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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미트박스’의 플랫폼 전략

투명한 연결과 건강한 생태계 구축..공급자-고깃집 모두 열광한 ‘양면 플랫폼’

이미영,권기환 | 246호 (2018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육류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는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육류 생산자(도축업자나 육류 수입업체)와 소비자(식당이나 정육점)를 직접 연결해 고객 가치 창출에 성공했다. 미트박스는 과도한 유통마진, 가격 정보 불투명 등 B2B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핵심 문제점을 파악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직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투명한 가격정책과 양질의 공급업체 확보 등을 통해 플랫폼 생태계의 건강성도 확보했다. 또 물류 전문기업인 오뚜기OLS와 제휴를 맺고 효과적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육류 직거래 서비스를 원활하게 실행했다. 대금지불 관행도 개선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육류 소비자들은 더 싼 값에 안정적으로 좋은 제품을 확보했고 육류 공급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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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시작한 온라인 육류 도매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 창업자들은 음식점이나 정육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고기를 주문하면 30% 정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육류 생산자(수입업체, 도축업자와 같은 1차 육류 가공업자를 지칭함)와 구매자(중소 음식점, 정육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직접 연결하면 중간 유통상인들의 마진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문 방식은 간단했다. 미트박스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원하는 육류 부위, 브랜드, 가격을 모두 따져보고 원하는 만큼만 주문하면 됐다. 최소 주문량은 1박스. 3∼4㎏ 피스(고깃덩어리를 세는 단위) 3∼4개 정도의 양이 들어간다. 오후 3시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사업장으로 고기가 도착했다. 배송된 고기는 품질이나 상표 모두 중간상인들에게 샀던 것과 똑같았다. 가격이 싸다는 점만 달랐다. 한 푼이 아쉬운 자영업자들로선 거절하기 힘든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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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태원에서 무한 리필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미트박스를 이용하면서 한 달에 직원 한 명의 월급 수준인 2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절감됐다”고 말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000만여 원의 이익이 생기는 셈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니 서비스의 질도 달라졌다. 언제 폐업할지 모르는 불안감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더 좋은 메뉴나 재료 개발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

미트박스는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2014년 4000만 원에 불과했던 거래액은 2015년 89억 원, 2016년 352억 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2017년엔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875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미트박스와 거래하는 음식점도 늘었다. 2016년 9월에 거래했던 식당은 51곳에 불과했다. 2018년 1월 기준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국내 자영업 식당 20만 곳 가운데 1만7243곳이 미트박스를 통해 고기를 구입한다. 식당과 개인 고객을 포함한 회원 수는 약 3만 명으로, 월평균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이면 손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벤처캐피털들도 미트박스의 성공 가능성에 주목해 잇따라 투자에 나섰다. 2016년 3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3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17년 실리콘밸리에 근거지를 둔 알토스, 국내 유명 투자회사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이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함께 80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미트박스는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1) 주식 거래 시장을 방불케 하는 가격 경쟁 시스템 도입으로 가격 정보 투명성 및 가격 경쟁력 확보 2) 물류회사 오뚜기OLS와의 협업을 통한 물류비용 최소화 등을 통해 B2B 온라인 육류 도매 플랫폼을 성공시켰다. 축산 유통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효율성을 해결한 육류 거래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구축한 미트박스의 성공 요인을 DBR이 분석했다.

100번의 생각보다 한 번의 실행이 낫다


1. 국내 최초의 B2B 육류 도매 거래 플랫폼

미트박스 공동 창업자인 김기봉 글로벌네트웍스 대표는 지점만 200개가 넘는 보쌈 프랜차이즈를 운영해온 사업가다. 식자재 유통회사 아워홈에서 10여 년간 육류 수입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육류 유통과 관련한 구조적인 문제를 발견했다.

육류의 가격은 중간상인들을 한 번 거칠 때마다 무섭게 뛰었다. 중간상인들이 공급업체에 지불하는 가격을 훤히 알고 있던 김 대표 입장에선 답답한 일이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30% 이상 부풀려진 가격에 고기를 사서 보쌈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주위의 많은 자영업자은 재료비 및 인건비 상승과 경기 불황 때문에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김 대표는 불합리한 축산 유통 구조를 언젠가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김 대표의 꿈은 든든한 동지를 만나 현실로 바뀌었다. 경북대 ROTC(학군장교)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온 오랜 친구인 서영직 글로벌 네트웍스 사장이 어느 날 불쑥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사업을 제안했다. 김 대표가 선물한 삼겹살이 방아쇠가 됐다. 서 사장은 동료들과 함께 삼겹살을 맛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먹었던 고기와는 맛이 달랐다. 그는 김 대표가 친구에게 특별히 고급 삼겹살을 준 것이라 생각하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 대표의 답은 뜻밖이었다. 자신이 보낸 고기가 1㎏당 5000원 남짓, 그가 받은 4㎏짜리 삼겹살 한 피스가 2만∼3만 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평소에 먹는 고기보다 훨씬 맛있고 질이 좋았는데 가격은 내가 알던 것보다 쌌다. 이런 차이가 모두 불합리한 유통구조에서 나왔다는 김 대표의 말에 문제를 해결할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서 사장은 게임회사 웹젠 출신으로 전략기획업무를 담당했으며 웹젠을 나온 후 창업을 시도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서 사장은 IT를 활용하면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유통 구조 전체보다는 즉각적인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일부 시스템을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신생 스타트업이 생산자부터 일반 소비자로 이어지는 복잡한 축산 유통구조 전체를 모두 바꾸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판단했다. 선택은 B2B였다. 육류 생산자와 식당·정육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중간마진이 크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자영업자들은 미트박스의 새로운 유통구조를 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잡으면서 초기 사업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일반 소비자에겐 공급업체에서 받아온 고기를 그대로 팔기 어렵다.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2차 가공 작업을 해야 한다. 필연적으로 가공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반면 음식점이나 정육점은 스스로 2차 가공이나 조리를 한 후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즉, 1차 가공을 담당하는 육류 공급자로부터 고기를 공급받아 자영업자에게 전달하면 2차 가공을 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자영업자를 상대로 하면 배송비 외에 추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B2B 육류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미트박스의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2017년 기준 전국에 등록된 음식점은 60만 곳. 여기에 공급하는 B2B 육류시장의 규모는 약 13조 원으로 추산된다. 2010년 대비 20%나 성장한 수치다. 외식 비중이 높아지고,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B2B 육류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 확실한 고객 가치 기반으로 양면 플랫폼 구축

