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AIA생명의 턴어라운드 전략

아래위로 막힘없는 커뮤니케이션의 힘! 철수설 돌던 AIA, 업계 생산성 1위로

250호 (2018년 6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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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AIA생명이 조직개편과 인적 구조조정, 내부 문화 혁신을 통해 생산성 높은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는?
1.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해 직원들의 주인의식 고취
2. 아래에서부터의 의견 취합을 통해 변화에 대한 자율성 및 긍정심리자본 확보
3. 변화의 주도권을 위임해 직원들의 심리저항을 낮추고 효율성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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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mini box I
AIA생명 연혁

AIA생명은 1919년 중국 상하이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1939년 미국 뉴욕으로 본사를 옮겨 AIG그룹의 모태가 됐다. 한때 자산규모가 1조 달러를 넘어섰을 정도로 덩치가 컸던 AIG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실적이 악화되고 부실이 커지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생명보험 계열사였던 AIA생명을 분리하기로 한다. 원래는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기업공개(IPO)를 결정하고 2010년 10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 IPO는 홍콩증권거래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미 달러 기준 205억 달러)을 모은 것으로 기록된다. AIG그룹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 연방준비은행에 대한 대출금 상환에 사용했다.

IPO를 통해 AIG그룹에서 별도의 회사로 분리된 AIA생명은 이후 AIG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18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3000만 명 이상의 개인 고객과 1600만 명 이상의 기업 보험 고객을 두고 있다. 2018년 2월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전 세계 생명보험회사 중 2위다.

AIA생명이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87년이다. 본래는 AIG그룹의 계열사인 ALICO의 한국 지점으로 들어왔다. 아메리카생명, AIG생명 등으로 이름을 바꾸다가 2009년 AIA생명으로 사명을 확정했다. 보험업계 최초로 통신판매 기법을 도입해 큰 반향을 가져왔다. 이 밖에도 생손보 겸업대리점 제도를 비롯해 질병보험, 무배당상품, 달러연금보험 등 한국 최초로 도입해 성과를 거둔 기록들이 많다. 2018년 1월 지점에서 법인으로 전환했다. 

AIA생명은 1987년 한국에 처음 진출했다. 진출 후 ‘한국 최초’로 꼽히는 새로운 상품이나 판매 방식을 속속 도입하며 상당 기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한국 시장 철수설’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지속적인 실적 둔화와 의욕 없는 조직 분위기, 외국계 금융사들의 잇단 철수 등이 소문의 배경이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모기업인 AIG그룹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신세가 되자 AIA생명의 한국 철수설에 더욱 불이 붙었다. 회사 내부 조직원들은 이직 기회를 알아보며 불안해했다.

하지만 AIA생명은 2016년 시장의 예상을 깨고 내부 승진을 통해 한국인 사장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철수는커녕 오히려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높여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조치였다. 한국 직원들의 강약점을 면밀히 파악해 내부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한국 시장의 특성에 맞는 현지 밀착형 전략을 펼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인사이기도 했다. AIA생명이 한국에 진출한 이래 한국 국적의 사장이 조직을 총괄하게 된 것은 처음이다.

영업실력으로 업계에서 주목받던 차태진 AIA생명 영업총괄 부사장이 발탁 인사의 주인공이었다. 그가 2016년 2월 AIA생명 대표로 공식 부임한 이후 AIA생명은 전면적인 조직 개편과 내부 문화 혁신, 인적 구조조정 등을 통해 보험업계에서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회사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추락하던 실적이 U자 곡선을 그리며 반등한 것은 물론 ‘동아리 같다’ ‘친목단체 같다’는 안팎의 평을 받던 조직문화가 성과 향상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협업하는 모습으로 달라졌다. 그 변화의 여정을 DBR이 집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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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만연한 무기력과 패배감, 새 대표의 취임

AIA생명이 속해 있던 AIG그룹은 금융업계의 아마존으로 불릴 정도로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는 회사였다. 한때 보유자산 규모가 1조 달러에 이르며 세계 최대의 금융회사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엄청난 규모의 부실을 견디지 못하고 구제금융을 신청하며 사세가 위축됐다.

AIA생명은 AIG그룹의 생명보험 부문 계열사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영업 타깃으로 하는 회사다. 금융위기 때 기업공개(IPO)를 통해 AIG그룹에서 분리돼 별도 법인으로 독립했다. 한국 사업체 역시 AIG생명이라는 이름으로 영업하다가 2009년 6월 AIA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첨단 금융상품과 통신판매(TM)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선보이며 1990∼2000년대 초반까지 AIA생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AIG그룹의 파산으로 시장 신뢰가 흔들리면서 계약 해지가 급증한 데다 영업 및 마케팅이 약해지면서 이탈하는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계속된 호(好) 실적에 도전 정신을 잃어버린 직원들과 느슨한 조직문화, 불분명한 성과평가 및 보상 등이 더해지면서 이익 증가세는 갈수록 둔해졌다. 김영준 AIA생명 이사는 “신규 상품 출시가 원활하지 않고 고객 관리가 해이해지면서 실적의 질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데도 옛 명성에 취해 여전히 우리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안주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부서 간 소통이 안 되는 사일로(silo) 현상도 심각했다. 예컨대 영업부서에서 “최근 이러이러한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으니 설계해 달라”고 요청하면 관련 부서에서 일단 알았다고 해놓고 출시 예정 2주 전까지 아무런 피드백이 없다가 ‘감독원 인허가가 나지 않아 상품 출시가 6개월 지연될 예정’이라고 통보하는 식이었다. AIA생명 관계자는 “부서와 부서 간은 물론 부서 안에서도 자기 업무 외 다른 업무에 관심을 갖지 않고, 회사 전체의 전략이나 방향성을 고민하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태진 대표는 “취임 후 직원들을 만나보면서 조직 내 학습된 무기력함과 고착된 패배주의, 만연한 아마추어리즘 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고 회상했다.

