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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털 통한 정보 유출
스타트업 항상 경계해야 外

266호 (2019년 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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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epreneurship
벤처캐피털 통한 정보 유출
스타트업 항상 경계해야


Based on “Exposed: Venture Capital, Competitor Ties, And Entrepreneurial Innovation”, by Emily Cox Pahnke, Rory McDonald, Dan Wang, and Benjamin Hallen in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15, 58(5).

무엇을, 왜 연구했나?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혁신 활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이 필요한 자금이나 경영상 조언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거래처를 찾아주거나 스타트업이 필요한 자원을 갖고 있는 제휴 파트너를 소개한다. 이처럼 기존 연구는 벤처캐피털을 통한 정보와 자원의 유입이 스타트업의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벤처캐피털을 통해 스타트업의 정보와 자원이 경쟁사로 유출될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 벤처캐피털은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도 하지만 산업의 기술 불확실성이 높을 때 투자 위험 분산을 목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스타트업 여러 곳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벤처캐피털 입장에서는 한 곳에서만 투자 회수(exit)에 성공해도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자신이 투자한 여러 스타트업 중 한 곳에 다른 스타트업의 기술, 전략 등의 정보를 넘겨 해당 스타트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면 벤처캐피털의 정보 유출 동기는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정보 유출 가능성은 과거에도 종종 제기됐다. 2007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인 모데이비도벤처스(Mohr Davidow Ventures)는 개인 유전체학 스타트업인 23앤드미(23andMe)에 투자했다. 그러나 2년 뒤인 2009년 모데이비도는 23앤드미의 경쟁사인 내비제닉스(Navigenics)에도 투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창업가나 업계 전문가들은 23앤드미의 지적재산이 내비제닉스로 넘어가지 않을까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제기했다.

안타깝게도 실제 벤처캐피털을 통해 스타트업의 정보가 경쟁사로 넘어가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벤처캐피털을 통해 정보 유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놓인 스타트업의 혁신 성과를 측정해 벤처캐피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실증적으로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1986년과 2007년 사이에 창업한 최소침습수술(MIS, Minimally Invasive Surgery) 분야의 미국 내 스타트업 중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은 147곳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진행했다. 종속변수는 혁신 성과로 FDA 승인을 받은 신제품 개수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벤처캐피털을 통해 더 많은 경쟁사에 노출된 스타트업일수록 신제품 출시 개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재산 등 스타트업의 정보와 자원이 벤처캐피털을 통해 경쟁 기업으로 유출되므로 경쟁사에 비해 신제품 개발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벤처캐피털을 통한 정보 유출 가능성은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간의 관계 특성과 벤처캐피털의 개별 특성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벤처캐피털이 동일 산업 내 경쟁 관계에 있는 복수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 자사가 좀 더 선호하는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나머지 스타트업의 정보를 기회주의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자사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거나 자사가 투자를 좀 더 적게 한 스타트업의 정보를 외부로 유출해 해당 스타트업의 혁신 성과를 저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이 지리적으로 근접하다는 것은 상호 교류가 더 많아 서로 간의 신뢰가 쌓였음을 의미하고 더 많이 투자했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과 전략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벤처캐피털 커뮤니티 내에서 다른 벤처캐피털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많이 보유한 중심적 지위의 벤처캐피털일수록 스타트업의 정보를 경쟁사로 유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벤처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신디케이션 파트너로 정보 유출과 같은 기회주의적 행동에 대해 다른 벤처캐피털의 비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또한 성공적인 투자자로서의 평판을 갖고 있는 벤처캐피털들은 스타트업의 성장보다 자신의 투자 수익 극대화가 중요하므로 스타트업의 정보를 유용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기존 연구는 벤처캐피털을 통한 정보 유입에 초점을 두고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의 성장과 혁신 활동을 위해 어떤 도움을 주는지 긍정적 측면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벤처캐피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 연구는 벤처캐피털을 통해 스타트업의 지적재산이나 전략에 대한 정보가 경쟁 스타트업으로 유출되는 상황에 대해 살펴봤다. 특히, 본 연구에서 이런 정보 유출은 벤처캐피털이 자신의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복수의 경쟁 관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동시에 투자하는 경우에 자주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창업가는 벤처캐피털의 투자 제안을 무조건 수락하기보다 해당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 성장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이전에 경쟁 기업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지, 투자를 받고 나서도 벤처캐피털의 정보 유출에 대응할 수 있는지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의 성장보다 투자 수익 극대화를 우선한다는 점을 창업가는 명심해야 한다.

