Labs) 연구원도 있었으며 은퇴한 경영 컨설턴트도 있었다. 2006 10월부터 최종 우승 방안이 제출된 2009 7월까지 5000개가 넘는 팀이 44000개가 넘는 방안을 내놓았다. 경연대회가 시작된 후 33주 동안 제안된 방안 중 3분의 2는 넷플릭스가 갖고 있는 자체 알고리즘보다 성능이 떨어졌다. 하지만 넷플릭스에는 그 같은 사실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90개 남짓한 알고리즘이 기준치를 5% 상회했으며 가장 뛰어난 알고리즘은 기준치를 7%나 상회했다. 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 우승한 알고리즘은 기준치를 10% 이상 웃돌았다.넷플릭스는 우승 알고리즘의 토대가 된 아이디어를 활용하기 위해 비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넷플릭스는 명확하게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경연대회를 활용했다. 반면 기존의 기술과 역량만으로도 해결 가능한 새로운 문제와 고객 요구를 찾아내기 위해 비슷한 방법을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자원이 중복될 가능성에서부터 지적 재산 소유권을 둘러싼 문제에 이르기까지 경연대회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무작정 경연대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경연대회에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자들은 경연대회가 효과적인 이유가 무엇이며, 어떤 분야에서 언제 경연대회 활용을 고려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경연대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이해해야 한다.

 

 

왜 경연대회가 효과적일까

 

경연대회는 혁신 과정에 투입되는 3대 핵심 요소(동기, 참가자,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한다. 이와 같은 다양성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채롭고 풍부한 해결 방안을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다양한 동기.경제학자들은 경연대회가 그토록 효과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경쟁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금전적 보상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문제 해결에 쏟아붓는 등 비이성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문제 해결에 쏟아붓는 비용을 모두 더한 금액이 경연대회에 걸린 상금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참가자 개인이 투자한 비용이 상금을 뛰어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안사리 X 프라이즈(Ansari X Prize) 사례를 생각해 보자. 안사리 X 프라이즈는 3인 탑승용 우주선을 2주 동안 두 차례에 걸쳐 고도 100㎞까지 쏘아 올리는 최초의 팀에게 1000만 달러를 수여하는 경연대회다. 이 대회에 참여한 26개 팀이 대회 출전을 위해 쏟아부은 돈을 모두 더하면 1억 달러가 넘는다. 경연대회에 참여하면 상업적인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참가자들이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경연대회 이전에도 상업적인 기회가 똑같이 존재했다. 또한 경연대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경연대회 참가팀 중 절반 이상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경연대회가 그토록 많은 관심을 끈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들은 연구를 통해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우승 기회를 과대평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기대되는 이익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의 노력을 경연대회에 쏟아붓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경연대회 방식이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를 이해하려면 경연대회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되며 참가자들로부터 기대되는 이익을 훨씬 웃도는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방식이 사용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비금전적인 동기로는 경쟁이 초래하는 흥분감, 취미나 오락활동에 대한 애정, 특별한 대의명분을 향한 열정, 경연대회에 참가해 뛰어난 성과를 냈을 때 얻을 수 있는 명성 등이 있다. 저명한 상을 수상하는 것은 자격증을 얻는 것과 같다. 이런 효과 때문에 혁신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붓는다. 뿐만 아니라 경연대회를 제대로 설계하면 참가자들이 교육, 멘토링 등을 통해 기술과 전문성을 쌓을 수도 있다. 많은 참가자들이 이처럼 좀 더 불명확한 동기 부여 요소를 금전적인 인센티브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2010년에 열린 PIAXP에서 다양한 동기의 위력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PIAXP는 연비(1갤런당 주행 거리로 측정)가 뛰어난 차량을 개발하기 위한 경연대회로 무려 10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었다. 100개가 넘는 팀이 경연대회에 등록했으며 우승 가능성이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40개가 넘는 팀이 경주에 차량을 출전시키기 위해 기꺼이 차량 개발 비용을 투자했다. PIAXP 참가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참여 동기 조사에서상금을 타는 것이라는 답변은 겨우 5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그보다는관심을 끌고 싶다거나, ‘명성을 높이고 싶다거나, ‘환경 문제를 개선하고 싶다는 욕망이 좀 더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1