차태진 대표는 원래 AIA생명의 영업 담당 부사장이었다. 홍콩 본사에서 차 대표를 사장으로 발탁 임명한 첫 번째 이유는 여러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면서 보여준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에 있었다. 한국 지점의 실적이 심상치 않음을 눈여겨보던 본사는 이를 돌파할 역량을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판단했고, 차 대표를 선택했다. 한국 지점의 실적 부진이 시장 상황이나 조직 일부의 역량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에 만연한 시스템적 문제 또는 일하는 방식의 문제에 원인을 두고 있다고 인식한 것이다.

발탁 인사의 또 다른 이유는 차 대표가 순수 한국인이라는 데 있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던 AIG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AIA생명은 아시아태평양 각 지역에 진출한 지점 또는 법인들이 최대한 지역밀착형 전략을 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뒀다. 본사에서 파견하는 외국인 사장을 대신해 누구보다 해당 지역 및 현지 직원들을 잘 알고 이해하는 한국 국적의 사장을 발탁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라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공식 취임 한 달 전 CEO 내정을 전해 들은 차 대표는 AIA생명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 초점을 맞춰 추진해야 할 업무가 무엇인지부터 정리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취임까지 남은 한 달 동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새 대표에게 바라는 점’을 무기명으로 받았다. e메일로도 받고 층마다 상자를 설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쪽지를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솔직하면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무기력하고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 내부의 문제를 누구보다도 직원들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한때는 세계 최대의 금융회사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시장 내 입지가 좁은,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식의 패배감에 젖은 직원들도 많았다. 의사소통에 제한이 있고 한국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외국인 대표가 아닌 토종 한국인 대표가 부임해 조직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DBR minibox Ⅲ 참고.)

우선 많은 직원이 ‘영업 First’를 요구했다. 갈수록 떨어지는 점유율과 업계 내 순위, 잦은 고객 이탈, 신규 고객 유치 규모의 축소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대표에게도 영업 활성화를 위한 비전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중복되는 팀과 부서를 합쳐 달라거나 인사 배치 상황을 재점검해달라는, 조직 개선과 관련된 요구도 많이 나왔다. 김영준 이사는 “누구보다도 직원들이 회사의 핵심 역량이 영업에 모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영업을 중점 지원하되 확실한 보상이 뒤따를 것을 바란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직원들이 쪽지에 담은 메시지들을 모아 ‘4대 경영중점사항’으로 묶었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경영해가겠노라고 2월 취임식에서 발표했다. 4대 경영중점사항 중 ‘노사 2인3각’은 직원들로부터 취합한 다른 세 가지와 달리 차 대표가 직접 정한 항목이다. 회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노사가 한마음이 돼 단합해야 한다는 것이 차 대표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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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진 대표는

1992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와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1995년 푸르덴셜생명의 보험설계사로 업종을 바꿔 이직했는데 1996∼1998년 3년 연속 ‘챔피언’에 오를 만큼 탁월한 영업 실적을 기록했다. 1999년 정부로부터 ‘금융 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2009∼2014년 메트라이프생명에서 개인 영업, 마케팅, 전략영업채널 총괄 임원으로 일했다. ING생명에서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일하다가 2015년 8월 AIA생명 대면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6년 2월 AIA생명 대표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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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대표에게 무기명으로 전달한 메시지 사례

- 영업부서가 우선시되도록 유관 부서를 교육해 달라
- 사업구조가 Sales Friendly하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 영업이 회사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
- 모든 부서가 영업을 생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
- 영업 현장을 자주 방문해 달라
- 한 업무만 10년 넘게 하는 직원이 있다. 직원들의 커리어 개발에 힘써 달라
-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인사제도를 만들어 달라
- 일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 달라
- 다니고 싶은 보험사, 1위 보험사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 

투명한 정보 공유와 권한 위임으로 변화의 자율성 확보

취임 이후 차 대표는 본격적인 내부 혁신에 나섰다. 차 대표가 한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회사의 현재 상황에 대한 정기적 공유다. 팀장급 이상 리더들을 대상으로 매달 초 경영의 주요 성과 지표들과 업계에서의 순위 등을 메일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도 주기적으로 실적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담당 부서가 아닌 사람들은 주의 깊게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보더라도 어쨌든 수익이 발생하고 있으니 큰 문제 아니라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분위기였다.

차 대표는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으로 보고, 누구보다 리더들이 그 출발점에 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리더들은 CEO로부터 직접 받는 메일을 통해 실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으며 보험의 질을 반영하는 여러 수치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접하면서 크게 놀랐다. 많은 리더가 경각심을 갖고 회사가 위기 상태라는 점에 공감하기 시작했다.

