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블록체인에 주목하는 이유는?

243호 (2018년 2월 Issue 2)

PDF 다운로드 횟수 10회중 1회차 차감됩니다.
다운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아티클 다운로드(PDF)
4,000원
Article at a Glance
국내에서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기술로 협소하게 이해되거나 만능 보안 기술로 과대 포장된 채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기존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는 기술로 사업화 가치가 재평가돼야 한다. 다음의 전략을 참고해 기존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1. 블록체인의 플랫폼 구조를 먼저 이해하자.
2. 블록체인의 공유성, 투명성, 무결성, 신뢰성, 효율성 등 5가지 가치를 명확히 이해하자.
3. 서비스 혁신에 블록체인의 가치가 어떻게 활용 가능할지 판단하자.
4. 해당 비즈니스 혁신에 적합한 블록체인의 유형을 선택하자.
 

비트코인 열풍이 뜨거워지면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의 개념은 비트코인을 소개한 논문을 통해 처음 소개됐다.1  그래서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의 필수 기술로만 협소하게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을 넘어서 거의 모든 사업에 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P2P(Peer to Peer) 기반의 공유 원장 기술로, 거래 조작을 방지하고 투명성을 제공하는 장점이 두드러진다.2  비트코인은 이 같은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해 성공한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3

‘유엔 미래보고서 2050’은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을 선정했다.4  2016년 세계경제포럼 또한 블록체인을 10대 유망 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러한 기대감은 실제 사업화와 관련된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다. 일례로 블록체인의 구글 검색지수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59로 기계학습(21)보다 2배 이상 더 높았다. 블록체인으로 이름만 바꿨는데도 주가가 오른 기업들의 사례도 나오고 있다. 2017년 10월 생명공학 회사 ‘바이옵틱스(Bioptix)’는 사명을 ‘라이엇 블록체인(Riot Blockchain)’으로 변경했는데 3개월 만에 주가가 6배 급등했다. 지난 1월5일 자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음료 회사인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Long Island Iced Tea)’가 사명을 ‘롱블록체인(Long Blockchain)’으로 바꾸면서 자산가치가 100억 원 상승했다.

블록체인 관련 사업의 근간이 될 특허 출원 또한 증가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2016년 연간 블록체인 관련 특허 출원 수는 469개로 추산됐다. 2012년 특허 출원 수가 71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4년 만에 무려 6배나 증가했다. 국내 또한 블록체인 관련 특허 출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블록체인 특허 출원 수는 94개인데 2013년 3개에서 급증한 것이다.

블록체인은 비즈니스 혁신 기술

블록체인은 참여자 사이에서 발생한 특정 정보를 모두 공유하게 하는 P2P 기반 공유 원장 기술이다.5  블록체인 참여자를 ‘노드’라고 부른다. 블록체인과 P2P(Peer to Peer) 공유 프로그램의 차이점은 거의 없다. 다만 블록체인에는 조작이 발생했을 때 사실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증명 알고리즘’이 추가돼 있다.6

블록체인 노드가 개별로 기록한 정보 중에서 차이가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자. 즉 A와 B 노드의 특정 부분에서 기록한 정보가 일치하지 않았다. 증명 알고리즘은 다수결 원칙에 따라 진위를 판단한다. 가령 A의 기록 정보가 다른 노드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면 A의 기록 정보가 진짜로 판정된다.

블록체인의 이런 기능은 조작을 어렵게 한다. 조작을 위해서는 과반의 노드를 해킹해야 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 블록체인 참여 노드의 과반수 계정 정보를 알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1만 명의 노드 계정을 해킹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우선 참여 노드가 누군지 모른다. 그리고 1만 명의 계정을 일일이 해킹해야 한다. 과반수 계정 정보를 알아냈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정보를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증명 알고리즘이 주기적으로 정보 조작을 감시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증명 알고리즘을 제외하면 블록체인은 P2P 공유 프로그램과 별반 차이가 없다. 블록체인의 첫 사례인 ‘비트코인’은 2007년에 등장했다. 블록체인은 인공지능처럼 고도의 개발이 필요한 기술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어떻게 기존 서비스 분야를 혁신하느냐의 전략이다.

월마트는 식품 이력 관리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여러 단계를 거치는 유통 이력을 개별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월마트는 블록체인을 적용해 여러 단계에서 생성하는 이력을 공유하고, 유통 이력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신속한 유통 관리가 가능해진다. 월마트에 따르면 유통 이력을 조회하는 데 2.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월마트처럼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해 혁신의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혁신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까? 블록체인을 통한 혁신에 도움이 되는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243_80_96_5

전략 1
블록체인 플랫폼 구조를 완벽히 이해하라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혁신화 방법’이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 서비스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서비스의 혁신을 통해 도출되기 때문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 구조를 먼저 살펴보자.