필자소개 강신형 UN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david.kang98@gmail.com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Psychology
너무 어려운 목표는
동기부여 아예 안 될 수도


Based on “An Evaluation of the Effects of Very Difficult Goals”, by Kathryn M. Roose and W. Larry Williams i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Management, 2018, 38(1), 18-48.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학자들은 어려운 목표를 세울수록 성과가 좋아지는 선형 관계에 주목해왔다. 테일러(Taylor)가 1911년에 목표의 구체성과 난이도를 강조한 데 이어 1954년에 드러커(Drucker)가 저서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에서 목표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s, MBO)라는 용어를 제시했다. 이후 1000여 편 이상의 연구가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다뤘다. 학자들은 주로 목표가 낮거나 없는 것보다 높을 때 업무 성과가 좋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난도가 높은 목표는 ‘어려운’ 목표와 ‘매우 어려운’ 목표로 구분할 수 있는데 어려운 목표는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 매우 어려운 목표(stretch goal)는 달성하기 어렵거나 달성 가능성이 10%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많은 연구들이 매우 어려운 목표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한다. 목표가 매우 어렵더라도 동기 부여가 커지면 성과가 좋아진다는 것이다. 또 달성 가능한 목표는 목표를 달성한 후에 추가적인 성과 달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매우 어려운 목표는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정적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먼저, 너무 어려운 목표 설정은 목표 달성을 아예 포기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당사자가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목표가 어려우면 목표에 몰입하기 힘들어지고 결과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특정 목표만 강조했을 때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컨대 제품의 목표량 달성만 강조하다 보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당사자가 무리하게 목표를 달성하려다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지를지도 모른다.

본 연구는 목표의 난이도 수준(어려운 vs. 매우 어려운)과 피드백의 내용(객관적 vs. 목표 비교 피드백)이 수행 과제의 양과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했다. 피드백은 목표 달성에 효과적인 기법 중 하나다. 기존 연구자들은 목표 달성만 강조할 때보다 피드백을 함께 실행했을 때 성과가 좋아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목표 난이도에 따라서 피드백의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미국 대학생 24명을 대상으로 환자 정보 입력 실험을 실시했다. 환자의 성별, 나이와 ECG, 심박 정보를 판단해 입력하는 과제였다. 참가자는 어려운 목표, 매우 어려운 목표, 목표 없음 집단에 각각 8명씩 배정됐다. 목표는 개인별 사전 수행 결과를 바탕으로 설정됐다. 예컨대 사전에 100개를 수행한 실험자의 어려운 목표는 150개, 매우 어려운 목표는 170개로 정해졌다. 사전 과제 수행 조건에는 “과제 수행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지시만 내려졌다. 목표 몰입도는 “솔직히 나는 목표 성취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와 같은 5개 문항으로 측정됐다.

난이도에 따라 참가자들은 과제를 수행한 후 두 가지 종류의 피드백을 받았다. 이후에는 자기가 원하는 피드백을 선택해 과제를 수행했다. 한쪽 피드백은 “사전 과제 수행에서는 총 ○○개를 정확히 수행했고, 이번에는 ○○개를 수행해서 몇% 증가했다”는 객관적인 내용이다. 다른 쪽 피드백은 “사전 과제 수행에서 총 ○○개를 정확히 수행했고, 목표는 ○○개로 50% 혹은 75% 향상하는 것이었다. 목표와 비교했을 때 ○○% 달성했다”는 목표와 비교하는 내용이다.

