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넘보는 뉴럭셔리 시장, 전통 고객과 함께 ‘디지털 절친’ 관리를

240호 (2018년 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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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은 보수적인 럭셔리 업계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무장한 ‘뉴럭셔리’ 브랜드들은 과거보다 훨씬 쉽게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 아마존, 알리바바 등 대형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탁월한 큐레이션과 프라이싱 능력으로 럭셔리 업계를 집어 삼키려 하고 있다. 여기에 밀레니얼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소비층은 전통적 럭셔리 브랜드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 더 이상 팔짱 끼고 고객이 제 발로 매장에 걸어 들어오길 바라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럭셔리 업계에 감돌고 있다. 럭셔리 업계도 변해야 한다.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유통 채널에서 벗어나 온라인, SNS, 미디어 등을 활용한 유통 혁신을 시도해야 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경험 관리에도 나서야 한다.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과 디지털 역량이 뛰어난 인재 확보에도 발 벗고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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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럭셔리포럼 2017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럭셔리 산업의 도전과 미래’였다. 이 자리를 통해 참가자들은 4차 산업혁명을 촉발한 디지털 기술이 보수적인 럭셔리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와 럭셔리 업계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럭셔리 제품의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전통 럭셔리 브랜드 자리를 대체할 ‘뉴럭셔리’ 브랜드들이 부상하고 있지만 기존 럭셔리 브랜드들의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이 틈을 타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온라인 플랫폼들은 호시탐탐 럭셔리 업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어떻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송지혜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와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럭셔리 소비자 및 시장의 변화와 그 대응방법에 대한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 그 현장을 DBR이 지상 중계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럭셔리 산업의 메가 시프트(Mega Shift)

우리는 최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한쪽에서는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한쪽에서는 밀레니얼세대들의 극도로 다양한 구매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은 항상 위협적이며, 가치 소매업자(Value retailer)들은 매우 싼 가격으로 공급망을 혁신하면서 물건을 공급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럭셔리 산업은 데이터 분석에만 그치지 말고 고객군의 변화 가치관의 변화 등과 같은 다면적인 방법과 엮어서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현재 우리가 어디쯤 있는지 보자. 한국, 중국, 영국 등은 e커머스 침투율이 높은 국가들이다. 한국은 23.5%, 중국이 13.1%다. 한국이 가장 높은 수준의 디지털 침투율을 보여주지만 한국의 유니콘 기업들은 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할까. 카테고리별로 봤을 때 디지털 커머스는 거의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동아럭셔리포럼에서 한국이 26%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상반기에만 23.5% 상승해 예측치를 뛰어넘었다. 카테고리별로 봤을 때 식품, 패션, 가구, 화장품 등의 비중이 높다. 공급자 관점에서는 소셜커머스가 공급자로 뛰어들었고 이마트 등과 같은 기업들도 많이 뛰어들었다. 공급자 관점에서 많은 싸움이 벌어지는 곳이 식품 분야다. 패션은 생각보다 기대치에 못 미쳤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변화를 크게 3가지로 나눠 말씀드리려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전개는 명품 및 패션 산업에 메가 시프트(Mega Shift·근본적 구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일단 고객행태, 그리고 계층의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유통 채널 및 생태계 변화, 그리고 생태계 경쟁구도 변화에 대해 조명해보도록 하겠다.