 

1839년부터 1939년까지 농사 방식 개선 및 농기계 개발에 기여하는 사람에게 상을 수여한 영국왕립농업학회(Royal Agricultural Society of England·RASE)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결과도 다르지 않았다.2  RASE가 내건 많은 금액의 상금도 경연대회에 참가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참가율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RASE가 수여하는금메달이었다. 1세기 동안 RASE가 금메달을 수여한 횟수는 13건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상금을 2배 늘리는 방법보다 금메달을 수여하는 방법이 특허 활동을 5배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금메달을 따겠다는 본질적인 동기는 참가자의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을 뿐 아니라 오로지 금전적인 인센티브만 제공되는 경우에 비해 한층 참신한 방안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됐다.

 

 

다양한 참가자.인센티브가 달라지면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참가자의 유형도 달라진다.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또 다른 도전과제에 자신의 기술과 관심을 쏟아부을 의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역학 관계는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 최고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사람이 누구이며 어떤 기술 조합이 문제 해결에 가장 커다란 도움이 될지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시 넷플릭스 사례로 돌아가 보자. 가장 뛰어난 해결 방안 중 하나를 내놓은 사람은 대학원생이나 컴퓨터 과학자가 아니라 런던에 거주하는 48세의 은퇴한 경영 컨설턴트 개빈 포터(Gavin Potter)였다. 포터는 대학시절에 익혔던 심리학 지식과 고등학생인 딸아이가 가르쳐준 수학적 지식을 결합시켜 훌륭한 알고리즘을 개발해냈다.3

 

매사추세츠 월섬에 위치한 기업 이노센티브(InnoCentive)가 진행하는 경연대회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관찰된다. 이노센티브는 전 세계에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조직과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최고의 해결 방안을 제안한 사람들에게 상을 수여한다. 연구를 통해 이노센티브가 주최한 경연대회의 우승자가 해결 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 전문 분야 밖에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곧 다양한 참가자와 한층 다양한 결과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이다.4  다른 환경에서 유사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돼 온 탓에 미처 존재를 깨닫지 못했을 뿐 최고의 해결 방안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한 사람, 혹은 한 팀이 예상치 못한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해 과거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전통적인전문 분야 내에서 지나치게 편협하게 정의된 기준을 따라 탐색을 하면 다른 관점이나 시각(: 생물학이나 물리학)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얻을 수 있는 귀중한 통찰력을 외면하게 될 수 있다.

 

다양한 조직.경연대회가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다양한 유형의 조직을 격려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R&D팀은 기업이 사전에 미리 정해놓은 편협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해당 조직이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문제 해결 접근방법을 넘어서지 못한다. 이와 같은 조직 차원의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별다른 시도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조직적 제약을 넘어서려다가 설계나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초래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 경연대회를 활용하면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는 다양한 조직을 끌어들일 수 있다. 가령, 상장기업에서부터 신생기업, 대학, 고등학교, 똑같은 열정을 갖고 있는 친구들로 이뤄진 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조직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개인이나 집단은 엄격한 규칙과 규범에 의해 제약을 받기보다 해결해야 할 문제, 개발하고자 하는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와 가장 잘 맞는 조직을 설계할 수 있다.경연대회는 이와 같은 조직적 다양성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메커니즘을 제시한다.

 