미트박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하는 축산 유통 구조에서 생산자와 대량 구매자만을 ‘추출’해 양면 플랫폼 비즈니스를 만들었다. 양면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참여자 모두가 확실하게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자영업자에게 줄 수 있는 효용은 명확했다. 양질의 고기를 싸게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공급업자의 경우는 문제가 간단치 않았다. 기존 중간거래상에게 판매할 때보다 더 나은 점이 있어야 했다. 즉 ‘어떻게 하면 공급자들이 미트박스에서 고기를 팔게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

두 창업자는 공급자를 찾기 위해 발로 뛰었다. 김 대표는 인맥을 활용했다. 그가 십수년간 거래를 하면서 신뢰를 쌓은 축산물 수입업체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 미트박스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 중간상인들과의 거래 외에 미트박스와 거래를 하면 신규 고객을 창출해 매출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기존 중간상인들은 지역 단위로 활동하기 때문에 전국망 배송이나 마케팅이 어렵고, 중간상인이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육류를 판매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없다. 즉, 철저하게 중간상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미트박스와 거래하면 공급업체 스스로 가격을 정해서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제품이 공급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정보들은 중간상인에 대한 일방적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수차례 만남 끝에 그가 거래했던 축산물 수입업체 20여 개가 미트박스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공급업체에는 자영업자들이 선호하는 고기, 믿을 만한 고기를 납품해달라고 부탁했다. 카길(Cargill), 엑셀 등 자영업자들이 선호하는 이름 있는 수입 브랜드 육류제품이 대표적이다.

미트박스는 공급업체들에 ‘대리 물류 서비스’와 ‘마케팅’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급업체의 육류를 대신 광고하고, 팔아주고, 배송까지 해준다는 것이다. 미트박스가 육류 공급을 대행하며 챙기는 수수료도 3∼5% 정도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제안했다. 공급업체에 미트박스는 기존 거래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설득했다.

김 대표는 “B2B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 대부분이 고기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자영업자들에겐 기존에 쓰고 있는 동일한 품질의 육류를 공급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양질의 공급업체들이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게 관건이었다. 이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플랫폼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공급업체들이 미트박스를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보면 나중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고 말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공급업체들은 미트박스 참여 이후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기존 고객 외에도 자신들의 고기를 찾는 자영업자들이 더 생긴 것이다. 한우를 생산해 공급하는 한 국내업체는 미트박스를 이용한 후 한 달 매출이 20억∼30억 원 정도 늘어났다. 그러자 돼지고기 브랜드 ‘하이포크’로 유명한 팜스코 같은 국내 대형 육류 생산업체들도 플랫폼에 참여했다. 팜스코는 하림 계열사로 연 매출이 2016년 기준 약 94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팜스코가 먼저 미트박스 플랫폼에 참여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2018년 1월 기준 미트박스에서 육류를 공급하는 업체는 약 200여 개, 취급하는 품목만 2000여 종에 달한다. 초기에는 거의 전무했던 국내 업체 비중도 약 30%까지 늘었다. 공급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자영업자들의 플랫폼 참여를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

3. 온라인 고기시장에서 재현된 ‘주식 시장’ 시스템

미트박스의 최종 목표는 자영업자들이 싼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고기를 지속적으로 납품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트박스는 공급자가 최저 가격을 제시하도록 유인하는 시스템을 고민했다. 미트박스는 투명하고 정확한 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공급업체들은 미트박스 플랫폼에 들어와 품목별 ㎏당 가격을 제시한다. 부위, 원산지, 유통기한, 냉장육, 냉동육 세부적인 정보도 함께 써넣어야 한다. 미트박스는 생산자들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생산업체를 1번 목록에 올린다. 같은 품목별 가격이 업체별로 어떻게 다른지 구매자들은 물론 공급업자들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각 업체는 경쟁업체들과 가격을 비교한 후 수시로 조정할 수 있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기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됐다. 이른바 ‘호가 경쟁 시스템’이다.