둘째, 조직원들과의 스킨십이다. 전체적인 조직 개편과 내부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CEO가 직접 조직원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차 대표는 취임 후 약 두 달 동안 영업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며 얼굴을 익힌 영업 분야 조직원들을 제외한 전 직원을 20명 안팎으로 묶어 서울 한 닭볶음탕집에서 총 23번 저녁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대표님의 피부관리 비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오갈 정도로 서로 얼굴과 이름을 익히고 친목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와 별도로 70명 정도 되는 리더들과는 최소 한 시간씩 일대일 미팅을 가졌다. 단기간에 몰아서 미팅을 진행하느라 주말에도 시간을 정해 쉼 없이 사람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물었다. ‘당신이 CEO라면 제일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세 가지 꼽아보라’ ‘당신 부서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세 명 꼽아보라’ ‘회사 전체에서 일 잘한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세 명 꼽아보라’가 그것이다.

조직원들과의 대면 미팅을 끊임없이 가진 덕분에 차 대표는 회사 내 누가 일을 잘하고 많이 하는지, 반대로 역량이 하위권에 속하며 상대적으로 업무 부담이 적은 직원이 누구인지 등을 가려낼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이 어떤 면에 강하며, 어떤 사람들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야 할지도 눈에 들어왔다. 이는 곧이어 추진한 조직 개편과 인적 구조조정에 중요한 뒷받침이 됐다.

셋째, 변화추진부 구성 및 발족이다. 차 대표는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아래에서부터 모이는 동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신이 이야기를 듣는 외에 직원들 사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하고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발족한 TFT가 변화추진부다. 변화추진부는 총 11명으로 구성했는데 부서와 직급, 나이, 성별 등을 고려해 다양한 사람들이 고루 포함되도록 하는 한편 회사에 애정이 강하고 지속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직원들로 꾸렸다. 이들은 2월부터 5월까지 약 100일간 활동했다.

이들이 먼저 한 것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였다. 일대일 대면을 부담스러워 하는 직원들은 4∼5명씩 묶어 팀으로, 단독 미팅을 선호하는 직원들은 일대일로 만나 일하는 데 걸림돌이나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어떻게 일하고 싶은지, 업무 프로세스에서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등을 끊임없이 묻고 들었다. 직원들은 시간은 길고 성과는 없는 회의에 대한 불평이나 보고 및 결재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점, 다른 팀과 협업이 잘 안 된다는 점, 영업 유관 부서에서의 지원이 원활하지 않은 점 등을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변화추진부에 속한 직원들은 전 직원 인터뷰 내용을 모아 일하는 방식의 이상적인 모습을 설정하고, 이를 12가지 워크웨이(Work Way)로 구성했다. ‘결재는 바로 올리고 바로 처리해요’ ‘성과를 만드는 리얼 회의를 해요’ 등 당연하게 들리지만 실제로 지켜지기 어려운 원칙들을 문구화해 조직 내 공유하고 전파했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모니터에 팝업 창으로 띄운다든지, 문구들이 적힌 마우스패드나 파일 폴더 등을 배포하며 직원들이 원하는 ‘일하는 방식’이 일상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했다. 각 원칙을 잘 지킨 직원들을 뽑아 분기별로 시상도 했다. 올 2월에는 작년 한 해 수상한 직원들을 모아 홍콩 본사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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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문구를 만들어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결재 라인 간소화와 부서별 전결 범위 강화, 한국어 우선 사용 등이다. 변화추진부에 속한 직원들은 회사 안에서 사용되는 수십 가지 기안 양식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불필요하게 긴 결재 프로세스를 단축하고 과다한 참조를 생략하는 등 직원들이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부서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확대했다. 영업부서의 전결 금액을 3000만 원에서 7000만 원으로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영업 채널별로 매달 프로모션을 바꿔 진행하는데 이전에는 승인받는 데 1∼2주씩 걸려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이 약해지기 일쑤였다”며 “전결 금액이 확대되면서 좀 더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많은 직원의 지지를 얻어 시행된 ‘한국어 우선 사용’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가 그렇듯 AIA생명도 영어를 제1의 언어로 삼아왔다. 영어로 회의하고, 영어로 문서를 만들며, 모든 메일을 영어로 주고받는 식이다. 그렇다보니 회의에서 솔직하고 깊이 있는 토론이 어렵다거나 불필요한 작업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외국인이 한 명도 없는 회의인 데도 영어로 진행되기 일쑤였다.

영어에 능통한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있기는 했지만 차 대표를 포함한 다수 직원은 ‘이곳은 한국이고, 우리는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회사며, 그러므로 한국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맞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변화추진부를 통해 이 문제가 공론화된 이후 AIA생명에서는 한국어가 조직 내 제1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 본사에 보내는 주요 문서들을 영어로 작성하는 것을 제외하면 메일이나 회의는 기본 언어를 한국어로 한다. 지금은 본사에서 외국인 임원이 방한해 회의에 참석하더라도 한국어로 회의를 진행하고 해당 임원에게 통역기를 제공할 정도로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차 대표 또한 본사의 외국인 임원과 대화할 때 일부러 통역을 두는 등 한국어 우선 사용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정도 팀장급 이상 인력들이 한 홀에 모여 함께 일하는, 이른바 ‘AIA 스퀘어’도 진행했다. AIA 스퀘어는 넓은 홀에 파티션 없는 책상과 의자를 지정석 없이 배치해 다양한 부서 사람들이 개인 노트북을 들고 와서 섞여 앉아 일하도록 한 행사를 말한다. 초기에는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떠나 타 부서 사람들과 일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불편해했지만 몇 차례 진행한 후로는 대화와 협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팀장들 사이에 프로세스가 공유되니 업무 진행 속도가 빨라졌고 프로젝트별로 관련 부서를 찾아 협업하는 일이 수월해졌다. AIA 스퀘어를 진행했던 AIA생명 관계자는 “예전에는 다른 팀 팀장과 이야기하려면 반드시 미팅룸을 잡고 시간 약속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AIA 스퀘어를 하고 난 후로는 복도에 서서 이야기하거나 편하게 다른 팀을 오가는 등 달라진 모습들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기획할 때는 AIA 스퀘어를 한두 번 해보고 횟수를 점점 늘려가려고 했지만 6개월 정도 진행한 후에는 오히려 더 이상 필요 없겠다는 판단 아래 실행을 중단했다.