30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구글 루나 X 프라이즈(Google Lunar X Prize) 사례를 생각해 보자. 구글 루나 X 프라이즈는 경연대회 참가자들에게 달 표면에 달 탐사선을 착륙시켜 고화질 영상을 지구로 전송하는 팀에게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항공우주 산업에서 활동하는유력한 참가자들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된 수십 개의 팀이 경연대회에 참가 중이다. 참가팀 중 하나인 넥스트 자이언트 립(Next Giant Leap)은 소규모 항공우주 기업, 미디어/마케팅 조직, MIT의 학생 및 교수들로 구성된 컨소시엄으로 출발했다. 또 다른 참가팀 프레드넷(Frednet)은 마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조직처럼 가상의 협력자들로 구성돼 있다. 수출 규제와 정부 지원금으로 인해 해외 참여 기회가 제한되는 항공우주 산업 부문에서 진행되는 경연대회인 만큼 일부 참가자들은 상금을 타기 위해 광범위한 글로벌 협력 관계를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근 연구를 통해 이처럼 다양한 조직 형태가 다양한 유형의 해결 방안을 낳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조직 형태의 다양성은 해결 방안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5  본질적으로 생각해 보면 조직의 설계와 조직이 내놓는 해결 방안 유형 간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는 듯하다. 흔히미러링(mirroring)’이라고 알려져 있는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조직의 지배구조, 통상적인 문제 해결 방식, 의사소통 패턴이 새로운 해결 방안을 탐색하는 영역을 정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경연대회는 조직적인 다양성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다양한 해결 방안.광범위한 동기, 다양한 유형의 참가자, 각기 다른 조직 형태가 모두 더해지면 제안된 해결 방안의 숫자와 다양성이 확대된다.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 기업들은 바로 이와 같은 다양성 때문에 경연대회에 커다란 매력을 느낀다.

 

PIAXP 경연대회 참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타타자동차(Tata Motors)와 같은 기존 기업에서부터 자동차 애호가,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경연대회 참가자들은 연료 공급 후 주행 거리, 안전성, 배기가스 배출 등과 관련된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100MPG(mile-per-gallon)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접근방법을 활용했다.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들어낸 팀도 있었고 연비 개선을 위해 기존 플랫폼을 개선한 팀도 있었다. 또한 참가자들은 바퀴가 3개인 차량, 바퀴가 4개인 차량, 좌석이 2개인 차량, 좌석이 4개인 차량 등 다양한 자동차를 선보였다. 속도가 느릴 때 안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보조 바퀴를 장착한 공기 역학 오토바이를 선보인 팀도 있었다. 전기 엔진, 하이브리드 엔진, 내부 연소 엔진을 활용한 차량도 있었고 나무와 종이 제품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도 있었다. 참가팀들은 혁신적인 동력 전달 장치, 배터리 관리 기법, 한층 개선된 공기 역학, 좀 더 가벼운 자재 등을 활용해 연비를 개선시켰다. 단 하나의 혁신이특효약이라 할 만큼 효과적인 해결 방안으로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대신, 참가자들은 다양한 기술과 접근방법을 두루 활용했다. 다시 말해서 시스템 설계와 통합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 우수한 성과의 핵심이었다.

 

언제 경연대회를 활용해야 할까

 

관리자가 혁신을 위한 경연대회가 어떤 식으로 효과를 발휘하는지 이해했다면 경연대회가 자사의 혁신 목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평가해야 한다. 관리자들은 대세를 따라 무작정개방형 혁신을 추구하기보다 어떤 영역에서 자사가 개선을 필요로 하며 경연대회를 활용하는 방법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지 평가해야 한다.

 

혁신을 발견하는 것이 기업의혁신 환경(innovation landscape)’ 내에서 우뚝 솟아 있는 봉우리를 찾기 위한 탐색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혁신 환경 내에 존재하는 각각의 지점은 가치를 결정하는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각기 다른 설계를 제안한다. 예측 가능한 혁신 환경도 있지만 험준하고 불확실한 탓에 가장 높은 봉우리를 찾아내려면 상당한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하는 환경도 있다.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혁신 환경을 탐험하기 위해 사내 R&D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지형이 점차 낯설어지면서 많은 조직들이 경연대회를 택하고 있다.

