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6. ‘꼰대 상사’ 어떻게 할 것인가

꼰대에게도 긍정적 요소가? 배울 건 배우고, 폭력에는 맞서라

249호 (2018년 5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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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꼰대에는 의외로 긍정적 요소도 있다. 책임감, 성실성, 헌신의 측면에서 배울 점도 있다는 뜻이다. 꼰대 대처법이 어려운 이유는 사실 ‘꼰대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해서다. 꼰대는 조직을 우선시하면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유형, 자기 이익만 챙기면서 잔소리를 하는 유형, 조직을 우선시하기는 하지만 막말과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유형, 자기 이익을 우선으로 막말을 하고 폭력 성향을 보이는 ‘슈퍼 꼰대’ 혹은 ‘썩은 사과’ 유형이 존재한다.

부하직원 혹은 후배 입장에서는 ‘인정’ ‘칭찬’ ‘역코칭’ ‘직면과 대결’ ‘정치 전략’ 등을 적절히 조합해 유형에 맞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최후의 카드인 부서 이동이나 이직도 고려해야 한다.
 
꼰대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최근에 ‘꼰대’란 ‘자기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꼰대질을 하는 직장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속어로 사용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어른들이 꼰대로 평가받는 것은 전적으로 어른들의 잘못이다. 그만큼 이 시대의 어른들이 젊은 세대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가정이나 직장, 사회에서 꼰대로 취급받는 어른들이 많은 한 그 사회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인 어른들이 스스로 꼰대라는 자각이 있을 때 세대 간의 화해는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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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발견』의 저자 아거(필명)는 기성세대 직장인들과 인터뷰를 통해 꼰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자신이 남보다 서열이나 신분이 높다고 여기고, 자기가 옳다는 생각으로 남에게 충고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권위주의적이고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사람.’ 

또한 아거는 꼰대가 여전히 사회 전반에서 암약하며 세대 간 소통을 가로막고 본인만 인지하지 못하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꼰대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의견을 피력하는 글들이 많다. 그러나 어쩌면 상사의 꼰대짓이 부족한 자원과 역량을 가진 환경 속에서 조직의 목표와 성과 달성을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일 수도 있다. 문제의 올바른 해결책은 문제에 대한 객관적 시각과 균형 있는 접근에서 나온다. 기존 연구와 경험을 통해 직장생활에서 꼰대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함께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꼰대의 연령층은 40대 이상으로 현재 우리 사회의 성장을 견인해 온 기성세대다. 대부분 조직에서는 리더나 관리자의 위치이며 상당수는 가정에서 부모로서 자녀를 양육한다. 이러한 기성세대의 특징은 가정과 조직을 이끌어가는 책임감이 강하다는 것이다. 책임감은 가정과 조직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그러나 책임이 있다고 가족이나 후배 직원들 위에 군림할 권한은 없다. 조직 내 책임감이 권위주의와 신분적 우월감으로 변질될 때 꼰대의 길로 들어가게 된다.

기성세대는 농경문화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성실성’을 몸에 각인했다. 꼭 농경사회나 1970년대 급격한 산업화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그때에 통용되던 ‘진리’를 바로 윗세대로부터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렇다 보니 “나 때는 밤을 새워서 일했는데” “예전 같으면 이것은 고생도 아니야” 등 고생과 무용담을 자랑처럼 이야기한다. 자신의 성공 경험을 절대 원리처럼 강조하거나 신봉한다. 기성세대들은 상명하복의 수직적 문화 속에서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성실성을 미덕으로 여겼다. 이러한 기성세대의 성실성은 전체의 틀에 맞추려는 성실성에 가깝다. 예전에는 조직의 중점 방침과 지시를 따르는 것이 개인과 조직의 성공 열쇠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조직에 대한 성실과 충성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균형 있는 삶을 중시하는 사람이 많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강조하는 ‘워라밸’과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꿈꾸는, 이른바 ‘소확행’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의 가치관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집단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꼰대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

기성세대는 가정과 조직에 대한 헌신을 자랑으로 여겼다. 조직의 발전과 성공을 개인의 성장과 성공으로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회사가 수출탑을 받으면 직원들은 이를 일하는 보람으로 여겼다. 그러한 기성세대의 성공 경험은 후배들이나 자녀들에게 기성세대의 말을 강요하는 독선으로 변질되곤 한다.