이 밖에 변화추진부에 속한 직원들은 업종과 규모가 다양한 기업들을 방문해 조직문화 관점에서 배울 만한 점이 없는지 조사해 사내에 공유하기도 했다. 삼성생명 등 동종업계 1위 기업과 현대카드, 배달의민족 등 이종업계에서 문화적 차원에서 유명한 기업들을 주로 방문했다. 앞서 ‘AIA 스퀘어’로 이름 붙여 진행했던 행사도 타사 사례에서 벤치마킹한 아이디어였다. 이 과정에 참여했던 AIA생명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 반영하면 좋겠다 싶은 면을 보여 준 기업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었으나 가장 큰 교훈은 다른 회사의 장점을 무조건 따라 할 것이 아니라 내부의 목소리를 모아 우리 회사의 특성에 맞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정착시켜야겠다는 깨달음”이라며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를 취합하고 공통된 의견들을 모아 사내 공유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전사 조직도 다시 짜고 전 직원 인사 발령

다음으로 추진된 것은 조직 개편이다. 방만한 조직의 군살을 빼는 동시에 부서별 업무를 명확히 해서 협업을 늘리고 사일로(silo) 현상을 없애보자는 취지였다.

먼저 현재 조직 체계의 문제부터 분석했다. 우선 기존 조직도에서는 모든 부서명이 영어였다. 이 때문에 해당 부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직관적으로 알기 어려웠다. 부서 단위가 크고 뚜렷한 체계가 없어 분야가 중첩되거나 책임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존재했다. 업무나 프로젝트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조직을 전체적으로 개편하면서는 전 부서명을 한국어로 교체했다. 본부 중심의 조직을 부서와 팀 단위로 재편해 조직의 기본 단위를 줄이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은 CEO를 포함한 HR 부서의 임직원들이 수차례 토론을 통해 진행했다. 변화추진부가 조사한 타사 사례도 참고했다.

보다 무겁고 중요한 과제는 인적 자원의 재배치였다. 다시 짠 조직도의 각 자리에 적합한 사람들을 앉혀야 했다. 차 대표가 전 직원을 만나고 리더들을 반복해 만나면서 직원들의 역량을 파악하고 평가하는 자리를 가진 것은 이 과정의 사전 작업이 됐다.

CEO와 HR 분야 임직원, 해당 부서의 부서장과 팀장들이 모여 앉아 어떤 사람을 어떤 자리로 보낼 것인지 의논하는 자리를 부서별로 반복해서 가졌다. 이미 합의된 사항일지라도 몇 차례 다시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역효과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를 통해 전 직원의 재배치가 단행됐다.
2016년 4월 인사 발령이 났는데 CEO를 제외한 전 직원이 공고에 이름을 올렸다. 모든 직원이 새로운 부서, 새로운 팀, 새로운 직책에 배정된 셈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과장급인데 부서장급으로 발탁됐다든지, 임원급에서 일반 직원급으로 내려가는 등 파격적인 실험의 대상이 됐다. 승진 발탁한 경우는 당사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지만 직급이 하향되는 직원들에게는 사전에 개인적으로 알려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고 필요한 경우 휴가를 가게 하는 등 충격 완화 조치를 취했다.

많은 직원의 경우 현재 하고 있는 업무와 다른, 전혀 새로운 부서에 배치됐다. 이 경우 기존 업무와의 연계성은 물론 해당 직원의 향후 커리어패스를 심도 있게 논의해 발전적인 변화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직원들에게는 ‘지금까지 당신이 쌓아 온 커리어를 충분히 고려했고, 다음 코스는 어디 어디가 될 것이다’라는 내용으로 커뮤니케이션해 직원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한편 새로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원들의 충격과 스트레스는 예상보다 컸다.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술렁거렸다.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app)인 블라인드에 회사 상황과 그에 대한 불만을 올리기도 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하는 일이 완전히 바뀐 직원, 부서명만 변경된 직원, 후배를 상사로 모시게 된 직원 등이 많아서 인사 발령이 난 날, 회사 전체가 뒤집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회사가 한동안 술렁거렸고 여진이 1∼2주 정도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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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A생명 조직개편의 원칙

1. 단순성: 복잡하고 중첩된 조직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한다. 소조직 형태로 산재된 기능은 비슷한 영역별로 묶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2. 민첩성: 효과적이고 빠른 시장정보 수집 및 전문적인 분석 기능을 응집해 현업과 영업현장을 선제적으로 지원한다.
3. 실용성: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구분해 이에 기반을 둔 책임주의와 성과주의를 정착시킨다. 직급과 근속기간에 관계없이 업무능력이 탁월한 사람에게는 적절한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부여한다. 