육류 제품의 도매원가 추정치인 ‘유통시세’도 제공한다. 공급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이 자영업자들이 중간상인을 통해 구매하는 가격보다 훨씬 싸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유통시세는 부위별로 공급업체가 제시한 가격 중 최저 가격을 기준으로 유통마진과 물류비용 등을 뺀 가격이다. 미트박스가 그동안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모은 데이터를 토대로 개발한 산식 덕분에 숫자만 입력하면 유통시세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미트박스는 품목별로 원가, 등락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표로 정리해 공개한다. 2000여 개 품목의 유통시세, 등락률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식거래소가 제공하는 주식시황표를 방불케 한다. 이 가격 정보는 미트박스 회원이 아니라도 일, 월, 년 단위로 찾아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엔 공급업체 수가 적어 직원들과 함께 독산동, 마장동 등 도매상들이 모여 있는 곳에 일일이 찾아가 도매가격 정보를 알아내야 했다. 일부 업체들은 정보 공개를 꺼려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쫓겨난 적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참여업체가 많아지고 거래량도 늘어 우리 플랫폼 내 데이터 분석으로도 유통시세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가 경쟁 시스템과 유통시세 공개 등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를 만족시켰다. 유통시세는 공급업체들이 제공하는 가격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 중간상인이 제시하는 가격과 원가를 제대로 비교하면 구매자들도 적정 가격을 추정해볼 수 있게 됐다. 미트박스를 통한 거래의 가치가 더 크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자 미트박스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2018년 기준 전체 회원은 3만 명, 등록한 음식점·정육점은 1만7000여 개에 달한다. 재구매율이 85%로 유지되면서 시장 규모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미트박스는 생태계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도 취했다. 지속가능한 플랫폼 운영을 위해 3가지 원칙을 세웠는데 첫째는 독점 판매 금지다. 특정 부위 육류 제품을 한 공급업체가 독점적으로 판매할 수 없도록 했다. 미트박스는 새로운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들어오겠다고 할 경우 그와 같은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무조건 같이 입점시켰다. 업체가 가격경쟁을 통해 서로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둘째, 철저한 품질관리다. 미트박스가 육류 공급 가격만 중시한 것은 아니다. 육류 고객 대부분이 음식점이나 정육점을 운영하고 있기에 품질은 이들 고객의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지속적으로 같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업체를 플랫폼에 참여시키기 위해 미트박스는 잠재 공급업체들로부터 판매 실적, 업체 재무제표, 수입실적, 재고운영 현황 등 세부적인 데이터를 받아 꼼꼼히 따져본 후 역량이 있다고 판단한 기업에 한해 플랫폼 참여를 승인해주고 있다.

셋째, 플랫폼에 참여하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거래 규모에 따라 차별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고수하고 있다. 카길과 같은 대규모 수입업체든, 국내 영세 공급업체든 누구나 동일한 조건으로 미트박스 플랫폼에 들어온다. 플랫폼 내에서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경쟁이 이뤄져야 고객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기 부위별로 각 회사의 경쟁력이 다르고 고기를 주문하는 고객들도 음식점의 성격이나 형태 등에 따라 니즈가 다양하다. 따라서 규모나 명성에 따른 차별 없이 자유로운 경쟁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서 사장은 “이 플랫폼은 독점, 혹은 담합으로 가격이 높아져 구매자들의 신뢰가 사라지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품목별 원가를 공개하는 것이 공정한 가격경쟁을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치다. 원가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플랫폼 내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플랫폼을 운영한 지 4년이 다 돼 가지만 가격으로 인한 문제가 생긴 적은 없다”고 밝혔다.

4. 후불제에서 선불제로, 지불 관행을 뒤집다

미트박스는 축산유통계의 ‘대금 납부 순서’를 거꾸로 뒤집어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더했다. 축산업계에선 후불제가 관행이다. 예를 들어 공급업체는 중간상인에게 별도의 돈을 받지 않고 물건을 준다. 물건을 받은 중간상인들끼리도 가격만 흥정할 뿐 고기를 거래할 때마다 실제 돈은 오가지 않는다. 자영업자들에게도 일단 물건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자영업자들은 이 고기로 영업을 하고 한 달 정도 뒤 중간상인에게 돈을 지불한다. 중간상인은 이때 받은 납품 대금을 생산 업체에 가져가 고기 대금을 지급한다.

어떻게 보면 자영업자에게 유리해 보인다. 별다른 담보 없이 원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고기를 공급받아 판매한 후 대금을 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런 구조는 자영업자가 중간상인에게 종속되는 결과를 낳는다. 외상으로 고기를 공급받으면 다음 거래 때 거래를 끊고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기 힘들다. 사실상 중간상인은 자영업자의 선택권을 박탈할 수도 있는 구조다. 공급업체 입장에서도 수금이 늦어지기 때문에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미트박스는 후불제를 ‘선불제’로 바꿨다. 자영업자들은 고기를 주문한 후 대금을 미트박스에 지불한다. 거래는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이뤄진다. 돈이 들어오면 미트박스는 물류창고에 보관된 공급업체의 제품을 꺼내 자영업자에게 배달한다. 충전된 현금은 자영업자가 제품의 하자가 없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미트박스가 보관한다. 보관 기간은 보통 3∼7일 정도다. 이 과정을 마친 후 대금은 공급업체로 전달된다.

혁신적인 주문 시스템도 도입했다. 미트박스는 피스가 3∼4개 들어 있는 박스 단위로 판매한다. 고객의 편의와 미트박스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육류제품의 기본 단위는 한 피스다. 같은 품목이라고 하더라도 피스별 무게와 부피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난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할 경우 같은 품목의 육류 피스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제품으로 등록된다.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중량에 맞춰 제품을 각각 선택한 후 결제해야 한다.