조직에서 상사는 명령이나 지시라는 명목으로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그 지시에 자신들의 생각과 행동을 담지 않는다면 실제 실행 효과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 실행 주체인 자신들의 의견이나 생각이 포함되지 못한 상황에서 최고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헌신’도 결코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신세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헌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먼저 리더부터 독선과 아집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상에서 꼰대의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을 함께 살펴봤다. 특히 꼰대의 행동 특성에서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사고와 행동에 대한 시각 차이를 알 수 있다. 이러한 시각 차이는 각 세대가 살아온 사회문화적 환경이 각 세대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꼰대의 변화는 꼰대의 긍정적 요인이 변화의 동력이 될 때 가능하다. 꼰대의 변화를 모색하기에 앞서 이제 꼰대가 조직에 미치는 문제점과 영향을 살펴보자.

꼰대 상사의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리더십 행위는 부하직원들과 의사소통의 문제를 일으킨다. 예를 들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 “그건 이게 문제야” “그건 말이지∼” 등과 같은 단정적이고 권위적인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이런 상사와 대화를 하다 보면 부하직원들은 자신의 의견을 내기가 어려워 진다. 또한 부하직원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사의 기준에 맞추거나 예상되는 문제를 덮어버리고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행동을 한다. 일의 원칙과 기준에 대한 충분한 대화와 토론 없는 일방적인 지시와 복종은 집단사고를 강요하며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권위와 독선의 꼰대 리더십은 조직 내 구성원들과 의사소통의 장애를 일으켜 조직 내 불신과 갈등을 증폭하는 화약고와 같다.

꼰대 상사가 만들어내는 의사소통의 장애는 상사에 대한 신뢰도를 낮춘다. 대인관계에서 대화는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대화가 단절된 사람과는 믿음과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맺을 수가 없다. 조직 내 상사와 부하 간의 대화 단절과 신뢰의 상실은 업무상 문제를 발생시켜 조직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핵심 원인이 된다.

평상시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갈등은 잠복돼 있다. 그러나 부하직원은 업무상 문제가 발생해 외부로 표출될 때, 꼰대 상사의 리더십과 의사결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망을 통해 조직 내부의 문제를 조직 전체나 외부로 누설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조직 내부의 블라인드 게시판에 익명의 제보가 넘쳐나고 있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내부 구성원 간의 소통이 왜곡되거나 단절되면 외부의 소통 창구로 갈등이 표면화된다. 또는 조직 내 문제에 대해 상호 협력을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임무를 방기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들이 늘어난다. 이러한 조직 내 갈등과 문제는 불필요한 비용을 발생시켜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상사와 갈등을 경험하거나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직원들이 부서를 옮기거나 조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상황에서 창의와 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경영진에서 창의와 도전을 중시하고 독려해도 구성원들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다. 그동안 조직 내에서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존중받지 못한 상황에서 구성원들은 생각의 문을 닫아야 했다. 또는 자신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펼치기 위해 조직을 떠나 이직하거나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꼰대만을 낳는 조직문화에서 창의적 인재는 숨을 쉴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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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렇게 조직에 해악을 끼치는 ‘꼰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일단 꼰대 상사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아마 많은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꼰대 상사’와 함께 일하는 부하직원들이 어떻게 그들을 변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를 주로 다루고자 한다. 꼰대를 ‘하나의 동질한 집단’으로 보는 순간 대처법이나 변화 방법은 나오기 어렵다. 따라서 유형별로 분류한 뒤에 유형별 대응전략을 살펴본다.

부하직원이 꼰대 상사를 변화시키는 방법

1. 직장 선배 혹은 상사의 네 가지 유형과 꼰대

우선 부하직원 입장에서 꼰대 상사를 ‘변화’시킨다는 그 자체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꼰대 상사, 그것도 자신이 꼰대라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슈퍼 꼰대’ ‘중증 꼰대’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럴 땐 그 조직이나 부서를 떠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조직생활, 회사생활을 하는 우리 모두가 항상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어떻게든 그 꼰대와 어울려 일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그렇다면 먼저 내가 상대하고 있는 꼰대가 어떤 유형인지, 선의를 가진 꼰대인지, 아니면 조직의 ‘썩은 사과’1 인지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앞서 꼰대의 ‘긍정적 요소’로 책임감과 성실성, 헌신 등을 꼽았는데 이런 긍정 요소를 가진 꼰대도 존재하고 아예 없는 ‘썩은 사과’도 있다는 뜻이다. [표 3]을 보자.