 

뉴욕 시장 마이클 블룸버그(Michael Bloomberg) 2010년에 도입해 매년 진행하는 NYC 빅앱스(NYC BigApps) 경연대회 사례를 살펴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정부 데이터를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 주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앱을 개발할 것을 권장하는 것이 NYC 빅앱스 경연대회의 목표였다. NYC 빅앱스 경연대회를 진행하기 전 뉴욕시 공무원들은 해결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 어떤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뉴욕시 공무원들은 경연대회를 활용하기로 했다. 경연대회를 진행한 첫해에 뉴욕시가 2만 달러의 상금을 걸자 80개가 넘는 팀, 기업, 비영리조직이 문제 해결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레스토랑과 택시 운전자에 대한 의견 공유, 근처에 있는 지하철역을 찾아주는 앱, 현지 학교를 평가하는 도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안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챌린지포스트(ChallengePost)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들이 개발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투자자들의 투자를 호소하고, 소셜미디어 네트워크에 접근할 수 있었다. 뉴욕시 공무원들은 이 경연대회를 통해 여러 개의 가치 있는 앱을 발굴하고 효과적인 앱들을 신속하게 잠재 사용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었다.

 

필자들은 흔히 사용되는 친밀성 매트릭스(familiarity matrix)6 를 활용하면 조직의 혁신 환경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친밀성 매트릭스란 기업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제안된 해결 방안의 본질을 검토하는 역할을 하며 문제와 해결 방안이 익숙한지 새로운지 파악하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그림 2) 조직은 익숙한 문제와 해결 방안으로 이뤄진 환경(다시 말해서, 표를 구성하는 사분면 중본거지에 해당하는 영역)을 탐색하는 데 능숙한 편이다. 기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해결 방안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역량으로 대처 가능한 시장의 새로운 요구를 찾아내거나, 새로운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해결 방안을 개발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활용하려면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영역에서는 경연대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직이 이미 잘 알려진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지 궁금하다면 2011년에 해수면에서 기름을 걷어내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제품을 개발한 팀에게 14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 오일 클린업 X 챌린지(Oil Cleanup X Challenge) 사례를 살펴보자. 350개가 넘는 팀이 자선가 웬디 슈밋(Wendy Schmidt)이 후원한 오일 클린업 X 챌린지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우승 상금을 거머쥔 것은 일리노이 카미에 위치한 기업 일라스텍/아메리칸 마린(Elastec/American Marine)이었다. 일라스텍/아메리칸 마린은 오랫동안 해수면을 떠다니는 기름을 제거하는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관련 제품을 판매해 온 기업이었다. 사실 일라스텍/아메리칸 마린은 경연대회가 열리기 전에 이미 해수면의 기름을 훨씬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몇 개의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슈밋이 경연대회를 열기 전까지 고려 중인 상태였을 뿐이다. 경연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자극을 받은 일라스텍/아메리칸 마린의 CEO 도니 윌슨(Donnie Wilson)은 자사 엔지니어 10명을 선발해 60일 동안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것을 지시했다. 일라스텍/아메리칸 마린의 엔지니어들은 빠르게 회전하는 플라스틱 판에 홈을 만들어 기름을 흡착하는 통로를 생성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 제품은 수면에서 분당 4670갤런의 기름을 제거했다. 업계 표준보다 4배 많은 수치였다.

 

기업이 다양한 역량과 가능성 있는 해결 방안을 갖고 있지만 자사가 보유한 자원을 어떤 문제에 적용할 수 있으며 누가 자사의 고객이 될 수 있을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IBM도 그런 입장에 놓인 적이 있다. IBM R&D를 통해 많은 것을 발견했지만 그중 상당수를 상업적인 제품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2006, IBM 경영진은 15만 명에 달하는 직원, 파트너, 고객, 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온라인 콘퍼런스이노베이션 잼(Innovation Jam)’을 도입해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고자 했다.7  주최자들은 상업화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확보할 목적으로 72시간 동안 온라인에서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면서 IBM의 신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유했다. 관리자들로 이뤄진 팀은 1차 이노베이션 잼에서 나온 수많은 아이디어 중 가장 유망한 아이디어들을 추린 후 실행 가능한 투자 영역(스마트 의료 지불 시스템, 3D 인터넷 등)을 정의하기 위해 또다시 72시간에 걸쳐 2차 이노베이션 잼을 진행했다. 2006년이 끝나기 전, 당시 IBM의 회장 겸 CEO를 지내고 있던 샘 팔미사노(Sam Palmisano)는 이노베이션 잼을 통해 찾아낸 10개의 비즈니스 영역에 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고자 하는 조직들은 약간 다른 것을 기대한다. 이런 조직에서는 경연대회가 초기 투입 자본, 초기 협력 관계, 그 외의개방형 혁신접근방법 등이 결합된 포괄적인 혁신 전략의 일부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경연대회(특히, 비즈니스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연대회)는 다양한 초기 기회를 찾아내고, 기회를 평가하고, 새로운 영역에서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