미트박스는 이 방식으로는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육류 품목만 2000여 종이다. 약 22만 피스(약 7만2000박스 분량)가 쌓여 있다. 만약 박스가 아닌 피스로 창고에 보관할 경우 다른 상품이 22만 개가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온라인에 각 피스를 제품으로 등록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고객들도 일일이 제품을 찾아야 해 번거롭다.

미트박스는 품목별 육류를 박스 단위로 판매해 이 번거로움과 비효율을 해결했다. 고객이 박스 단위로 주문을 넣으면 미트박스는 최대 중량으로 육류 가격을 산정해 받는다. 그리고 박스를 출고할 때 무게를 잰다. 무게가 최대 중량보다 적을 경우 그만큼의 가격을 되돌려준다. 이 돈은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고, 미트박스 계정에 보관한 후 다음 거래에 쓸 수도 있다. 제품 관리도 간소해졌고, 정산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미트박스는 축산업계에서 단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주문 프로세스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특허도 출원했다.

처음엔 이 방식이 모두에게 낯설었다. 당장 자영업자는 장사를 하기도 전에 현금을 주고 고기를 사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을 느꼈다. 일부는 선불 시스템 때문에 미트박스가 망할 것이란 얘기를 하기도 했다. 두 창업자는 끝까지 밀어붙였다. 돈의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투명한 거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플랫폼 회원들은 이 서비스 방식에 완전히 적응했다. 공급업체들은 제때 돈을 받을 수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영업자들은 싼값에 고기를 납품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선불제의 불편함보다 더 크다고 생각했다. 미트박스를 1년째 이용하고 있는 한 고객은 “솔직히 처음에는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거래하던 중간상인에게 미트박스가 제시하는 가격에 맞출 수 있냐고 물었다. 분명 같은 브랜드, 같은 고기인데도 거래처에선 더 싸게 주기가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불 방식만 바꾸면 내 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을 아는데 미트박스를 쓰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소 비용’ 사수를 위한 외부 자원 활용

1. 협업으로 키운 규모의 경제

미트박스는 물류 대행 및 마케팅 서비스를 통해 공급업체를 끌어들였다. 관건은 미트박스가 이 모든 비용을 감수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물류 대행 서비스는 대형 육류 가공업체들도 막대한 비용 때문에 포기했을 만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미트박스 입장에서 물류비용은 가장 큰 숙제였다. 직접 상품을 매입하지 않고 공급업체의 제품을 중개만 해주기 때문에 재고 확보나 처리 부담은 덜었지만 이 제품들을 보관할 창고를 확보하고, 배송하는 물류 시스템을 갖춰야 했다. 그때 미트박스가 생각해 낸 것이 전략적 제휴다.

오뚜기 자회사이자 물류 전문 회사인 오뚜기OLS와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 해결했다. 이 회사는 전국에 16개 센터와 냉장 차량 500∼600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트박스는 오뚜기OLS의 물류망과 물류창고 등 유휴 자원을 활용했다. 오뚜기OLS 창고에 생산자가 제공한 고기를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물류창고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오뚜기OLS 냉장 차량으로 배송했다. 물류 서비스의 0부터 100까지 오뚜기OLS라는 전문 회사에 위탁했다.

가격도 파격적이었다. 미트박스가 배송 한 건당 오뚜기OLS에 지불하는 돈은 3500원 정도. 택배로 발송하는 비용, 육류 전문 배송 서비스로 배달되는 비용 등을 따져봐도 저렴한 수준이다. 서 사장은 “물류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것은 우리 서비스의 존폐를 가를 만큼 핵심적인 요소였다. 많은 물류회사를 가봤지만 당장 물량이 적어 수익이 안 난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했다. 오뚜기OLS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미트박스에 투자한 것이다”고 전했다.

오뚜기OLS는 미트박스의 제안을 자신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았다. 오뚜기OLS는 주로 오뚜기에서 생산된 식품을 운송한다. 미트박스와 함께 사업을 하기 이전 오뚜기OLS의 평균 물량 유틸리티는 약 70∼80% 정도였다. 창고보관임대, 냉동·냉장 물류 서비스 등 자사 자원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물류 배송 위탁 서비스 고객을 물색하고 있었다. 이때 미트박스가 눈에 들어왔다. 미트박스의 초기 배달 물량은 오뚜기OLS 배달 인프라의 잉여자원을 활용했다. 기존 배달 차량의 남는 공간에 미트박스 상자를 충분히 넣을 수 있었다. 오뚜기OLS 물류망이 전국적으로 퍼져 있기 때문에 기존 동선대로 움직이되 미트박스 배송지를 추가하면 됐다.

이창길 오뚜기OLS 물류영업 본부장은 “미트박스의 초기 물량은 오뚜기OLS의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했다. 미트박스가 잘되면 오뚜기OLS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고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500상자에 불과했던 배달 물량은 하루 평균 3000상자로 늘었다. 1톤짜리 냉장차량 30∼40 대 정도에 실을 수 있는 양이다. 미트박스의 사업이 커질수록 오뚜기OLS의 매출도 늘었다. 최근엔 매달 미트박스가 오뚜기OLS에 2억∼3억 원을 지불한다. 미트박스 물류 서비스가 오뚜기OLS의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거듭났다. 시장이 확대될수록 미트박스와 오뚜기OLS 모두가 이익을 보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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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결핍은 창조의 씨앗

“사장님, 지금 쓰시는 그 고기, 30% 싸게 드릴게요!”