첫째, 럭셔리 고객과 카테고리의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그림 1]을 보면 베인앤컴퍼니가 30년간 추적 조사한 자료로 고객층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위에서부터 앱솔루트(absolute) 럭셔리, 에스퍼레이셔널(aspirational) 럭셔리, 액세서블(accessible) 럭셔리 순서다. 앱솔루트 럭셔리는 에르메스 부르넬 같은 초고가 브랜드를 말하고 에스퍼레이셔널은 중산층도 무리하면 살 수 있을 만한 구찌 같은 브랜드를 뜻한다. 액세서블은 접근성이 높은 코치 같은 브랜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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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고객층의 변화와 관련해 1세대의 경우 아래층부터 고객 유입이 시작됐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저렴한 액세서리를 사거나 젊은 회사원들이 카드 할부로 루이뷔통 가방을 사는 등의 행위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명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후 중간층이 강화된다. 코치 같은 액세서블 럭셔리 제품으로는 성이 차지 않은 고객층들은 점점 위쪽으로 올라오며 중간층을 강화했다. 최근 2∼3년 전까지는 양극화가 새로운 이슈였다. 가장 아끼는 제품은 최고가로 구입하고 나머지는 아끼는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 변화를 보면 업계도 고객을 잘 모르는 것 아닌가 싶다.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옛날 명품업계의 고객은 특정한 이미지가 있었다. 샤넬 가방을 들고 프라다 옷을 입는 것이 전형적인 명품족의 모습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마크 저커버그를 보면 수백억 달러의 부를 일궜지만 명품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룰루레몬 옷을 입고, 젠틀몬스터를 낀, 애플워치를 차는 고객들이 뉴럭셔리라는 새로운 계층을 만들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안에서도 극고가 브랜드인지, 저가 브랜드인지를 막론하고 세분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럭셔리 브랜드로서 누구와 경쟁할 것인지 불분명해지고 있다.

명품 고객/카테고리의 메가 시프트

카테고리로 확인해보자. 2017년 글로벌 명품시장을 살펴보면 구두, 액세서리, 주얼리 모두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어 의류는 저조한 모습이다. 오히려 룰루레몬이나 스포츠웨어 같은 대안적인 의류나 패스트패션과의 믹스 앤 매치 트렌드 등으로 인해 의류의 미래가 어디까지 갈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이 신흥 부자로 떠오르면서 드레스 코드가 완전 달라지고 있다. 옛날 전통적 금융권 부자들의 드레스 코드와 IT 기업들의 드레스 코드는 완전 다르다.

중요한 것은 뉴럭셔리 브랜드들의 경쟁구도가 굉장히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최근 고성장 브랜드 리스트를 보면 몽클레어, 아크네스튜디오 등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 브랜드들에서 볼 수 있듯 카테고리의 다이내믹스가 달라지고 있고 이른바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성장하던 트렌드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고 있다.

특히 명품 카테고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재정립이 진행 중이다. 최근 고성장하는 카테고리들을 보면 패딩, 운동화, 선글라스, 슬리퍼 등이다. 전통적인 브랜드들도 이런 카테고리들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고 지금 사모펀드들은 신규 럭셔리 카테고리의 브랜드 인수에 주력하고 있다. 몽클레어도 얼마 전 사모펀드가 인수했다.

고객 형태의 변화를 살펴보자. 과거에는 엘리트 계층에 편입되는 것이 명품 소비의 동인이었다면 이제는 나의 가치관, 존재감 등을 알리기 위해 명품을 소비한다. 이런 트렌드를 봤을 때 지금은 사회적 가치나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잘 정의하고 그것을 잘 밀어붙이는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카테고리에 창의성이 부여되고 이 창의성이 럭셔리를 재정의하고 있다. 엘캐피털이 투자한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가치를 홈페이지에 가서 확인해보면 스스로를 ‘High-end but experimentation’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하이엔드 제품을 만들고 혁신적인 시도를 계속하는 기업이라고 정의한 것이다. 실제 젠틀몬스터 매장의 디자인이나 콘셉트는 굉장히 혁신적이다. 남들에게 잘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명품을 샀던 과거의 동인을 훨씬 뛰어넘은 새로운 구매 이유를 제시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유통채널 및 생태계 메가 시프트

유통채널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조망해보자. 2017년 베인앤드컴퍼니의 럭셔리 스터디 결과에 따르면 소매는 8%, 도매는 3% 성장했다. 견고하지만 큰 성장을 한 것은 아니다. 이를 달리 말하면 럭셔리 업계에서 기존 유통 채널을 통한 성장은 어느 정도 어려워진 상황이라는 뜻이다. 오히려 이제 채널의 다이내믹스에 주시해야 한다.