연구 결과, 목표가 없는 집단은 사전 과제 수행에서보다 평균 30.35% 성과가 증가했고, 어려운 목표 집단의 경우 69.32%, 매우 어려운 목표 집단은 35.13% 성과가 증가했다. 매우 어려운 목표 집단은 목표가 없는 집단과 성과 수준이 비슷한 반면 어려운 목표 집단은 다른 두 집단보다 높은 성과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달성 가능한 수준의 어려운 목표 집단에서 저성과자들의 성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어려운 목표 집단에서는 저성과자 성과가 96%나 증가했지만 고성과자 성과는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매우 어려운 목표 집단의 경우 저성과자가 26%, 고성과자가 41% 성과 증가를 보였다.

정확도도 매우 어려운 목표 집단은 감소했지만 어려운 목표 집단은 증가했다. 과제의 정확도는 목표가 없는 집단이 94%에서 97%로, 어려운 목표 집단도 94%에서 96%로 높아진 데 반해 매우 어려운 목표 집단은 90%에서 89%로 오히려 감소했다.

피드백 내용과 목표 몰입도의 영향은 목표 난이도에 따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번 결과는 피드백이나 목표 몰입보다 목표의 난이도가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힌다. 또 너무 어려운 목표는 어려운 목표보다 성과 향상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특히 정확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목표가 너무 어려워서 목표를 성취한 경험이 줄어들면 실패 결과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안 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목표 달성이라는 성공 경험을 자주 할수록 목표 설정이 동기를 고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기업이 목표를 설정할 때는 개인의 과거 업무 수행 수준을 파악하고, 달성 가능성이 높은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MBO를 활용할 때 경영진의 목표 달성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하는 일은 자제해야겠다. 직원들의 업무 동기를 약화시켜 오히려 성과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 컨설팅기업 SHR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Accounting & Finance
사외이사들 재임기간
몇 년이 적절할까


Based on “Zombie Board: Board Tenure and Firm Performance” by Sterling Huang and Gilles Hilary in Journal of Accounting Research (2018), 56(4), pp. 1285-1329.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한국은 1998년 2월부터 상장법인의 사외이사 선임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IMF 사태 당시 경영자에 대한 적절한 견제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수렴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사외이사는 경영자로부터 독립적인 위치에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경영자를 감독하며 주요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주주와 경영자 간의 대리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의 재임 기간은 몇 년이 적절할까. 한국 상법은 사외이사의 임기만 규정 1 하고 있을 뿐 연임 규정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어 사외이사의 ‘장기 연임’이 일반화돼 있다. 2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동일한 기업에서 사외이사의 재임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외이사의 학습효과가 해당 기업의 경영 전반에 대한 인식 제고로 연결돼 경영자를 효율적으로 감독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사외이사가 장기 연임하게 될 경우 경영자 및 사내이사와 유착 관계가 형성돼 독립성이 훼손된 좀비 이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사외이사가 동일 기업에서 장기간 재직하면 주주의 이익에 무관심해 질 뿐 아니라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조지타운대 공동 연구팀은 사외이사의 재임 기간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지식 축적 간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어떻게 반영하는지에 주목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사외이사의 재임 기간이 기업 성과와 경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1998∼2010년 미국 S&P 1500 기업을 표본으로 삼았다. 표본에서 사외이사가 이사회 과반을 넘는 기업의 비율은 85%였고, 이사회는 평균적으로 9.27명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평균 재임 기간은 8.22년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분석은 사외이사의 재임 기간과 기업가치와 관련된 것이었다. 실증분석 결과, 기업가치는 사외이사 재임 기간과 역U자형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사외이사의 평균 재임 기간이 10년까지 증가할 때는 기업가치 또한 증가하지만 재임 기간이 10년을 넘어설 경우 기업가치는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사외이사 재임 기간이 5년에서 7년으로 증가할 경우 기업가치(평균 1.73, 표준편차 0.83)는 0.022 증가했다. 반대로 사외이사 재임 기간이 11년에서 13년으로 증가할 경우 기업가치는 0.011만큼 감소했다.

