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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비즈니스 전략

쏟아져 나올 인공지능기술 제품. 독자 개발이냐, 기존 플랫폼 참여냐

임일 | 223호 (2017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환자의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콜센터에서 고객이 문자로 질문한 것을 이해해서 답을 문자로 보내는 등 인공지능이 이미 그 가능성을 증명하며 비즈니스 전반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업의 전략은 크게 1) 인공지능을 내부 업무에 활용하는 것 2) 인공지능을 개별 제품에 적용해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 3) 인공지능 기술 자체를 개발해서 플랫폼으로 제공,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것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을 개별 제품에 적용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할 때 가장 큰 고민은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서 사용하는 것이냐, 이미 개발돼 있는 기존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할 것이냐의 문제일 것이다. 독자개발 여력이 없는 중소규모의 회사는 선택의 대안이 없겠지만 전략적 선택이 가능한 기업의 경우는 가능성 모두를 열어 놓고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최적이다.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관련 논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마치 4차 산업혁명이 곧 세상을 뒤바꿀 것같이 소란스럽지만 아직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임일 교수가 ‘4차 산업시대의 비즈니스전략’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큰 그림’을 제시하려 합니다. 이 원고는 저서 의 내용에 최근 현황을 덧붙여 작성했습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2014년에 “완전한 ‘인공지능’의 개발이 인류의 멸망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와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 등도 비슷한 우려를 표명한 적이 있다. 이러한 우려는 인공지능이 발전을 계속하면 사람의 지능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예측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반면 “그런 염려는 지나친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재로는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다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찌 됐든 인공지능이 이런 논란을 낳을 만큼 빨리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인공지능과 딥러닝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이란 사람의 지능을 흉내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혹은 시스템을 말한다. 컴퓨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인공지능을 만들려는 노력은 많았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 그 이유는 초기의 인공지능을 ‘규칙’의 형태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바둑을 두는 인공지능을 개발한다고 하면 바둑의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를 알아내서 각 경우에 대해서 최선의 수를 미리 입력하거나, 혹은 모든 가능한 경우는 아니더라도 대체적으로 이러이러한 상황에서는 이런 수가 좋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규칙을 미리 만들어 컴퓨터에 집어 넣으려고 했다. 전자의 경우는 바둑과 같이 가능한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은1 경우에 구현이 불가능했다. 후자의 경우는 세밀한 상황에 대한 대처가 어려워 어처구니없는 패착이 많아 사람과의 대국에서 이길 수가 없었다. 바둑뿐 아니라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렇듯 인공지능 분야에서 발전이 정체되다 보니 얼마 전까지도 인공지능은 컴퓨터공학에서 실패한 분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러한 사정이 바뀐 것은 인터넷으로 인해 인공지능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늘어난 데다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개선된 인공 신경망(neural network) 알고리즘이 개발되면서부터다. 최근에는 인공 신경망이 워낙 널리 쓰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인공 신경망(혹은 딥러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인공 신경망은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많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딥러닝을 포함한 인공 신경망은 사람의 신경망이 작동하는 원리를 흉내 내서 컴퓨터가 학습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지면의 제한으로 인공 신경망의 작동원리를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워 간단히 대신하겠다. 인공 신경망은 입력 변수와 출력 변수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이 둘을 가장 잘 연결할 수 있는 신경망을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서 구축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의 주가를 예측하는 인공 신경망을 구성하려면 주가가 출력 변수(출력 노드)가 되고, 이에 영향을 미치는 입력변수를 알아내야 한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해당 기업의 하루 제품 출고량과 그 기업에 대한 일일 뉴스 건수만이 유일한 입력 변수(입력 노드)라고 가정해보자. 간단한 신경망은 이 두 입력 변수(출고량, 뉴스 건수)와 출력 변수(주가)를 직접 연결한 후에 각 연결의 영향의 정도(가중치)를 알아내게 된다. 이 주가 예측이라는 문제에는 다행히 모범답안이 딸린 좋은 학습자료들이 있다. 과거에 매일의 입력변수 자료가 있고, 또한 해당일의 실제 주가(모범 답안)가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서 학습을 하면 되는 것이다. 과거 자료를 보면서 실제 주가를 가장 오차 없이 계산해내는 입력변수의 가중치를 구하면 된다. 이렇게 인공 신경망이 구성되면 향후 예측하고자 하는 날의 주가를 해당일의 출고량과 뉴스의 건수에 위에서 구해진 가중치를 곱하고 합해 구하게 된다.