블록체인 플랫폼은 ‘기술 플랫폼’과 ‘서비스 플랫폼’으로 나눌 수 있다.7  기술 플랫폼은 말 그대로 블록체인 서비스의 기술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기존 서비스의 혁신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기술 플랫폼은 ‘블록체인 계층’과 ‘코어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시 나뉜다. 블록체인 계층 부분은 순수 블록체인의 기술이 되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P2P 기반 공유원장 기술을 제공하는 계층이다.

블록체인 계층은 자동 계약 기능 제공 여부에 따라 블록체인 1.0과 블록체인 2.0으로 나눈다. 블록체인 1.0은 P2P 기반 공유원장 기술을 제공하는 반면 블록체인 2.0은 자동계약 기능을 추가 제공한다. 그래서 블록체인 2.0을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8 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동계약 기능은 사용자가 조건을 입력해 블록체인 시스템이 자동으로 계약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이러한 계약에는 단순 거래도 포함한다.

도서 거래의 예를 들어 쉽게 설명해보겠다. A가 인터넷으로 B에게서 중고 도서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먼저 서로 가격을 협의할 것이다. 가격 협의가 이뤄져서 A는 블록체인 2.0 기반의 가상화폐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A가 가상화폐를 B에게 지급할 때 조건을 명시한다. A 본인이 도서를 받았을 때에만 ‘B가 입금된 돈을 인출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러한 조건에 따라 B는 가상화폐를 받아도 A가 승인하기 전까지는 출금할 수 없다. B가 도서를 보내서 A가 승인해야지만 B가 돈을 출금할 수 있다.

코어 애플리케이션은 블록체인 계층을 기반으로 구현한 애플리케이션을 말한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외에 블록체인 컨소시엄 R3CeV에서 제공하는 ‘코다(Corda)’와 리눅스 재단이 제공하는 ‘하이퍼레저(Hyperledger)’가 있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는 ‘플랫폼의 플랫폼’으로 묘사된다.9  코어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한 기술 플랫폼 위에 서비스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의 경우 그 자체가 가상화폐를 제공하는 서비스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더리움 서비스는 가상화폐에 그치지 않고 문서 조작 방지, 개인 간 전력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초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다.

사이드체인(Side Chain)은 이러한 플랫폼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서 사이드체인은 블록체인을 형성하고 있는 주요 그룹에서 새로운 그룹을 생성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인을 말한다.

비트코인 기반으로 전자문서 서비스를 구현한 블루코의 사례를 살펴보자. 전자문서 서비스는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을 이용했기 때문에 블루코가 개발한 전자문서 서비스는 사이드체인 형태로 이뤄져 있다. 해당 서비스는 전자문서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문서의 고유 값을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노드는 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고유 값을 공유하는 대상은 해당 서비스 이용자만이 아니다. 비트코인에 참여한 노드도 이 값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연결고리를 형성하는데, 이는 사이드체인의 노드 수와 관계없이 조작 위험으로부터 무결성을 보장해주는 장점이 있다. 사이드체인 조작을 위해서는 블록체인 노드도 해킹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유저 애플리케이션(User Application)은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최종 애플리케이션이다. 비트코인 기반 전자 문서 서비스를 예로 들면, 전자문서가 유저 애플리케이션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전자문서는 블록체인으로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블록체인이 기존 전자문서 서비스를 변화시킨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유저 애플리케이션 하부의 기술 플랫폼 부분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고 사이드체인으로 이를 연결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은 초기에 클라우드와 많이 비교됐다. 클라우드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은 아니기 때문이다. 서비스를 전달하는 방식을 바꾼 기술이다. 사용자 컴퓨터가 아닌 중앙 서버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다. 이러한 방식은 서비스 이용의 장소와 기기 사양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이점이 있다. 최종적으로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가치를 제공한다. 기기 사양의 제약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플랫폼의 경우 어떤 이점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최종적으로 어떤 가치를 제공할까?
243_80_96_6

243_80_96_7



전략 2

블록체인 가치를 명확히 이해하라

블록체인의 기본 특성이 ‘공유’라는 점을 감안하면 블록체인이 제공할 이점과 가치를 추론해내기 쉽다.10  블록체인의 특정 정보는 모든 노드 간 공유된다. ‘투명성’이 자동으로 보장된다. 투명은 곧 숨김없이 보여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P2P 기술에 추가된 증명 알고리즘은 무결성을 제공한다. 투명하고 무결한 정보는 신뢰성을 높인다. 더 나아가 블록체인은 신뢰성 있는 정보를 생산해냄으로써 일의 효율성을 증진시킨다. 신뢰를 인증할 제3의 기관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제3기관에 신뢰를 보장하기 위해 투입해야 할 돈과 시간이 절약된다. 이외에도 블록체인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직렬로 처리할 업무를 병렬로 처리해 효율성을 높인다.