전통적 유통채널들과 다르게 온라인은 25%, 공항 면세점은 12%, 오픈 프라이스는 8% 성장했다. 이런 성장 채널 포맷에 투자한 기업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하면 쇠락하고 있다.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글로벌 백화점 전체 성장률을 분석한 적이 있다. 전 세계 백화점 성장률은 잘 해봐야 1.2% 정도다. 하지만 이 안에서도 디지털 변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노드스트롬(Nordstrom)은 11%나 성장했다. 백화점이 요즘 같은 시대에 11% 성장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성장하는 채널과 포맷에 얼마나 빠르게 대응을 하느냐가 차이를 만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베인앤드컴퍼니 내부 예측에 의하면 향후 전체 럭셔리 시장의 4분의 1이 온라인을 통해 팔리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리고 브랜드들이 유통망 확장을 통해 성장하기는 더 이상 어렵다. 향후 몇 년 안에 유통망 수가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유통망을 대체하는 대안 채널이 어디인가를 살펴보고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 유통모델을 조금 더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미주, 카테고리별로는 잡화류, 사업모델 측면에서는 미스터포터(Mr. Porter)나 네타포르테(Net-a-perter) 등 온라인 커머스 플레이어들이 성장을 주도해왔다. 이들 중 한 업체의 실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이 회사 매출의 40%가 한국에서 나오고 더 놀라운 것은 한국이 반품률이 가장 낮은 국가라고 했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고객들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와 현재 국내 유통환경 사이에 굉장히 큰 미스매치가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유통업체들이 굉장히 큰 기회를 놓치고 있고 이 시장을 해외 직구 업체들이 채워주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 고객들이 해외에서는 명품을 많이 구매하면서 한국에서는 왜 덜 살까. 우리는 백화점의 사업모델과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 첫 번째는 국내 백화점이 외국과 다르게 수수료 기반 매장들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무슨 상품을 사갔는지 백화점은 모른다. 한마디로 온라인 머천다이징을 하기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런 사업모델 때문에 매스티지와 프리미엄 시장의 온라인은 우리나라 고객들의 니즈와 행태에 비해 더딘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 구조를 깨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누가 될 것인지가 가장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부분을 해외 직구 업체들이 치고 들어온 것이다.

럭셔리 업계는 다른 동인들도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의 태도도 문제다. 글로벌 럭셔리 CEO들과 인터뷰를 해보면 브랜드의 평판이 다치는 것을 매출 감소보다 더 두려워한다. 럭셔리 업계도 아마존이 전체 매출에서 패션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섣불리 아마존에 자신들의 제품을 제공하지 않는다. 브랜드 평판이 망가질까 걱정해서다. 그래서 럭셔리 브랜드들이 이른바 D2C(Direct to customer) 방식을 통해 이 부분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쉬운 방법은 아니다. 우리가 최근 몇 년간 직구 열풍을 보면서 느낀 것이 고객 경험의 축적에 따라 구매하는 제품의 단가도 올라간다는 부분이다. 지금은 낮은 가격에 머물지만 고객들의 경험이 축적되면 단가도 올라갈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채널에서 디지털 침투율은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혁신이 커머스를 넘어 유통채널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그림 2]는 유통의 주요 기능이 디지털 혁신의 영향을 받아 변하고 있는 사례들을 정리한 것이다. 대부분 CEO들은 다들 커머스 일변도로 전략을 세운다. ‘이번에 e커머스 매출을 얼마 이상으로 늘려 전체 매출의 몇 %를 달성하자’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유통업계 변화를 보면 디지털을 활용해 자신들의 핵심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려는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머신 러닝 기반으로 트렌드를 예측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 관리에 나서는 식이다. 다른 한편에서 봐야 할 것은 ‘기업의 오퍼레이션이 디지털을 통해서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사실 패션보다는 식품 분야의 혁신 속도가 더 빠르다. 마진율이 낮다 보니 그렇다. 최근 월마트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공급망 관리를 하기 위해 유니레버와 P&G 같은 글로벌 유통 업체들과 손을 잡았다. 모든 상품을 원산지부터 판매시점까지 추적해 관리를 하겠다는 시도다. 예를 들면, 고객 요청으로 월마트가 판매했던 계란에 문제가 생겨 리콜할 때 그 계란이 어느 매대에서 팔렸는지 추적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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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디지털 기술들을 활용하면서 오프쇼어링(Off-shoring)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글로벌 회사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디다스처럼 사람이 없는 신발 공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급망의 로케이션 믹스 역시 굉장히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 운영과 고객서비스 분야에서는 AI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파페치(Farfetch)와 같은 직구 사이트는 이미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상담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매장에서 면대면으로 진행하는 상담보다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에서는 매장 내 인력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편의점 등에서는 챗봇이 많이 쓰이고 있다. 화장품이나 패션 산업은 고관여 상품을 팔기 때문에 아직 괜찮다고 하지만 사실 모든 상담을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챗봇으로 상당량의 주문을 고객이 AI를 통해 할 수 있는 매장이 늘어날 것이다.