TV에서 나오는 광고 메시지가 한 고깃집 사장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장님은 자동반사적으로 시선을 TV로 옮긴다. 며칠 동안 이 광고를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손이 휴대폰으로 향했다. 사장님은 어느새 ‘미트박스’라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주문창을 열었다. 모바일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사장님은 화면에 크게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미트박스가 고용한 콜센터 직원이 친절하게 주문 절차를 알려줬다.

미트박스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그런데 주 고객층의 절반 이상은 50대 이상의 자영업자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을 위한 별도 마케팅이 필요했다. 많은 고깃집에는 고객들을 위해 TV를 설치한다. 두 경영자는 이 TV를 가장 많이 보는 사람들이 손님이 아닌 사장이나 직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TV에서 광고가 나온다면 분명 효과가 있을 것 같았다.

TV 광고는 돈이 많이 든다. 한 푼이 아쉬운 스타트업이 감당하기 쉽지 않다. 다행히 식당 대부분이 IPTV를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KT 올레TV, LG 유플러스TV, SK Btv와 같은 IPTV 사업자는 케이블TV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지상파를 제외한 유료 방송에서 광고시간 10분 중 2분 정도 할당받아 지역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데다 영상의 30% 이상 노출된 경우에만 과금이 이뤄지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하게 광고를 할 수 있다. 미트박스는 각 TV에 설치한 수신기의 IP를 통해 고객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원하는 고객에게만 광고를 송출하는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미트박스는 올레TV를 찾아가 IP 추적을 통해 식당으로 분류된 고객만 선별해 특정 시간에 광고할 수 있는 상품을 역제안했다. IP별로 타깃을 쪼개 광고를 팔면 더 많은 광고주를 확보할 수 있고 매출도 커질 수 있기 때문에 KT 올레TV는 흔쾌히 이 제안을 수락했다.

미트박스는 지난해 10월부터 TV 광고를 시작했다. 4만5000여 개 음식점에 미트박스 광고가 나갔다. 광고는 손님이 뜸한 오후 3∼5시, 밤 10∼12시에 방영했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전화문의가 점점 늘더니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2∼3달 동안 광고가 노출되자 TV 광고까지 하는 업체니 믿을 만할 것이란 평가도 받았다. 음식점의 TV 시청 패턴을 분석해 음식점에서 주로 보는 채널,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를 중심으로 광고를 늘렸다.

서 사장은 “TV 광고를 하면서 신뢰받을 수 있는 업체라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실제로 신규 가입 경로를 물어보면 TV 광고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경험과 전문성이 빚어낸 ‘드림팀’

스타트업 하면 대부분은 젊은 사업가의 열정을 떠올린다. 미트박스 창업자들은 1971년생으로 올해 47세다. 이들은 40대 중반에 창업했다. 처음엔 우려도 많았다. 주변에서 그 나이에 무슨 스타트업이냐고 핀잔도 줬다. 스타트업 대표 모임에 나가면 젊은 대표들이 힐끗힐끗 쳐다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김 대표와 서 사장은 연륜이야말로 미트박스의 성공 비결이라고 믿는다. 사업에 대한 열정과 헌신, 전문성, 이들을 믿어주는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두 경영자는 업무도 명확히 분담했다. 김 대표가 축산물 유통 관련 업무를, 서 사장이 IT 관련 인프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초기 투자금은 김 대표가 담당했다. 자본금 10억 원과 사무실 임대료, 인건비 등 총 20억 원 이상을 김 대표가 직접 투자하면서 대내외에 사업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미트박스가 유명해진 건 소프트뱅크벤처스가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첫 투자에서 끝나지 않았다. 미트박스가 급성장하면서 두 번째 투자로 이어졌고, 배달의민족과 토스(Toss) 투자 등으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의 알토스도 참여했다. 심사와 투자까지 통상 3∼6개월 정도 걸리는데 미트박스는 한 달여 만에 투자를 받았다.

IT 전문 인력 확보는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서 사장은 “대표가 부장급인 나이인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업종도 고기 유통이었다. 인재를 끌어 오기에는 올드한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고 설명했다.

서 사장은 IT 업계에 몸담으면서 알았던 사람들을 통해 관련 업무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나중에는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임대료 부담을 무릅쓰고 판교로 사무실을 이전하기도 했다. 거래액이 계속해서 늘고, 회원도 급증해 시스템 고도화 작업이 필요해지자 아웃소싱했던 팀을 스카우트했다. 유명 투자사들의 투자 결정으로 미트박스가 잘 알려진 이후에는 인력을 구하기가 수월해졌다.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프리챌과 KT뮤직을 거친 장규오 상무가 맡고 있다. IT 인력은 14명까지 늘었다.

미트박스는 2019년 거래액이 7900억 원 정도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미트박스는 곧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트박스는 B2B 육류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프랜차이즈까지 거래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음식점 60만 곳 중 40만 곳이 프랜차이즈다. 브랜드도 5000여 개에 달한다. 이 업체들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일부 B2C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고기 소비가 많은 개인 고객도 미트박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인은 1피스 단위로 주문이 가능하도록 했다. 양만 달라졌을 뿐 제공하는 상품의 형태나 질은 기존과 동일하다.