 

시스코 사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시스코는 전 세계의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안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I-프라이즈(I-Prize) 경연대회를 진행했다. 먼저 사내에서 경연대회를 진행했던 시스코는 2007년에 외부 참가자들에게도 I-프라이즈 참가를 허용했다. 시스코는 자사가 기존의 산업 지위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에 25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시스코에 1000개가 넘는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시스코는 브라이트아이디어(Brightidea)라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과 여러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팀을 활용해 제안된 아이디어를 40개로 간추렸다. 후보로 채택된 40개 팀은 6주에 걸쳐 비즈니스 계획을 개선한 후 시스코의 고위급 경영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독일과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우승팀은 인터넷 프로토콜 기술 분야의 우수기업이라는 시스코의 지위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시키는 센서 기반 스마트 그리드를 개발했다.

 



어떤 식으로 혁신 경연대회를 진행해야 할까

 

경연대회의 위력을 활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를 공개하고 해결 방안이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것 이상을 뜻한다. 기대한 효과를 얻으려면 경연대회를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해야 한다.8  필자들은 경연대회를 설계할 때 주의해야 할 다섯 가지 부분을 찾아냈다. 필자들은 1) 문제의 틀 결정(frame the problem) 2) 보상 구조 확립(establish the prize) 3) 참가자 선택(select the participants) 4) 프로세스 정의(define the process) 5) 플랫폼 구축(build the platform) 등 설계와 관련된 5개의 중요한 결정을 통칭해 ‘5P(Five Ps)’라 일컫는다. 이와 같은 5개의 단계를 고려하면 경연대회를 활용하는 접근방법에 얼마만큼의 비용과 이익이 수반되는지 평가할 수 있다.

 

