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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on ESG

ESG는 전쟁 영화 아닌 멜로 영화다

도현명 | 322호 (2021년 0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최근 정부 정책과 기업 경영 환경 변화, 사회적 요구 등이 맞물려 ESG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그간 준비가 충분치 않았던 탓에 시장에선 거품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제대로 된 길을 찾는 방법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의 이유를 고민하는 데 있다. 기업은 금융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다면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정체성과 세계관을 변화시켜야 한다. ESG는 관련 행사를 열고 평가를 진행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을 바꿀 만큼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편집자주
ESG와 관련해 컨설팅,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ESG의 이론과 실천 방향을 담은 아티클을 연재합니다.

ESG 혼돈

최근 한국 기업에 ESG 관련 트렌드는 ‘혼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강의와 콘퍼런스가 열리고 있고 관련 기사도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는 말하는 주체에 따라서 무엇이 중요하고, 어디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 이야기가 다르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무엇이라도 하긴 해야 하겠고, 그런데 정보가 과도하게 넘쳐나고, 그간 준비는 깊지 않아 걱정이 된다. 더 곤란한 것은 ESG의 흐름은 과거의 어떤 상황들과 달리 잠깐 있다가 없어질 만한 성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혼돈은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라고 치부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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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은 구글에서 약 5년 치 검색량 변화를 조회해본 결과다. 붉은 선이 지속가능 경영, 노란 선이 CSR, 푸른 선이 ESG의 검색량을 나타낸다. 또한 위의 그래프는 전 세계 검색량 변화이고 아래 그래프는 한국에 국한된 검색량 변화다. 물론 구글에서 검색된 총량이 충분히 대표성이 있는지, 또는 절댓값도 아닌 상대적 변화가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가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추이의 해석은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함의를 내포한다.

글로벌 검색 추이를 먼저 보자. 약 5년 전만 하더라도 명확하게 세 개념의 검색량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점점 그 차이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2019년 정도부터 ESG에 대한 논의가 빠르게 증가해 이제는 셋 모두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사실상 ESG와 관련된 논의 자체가 거의 미미한 상태로 상당한 기간이 흐르다가 최근 갑작스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는 그 상승한 정도가 글로벌 그래프와 달리 다른 개념들의 검색 정도 대비 수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상황 자체가 혼란의 이유이자 또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에서 유독 ESG를 CSR를 대체하는 개념, 또는 반대로 완전히 동일한데 표현만 다른 개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현상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국내에서 작년 11월 대비 올해 4월 ESG에 대한 검색 수준은 수십 배에 달한다. 일종의 ‘골든크로스’가 일어났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경영 환경 변화와 사회의 요구 등등이 맞물리며 일어난 대대적 전환이라는 의미다. 과도한 급증이라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이 움직임은 그간 사회가 기대해 온 진보이고, 또 당연히 도래할 미래의 한 부분이다. 이 혼돈은 지속될 것이 아니지만 ESG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가능 경영의 방향성은 오히려 비가역적으로 이제 전환이 시작됐다는 표현이 옳아 보인다. 그 때문에 우리는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하며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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