경쟁구도의 메가 시프트

경쟁구도의 메가 시프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국가별로 e커머스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몇 년간 트레킹을 해봤다. 미국, 영국, 중국만 봐도 1, 2위 업체들로 경쟁구도가 쏠린다. 플랫폼이 하나가 되는 양상도 명확하게 보인다. 그리고 이런 1위 업체들은 제3자 마켓플레이스보다는 직유통 리테일러가 득세를 하고 있다. 이 중 유일한 예외가 우리나라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리라고 본다. 머니게임이라는 것이 어느 한쪽이 돈이 떨어질 때까지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유념해서 봐야 할 것은 중국의 알리바바나 미국의 아마존 같은 업체들이 유통을 넘어서 혁신의 파이어니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왜 한국에서 유니콘 기업이 잘 안 나오는지에 대한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그림 3]은 아마존의 사업 모델을 정리한 것이다. 책으로 시작한 업체치고 엄청나게 성장했다. 최근 아마존이 국내 기업인 코웨이와 함께 알렉사를 공기청정기 형태로 만들었다. 최근에 코웨이 사장에게 그 배경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 집에 대한 오너십을 가져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공기를 좋게 해야 하고, 언제 불이 켜져야 하고, 언제 사람이 있고 없고 등의 정보를 아마존이 소유하겠다는 것이다. 이게 실현되면 굉장히 다양한 홈베이스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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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포럼에서 아마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럭셔리 업계에서 경쟁의 구도가 훨씬 넓어졌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아마존 전체 매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자. 패션이 이미 가전과 책에 이은 3대 카테고리로 부상했다. 지금 아마존이 미국 전체 의류 판매에서 19%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메이시스(Macy’s)보다 아마존이 의류를 더 많이 판다. 공히 미국 최고의 어페럴 리테일러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아마존은 이미 7개의 자기 패션 브랜드를 론칭했다. 곧 스포츠 브랜드도 론칭할 계획이다. 대만의 OEM 업체에 투자했다. 최근에 아마존이 홀푸드(Whole Foods)를 인수하기도 했지만 이전에 아마존이 인수하려던 회사가 바로 아메리칸어페럴(American apparel)이다. 이런 움직임을 봤을 때 아마존이 단지 온라인 유통업체로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한정 짓는 것은 아닌 듯하다. 아마존은 고객의 접점을 장악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의류 파트를 지켜보고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마존이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동향을 분석해 기호에 딱 맞는 제품을 제공하는 일을 잘한다. 여기에 브랜드 스토리 전달이나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하고 있어 현재는 대중적인 브랜드 위주로 판매되지만 향후 럭셔리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 아마존이 폴로, 랄프로렌 등에 러브콜을 많이 했다.

아마존의 또 하나 무서운 점이 바로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이라는 것이다. 아마존이 구색을 많이 갖추고 있고 고객 맞춤화 제안이 가능하기 때문에 폭넓은 프라이싱이 가능하다. 아마존의 데이터를 보면 한 달간 어떤 제품은 6번까지도 가격을 바꾼다. 후에 패션 사업을 할 때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같은 기존 경쟁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가격 경쟁을 매우 쉽게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수요 예측 경쟁사들의 프라이싱을 고려해 유연하게 가격 정책을 조정해서 결국은 재고를 없애고 우리 매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가장 잘 구사할 수 있는 업체가 아마존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존은 한국에 들어올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최근 아마존의 아시아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싱가포르, 호주 등에 이미 진출했다. 그리고 그 리드타임이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 아마존은 진출하고자 하는 나라에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먼저 진출시킨다. 우리나라에 이미 들어왔다. 왜 AWS가 먼저 들어오냐면 아마존 수익의 75%가 여기서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 오면 M&A를 통해 진출할 듯하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너무 많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럭셔리가 나아가야 할 길