미트박스가 성장할수록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당장 축산 유통 구조의 이해관계자들이 미트박스를 공격할 수 있다. 가장 큰 위협은 미트박스로 인해 이익이 줄어든 중간상인이다. 미트박스는 지금도 일부 중간상인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밥그릇’이 줄어들면 공격은 더 거세질 수 있다. 김 대표는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감수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이미 각오했다. 결국 선택은 구매자가 하지 않겠나”고 전했다.

성공 요인 분석

디지털 마켓 플레이스인 미트박스의 고성과 창출은 ‘어떤 가치를 창출했는지’에 관한 고객 가치 차원, ‘어떠한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고 전유했는지’에 관한 플랫폼/생태계/비즈니스 모델링 차원, ‘어떻게 사업 개념을 현실화해 왔는지’에 관한 창업팀 역량 차원에서 다채롭게 설명할 수 있다.

1. 중층적 고객 가치 경영

미트박스는 고객, 즉 음식점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를 상대로 고객 가치 경영을 효과적으로 수행한 사례다. 고객 가치 경영은 고객 만족에 주로 집중하는 제품 중심 기업의 단편적인 마케팅 관행과는 차별화되는 훨씬 포괄적인 개념이다. 고객 만족을 중시하는 기존 입장에서는 고객이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어떻게 구매해 소비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구체적으로, 고객의 기대 욕구 혹은 불만사항을 파악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이를 효율적으로 충족시키거나 해결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고객 가치 경영에서는 ‘고객을 위한 가치(value for customers)’뿐만 아니라 ‘고객의 가치(value of customers)’와 ‘고객에 의한 가치(value by customers)’에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여기서 ‘고객의 가치’란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해당 고객의 재무적 성과, 경쟁적 위상, 혹은 사회적 이미지 등이 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1 예를 들어, 일본의 소재 기업인 도레이(Toray)는 ‘히트텍(Heat Tech)’이나 ‘에어리즘(AIRism)’을 개발 공급해 유니클로(Uniqlo)의 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독일계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는 기존 가치사슬을 재편해 신규 사업을 창출하고자 하는 고객 기업에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 자원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고객에 의한 가치’란 꿈꾸기, 검토, 전달, 제작, 판매, 해결 관련 활동을 통해 가치를 소비하던 수동적인 고객이 능동적으로 (잠재) 가치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외부 프로그래머들에게 로봇 제품인 마인드스톰(Mindstorm) 코드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레고는 새로운 기능을 꾸준히 개발해오고 있다. 미국의 재무 소프트웨어 기업인 인튜이트(Intuit)는 수만 명의 강력한 브랜드 옹호자들을 통해 수백만 중소기업인들에게 최신 뉴스와 신제품 소식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아마존 등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마켓플레이스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미트박스는 적정 품질의 육류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제공해2 자영업자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했다. 하지만 미트박스의 가치 창출 활동은 여기에 머물지 않았다. 미트박스는 새로운 유통 방식을 통해 자영업자들의 비용 구조를 쇄신하고 생산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 미트박스는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개별 자영업자들로부터 제공되는 데이터를 엮어 육류 거래에 특화된 새로운 가상 시장을 창출하고 주도권을 행사했다. 미트박스는 고객 가치 경영과 사회적 가치 혁신을 선도적으로 구현하고 심화함으로써 B2B 육류 유통 비즈니스 생태계 특유의 가치 복합체(value complex)를 구현했고, 이를 통해 생태계 우위의 지속가능성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2. 비즈니스 모델 혁신

미트박스는 육류 유통시장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했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란 이해관계자를 위해 기업 운영의 새로운 논리와 가치 창출 및 전유의 새로운 방식을 발굴하는 것을 의미한다.3 구체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은 새로운 수익 원천 발굴과 고객, 공급자, 파트너를 위한 가치 제안 재설정을 중시한다. 미트박스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생태계 재구조화, 플랫폼 세팅, 전략적 비즈니스 모델링 측면에서 남다르다.4

생태계 재구조화

중간상인들의 개입에 의한 육류 유통시장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앞장선 적도 있고 대형마트 역시 변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어떤 노력도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미트박스는 생태계 재구조화 관점(reshaping view) 제시, 재구조화 플랫폼(reshaping platform) 구축, 재구조화 활동과 자산(reshaping acts and assets) 투입 측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우선, 미트박스는 육류 유통 중간상인 영향력 축소, 육류 공급업체 및 요식업 자영업자의 동반 성장이라는 생태계 재구조화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B2B 육류 유통 비즈니스 생태계 참여 기업의 마음가짐을 바꾸어 놓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인식 전환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이 경계심을 낮추고 빠른 속도로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미트박스는 ICT를 바탕으로 B2B 육류 유통에 특화된 디지털 마켓플레이스를 인터넷과 모바일상에 구현해 생태계 재구조화 플랫폼을 완비, B2B 육류 유통 거래와 관련한 표준 프로세스를 새로 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트박스는 이해관계자들이 투입해야 하는 비용 수준을 경감했다.

두 차례에 걸쳐 유명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고 오뚜기OLS와의 협력을 통해 물류 부문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확보해 생태계 재구조화 자원을 체계화함으로써 미트박스는 B2B 육류 유통 거래에 참여하는 다수 공급업체와 요식업 자영업자들의 초기 우려를 불식시켰다.