1단계: 문제의 틀 결정.기업의 목표에 따라 경연대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설정할 수 있다. 참가자들이 적은 노력만으로도 경연대회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좀 더 다양하고 많은 참가자를 경연대회에 끌어들일 수 있도록 당면한 문제를 여러 개의덩어리로 나눌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접근방법에는 단점이 있다. 중대한 혁신이 미리 정해 놓은 문제 정의 방식이나 문제 해결 방식과 맞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극적으로 성과를 끌어올려야 하는 기업이라면 참가자들이 가능한 폭넓게 생각하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고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예컨대 경연대회를 후원하는 조직이 좀 더 연비가 높은 항공기 개발을 장려하려는 뜻을 갖고 있다면 문제를 서로 구별되는 부분(기체 역학 개선, 엔진 효율 증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범위를 좁힐 때마다 문제의 본질과 기대되는 해결 방안에 대한 가정이 추가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급진적인 혁신 방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면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2단계: 보상 구조 확립.대담하고 까다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경연대회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다양한 참가자를 유인하기 위해 좀 더 커다란 보상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경연대회 참가자들은 거액을 거머쥘 기회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2010 9, PIAXP는 연비가 매우 우수한 차량을 개발한 팀에게 1000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130개가 채 안 되는 팀이 경연대회에 등록했을 뿐이다. 같은 달,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는 대기 중에 있는 탄소를 포집해 지구 온난화를 저지할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1만 달러를 걸고 경연대회를 진행했다. 상금 액수는 적었지만 500개가 넘는 팀이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보상 구조를 설계할 때는 개인과 팀의 경쟁을 장려하는 다양한 동기 부여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금전적인 보상이 가장 중요한 동기 부여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반대로 자신의 기술이나 업적을 알릴 수 있는 기회와 같은 비금전적 이익이 좀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 흥분과 지적인 도전과제를 원하는 참가자를 끌어들이려면 공동체 의식을 구축하고 육성하며 참가자들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경연대회를 설계해야 한다. 직접 비즈니스를 하고자 하는 참가자를 경연대회에 참여시키려면 잠재적인 투자자, 파트너, 고객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경연대회를 후원하는 조직이 자사의 강점을 활용해 경연대회 참여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예컨대, 넷플릭스는 경연대회 참가자들에게 방대한 양의 데이터 세트를 공개했다. 경연대회를 주최하는 조직이 가치 있는 무언가를 공유하면 경연대회의 효과를 강화하고 좀 더 많은 참가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3단계: 참가자 선택.모든 사람에게 경연대회를 개방하는 기업도 있다. 반면 특정한 기업의 직원, 해당 기업의 고객, 비즈니스 파트너 등 정해진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는 참가자에게만 경연대회 참가를 허락하는 기업도 있다. 다양성의 위력을 생각하면개방성을 중시해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개방적인 탓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경연대회를 진행하기 위해서 기업의 지적 재산과 관련된 세부사항을 공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이 제출된 아이디어를 평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노력 역시 경연대회 참가자의 범위를 제한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9  아이디어 평가가 힘들거나 아이디어 평가에 많은 돈이 드는 상황이라면 미리 참가자의 자격을 제한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안전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 프로세스를 좀 더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4단계: 프로세스 정의.경연대회는 다양한 방식으로 가치를 생성한다. 경연대회의 가장 중요한 가치 생성 방식 중 하나가 바로 협력을 장려하는 것이다. 필자들은 경연대회를 후원하는 조직이 협력을 장려하거나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팀이 협력에 참여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 경쟁에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보유한 팀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런 활동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경쟁 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협력이 발생하기도 한다.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도전과제에 대한 공통된 열정을 토대로 협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열정을 공유함으로써 공통의 목적을 갖게 됐던 것이다. 따라서 경연대회 참가자들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조직 구성원이라는 일반적인 역할을 수행할 때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을 돕고, 도움을 구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역학을 활용하려면 경연대회와 협력의 위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X 프라이즈 재단(X Prize Foundation) PIAXP 참가자들이 팀 네트워킹과 학습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회의를 주최했다. 물론 경연대회 참가팀들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최고의 아이디어는 숨기고 경쟁 상대의 비밀을 캐내려 들 위험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경연대회 특유의 문화로 인해 참가자들이 이런 행동을 지양한다.

 

5단계: 플랫폼 구축.효과적인 경연대회를 위해서는 상금을 제공해야 할 뿐 아니라 IT와 프로세스, 직원 채용, 평가,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한다. 경연대회를 고려하는 기업은 직접 인프라를 구축할지, 외부 자원과 제3자의 전문성을 활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여러 조직들이 경연대회를 위한 플랫폼을 개발해 왔다. 이노센티브, 클리브랜드에 위치한 나인시그마(NineSigma),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캐글(Kaggle) 등은 경연대회 주최를 위한 종합 플랫폼을 제공한다. 클리브랜드의 아이디어 크로싱(Idea Crossing), 뉴욕의 챌린지포스트(ChallengePost)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전문으로 한다. 좀 더 큰 규모로 경연대회를 진행하는 조직도 있다. X 프라이즈 재단과 같은 일부 조직들은 몇 년 동안 지속되는 대규모 경연대회를 설계하고 운영하고 평가하기 위한 역량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조직이 직접 경연대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타당한 때는 언제일까? 넷플릭스가 직접 경연대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법을 택하는 데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친 핵심 요인은 복잡성이었다. 경연대회 참가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데이터의 복잡성과 제안된 방안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스템의 복잡성이 높았기 때문에 넷플릭스는 직접 경연대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쪽을 택했다. 외부 조직에 우승팀을 뽑기 위한 검사를 맡기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데이터를 제3자에게 공개하면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개방형 제안을 장려하는 시스코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자사가 원하는 방식대로 경연대회 플랫폼을 수정하기 위해 직접 인프라를 개발하는 쪽을 선호한다. 결국, 요구사항이 특이해지고 해결 방안의 범위가 다양해질수록 직접 경연대회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게 된다.