다시 말해 블록체인의 기본 특성인 공유성은 투명성과 무결성을 보장하고, 이는 기존 서비스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가치를 제공한다.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가치의 구체적인 의미를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전자투표는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전자투표는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고 투표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투표 참여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신뢰성이다. 전자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중앙 관리자가 조작할 위험이 있다. 네트워크 기반이라 해킹 위험도 크다. 사람들이 전자투표를 불신하는 이유다. 2016년 미국 대선 후 일부 주에서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작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해킹 위험 때문에 전자투표를 취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전자투표의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무결성과 투명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전자투표 명세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앙 관리자가 개입해 조작하는 것도 어렵다. 스페인 신생 정당 포데모스(Podemos)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인 ‘아고라 보팅(Agora voting)’을 적용했다.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전자투표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포데모스는 2014년 1월 창당한 신생 정당인데도 영향력이 상당하다. 당원 수가 현재 인민당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금도 당원 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곧 1위 정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11  스웨덴은 토지 대장 업무 처리 방식을 블록체인 적용 방식으로 바꿔서 업무 처리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스웨덴의 경우 토지 대장 등록 기간이 매우 길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평균 6개월이 소요됐다. 심사 기관이 직렬 방식으로 토지를 검토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관별로 토지 문서를 검토하고, 이를 넘기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블록체인을 적용해 관련 기관이 동시에 토지 대장 등록 관련 업무를 처리하게 했다. 2016년 6월 테스트 결과, 등록 기간을 3일로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스웨덴 정부는 토지 대장 관리 시스템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2015년 10월 미국 유명 가수인 이모겐 힙(Imogen Heap)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음원을 판매했다. 힙이 본인 음반을 블록체인을 적용해 판매한 이유는 음반 유통업자의 독점 만행 때문이다. 미국 음반 산업 구조가 독점 체계이다 보니 높은 중개 비용을 요구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힙은 음반 직거래를 위해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음반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아 중개 비용이 없는 게 장점이었다. 생산자의 수익률도 높아졌지만 소비자도 이전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음반을 살 수 있어 유리해졌다.
243_80_96_8

243_80_96_9

전략 3
블록체인 혁신이 가능한 갭을 찾아라

블록체인 개념과 가치를 명확하게 이해했다면 이제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 차례다. 그렇다면 무엇을 갖고 블록체인 사업을 벌여야 할까? 어느 사업이나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비즈니스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수요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예컨대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블록체인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블록체인은 클라우드처럼 서비스 제공 방식을 바꾸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사업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공급과 수요 간에 빈틈을 찾아야 한다.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분야를 찾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 있는 서비스를 모으고,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 이후 블록체인 적용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전자투표를 예로 들어보자. 전자투표를 도입하려고 할 때 내부 조작과 해킹의 위험이 제기됐다. 이런 문제점을 블록체인을 적용해 해결 가능한지 살펴볼 수 있다.

온두라스는 부정·부패로 유명한 국가다. 2016년 기준 청렴지수가 180개국 중 123위일 정도다. 특히 중간관리자의 토지 대장 조작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블록체인의 ‘신뢰성’을 활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온두라스 정부는 미국 블록체인 개발사 팩텀(Factom)에 의뢰해 블록체인 기반 토지 계약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토지 계약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관련 부처의 전산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 아울러 중간관리자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에 적용하는 데 높은 비용도 예상된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국가 청렴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해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를 할 수 있다는 이점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비용과 이익 요소가 명확할 때는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하면 된다.
243_80_96_10

243_80_96_11

243_80_96_12

전략 4

블록체인 구성을 구체화하라

블록체인 사업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성공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구성을 좀 더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적합한 코어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해야 한다. 혹은 코어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개발할 수 있다.