우선 누군가가 나에게 ‘듣기 싫은’ 얘기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 선배나 직장 상사가 ‘꼰대’는 아니다. 최근 ‘꼰대론’이 유행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듣기 좋은 말 하면 멘토라 하고, 듣기 싫은 말 하면 꼰대로 치부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이 역시 완전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조언’을 진지하게 해주는 상사나 직장 선배가 있다면 아무리 잔소리처럼 들리고 ‘오지랖’처럼 느껴지더라도 일단 그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하는지 생각해보자. 즉, 조직과 성과를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지를 고민해보라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누구나 자기이익을 우선시하는 성향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아무리 자기중심적인 인간이라도 조직의 발전이나 성과를 위해 일하고 생각할 때도 있다. 합리적으로 조언하던 사람도 기분이나 상황에 따라 막말을 할 수도 있고, 주로 막말을 일삼던 사람도 때론 조곤조곤 조언할 수도 있다. 따라서 [표 3]의 분류는 ‘대체적 성향’ 정도라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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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1 유형: 조직 우선+잔소리형

먼저 조직을 우선시하고 막말이 아닌 잔소리, 때로는 어느 정도 합리적인 조언을 많이 하는 유형의 직장상사부터 보자. 이 유형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꼰대’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배울 게 많은 직장 선배 혹은 상사일 수 있다. 조직의 성과와 발전을 우선시하다 보니 때론 다소 강압적일 수도 있고 잔소리가 심할 수도 있지만 능력이 출중할 확률이 높고 조직에 헌신적이고 업무적으로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큰 편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기피할 게 아니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유형의 상사와 일할 때 가장 중요한 건 그 상사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가 ‘싫은 소리’를 하는 이유가 조직을 위한 것이고, 그는 리더이기 때문에(혹은 선배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먼저다. 이렇게 상대방의 존재와 그 존재의 가치, 듣기 싫지만 그가 하고 있는 조언의 가치를 인정할 때 자신의 존재와 역할에 대한 자각도 생긴다. 팀원이 팀장을 인정하지 못할 때, 후배가 선배를 인정하지 못할 때 대화나 행동에서 팀장(혹은 선배)을 무시하는 태도가 나온다. 이러한 태도와 행동은 상하 간 갈등과 불신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이런 유형의 상사(선배)와 일할 때에는 자신의 역량을 적극 개발하면서 역으로 조언을 구해 그를 ‘멘토로 바꿔버리는 전략’이 꽤 유용할 수 있다.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역코칭’을 통해 상호 발전적 관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 (DBR minibox: ‘역코칭 방법론’ 참고.)

DBR mini box
역코칭 방법론

 
역코칭이란 조직 내 상사가 행동 변화나 새로운 지식, 기술의 습득을 원할 때, 부하직원이나 동료로부터 조언이나 도움을 받는 행위를 말한다. 역코칭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사가 동료나 부하직원으로부터 코칭을 원하는 상황이어야 한다. 상사가 코칭 대화나 면담을 통해 자신의 꼰대 행동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개선책을 찾는 것은 효과적인 역코칭이다.

그러나 상사가 역코칭을 원하지 않으면 부하직원은 도울 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대방과 사전에 코칭에 대한 합의를 하지 않지만 코칭 대화를 하는 스폿 코칭(Spot Coaching)이 있다. 우리말로는 수시 코칭 혹은 즉석 코칭이다. 스폿 코칭은 어떤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조언을 하는 것이다. 유사한 의미로,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교수가 강조한 ‘너지(nudge)’, 즉 팔꿈치로 슬쩍 옆구리 찌르는 것과 비슷한 언어적 행동이다. 옆구리 찌르기식의 스폿 코칭은 상사에게 제안이나 조언을 하면서 상사가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대화하는 수시 코칭이다.

상사가 코칭을 원하지 않을 때 너지와 같은 옆구리 찌르기식의 코칭 대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상사가 사업부 회의에서 보고를 했는데 반응이 별로 없거나 잘못됐을 때의 상황이다.

“팀장님, 오늘 보고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팀장님은 보고에 몰입했는데 참석자 중 일부는 좀 다른 반응을 보인 점이 좀 아쉬울 뿐입니다.” 이쯤 이야기를 하고 상사의 반응을 확인한다. 상사가 관심을 표명하거나 질문을 하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본다. “제가 오늘 프레젠테이션에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도 될까요?” 이처럼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할 때는 피드백을 듣고 싶은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 “발표 내용과 흐름 등이 매우 좋았는데 팀장님 시선이 화면에 주로 가 있어서 사업부장님이나 임원들의 반응 확인이나 눈맞춤이 힘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역코칭을 한 뒤 상사의 표정과 반응을 살핀다. 상사가 고마움을 표현하거나 앞으로도 피드백을 요청한다면 당신의 역코칭은 성공한 것이다.
 