‘희망퇴직 신청불가’ 기준 세우고 인적 구조조정 단행

더 큰 변화는 그해 말에 터졌다. 2016년 연말, 희망퇴직을 통한 인적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조직 개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무에 비해 낭비되는 인력이 존재하며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고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희망퇴직의 가장 큰 원칙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의사를 토대로 한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조직개편 이후 변화 또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직원들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한 방법 또한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조직의 상황이 어떤지, 조직 내에서 개개인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과 스스로 그리고 있는 미래가 어떤 것인지 등을 두고 CEO는 리더들과, 리더들은 조직원들과 토론하는 시간을 수차례 가졌다. 이 과정을 통해 일정 규모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하면서 AIA생명은 타협 불가의 원칙을 세웠다. 대상자를 사측에서 정해놓고 그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일반적인 관행과 달리 ‘희망퇴직 신청 불가 기준’을 세워 발표한 것이다. ‘누구를 내보낼 것인가’가 아닌 ‘누가 남아야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기로 한 셈이다. 이에 따르면 2013∼2015년 동안 2회 이상 우수 등급으로 평가를 받았거나 해당연도(2016년)에 승진한 사람은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없었다. 또한 조직개편 작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온 리더들과 보험사의 핵심 업무(예: 계리)를 하는 사람도 희망퇴직 신청 불가였다.

반대로 원하는 방향으로의 희망퇴직을 독려하기 위한 전략적 장치도 마련했다. 우선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에 따른 법정퇴직금 외에 근속연수에 비례하는 특별퇴직금, 자녀의 나이와 수에 따른 학비, 건강보험료 등을 추가로 책정해 지급하는 액수를 키웠다. 또한 부서 규모가 비대해 다른 부서에 비해 희망퇴직을 많이 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곳에서 신청하거나 조기에 신청할 경우,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나 차장 이상 직급자가 신청하는 경우에는 해당하는 항목마다 1000만∼2000만 원 또는 월 급여 3개월분을 추가 지급하는 조항을 달아 회사가 원하는 방향에 최대한 부합하게끔 희망퇴직이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전문기관을 통해 퇴직 이후 3개월간 집중적으로 전직 또는 창업 관련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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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패키지가 공개되고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예상보다 훨씬 크자 신청자들이 몰렸다. 대부분의 신청은 받아들여졌지만 신청한 사람 중 일부는 불가 기준에 걸려 반려되기도 했다. 당시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떠난 직원은 총 113명. 전체 662명이었던 직원 수는 550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전체 인력의 약 20%가 빠져나간 대규모 구조조정이었다. 이를 통해 직원 수는 10년 내 최저로 줄어들었다.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해가 바뀌었다. 희망퇴직을 거치며 회사는 뒤숭숭했다. 100명 넘는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부서마다 빈자리가 휑했다. 남은 직원들은 무성한 소문에 시달렸다. AIA생명이 희망퇴직을 통해 몸집을 가볍게 한 후 사모펀드에 매각될 것이라거나 남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PIP(Performance Improvement Program)1 가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이 잇따르면서 조직원들은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불안해했다. 일부는 거액을 받고 떠난 동료들을 부러워했고 일부는 많은 인력이 떠나며 남은 사람들의 할 일이 늘어난 점에 불만을 토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안팎에서 온갖 얘기들이 난무하던 시기”라며 “불확실한 정보들이 정리되지 않고 증폭되면서 직원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조직의 분위기를 다잡아야 할 때였다.

2017년 1월, 차 대표는 두 차례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전 직원을 한곳에 모아 놓고 CEO의 의지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차 대표는 회사가 나아갈 방향과 향후 전략을 설명하고 희망퇴직과 관련해 솔직하게 커뮤니케이션했다. 첫째, 떠난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보상을 해 준 것은 사실이지만 부러워할 것 없다. 남아 있는 여러분이 승자다. 당장은 그분들이 받은 금액이 커 보이겠지만 그들은 곧 조직 안에서 보호받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둘째, 기존 인력들이 하던 일이 남은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관행적으로 해왔던 불필요한 업무들을 정리해 나가자. 조직 운영과 관련해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 의견을 달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함께 만들어 가자.

차 대표는 특히 리더들이 부서별로 중심을 잡아갈 수 있도록 리더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통과 교육을 강화했다. 취임 직후 두 달 동안 70명에 이르는 리더들을 일대일로 만난 이후로도 두 차례 더, 모든 리더와 미팅을 했다. 역시 일대일로, 한 명당 한 시간 이상 면담했다. 취임 직후의 미팅이 조직 및 조직원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였다면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두 차례 미팅은 전사적으로 CEO의 의지를 알리고 공유하며 리더들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자리였다. AIA생명 관계자는 “CEO의 직접적인 메시지 외에 함께 일하는 팀장이나 부장을 통해 회사의 방향과 전략을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직원들 사이의 불안함이 많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는 전 직원에게 수차례 직접 메일을 보내 주요 이슈에 대해 설명하고 불확실한 정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도 했다.