ROA(총자산이익률)로 측정된 기업성과에서도 유사한 역U자형의 결과가 나타났다. 사외이사 재임 기간이 5년에서 7년으로 증가하면 ROA(평균 5.08%, 표준편차 6.90%)는 0.30% 증가했으며, 재임 기간이 11년에서 13년으로 증가할 때는 ROA가 0.08%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번째 분석은 사외이사들의 재임 기간과 경영 의사결정들 간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실증분석 결과, 기업의 인수합병(M&A) 발표에 따른 누적 초과 수익률은 사외이사들의 재임 기간에 따라 처음에는 증가하다가 임계점(약 10년)을 지난 후에는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짧은 재임 기간을 가진 이사회가 효율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시장이 판단하는 반면, 장기 연임을 하는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는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M&A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외이사의 재임 기간이 임계점까지 증가할 때는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관련된 여타 의사결정(재무 보고의 품질 및 경영자의 성과-보상 민감도)의 효율성이 증가하는 반면 임계점을 넘어선 후에는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사외이사제도가 한국에 도입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에 대한 효과적인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2017년 3월 기준으로 30대 그룹의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 비율은 43.2%를 차지한다고 한다. 3

기업의 사외이사가 전문성보다는 방패막이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이와 더불어 장기간 재직한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유착 관계가 형성돼 경영 독립성이 저해된다는 우려가 제기돼 사외이사 최대 재임 가능 기간을 법적으로 제한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비록 본 연구의 실증분석 결과는 최적의 사외이사 재임 기간이 10년이라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는 우리와 경영 환경이 다른 미국의 S&P 1500 기업을 표본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일 뿐이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사외이사 최대 재임 가능 기간이라는 하나의 매직 넘버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스럽다. 사외이사들의 재임 기간과 기업가치 간의 관계는 경영진의 기업 내 영향력(power) 및 기업의 정보 환경 등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즉, 기업마다 각각 다른 최적의 사외이사 재임 기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또 다른 규제를 만들기보다는 기업 스스로 지배구조를 개선하도록 장려하는 풍토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현대차그룹이 올해부터 도입하는 ‘주주권익보호담당 사외이사 추천제’가 좋은 예라고 생각된다.

필자소개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The Ohio State University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 교수를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University of Oregon에서 Research Associate Professor로 연구년을 보내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감사 및 조세 회피다.