3. 제2 유형: 자기 이익 우선 + 잔소리형

이제 주로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그에 방해되는 경우 심하게 ‘조언을 빙자한 잔소리와 오지랖’으로 일관하는 유형에 대해 알아보자. 이 유형은 욕설이나 막말 등을 하지는 않기에 비교적 최근에 ‘꼰대 유형’에 편입된 부류다. 자신의 이익과 안전이 최우선이다 보니 대체로 강자 앞에 약하고 약자 앞에서 강한 성향을 보인다.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정답’인 것처럼 늘 ‘조언의 형식’으로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부하직원 혹은 직장 후배의 결혼 여부, 애인 유무, 가족사, 집 소유 여부 등 온갖 것에 관심이 많고 원하지도 않는 조언을 늘어놓는 경우도 많다. 결론은 자기 자랑일 가능성이 크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지만 의외로 ‘자기 중심성’을 잘 활용하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발판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이 부류에게는 일단 적시와 적소에서 구체적으로 행하는 ‘칭찬’이 매우 잘 먹히는 편이다. 회의가 끝난 직후라면 공개된 장소에서 “팀장님, 오늘 보고는 최고였어요. 특히 어려운 통계 수치들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하셨습니다. 귀에 쏙쏙 들어 오더라고요.”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칭찬을 받는 상사도 자신의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이해할 수 있고, 발전 가능성도 생기며, 그 행동은 향후에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런 ‘적확한’ 칭찬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해 놓되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밀당’을 펼치고 사생활 침해성 조언에는 제대로 반응하지 않거나 암묵적으로 자제를 요청한다면 최소한 그가 나에게만은 ‘꼰대질’을 그만둘 확률이 높아진다.

4. 제3 유형: 조직 우선 + 막말형

세 번째 유형은 가장 전통적이자 전형적인 꼰대 유형이다. 조직을 우선시하기는 하나 조언이 아닌 막말을 쏟아내는 ‘무례한 상사나 선배’에 대해 살펴보자. 이 부류도 첫 번째로 다뤘던 부류만큼 조직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성과를 내고 있을 확률이 높다. 첫 번째 유형, 즉 조직을 우선시하고 조언과 잔소리를 많이 하는 유형과 일할 때처럼 우선적으로 나의 역량과 능력을 개발해 어필하는 게 꼭 필요하다. 조직에 대한 헌신, 성실성 등에서 배울 점도 많다. 첫 번째 유형의 상사/선배에게 했던 다양한 방법, 역코칭 등을 시도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부류가 갖고 있는 특징인 ‘막말’과 ‘언어폭력’이다. 무례함과 폭력이 계속된다면, 그리고 견딜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무리 조직을 위해 함께 일하고 성과를 내고 싶어도 불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상위 부서나 인사부서, 상담 조직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우선 떠오르긴 하지만 많은 국내 기업의 여건상 ‘이상적 해결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현실에서 거의 활용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럴 때에는 ‘직면’과 ‘대결’의 방법을 써야 한다. 사전적 의미로 직면(直面)이란 어떠한 일이나 사물을 직접 맞닥뜨리는 행동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크리스틴 포래스(Christine Porath)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무례하게 행동하는 상사나 동료와 대결할 때 먼저 자신에게 3가지 질문을 던지라고 제언한다. (1) 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지는가? (2) 그가 고의로 그런 행동을 했는가? (3) 그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처음인가? 그는 이 3가지 질문에 모두 ‘예스’라는 답이 나왔다면 무례한 상사와 직면할 것을 조언한다. 또 멜 실버만(Mel Silberman)과 프레다 한스버그(Freda Hansburg)는 무례한 행동에 대한 직면의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안한다. 먼저 상사의 무례한 행동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 인사팀에 학대 행위를 보고하는 것인데, 이는 앞서도 밝혔듯 한국 조직의 특성 등 여러 요소를 검토해야 한다. 이 외에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상사와 맞닥뜨리는 직면 대화를 하는 방법이다. 상담기법에서 직면이란 상대방의 행동에서 모순이나 불일치를 지적하며 스스로 통찰하고 변하도록 돕는 대화 스킬이다. 실버만 등은 무례한 상사와의 직면 대화로,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저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조용히 말씀해 주시면 제가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조용히 말하길 제안한다. 또는 'I-Message’를 활용해 무례한 상사의 언행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한 뒤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꼰대 팀장이 인격모독적인 폭언을 했을 때 “팀장님, 지금 하신 말씀은 저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언어폭력이라고 생각됩니다. 제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야기해 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실제로 필자 중 한 명은 공군 장교로 재직하던 시절, 조직을 우선시하기는 하나 막말을 일삼던 상사와 직면해 ‘눈을 똑바로 보고’ 대화를 주고받으며 문제를 개선했던 경험이 있다. 거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시작했던 ‘직면’이 생각보다 효과가 커서 놀랐다.