2015년 10월 비자(Visa)는 금융 거래에 적합한 코어 애플리케이션 확보를 위해 블록체인 스타트업인 ‘체인 닷컴(Chain.com)’에 투자했다. 체인 닷컴은 투자 결과로 체인 OS라는 블록체인을 개발했다. 체인 OS는 초당 거래 처리량이 기존 코어 애플리케이션에 속한 블록체인 플랫폼보다 1만 배 이상 빠르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거래 처리량이 초당 6건 정도지만 체인 OS는 초당 약 6만5000건을 처리한다. 비자는 이를 바탕으로 금융 거래에 적합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두 번째 단계로 블록체인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 노드 참여 제한에 따라 블록체인 유형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인 블록체인의 경우 ‘퍼블릭 블록체인(Public Blockchain)’ 형태인 경우가 많다. 참여 제한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퍼블릭 블록체인 대안 형태로 두 가지 블록체인 유형이 있는데, 이를 ‘대안체인(Alternative Blockchain)’이라고 부른다. 컨소시엄 블록체인(Consortium Blockchain)과 프라이빗 블록체인(Private Blockchain)이 이에 해당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특정 기관이 구성한 블록체인으로 노드 참여 여부를 포함한 블록체인 자체를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한마디로 특정 기관이 블록체인 관리 권한을 가지고 형성한 블록체인이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중간 형태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협의체의 구성원이 노드가 돼 형성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관리 방식 또한 협의체 구성원과 협의에 따라 이뤄진다.

블록체인은 어떤 유형을 선택하냐에 따라 제공 방식이 달라진다. 블록체인 유형에 따라 신뢰성, 안정성, 맞춤성, 익명성, 협의성 등 5가지 측면에서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5가지 요인을 비교 감안해 적합한 블록체인 유형을 선택하면 된다.

신뢰성은 앞서 말한 대로 투명성과 기밀성을 기초로 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중간관리자가 없어서 조작이 어렵다. 다만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중간관리자가 악의를 가지면 개입해 조작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그래서 신뢰성이 가장 낮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두 블록체인의 중간 지점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작 가능성은 있지만 협의체 구성원이 동의하지 않는 이상 어렵다.

안정성은 서비스 공급이 원활한 정도를 말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중앙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쉽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의 안정성은 합의를 이뤄야 하므로 프라이빗 블록체인보다는 낮지만 퍼블릭 블록체인보다는 높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모든 노드에 허락을 받아야만 네트워크를 변경할 수 있다.

맞춤성은 서비스에 맞게 블록체인 용도를 변경 가능한 정도를 뜻하는 항목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중앙에서 쉽게 변경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높다. 컨소시엄의 맞춤성은 협의체 구성원과 합의를 이뤄야 하므로 프라이빗 블록체인보다는 낮다. 그러나 모든 구성원과 합의를 이뤄야 하는 퍼블릭 블록체인보다는 높다.

익명성은 블록체인 참여자의 기밀성을 말한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가장 높다. 중앙에서 별도로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경우 익명성이 낮다. 익명성을 제공한다고 하지만 중앙기관이 몰래 엿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의 경우 데이터에 몰래 접근하는 것은 프라이빗보다 어렵다. 기관들끼리 서로 개인 정보 침해를 견제하기 때문이다.

협의성은 블록체인 참여자의 협의 정도를 말한다. 당연히 컨소시엄 블록체인이 가장 높다. 컨소시엄 블록체인 목적 자체가 협의로 블록체인을 이끌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현실적으로 거의 어렵지만 협의 대상이 있기 때문에 협의 대상이 없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보다는 협의성이 높다.

위의 5가지 요인 관점에서 비즈니스에 따라 적합한 블록체인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 가령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전자투표에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서비스 안정성이 중요한 금융거래에 퍼블릭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비자는 체인 닷컴에 투자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블록체인 생존전략을 살펴봤다. 필자는 블록체인 관련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발표 내용의 사업 타당성을 검토한 적이 있다. 발표 내용은 블록체인을 만능 보안 기술로 착각하고 모든 시스템의 보안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기술해 놓고 있었다. 결국 해당 아이디어는 블록체인 가치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업 계획안 수립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다.12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블록체인의 가치를 명확히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예컨대 보안 시스템을 구축할 때는 무결성, 가용성, 추적 방지, 접근 제어 등의 특성이 요구되는데, 블록체인의 가치는 이 중 무결성에만 해당된다. 블록체인을 만능 보안 기술로 착각해서 무조건적 도입을 추진해서는 결코 사업화에 성공할 수 없다. 

유성민 IT칼럼니스트 dracon123@naver.com

유성민 IT칼럼니스트는 성균관대 행정학 석사를 졸업했고,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 ICT 융합 관련 사업 분야를 연구했다. 보안회사로 이직해 해외 사업을 맡았고 현재는 기획 담당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IT 전문가로서 여러 신문사에 고정 필진으로 IT산업에 대한 전문적인 글들 기고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http://blog.naver.com/dracon123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43호 Hipster & Business 2018년 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