또한 부서와 부서 사이의 소통 못지않게 부서 안에서의 소통이 중요하며 그 중심에 부서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교육을 강화했다. 조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부터 인재 육성과 권한 위임(empowerment), 멘토링과 코칭을 비롯해 회의를 짧고 굵게 끝내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게 했다. 조직원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거나 조직원들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리더들은 질책했다. 업무별로 잘게 쪼갠 조직들이 하나의 유기체로서 작동할 수 있으려면 리더가 앞장서서 지시하며 끌고 가기보다는 조직원 개개인이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평가와 보상에서도 리더의 역할이 강조됐다. 단순히 연차가 쌓였다거나 승진할 때가 됐다는 식의 이유로 승진시켜왔던 관행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평가하고 철저하게 보상할 것을 주문했다. 차 대표는 “성과 평가에 대해 공정함과 냉정함이 없는 리더는 당장 옷을 벗기겠다고 노골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차 대표 스스로도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2017년에는 사원 및 주임급 직원들을 10명씩 묶어 ‘액티브 CEO’ ‘리얼워킹런치’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해 향초 만들기, 팝아트 등의 활동을 함께하거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통해 2017년 한 해 동안 사원, 주임급 직원 모두를 만난 데 이어 2018년에는 대리 및 과장급 직원들을 6명씩 묶어 차례로 만나는 중이다. 이런 자리를 통해 직원들이 회사의 방침이나 전략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직접 묻고 듣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가겠다는 게 차 대표의 생각이다.

인적 교류 확대와 영업 강화로 생산성 향상

조직 정비와 동시에 취임 당시 세웠던 목표인 ‘총력 영업지원’에도 힘이 실렸다. 우선 영업 인력들이 일하는데 유관 부서들이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영업부서의 업무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최대 3일 이내에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타 부서의 협조 미비로 전체적인 프로세스가 지연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 다른 부서의 업무 협조 요청에 최대한 신속하게 답변하자는 캐치프레이즈는 12가지 워크웨이를 통해 전사적으로 확대 시행됐다.

영업 인력들에 대한 보상도 체계적으로 정비했다. 보험설계사들의 실적에 대해 지급하는 수수료를 이전에는 재무부서에서 기계적으로 계산해 지급했으나 조직 개편을 통해 영업부서가 스스로 보상 계획을 짜고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조직을 꾸리자 이전에는 모든 영업 인력에 대해 통일적으로 적용되던 보상 시스템이 대면, 통신, 하이브리드, 독립대리점 등 채널별 특성에 맞게 구축되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정교하고 체계적인 보상 지급이 가능해졌다. 실적에 부합하는 성과가 제대로 지급되면서 영업 인력들의 사기가 올라갔음은 물론이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표가 직접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전사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CEO가 직접 나서서 영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다방면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니 유관 부서의 협조가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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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이외의 부서에서의 저항이 없지 않았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에 영업만 존재하는 것 같다’든지 ‘무조건 영업만 중요한 것이냐’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리스크 관리나 전략기획 등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핵심 부문으로 여겨지는 부서들에서는 영업을 우선하는 방침에 견제하는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는 영업부서 안에서도 ‘영업 스트레스가 크다’며 불평했다. AIA생명은 ‘영업만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영업 중심의 조직을 만들어가자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배포하거나 각 부서 리더들이 나서서 설명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특히 조직 개편을 통해 타 부서 인력들이 영업 쪽으로 이동하고, 반대로 영업부서 인력들이 다른 부서들로 이동하면서 영업을 우선하는 조직으로의 분위기가 잡혀가기 시작했다. AIA생명 관계자는 “이전에 영업부서에 있을 때는 다른 부서에서 왜 이렇게 비협조적인지 불만이었는데 다른 부서로 이동해서 보니 나름의 사정이 있고 정해진 프로세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옛 경험을 떠올리며 영업부서의 요청에 되도록 빨리 응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조직 개편을 통해 인력 교류를 확대하고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유능한 인력들 위주로 업무 몰입도를 높인 데다 아래로부터의 내부 혁신을 통해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영업이익률과 총자산순이익률 등 실적 관련 지표가 좋아진 것은 물론 직원들 개개인의 생산성이 높아지며 국내 보험사 중 1인당 생산성이 가장 좋은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부서와 부서 사이, 팀 안에서의 대화가 늘고 협업이 원활해지면서 업무 속도도 빨라졌다. AIA생명 관계자는 “다른 팀과 요청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무조건 미팅룸을 잡거나 메일로 보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직접 찾아가는 방법을 많이 쓴다는 게 피부로 느끼는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궁금하거나 요청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상사든, 다른 부서 팀원이든, 때로는 CEO에게라도 얘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달라진 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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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해 및 2017년 초반까지 조직을 정비하고 사내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데 주력한 차 대표는 이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고객이 아플 때 지급하는 금전적 보상에 초점을 두는 보험사들의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달리 고객의 건강과 삶의 질을 예방적으로 관리하는 개념의 ‘AIA 바이탈리티(AIA Vitality)’가 그것이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텔러(Roboteller)를 업계 최초로 도입해 24시간 고객 문의 응답 시스템을 갖춘다거나 금융업계 최초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전면 구축해 데이터 관리의 안정성 및 보안성을 높이는 등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차 대표는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혁신을 추구하는 동시에 조직 내부의 혁신도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 요인 및 시사점

1. 투명한 정보 공유를 통한 주인의식 고취

경영자들은 흔히 조직 구성원들이 근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화관리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조사 결과를 보면 조직 구성원들이 싫어하는 것은 변화 자체라기보다는 변화를 이끄는 리더의 잘못된 방법이다. 조직이 일방적으로 변화를 요구할 때 구성원들은 변화에 반감을 갖게 되고, 이러한 거부감은 성공적 변화를 어렵게 한다. 조직 변화의 주체는 결국 구성원이다. 이들을 움직이는 게 성공의 열쇠다.