물론 이처럼 부하직원이 ‘상사와의 맞닥뜨림’을 시도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또한 인사상 불이익이나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위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꼰대 상사의 인격모독적이며 위법적인 언행이 계속되면 맞닥뜨리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5. 제4 유형: 자기 이익 우선 + 막말형

이제 마지막 유형, 오직 자기 자신의 이익과 안위만을 생각하며 막말/언어폭력을 일삼는 ‘썩은 사과’ 혹은 ‘슈퍼 꼰대’ 대응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이들은 앞서 제시한 세 유형의 나쁜 점만을 모아놓은 경우라 할 수 있다.

일단 이 유형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괜히 ‘슈퍼 꼰대’라는 별칭을 붙이는 게 아니다. 이런 유형의 상사를 만났다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 조직이나 회사를 떠나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그렇게 노력하는 와중에도 어쨌든 함께 일해야 하고, 매일 얼굴을 마주쳐야 하기에 당장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도 해야 한다.

먼저 앞서 제시한 ‘인정’ ‘칭찬’ ‘역코칭’ ‘스스로의 역량 개발과 어필’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활용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거의 먹히지 않을 확률이 높다.

제3 유형에서 시도한 ‘직면’과 ‘대결’은 이 상황에서 더욱 강하게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 ‘녹취’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그의 악행으로 인한 피해를 알리는 극단적 방법마저도 때에 따라서는 사용해야 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공포의 균형’을 만드는 것이다. ‘북한의 침략의도’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이 미국을 든든한 후견인으로 두고 지난 60여 년간 ‘공포의 균형’을 유지한 것처럼 조직 내 인간관계의 정치학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그 상사보다 더 높은 상사나 권력자로부터 최대한 인정받아 그를 후견인으로 두는 방법(필자 중 한 명 역시 군대에서 이 방법을 활용해 성공한 적이 있다.), 그 상사를 제외한 다른 모든 피해자와 ‘동맹’을 맺는 방법 등이 있다. ‘고립’과 ‘압박’을 암암리에 전개함으로써 그가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이런 극단적인 ‘정치 전략’은 웬만한 사람들은 활용하기 어려운 전략이기도 하고, 여기에 들어갈 노력을 차라리 부서 이동이나 이직에 쓰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썩은 사과’와 당분간 공존해야 한다면 이처럼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최후의 수단이자 처음부터 고민했던 방법, 부서 이동이나 이직은 그 자체로 ‘슈퍼 꼰대의 위험성’을 조직에 알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처음부터 이 수단을 고민하더라도 카드로서는 가장 마지막에 꺼내야 한다. 부하직원의 이동 요청이나 이직은 상사에게 큰 시련과 자극을 준다. 떠나는 사람도 어려움이 있지만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충격을 준다. 기존에 자신의 말이나 제안이 거부당했다면 떠나면서 꼰대 상사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지만 말이다. 다만 조직 전체에는 확실히 메시지가 전달된다.

결론

지금까지 ‘꼰대’가 갖고 있는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요소를 알아보고, 네 가지 유형화를 통해 대처방법을 제시했다. 부하직원 입장에서 꼰대 상사를 현명한 상사로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어차피 개인의 사고방식과 행동 특성을 변화시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고, 때로는 그 사람 스스로 변화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하지만 유형별로 조금씩 다르게 대처하면서 방법을 찾아가다 보면 그 과정에서 ‘꼰대 상사’가 지속적인 자극에 노출됨으로써 변화의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과정의 열쇠는 결국 부하직원인 혹은 후배인 내가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느냐, 능력을 인정받고 있느냐에 있다. 즉, 상하 간의 톱다운 방식의 지시와 복종의 관계에서 상호 대화 속에서 자율과 위임의 업무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모든 시도가 통용되지 않을 때 결국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떠나는 길뿐이다. 그런데 이렇게 떠날 결심을 했을 때에는 꼰대 상사에게 인정받기 위해 했던 자기계발과 역량 강화가 역설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성완 통코칭 대표 coach@tongcoaching.com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김성완 대표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에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창조적 문제해결자 가치경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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