정리하면, e커머스 업계 경쟁구도는 하나의 굉장히 큰 플랫폼이 있고 나머지 경쟁 플랫폼들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1세대 물건을 많이 떼 와서 싸게 팔던 오프프라이스 리테일(Off-price Retail)을 넘어 데이터 베이스로 큐레이션을 해주는 기업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보노보스처럼 재고가 없는 매장이나 렌트더런웨이 같은 서브스크립션 기반으로 의류를 렌트해주는 등 대안적인 모델들도 아마존과 별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e커머스가 고객의 니즈 대비 침투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이런 로컬 카테고리나 특화된 분야의 마켓플레이스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 특별한 것을 사려면 직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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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업체들도 다이렉트 컨슈머들에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아마존 같은 e커머스 업체와 협업을 해야 하지만 브랜드 가치가 손상될 위험이 있어 들어가기도 어렵다. 이게 딜레마다. 하지만 카르티에가 네타포르테와 독점 계약을 맺고 팝업 스토어를 냈던 사례나 버버리가 스냅챗과 제휴를 한 사례 등 SNS나 커머스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은 계속 추진해야 한다.

아마존의 다음 인수 목표가 노르스트롬이라는 소문이 돈다. 물론 패션 리테일러들은 이를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알리바바는 인타임이라는 백화점 유통업체를 인수했다. 그래서 이미 식품뿐만 아니라 패션에서의 온·오프라인 결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 업체들을 인수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큰 플랫폼이 된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결국 국내 유통업체들도 혁신하고 연합하지 않으면 언젠가 인수대상이 될 수 있다는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겠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구조적 변화들, 이를테면 고객들의 실험적인 변화, 가치관에 기반한 탈열망(Post-aspirational), 양극화 등이 화두가 되고 있다. 결국 고객들의 실험성을 우리가 더 자극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스토리를 강화하는 것, 고객과 디지털을 통한 1대1 관계를 구축하는 것, 그리고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해서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약간의 온라인 커머스 요소를 도입하는 조합에서 벗어나 외부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모든 사업 모델과 유통 채널들을 꿰뚫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노력 등이 필요해 보인다.

알리바바의 사례가 시사점을 줄 듯하다. 알리바바가 최근에 온라인 채널 리테일을 넘어서서 트랜스 리테일이라고 명명한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결합도 있지만 미디어와 콘텐츠의 결합을 포함한다. 온라인, 오프라인, SNS,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을 융합해 새로운 유통 전략을 짜겠다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한동안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벌써 기업들이 지겨워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 기업 중 큐레이션을 하기 위한 고객 데이터 관리가 제대로 돼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데이터 관리가 안 되는데 무엇을 큐레이팅하고, 무엇을 커스터마이징 하겠다는 것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디지털 역량에 대한 투자다. 요즘 디지털 업계가 고성장하다 보니 좋은 엔지니어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좋은 역량을 갖춘 디지털 인력을 기존 기업의 조직 체계와 인력 체계에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유통업은 더 이상 매장을 더 많이 내는 캐팩스(CAPEX) 경쟁이 아니라 브랜드, 마케팅, 역량등이 중요해지는 오팩스(OPEX) 경쟁임을 특히 명심해야 한다.