AIA생명은 구성원들을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활용했다. 그중에서도 조직 변화의 필요성을 구성원들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도록 이끈 것이 가장 큰 효과를 가져왔다. 대표적인 것이 경영 정보에 대한 지속적이고 투명한 공유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관 휴잇어소시에이츠(Hewitt Associates)에서 정리한 구성원들의 주인의식을 높이기 위한 방법 세 가지 I를 살펴보자. 일명 ‘3I(Information, Influence, Interest)’다. 그중 첫 번째가 정보(Information)다. CEO에게는 정보가 많다. 구성원들은 잘 모른다. 회사 실적이 어느 정도인지, 앞으로 어떤 방향에 집중해 사업을 확장할 것인지, 조직 내부에서 듣지 못하던 내용을 미디어를 통해 접할 때도 많다. 이런 환경에서는 구성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기대할 수 없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게 되길 원한다면 CEO는 기업의 자세하고 정확한 경영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회사의 비용구조가 어떻고, 사업부별 실적이 어떤지 등 재무상황을 함께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AIA생명이 매월 업계에서의 순위나 실제 수익의 감소 추이 등을 정기적으로 구성원들과 공유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우리 회사가 어렵다’ ‘위기 상황이다’ 등의 두려움 조성만으로는 구성원들의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 막연한 두려움이 아닌 직원 스스로 현재 조직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필요하다. 결국 그 시작은 직원들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유다.

2. 보텀업(bottom-up) 방식을 통한 자율성 강화 및 긍정심리자본 확산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고 싶어 한다. 자율성이다. 조직의 변화에서도 자율성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변화의 성공은 구성원들이 얼마나 자율적으로 그 과정에 동참하느냐에 달렸다. 많은 사람이 반론을 제기할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 변화 과제는 리더, 더 정확히는 최고경영층의 의지에서 시작되지 않느냐’고.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이야기다.

조직이 가야 할 모습, 즉 what은 위에서 제시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그 what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 즉 how까지 리더가 다 제시할 필요는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구성원들의 참여, 자율성이 발휘된다.

AIA생명의 변화 추진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방향성은 주되 구체적인 변화의 행동은 구성원들이 면담을 통해 스스로 이야기하도록 만들었다. 많은 구성원이 변화추진부와, CEO와, 리더와 만나서 자신이 원하는 방식과 이상적인 조직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조직의 일하는 방식’으로 정리돼 공유하는 조직의 목표로 자리 잡았다.

이런 과정에는 물론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어쩌면 소수의 리더들이 모여 만들어 낸 결과물과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효율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 관점에서의 작업은 ‘효율성’보다는 ‘효과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특히 많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려면 이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스스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긍정심리자본(Positive Psychological Capital)’이다. 사람은 내가 생각하고 내가 한 말에 더 책임감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조직 내부의 혁신에서는 이 같은 참여의 힘이 매우 중요하다.

3. 강한 권한 위임(empowerment)2 을 통한 내부 혁신 동력 확보

누구에게나 하루는 24시간이다. 챙겨야 할 일이 많은 CEO라고 해서 시간을 더 많이 소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CEO는 누구보다도 제한된 시간 내 중요한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 아무리 열정 있고 역량이 뛰어난 경영자라도 모든 직원을 일대일로 상대해 이끌어갈 수는 없다. 그래서 최고경영자를 대신해 현장의 변화를 직접 챙기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AIA생명에서 변화추진부를 운영한 것은 아주 현명했다. CEO가 추진하고자 하는 다양한 현업 과제를 CEO 대신, CEO의 손과 발이 돼 움직인 조직이다. 이들의 역할은 명확했다. 하나는 조직 변화를 위해 설정한 4대 경영방침의 정확한 의미를 구성원들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 조직의 변화가 왜 필요하고, 어떤 방향성을 갖고 움직여야 할지 의견을 모으는 일이기도 했다. 두 번째는 4대 경영방침이 업무 현장에서 실천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지켜야 할 일하는 방식, 즉 Work Way를 구성원과 함께 만든 것이다. CEO가 직원들을 만나는 것과 별도로, 단독 혹은 소그룹 단위로 업무에서의 힘든 점, 프로세스 개선이 필요한 점 등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CEO가 아무리 ‘얘기해보세요’라고 스킨십을 해도 구성원 입장에서는 어려운 대상일 수밖에 없다. ‘같은 구성원’을 활용해 조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모은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효과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4대 경영방침을 실행하는 데 장애물이 되는 점들을 현장에서 파악해 해결방법을 찾았다. 회의 시 언어 사용 문제와 같은 직접적 변화를 이끌기도 했고, 다른 기업 사례를 찾아 공유하며 회사에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게끔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이 같은 방법은 변화에 대한 저항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왔다. 위에서부터 강압적이거나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변화는 안 그래도 거부감을 갖기 쉬운 과정에 대한 직원들의 반감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변화추진부 직원들과 미팅을 갖고 이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이들이 추진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다른 조직원들의 심리적 저항을 낮춰 보다 효율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CEO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함께’ 만들어 갈 조직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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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심리자본(Positive Psychological Capital)