플랫폼 세팅

플랫폼 비즈니스 관점에서 볼 때 미트박스는 핵심 상호작용 디자인(core interaction design), 전략적 플랫폼 출시(strategic platform launching), 플랫폼 거버넌스 관리(platform governance management)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우선, 미트박스의 B2B 육류 유통 플랫폼은 육류를 일차적으로 소비하는 요식업 자영업자들과 육류를 공급하는 공급업체 간의 거래를 핵심 상호작용으로 한다. 이해관계자 역할 규정, 가치 단위 생성, 필터 기반 선별로 구성되는 핵심 상호작용 디자인과 관련해 미트박스는 육류 공급자와 자영업자들의 역할을 각각 ‘적정 품질의 다양한 육류를 기존 중간상인 유통 마진을 제외한 가격으로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과 ‘후불이 아닌 선불로 적정 품질의 육류를 필요한 시점에 기존 중간상인 마진을 제외한 가격으로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규정했다. 육류 공급업체가 제공하는 육류 가격, 부위, 등급, 원산지 관련 정보가 입력되면서 가치 단위의 생성이 이뤄졌고 이는 정보의 형태로 공급업체와 자영업자 사이에서 신속하게 제공된다. 그리고 다양한 가치 단위 기준을 반영해 미트박스가 제공하는 비교 견적은 정보 필터로서 요식업 자영업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미트박스는 높은 수준의 투명성 확보와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플랫폼 거버넌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여기서 플랫폼 거버넌스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비즈니스 생태계에 누가 참여할지, 어떻게 가치를 분배할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지에 관한 일련의 규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훌륭한 거버넌스는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성과를 공정하게 배분한다. 미트박스가 주도하는 플랫폼은 참여자들의 바람직한 행동을 독려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가치 배분, 플랫폼 지위 남용 금지, 과도한 이익 편취 배제라는 기본적인 거버넌스 규칙을 준수하고 있다. 이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가치 전유를 통해 이윤 극대화를 시도하는 여느 마켓 플레이스 플랫폼들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3. 창업 경영진 역량

스타트업의 성과 창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창업 경영자다. 신규 벤처에 관한 다수의 기존 연구에서는 성격, 가치관, 경력, 나이, 교육, 사회적 관계 등 창업 경영자의 주요 특성이 신생 기업의 수익성 개선이나 매출 증가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5 특히 기하급수 기술의 등장, 반복되는 빅뱅 파괴와 글로벌 초경쟁 상황에서 창업 경영자 한 사람이 아니라 창업 경영진을 적절히 구성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사안으로 부각되고 있다.6

스타트업의 성과 창출에 대한 창업 경영진의 특성과 관련해 김기봉 대표와 서영직 사장이 보여준 전략적 의지(strategic intent), 지식 상호보완성(knowledge complementarity), 개념 실행 역량(concept execution capability), 행위 진실성(behavioral integrity)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의지

현재 보유 자원과 당면한 사업 환경 간의 조화와 합치를 중시하는 전략적 적합성(strategic fit)과는 달리 창업 경영진의 전략적 의지는 현재 보유한 자원과 역량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는 야심 차고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자원과 역량을 끊임없이 개선하고 재구축한다. 특히, 플랫폼 주도 기업의 전략적 의지는 생태계 차원의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해 시장 참여자의 동기 유발, 열정 유지, 참여 심화 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두 경영자는 미트박스를 창업하면서 복잡한 유통 절차를 개선해 다수의 시장 참여자 모두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도모할 수 있기를 열망했다. 이러한 전략적 의지는 조직 설립 자체 혹은 즉각적인 수익 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인식하는 일반적인 창업자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었다.

지식 상호 보완성

창업 경영진이 보유한 지식의 상호 보완성이 높을수록 사업 계획 수립 시에는 다양한 경영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위험과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양한 지식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여러 방면의 외부 네트워크는 새로운 자금, 기술, 지식을 광범위하게 스타트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원천으로 작용한다. 김 대표의 대기업 관리 경험, 보쌈 프랜차이즈 경영 노하우와 서 사장의 ICT 플랫폼 사업 노하우, 게임 서비스 벤처 경력은 전략적으로 상호 보완성이 매우 높은 지식들이었다.

개념 실행 역량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는 새롭고 신선하지만 구체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개념 설계와 실행은 다른 이슈다. 창업 경영진의 개념 실행 역량은 추상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직접적인 성과 창출로 연결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선 사업개념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재무적 성과보다 현상 파악에 집중해야 한다. 가치 창출 활동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며 자원 투입이 원활하고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7 두 창업자는 육류 유통의 비용 구조 합리화, 중간상인으로 인한 시장 왜곡 차단, 온·오프라인 가치 창출 활동 결합, 자영업자를 고객으로 한 B2B 시장 집중, 오뚜기OLS 물류 네트워크 협업 연계, 육류 가격 시황표 공개, 공급업체 시장 왜곡 행동 추적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지향적 B2B 육류 유통 사업 개념이 현실 속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행위 진실성