디지털 럭셔리 고객과 절친 맺기 - 이장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럭셔리 브랜드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친구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내 경험을 갖고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오늘 내가 들고 온 가방은 지난 6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산 것이다. 아이작라이너라는 작은 브랜드다. 아마 대부분 잘 모르는 브랜드일 것이다. 나는 이 가방을 사용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 아이작라이너라는 브랜드의 마케터들은 내가 자기 회사 고객이라는 것을 알까?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는 초기 구매 시 고객 등록도 하고 개인정보를 남기기도 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문자, e메일 등으로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도 한다. 대다수 브랜드들은 누가 우리의 고객인지, 고객들이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쓰는지, 우리 고객이 제품을 사용한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전달해주는지, 또 이를 통해 재구매 의사가 있는지 등을 궁금해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마케터들이 본인들의 고객과 본인들의 제품 간에 벌어지는 다양한 경험들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어떤 식으로 제품을 사용하고, 활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더 나아가 다음번에 동일 제품을 다시 사거나 아니면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겪은 경험을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게 할 수 있을까.

물론 이미 않은 기업들이 이런 시도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예를 들어보자. 3년 반쯤 전에 현대자동차의 한 모델을 구매했는데 이 회사는 내가 고객인 것을 안다. 담당자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내가 이 차를 1년에 3000㎞를 타는지, 1만 ㎞를 타는지, 내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지 등의 정보는 알 수가 없다. 태우고 다니는 게 왜 중요하냐면 그 행위 자체가 공짜 광고기 때문이다. 이 제품에 관심이 있을 만한 사람들에게 고객이 나서 제품을 소개해주고 경험을 나누며 설명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차는 어떻게 하느냐 하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상당히 어려운 방식을 쓰고 있다. 블루링크라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통해 최근에 차를 산 고객들은 스마트하고 안전하며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앱을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알 수 있는 고객 정보는 제한적이다. 그 때문에 여전히 현대차는 큰돈을 들여 매스미디어에 광고 예산을 집행해야 하고 물건 팔 때 싸게 프로모션도 해야 한다.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애플 같은 회사는 차를 직접 만들지 않지만 ‘카플레이’ 같은 차량용 커넥티비트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어떤 차를 타고 다니는지, 얼마나 자주 타고 다니는지, 어떤 노래를 듣는지 등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인지까지 알 수가 있다. 물론 그렇게 자세하게 알려고 하진 않지만. 그러다 보니까 자동차 회사는 자신의 고객들의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애플이나 페이스북, 구글 같은 회사에 가서 돈 내고 광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테슬라는 고객의 자세한 부분을 알 수 있다. 모든 차에 모바일 인터넷이 장착돼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어떤 식으로 차를 타는지 알 수 있다. 어디서 몇 시에, 어떻게, 어디로 이동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태우는지 등 세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니 자사의 고객이 얼마나 많은 잠재 고객들에게 테슬라 제품을 광고해주는지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것이 왜 필요할까. 크게 두 가지 때문에 필요하다. 첫 번째는 재구매를 강화하기 위해서 이런 활동을 한다. 제품에 따라 라이프 사이클이 다르다. 라이프 사이클이 길수록 재구매도 중요하지만 구전 전파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림 5]를 보면 숫자들이 나오는데 아마 디지털 마케팅 하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맥킨지쿼털리』에 나온 ‘컨슈머 디스커션(Consumer discussion)’이라는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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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전 ‘물건을 한번 사볼까?’ 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재구매 단계로 들어가는데 재구매 단계로 들어가는 비율을 보면 제품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자동차는 한번 산 모델을 다시 사는 경우가 별로 없다. 자동차 보험의 경우는 계약만 리뉴얼 하면 되니까 재구매율을 높이는데 1차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구전(Viral) 효과다. 마케터라면 바이럴의 중요성은 잘 알 것이다. 고객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야 제품이 널리 알려질 수 있다. 여기에 유무선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구전 효과를 어느 정도 측정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