 

경연대회의 장점과 비용

 

혁신을 위해 경연대회를 진행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장점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잠재적인 비용 및 위험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다양성의 위력을 활용하려면 다양성을 통해 가치를 생성하고, 평가하고, 확보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감내해야만 한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여러 범주로 나뉜다. 경연대회를 진행하기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각 비용을 평가해야 한다.

 

경연대회 인프라:성공적인 경연대회는 잠재 참가자들에게 매력적인 무언가를 제공한다. 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기업들은 참가자들이 기회를 포착하거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데이터나 개발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

 

경연대회 관리:시스코의 신진 기술 부문을 담당하는 CTO가 경고했듯저렴하게 혁신을 해낼 생각이라면 다른 방법을 택하는 것이 낫다.”10 공짜로일을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매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경연대회를 위해 기업이 제공해야 하는 자원의 비용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사실 관리비와 운영비가 상금을 능가하는 경우도 많다.

 

경연대회 판결:하나의 해결 방안이 훌륭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평가하려면 많은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수십, 혹은 수백 개에 달하는 방안을 평가하려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 상상해 보기 바란다.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한 경연대회에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도 무방하다. 참가자들이 내놓은 알고리즘을 자동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설계를 주제로 하는 경연대회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자동차 경주를 통해 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설계, 화학물질, 약물을 평가하는 일은 좀 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이런 것들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노출 위험: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설명하려면 중요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정보 공유가 경연대회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일부 경연대회 플랫폼은 경연대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체가 어디인지 익명성을 지켜주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통제:오픈 소스나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은 실제로 혁신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상당 수준의 통제권한을 넘긴다. 중앙 집중화된 프로젝트 관리와 핵심 단계 검토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과는 반대다. 경연대회에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경연대회에 수반되는 위험 요인은 통제하기 힘들다.

 

경연대회는 기업의 혁신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연대회가 성공하는 경우도 있고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경연대회에 내재돼 있는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규모로 출발한 다음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평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방법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하고 학습하고 조정해 나가는 것이 좋다. 경연대회를 위한 노력을 조정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면 고위급 경영자 중 한 사람을 선발해 경연대회에 대한 책임을 맡겨야 한다. 다시 말해서최고 경연대회 책임자의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최고 경연대회 책임자는 전반적인 혁신 목표와 경쟁 역량을 기준으로 자사가 제안된 방안을 철저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 결국, 얼마나 많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경연대회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쏟아붓고(좀 더 전통적인 R&D 프로젝트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효과적으로 경연대회를 알리고 홍보할지 등에 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혁신 활동 포트폴리오를 총괄 관리하는 관리자의 몫이다.

 

특히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혁신 경연대회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강력한 동기를 활용해 다양한 참가자들로부터 많은 노력을 이끌어내는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뿐만 아니라 경연대회를 진행하면 참가자들이 조직의 혁신 도전과제와 관련된 구체적인 측면에 집중하게 된다. 기업은 유인하고자 하는 혁신가의 유형, 제출되는 해결 방안의 본질, 협력의 양 등을 고려해 자사의 요구에 걸맞은 경연대회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경연대회는 기업의 R&D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기에 손색이 없는 훌륭한 혁신 도구가 될 수 있다.



앨런 맥코맥 · 피오나 머레이 · 에리카 바그너

앨런 맥코맥(Alan MacCormack)은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 MBA 1949년 졸업반(MBA Class of 1949) 경영학 외래 교수다. 피오나 머레이(Fiona Murray) MIT 슬론 경영대학원(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 앨빈 J. 사이트먼(Alvin J. Siteman, 1948) 기업가정신 교수이자 마틴 트러스트 MIT 기업가정신 센터(Martin Trust Center for MIT Entrepreneurship) 교수단 책임자다. 에리카 바그너(Erika Wagner)는 워싱턴 켄트에 위치해 있으며 우주 탐험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비즈니스 개발 관리자다. 이 논문에 관한 의견이 있으신 분은 http://sloanreview.mit.edu/x/55117에 접속해 메시지를 남겨 주시기 바란다. 저자와의 연락을 원하시는 분은 smrfeedback@mit.edu e메일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

 

번역 |김현정 translator.khj@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67호 Sharing Business 2019년 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