Political Science
미국-영국의 극우 지지
경제-정치적 박탈감이 원인


Based on “Roots of the Radical Right: Nostalgic Deprivation in the United States and Britain” by Justin Gest, Tyler Reny, and Jeremy Mayer in Comparative Political Studies, Vol.51, No.13, 2018, p. 1694-1719)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18년 내내 그러했듯 2019년으로 넘어오는 뉴스의 헤드라인도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한 것으로 장식돼 있었다. 최근 미국 외에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극우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국제경제적으로는 보호주의의 부활이, 사회·정치적으로는 다문화주의와 자유주의적 규범의 후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생이라는 정치적 현상에는 미국 백인 블루칼라 저소득층의 지지가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의문이 뒤를 잇는다. 백인 저소득층 남성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지 성향의 중산층의 지지가 없었다면 주류로의 진입은 불가능했고, 다시 말해 보수적 성향의 이질적인 그룹이 다양한 동기로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보이기에 원인에 관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본 논문은 미국과 영국에서의 극우 지지의 요인이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차원에서의 ‘회고적 박탈감’으로 구분될 수 있음을 보이고 각각의 상대적 중요성을 밝혀내고자 한 연구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는 미국과 영국 각각의 인터넷 기반 시장연구조사기관을 통해 수집된 2015년의 서베이데이터 분석에 기반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을 비교하는 것의 이점은 무엇보다 두 국가의 정치제도 및 사회문화적 유사성 때문이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 중에서 이 두 국가는 비례대표제가 아닌 단순다수제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까닭에 거대 양당 외 제3당의 진입 장벽이 높아 개별 유권자 입장에서 지지정당 결정 함수에 영향을 주는 제도적 요인이 유사하다. 백인 노동자 계층이 주관적으로 경험해 온 사회·경제적 박탈감과 저항감이 현저하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연구자들이 구별한 이들의 주관적 박탈감은 세 종류다. 과거에 비해 이들의 경제적 지위가 낮아지거나 개선될 가능성이 감소했다는 경제적 박탈감,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위치가 중심에서 주변부로 밀려났다는 사회적 박탈감, 자신들의 정치적 발언권이 약화됐다는 정치적 박탈감이다. 서베이에서는 30년 전과 현시점에서 응답자들이 이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도록 한 후 그 차이 값을 구해 박탈감 지수로 사용한다. 세 종류의 박탈감은 연결돼 있지만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님이 상관계수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가령 미국 응답자들의 경우, 정치적 박탈감과 사회적 박탈감의 상관계수는 0.32, 정치적 박탈감과 경제적 박탈감의 상관계수는 0.38, 사회적 박탈감과 경제적 박탈감의 경우는 0.21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극우정치인 및 정당의 지지자인가? 미국 응답자의 경우, 트럼프, 티파티(Tea Party), 또는 영국의 BNP(British National Party)의 강령을 따온 가상의 제3당을 제시한 후 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묻고 이들에 대한 지지를 보인 응답자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령이 높고, 교육과 소득 수준이 낮고, 주택을 소유한 남성 기혼자들이 많았다. 또한, 응답자들이 보인 상대적 박탈감이 극우정당 지지에 미치는 영향은 정당 일체감이라는 변수를 통해 매개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공화당원이나 보수당원의 경우에는 상대적 박탈감이 클수록 극우정당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민주당원이나 노동당원의 경우에는 그런 경향이 약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뜻한다.

보다 정확한 인과관계 성립의 가능성은 정치 성향과 지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응답자의 개인적 변수의 영향을 함께 고려한 다변량 회귀분석 결과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가령, 응답자가 느끼는 경제적 박탈감이 최솟값에서 최댓값으로 증가할 때 티파티 지지는 0.15, 가상의 제3당 정당 지지는 0.26, 트럼프 지지는 0.41 높아지는 것(극우 지지의 값은 0과 1 사이라고 할 때)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극우 지지를 추동하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박탈감이 아니라 정치적, 사회적 지위의 감소라는 요인의 역할도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의 의의는 서구국가 시민들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박탈감이 실제로 이들이 극우정당이나 정치인에게 지지를 보내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경험적으로 확인한 데 있다. 객관적인 현실이 아닌 주관적 인식이 이들 국가에서의 정치적 무드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부분이 발견된다. 즉, 경제성장률이나 실업률 같은 지표가 개선된다고 해도, 또한 우리나라와 같은 비서구 수출국과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무역적자가 이들의 경제적 현실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작다고 하더라도, 극우정치인들이 이들의 경제적 박탈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과장된 정치적 언술을 동원하거나 혹은 이들의 사회적, 정치적 박탈감에 호소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보호주의와 같은 경제 정책을 확대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적, 공격적 중상주의 대외경제정책이 바로 여기에 기반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기업들이 중장기적 전략을 구상할 때 서구국가들에 감지되는 정치적 변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소개 김현경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강사 fhin@naver.com
필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강사로 재직 중이며 주 연구 분야는 정치경제학(노동복지, 노동시장, 거시경제정책을 둘러싼 갈등 및 국제정치경제)이다. 미국 정치, 일본 정치 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67호 Sharing Business 2019년 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