[그림 6]은 클로졀(Kloser)이라는 그래프다. 여기서 제공하는 소셜마케팅 툴 팁을 통해 시각화한 것이다. 페이스북 같은 경우 포스팅을 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페이지나 앱에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있고 이게 구매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도 정확하게 숫자로 소스별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어떤 고객이 자신의 좋은 경험을 나누는 고객이고, 어떤 고객이 그렇지 않은지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나누기를 좋아하는 성향의 고객들은 단순히 재무적으로 회사에 기여를 할 뿐만 아니라 바이럴을 통해 회사에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고객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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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카토즈가 중국에서 했던 캠페인 데이터를 예로 들겠다. 중국에서 진행된 이벤트니 위챗을 활용했다. 루이카토즈는 위챗을 이용해 온·오프라인 구매상품에 기프트카드를 넣어 참여를 유도했다. 참여하는 사람들은 위챗에서 QR코드를 스캔하고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입력한 후 인증샷을 찍어 올리게 된다. 그럼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유입됐는지 트레킹할 수 있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을 통해서도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런 구전 전파활동을 모니터링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또 다른 많은 사람을 끌어오는지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루이카토즈의 경우 3만 명이 구전을 통해 유입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확산 형태를 보면 한 사람이 많은 사람을 끌어오는 경우가 있고 생각보다 아주 많은 사람이 조금씩 여러 명을 끌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위챗에서 제공하는 홍바오(위챗머니)를 제공한다.

루이카토즈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제는 구전을 측정하고 관리해서 비용 대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소위 말하는 과학적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그렇다면 구전 효과는 어떻게 도움이 될까. 사람들이 작은 지갑을 사려고 할 때 여러 브랜드 중 루이카토즈를 떠올릴 수 있게 할 수 있다. 처음부터 이런 상품을 생각할 수도 있고, 캠페인을 할 때, 우연히 정보를 찾을 때 이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회사가 직접 떠드는 게 아니라 고객의 지인들이 떠들어서 훨씬 더 높은 구내 전환율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객들과 관계를 맺고, 경험을 축적하고, 구전을 확산시킬 수 있을까.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설명하겠다. 물론 이것이 정답은 아니다. 크게 접근, 경험, 확산 3가지로 볼 수 있다.

일단 접근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으로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다. 이젠 소위 원투원 마케팅도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한 사람의 결정이 하루 사이에도 바뀔 수 있다. 같은 사람이 점심때는 자장면을 먹지만 저녁에는 트렌디한 크래프트비어 바에 갈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갈 만한, 가성비가 뛰어난 곳을 찾을 수도 있다. 같은 개인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원하는 것, 필요한 것이 바뀔 수 있는데 이제는 이런 취향의 변화를 파악해 원투원 마케팅을 하는 게 굉장히 쉬워졌다. 그래서 모바일을 통해 제품 정보뿐만 아니라 문화나 예술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루이뷔통의 경우 파리 근교에 있는 루이뷔통 퐁타시옹과 같은 전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샤넬도 지드래곤 화보를 찍어 올리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비컨 등 기술을 통해 고객이 어떤 위치에 오래 머물고 무엇을 보는지 등을 분석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다. 과거에 비해서는 고객들이 회사에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반면 회사는 고객과의 접점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로 경험이다. 2008년부터 포레스트리서치라는 회사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포레스트리서치가 강조한 것이 ‘쉽고, 재밌고, 유용한’이다. 고객들은 쉽지 않으면 쓰지 않고 재미가 없으면 앱을 지우며 유용하지 않으면 관심이 없다.

또 중요한 게 얼마만큼 그런 고객들을 어떻게 즐겁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나이키를 예로 들어보자. 나이키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에도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일들을 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RUN’이라는 앱이다. 스마트폰 전에 아이팟에서 처음 서비스됐고 게임도 만들어서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등을 통해서도 제공했다. 웨어러블도 개발했다. 나이키가 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그때 고객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선점해 서비스하면 고객들의 대화 안에 자연스럽게 나이키가 자리 잡게 된다. 이런 노출은 자연스럽게 나중에 운동과 관련된 제품을 살 때 고객의 머릿속에 나이키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운동에 관심 있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굳이 헬스클럽에 안 가도 작은 공간에서 운동할 수 있게 하는 나이키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것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가 원하는 것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관심 있는 콘텐츠를 시기적절하게 개발해서 고객들이 그 안에서 놀게 하는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한 구체적 방법도 살펴보자. 특히 현직 마케터들은 신제품, 특히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제품일 경우 얼리어댑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 생소한 제품을 처음 사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상품이 나왔을 때 이른바 얼리어댑터들이 먼저 사고 관심을 갖고 떠들어 줘야 그다음에 구매자들이 따라오게 된다.