창업 경영진의 행동 측면 특성은 창업 과정과 성과 창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창업 경영진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일치하는가에 관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인식이라고 할 수 있는 행위 진실성은 비즈니스 생태계에 참여자들의 행동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트박스 법인 설립 이전에 공급업체 확보 및 물류 시스템 구축에 나섰고, 창업팀의 초기 자기자본 투자, 낮은 수준의 거래 수수료율 책정, 역량 기반 공동대표 업무 분장 등은 행위 진실성 측면에서 비즈니스 생태계 참여자들의 상호 신뢰 수준을 높이고, 생태계에 대한 몰입도를 향상시켰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정하영(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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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유통 구조 현황

2016년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최종소비자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46.5%다. 일반 소비자들을 제외하고 대량으로 구매하는 음식점, 정육점 등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산된다. 유통과정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육류 생산자가 제공한 제품은 여러 중간상인을 거쳐 음식점으로 배달된다. 제품이 상인의 손을 거칠 때마다 제품 보관과 운송 비용, 유통마진이 추가돼 고기 가격은 계속 상승한다. 최초 공급업체의 마진은 3∼5% 남짓이다. 그런데 음식점에서 구매할 때 지불하는 고기의 가격은 최초 공급업체가 받는 가격보다 약 30% 정도 더 비싸진다. 이는 수입산과 국내산 육류를 막론하고 일어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런 복잡한 구조를 가장 바꾸고 싶어 하는 집단은 자영업자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보나 역량은 물론이고 단합된 힘도 없었다. 정부에서 부위별 육류 도매가를 공시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이 취급하는 특정 부위의 고기 가격 정보는 알기 어려웠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이 협상력을 가지기 어려운 구조다. 중간상인이 요즘 고기 가격이 비싸졌다, 싸졌다고 하는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김기봉 대표는 “이 동네는 정보가 잘 흐르지 않는다. 각자 단계별로 카르텔이 형성돼 있고, 그 안에서 정보가 꽁꽁 묶여 있다. 결국 최종소비자들은 제품이 진짜 좋은지, 그 가격이 적정한지 알지 못한 채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축산물 수입업체나 국내산 육류를 도축해 포장·판매하는 1차 육류 가공장 등 생산자가 직접 자영업자에게 배달할 수는 없을까? 이들에겐 그럴 만한 유인책이 별로 없다. 같은 가격에 중간상인에게 육류를 납품하면 이들이 알아서 음식점에 배달해준다. 만약 중간상인이 사라지면 1차 공급업체들이 값비싼 물류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막대한 인력과 시간, 자원이 든다. 중간상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김 대표는 “미트박스 사무실 벽면엔 백성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한다는 ‘여민동락’이라는 경영철학이 큼직하게 적혀 있다. 정보 비대칭 시장의 약점을 가지고 큰 이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좀 덜 가지더라도 모두가 잘살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진다. 모두가 윈윈하는 건전한 유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미트박스의 비전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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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자(축산물 수입업체 및 육류가공장)

- 전국 단위의 판매 가능
- 판매, 배송, 정산까지 일괄 서비스
- 외상거래 척결/관리비 대폭 절감

● 구매자

- 직거래로 15∼30% 이상 저렴하게 상품 구매
- 시세정보 확인 및 합리적 상품 선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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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박스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시세표

구매자들은 육류 부위, 브랜드 등의 조건을 입력해 가격을 찾아볼 수 있다. 당일 가격은 물론 최대 1년 단위까지 검색이 가능하다. 2000여 종의 고기 시세표를 클릭 몇 번이면 미트박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트박스는 이 데이터 자체를 새로운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기 부위별 등락률, 수급률 등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영직 사장은 “미트박스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가 시장을 분석하고 전망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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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박스의 금융서비스 ‘미트론(Meat Loan)’

지불 시스템을 선불제로 바꾼 덕분에 미트박스 회원인 자영업자나 공급업체에 돈을 빌려줄 수 있는 금융 서비스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구매자가 주문을 하면 대금은 미트박스에 예치한다. 미트박스는 물류창고에 있는 재고를 꺼내 구매자에게 전달한 후 하자가 없음이 확인되면 대금을 공급자에게 전달한다. 미트박스가 주문자가 입금한 대금을 보관하는 기간은 약 3일에서 7일이다. 이 기금을 ‘구매정산대기예치금’이라고 한다. 미트박스 주문량이 늘면서 구매정산대기예치금도 증가했다. 평균 거래량이 100억∼110억 원 정도로 늘면서 하루 평균 4억 원이 미트박스에 예치된다. 미트박스 거래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미트박스에 예치되는 기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트박스는 이 돈을 금융 서비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영업자나 공급업체 중 급전이 필요한 경우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김기봉 대표는 “2017년 동양생명 육류담보 사기사건도 있었던 만큼 축산업계에서는 돈을 마음 편히 빌리기 어렵다. 특히 자영업자는 신용도 평가 등급이 낮아 시중 은행 대출도 쉽지 않다. 이런 분들에게 싼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미상환으로 인한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미트박스의 거래 내역을 통해 대출 신청 업체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급업체의 경우 공급 물량, 매출 등을 토대로 분석할 수 있고, 자영업자들의 구매량을 통해 음식점이나 정육점의 영업 현황을 가늠할 수 있다. 미트박스는 이 자료를 토대로 신용등급을 매기고, 상한 한도를 정해 대출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서비스는 ‘미트론(Meat Loan)’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권기환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kkh1212@gmail.com 

권기환 상명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창의성학회 부회장, 한국전략경영학회 이사, 한국중소기업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으며 기업 변신, 비즈니스 혁신, 벤처 글로벌화 등이 주요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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