개인이 스스로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긍정적인 심리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미국 경영학자 프레드 루선스(Fred Luthans)가 주창했다. 긍정심리자본을 가진 조직원들이 모인 조직은 개인들의 진취적인 사고나 행동을 통해 성과를 향상시켜 나갈 수 있다. 하지만 긍정심리자본이 부족한 조직에서는 조직원들이 비관적인 서로에게 영향을 받으며 부정적 에너지가 확산된다. 긍정심리자본은 무형의 재화로, 오가는 대화나 시스템적 문제에 의해 쉽게 사라질 수 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실패를 용인하는 분위기의 의도적 확산, 리더와 조직원들 사이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긍정심리자본은 크게 4가지로 구성된다.

1. 희망(hope): 긍정적 동기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나가는 에너지
2. 효능감(efficacy):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 과업을 해낼 수 있다는 자기 신뢰
3. 회복력(resilience): 고난이나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 이를 극복하고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능력
4. 낙관(optimism): 미래의 성공에 대한 기대, 긍정적 결과에 대한 확신

연구에 따르면 리더와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폭넓게 이뤄질 때 구성원들이 리더를 신뢰하고 협력적인 면모를 보이며 긍정심리자본을 형성하고 유지한다(Mueller and Lee, 2002; Bakker and Leiter, 2010)

4. 전방위적으로 실시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유연한 대응 및 지속적인 혁신은 이미 필수적인 요건이 됐다. 때로는 조직 자체의 관행과 매너리즘을 탈피해야만 전사적 위기에서 벗어나 생존할 수 있을 때도 있다.

모든 변화에는 저항이 따른다. 미미한 수준의 심리적 저항에 그치든, 조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업무 시스템이 마비되는 식의 거대한 저항으로 증폭되든 조직의 변화에는 크고 작은 저항이 따라붙기 마련이다.

AIA생명이 조직 전체의 변화를 추구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조직도를 아예 뒤흔들어 직군마다 새로운 사람을 배치하고 큰 폭의 구조조정을 단행하자 조직원들은 불안해했다.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조직 전체가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때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큰 힘을 발휘했다. 일대일 미팅이나 e메일, 다양한 행사들을 통해 CEO가 직접 나서서 직원들과 소통했고, 각 부서의 부서장과 팀장들이 나서서 팀원들과 소통하고 회사의 방향성과 전략을 공유했다. 부서별로 직원들을 교차 배치하면서 타 부서 직원들과의 소통도 증가했다. 그러면서 조직원들이 변화를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하고 변화에 대해 갖고 있던 거부감과 두려움, 궁금증 등이 해소돼 갔고, 조직원들이 변화를 수용하기 시작했으며,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내용의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CEO와 팀장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서로 달랐다거나 일회성에 그쳤다면 조직원들이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느렸거나 거부감이 커서 실패로 끝났을 것이다.

향후 도전 과제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어떤 기업이 ‘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기업의 변화 추진은 매우 길고 지난한 과정이다. 어떤 경우에는 구성원과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 AIA생명의 경우 새로운 CEO의 리더십과 구성원들의 초기 기대감으로 긍정적인 방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계속되는 변화 드라이브와 도전 과제들은 구성원들을 변화 피로감에 빠뜨릴 수 있다. 심리적 저항이 심해지고 내부 스트레스가 누적돼 변화를 거부하는 분위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단기 변화에 기뻐하고 안주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지속하게 하는 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외적 보상 위주의 성과보상만으로는 어렵다. 구성원들의 내적 동기를 자극해 변화와 도전이 ‘힘들지만 재미있고 신나는 과정’으로 여겨지도록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리더들은 ‘총 동기(Total Motivation)’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성과를 이끄는 직접 동기에서 성과 창출을 가로막는 간접 동기를 빼면 총 동기다. 총 동기를 높이려면 직접 동기를 높이고, 간접 동기를 줄이면 된다.

직접 동기는 크게 3가지로 설명된다. 일의 즐거움, 일의 의미, 일을 통한 성장이 그것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동기부여 요소인 ‘보상’은 간접 동기의 영역이다. 아무리 많은 경제적 보상을 해도 총 동기에는 마이너스다.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동기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고, 그 움직임이 지속되려면 즐거움이나 의미가 필요하다. 이 일을 하면서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도 좋다.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지속적인 변화의 압박에서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는 노력이다.

근본적으로 변화는 효율적이지 않다. 힘들고, 길다. 그래서 고민해야 한다. 이렇게 긴 과정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장치는 무엇일까.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여인호(경희대 외식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최한나 기자 han@donga.com
한철환 HSG휴먼솔루션그룹 성과관리연구소장 chhan@hsg.or.kr

한철환 소장은 연세대 경영학 석사와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MCC 과정을 졸업했다. 하이닉스 인재개발원 수석컨설턴트, IGM세계경영연구원 가치관경영연구소장을 거쳤다. 저서로 『설득하지 말고 납득하게 하라』 『가치관 경영』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63호 2018 Business Cases 2018년 1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