세 번째로는 유용해야 한다. 유용하다는 것은 생활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내가 응원하는 야구팀 경기 표를 구하지 못했다. 나에게 이 표를 제공한다면 매우 유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응원하지 않는 팀의 표가 생긴다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타깃 오퍼링을 하기 위해서 앞에서 얘기했던 다양한 종류의 고객 경험을 관측하고 고객 특성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타깃 오퍼링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고객들이 봤을 때 고객들이 추구하는 가치보다 더 높은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시에 회사는 이익을 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오퍼링이다.

예를 들어 매일 먹던 걸 2000원 할인해주는 것과 새로 나온 샐러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 중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오케이 캐시백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니 대략 3대7 비율로 이렇게 나타났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무조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서는 수익을 담보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식당에 고기 먹으러 왔는데 고기를 무료로 주면 매출이 떨어진다. 이럴 땐 고객들이 평소에 하고 싶었는데 비싸서 못했던 어떤 것을 제공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특히 할인가가 제조원가보다 싼 그런 것들을 제공한다면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제조원가가 너무 비싼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럴 땐 남의 것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새로 생긴 식당, 지금 하는 공연 등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이를 서드 파티 오퍼링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70%를 구별해내는 방법이다. 결국 앞서 설명한 고객과의 경험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파악해야 한다. 단순한 예를 들어보겠다. 내 카드 데이터가 평일 오후 7시에 잠실야구장 햄버거 가게에서 찍혔다고 가정하자. 그럼 이 사람은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일까.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이 굳이 야구장에서 햄버거를 샀을까. 아! 이 사람은 야구를 좋아하는구나. 그럼 이날 무슨 경기가 있었지. 아, 두산 베어스 야구 경기가 있었구나. 그럼 이 사람은 두산의 팬이겠구나. 이런 식으로 고객을 추적해서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확산을 잘 시킬 수 있을까. 앞에서 살펴본 대로 알아서 출시 전부터 대기 번호 받고 출시하자마자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고 장단점 분석해주는 부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앞에 나이키 ‘RUN’ 앱의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앱을 지속적으로 이들의 관심사에 따라 업데이트해서 같이 달리고, 사진 찍고, 퍼 나르고 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도 
있다.

하지만 역시 확산을 촉진하려면 고객을 흐뭇하게 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에 프랑스관광청 자문을 하면서 프랑스관광청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가는 포스팅을 분석한 적이 있다. 포스팅 중 경품을 주는 포스팅들을 대상으로 어떤 경품을 주면 반응이 좋은지 수작업으로 분석했다. 첫째, 경품의 가격이 비싸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합리적이고 저렴하고 쉬운 것보다 단가가 비싸고 당첨이 되기 어려울 때 더 많은 사람이 지원했다. 로또를 많은 사람이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또 기대가치보다 보상물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잘게 나눠서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가치나 가격이 높은 경품에 끌린다. 추첨에서 떨어졌을 때 서운함은 잠깐이다.

둘째, 당첨 결과는 빨리 알려줘야 한다. 늦으면 반응이 안 좋다. 공지하고 바로 당첨 공지가 올라오는 것이 좋다. 특히 당첨 공지가 없으면 반응이 더 안 좋다. 자기들끼리 짜고 나눠 가진다고 생각한다. 셋째, 이왕이면 경품을 2개 이상 줘야 한다.   

강연자 소개

송지혜 파트너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베인앤드컴퍼니 서울 오피스에서 국내외 패션, 화장품, 식음료 등 소비재 및 유통기업과 일하며 브랜드 전략, 제품 및 카테고리 관리, 마케팅 전략, 고객전략, 디지털 전략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이장혁 교수는 고려대 경영대학 마케팅 전공 교수로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고객참여(customer engagement)와 타깃 마케팅 등을 연구하고 있다. 타기팅 알고리즘에 특화된 기업, 모큘러스(mOculus)를 공동 창업했다. 프랑스 ESSEC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HEC경영대학원 조교수로 근무한 바 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강연녹취록은 최민석(가톨릭대 경영학과) 씨가 작성했습니다.

정리=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48호 Reframing Culture 2018년 5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