이 주가 예측 모델은 입력변수와 출력변수를 직접 연결한 간단한 모델이다. 복잡한 문제의 경우에는 입력과 출력을 바로 연결할 경우 정확한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그림 1>과 같이 입력과 출력 사이에 인위적인 중간 변수층(은닉층이라고 한다)을 하나 혹은 그 이상 더 넣는 것이 좋다. 이렇게 은닉층을 넣으면 복잡한 문제에도 잘 적용되는 인공 신경망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1개 은닉층에 한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두 개 이상의 은닉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되는 등 정확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이렇게 은닉층이 두 개 이상인 인공 신경망을 딥러닝이라고 부른다. 즉, 딥러닝은 완전히 다른 방식의 인공지능 혹은 인공신경망 방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 신경망 중에서 은닉층이 두 개 이상인 경우를 부르는 말이다. 현재는 딥러닝이 인공지능을 대표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해 딥러닝 위주로 얘기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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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한계

인공지능은 입력과 출력을 지정할 수 있고 답이 있는 문제라면 어떤 것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예측과 의사결정에 큰 장점을 보인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많지만 입력과 출력이 매우 제한(19 × 19줄의 만나는 부분에 어떤 돌이 놓여 있는가)돼 있고 명확히 정의될 수 있는 분야이다. 현재 기업에서 이뤄지는 의사결정의 많은 부분이 입력과 출력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고 학습을 위한 과거의 데이터가 존재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적용될 수 있는 업무가 상당히 많다.

인공지능이 널리 쓰이게 되면서 사람들이 갖는 막연한 불안감 중의 하나는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로는 위에서 설명한 인공 신경망에서 입력과 출력변수로 어떤 것이 좋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직 사람의 몫이다.2 위의 주가 예측의 예에서 보면 ‘주가 예측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가가 신경망의 출력 노드가 돼야 한다’, 혹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는 이러이러한 것이 있을 것 같다’는 등의 판단은 아직은 인공지능이 잘하기 어려운 분야다. 앞으로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현재 기술로는 인공지능이 종합적인 지능으로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연결하고 결합해서 판단을 하는 수준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인공지능의 또 다른 한계는 어떤 일을 잘 수행하게 되더라도 왜 그런지 원리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입력과 출력의 관계에 대해서 데이터로부터 학습을 할 수 있지만 사람처럼 왜 그런 관계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그럴듯하게 스토리를 만들어서 설명하는 능력은 아직 없다. 컴퓨터가 가장 취약한 분야가 불분명하고 모호한 데이터로부터 규칙을 만들어내거나 결론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컴퓨터가 잘하지 못하고, 인공지능이 잘해내지 못하는 또 다른 하나는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일이다. 인공지능이 유명한 작가의 화풍을 그대로 배워서 전문가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화풍이 유사한 그림을 그리거나 단편소설을 썼다는 소식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것은 이미 있는 작품을 흉내 낸 것이다. 지금까지 없던 아주 새로운 것을 만든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람처럼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종합적인 지능을 인공지능이 갖기란 가까운 미래에는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가치는 과대평가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은 이미 특정한 과업은 사람보다 훨씬 더 잘 수행할 수 있고, 또한 앞으로 더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는 매우 심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인공지능이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있고, 자동 번역을 해주고 있으며, 콜센터에서 고객이 문자로 질문한 것을 이해해서 답을 문자로 보내는 챗봇(Chat bot)이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공지능이 기업 업무에 적용되면 일자리와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기업의 전략과 산업구조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2. 인공지능과 비즈니스 전략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업의 전략은 크게 1) 인공지능을 내부 업무에 활용하는 것 2) 인공지능을 개별 제품에 적용해서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 3) 인공지능 기술 자체를 개발해서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

● 내부 업무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경우

인공지능을 내부의 업무에 활용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위에서 설명했듯이 인공지능은 입력과 출력을 명확히 정의할 수 있고 이 입력과 출력 사이에 뚜렷한 연관법칙을 발견할 수 있는 경우에 잘 적용될 수 있고, 업무효율을 엄청나게 올릴 수 있다. 기업이 인공지능을 도입할 때에는 당연히 의사결정과 예측력의 향상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큰 업무에서부터 우선 적용하고 점차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항공사에서 비행기표의 가격을 결정하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표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상당히 정확히 정의할 수 있고 과거에 충분한 학습용 데이터가 있다. 또한 가격 결정을 잘해서 좌석을 꽉 채워 최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그에 따른 이익 증가 등의 효과는 매우 크다. 그래서 항공사에서는 오래전부터 비행기 표 가격 관리(yield management)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해서 사용이 쉬워지고 비용이 싸지면 기업에서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분야는 점점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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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 임일 |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이다
    il.lim@you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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