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의 전제는 공유, 이제 보이게 일하라

234호 (2017년 10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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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근태 한근태


Article at a Glance


조직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지금부터 지켜야 할 덕목들

 
①왜 일하는지 보이게 하라: 다 같이 일을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남들에게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②어디로 가는지 보이게 하라: 현실적인 목표로는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 이상적인 목표는 시장을 뒤흔드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선 기존 방식과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③무엇을 하는지 보이게 하라: 업무내용을 동료와 쉽게 공유하기 위해서는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기록을 남겨야 한다.

④어떻게 하는지 보이게 하라: 갈무리 회의를 통해 동료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 자연스럽게 성과에서도 상향 평준화가 이뤄질 수 있다.

⑤공유와 협업이 보이게 하라: 처음부터 개발, 설계, 생산기술자 등 조직 내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일하면 의사결정, 업무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는가? 다른 사람이 당신이 하는 일을 알고 있는가? 그 일을 왜 하는지는 알고 있는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있는가? 혹시 당신에게는 유리하지만 옆 부서 혹은 전체에게 손해 보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한 사람은 매일 잔업에 시달리고 옆 사람은 매일 칼퇴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그렇다면 이런 조직은 무늬만 조직일 가능성이 크다. 팀워크는 약에 쓰려고 해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보이게 일하라'는 조직의 생산성에 관한 책이다. 조직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내가 왜 일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를 보이게 하라는 것이다. 누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누가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보이게 일하라는 것이다.

 

1. 왜 일하는지 보이게 하라

왜 일하는가를 알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어느 조직에나 안 되는 이유 수백 가지를 능숙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보기만 해도 맥이 빠진다. 일이 아니라 그 사람 때문에 지친다. 불씨를 죽이는 사람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동참하지 않을 자, 비켜서 있으라.”

포니자동차를 만든 주역, 고(故) 정세영 전 현대자동차 회장의 말이다. 포니의 성공은 모두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알고 이를 공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조직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다 같이 일을 해야 뭔가 성과를 낼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보이게 일해야 한다. 보이게 일하면 일에 대한 피로가 줄어든다. 반대로 혼자만 볼 수 있도록 일하면 쉬운 일도 힘들어진다. 팀워크의 기본은 보이게 일하기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의 신뢰와 정보 공유가 기본이다.

일에는 네 가지 필요조건이 있다. 발전적이고 경쟁력이 있는가, 고객을 만족시켰는가,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켰는가, 수익을 냈는가? 모든 업무의 기존 전제는 공유이다. 관심사를 공유하면 서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과 친밀감을 가질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공유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에선 연구개발, 설계, 생산, 엔지니어링,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원과 고객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당연히 출시 이후 생길 시행착오와 오류가 줄어든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자원활용 능력과 협업을 위한 관계능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세계 최대의 화학회사 바스프는 독일 루드비히스하펜에 있다. 1865년 창업해 소다, 암모니아, 염료 등을 제조하는데 이곳에 200여 개의 공장이 밀집해 있다. 콜타르를 활용해 염료를 제조했고 이 기술을 활용해 청바지 염료인 인디고를 처음 상용화했다. 이들의 지속성장에는 페어분트(Verbund)라는 생산 체계가 큰 역할을 했다. 공장을 집결시켜 물류비용과 원가를 줄이는 바스프 특유의 생산 체계를 뜻한다. 공장이 집적회로처럼 단지 내에서 파이프로 연결돼 있어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나 부산물을 다른 공장의 원재료로 사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원유정제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윤활유와 촉매를 만들고 암모니아 공장에서 나오는 부산물 이산화탄소를 모아 음료회사에 파는 식이다. 한 공장에서 나오는 폐 에너지를 다른 공장의 에너지로 활용하기도 한다. 근데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열린 문화, 서로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필수적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아야 한다. 서로가 하는 일, 필요한 부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뭔지 알아야 가능하다. 저 사람이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의식이 필수적이다.

 

2. 어디로 가는지 보이게 하라

유니클로는 땡처리 업체로 출발했다. 공장이나 창고에 쌓여 있는 물건을 싸게 사서 빠르게 처분했다. 이들은 ‘영원한 벤처기업’이라는 DNA로 세상에서 없어지면 불편한 회사가 되고자 했다. 초기 슬로건은 “옷을 바꾸고, 상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자”였다.

1984년에 창업해 1990년 초 히로시마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1998년 자체 브랜드로 플리스 재킷에 집중해 단번에 인지도를 높였다. 계속 새로운 목표를 내걸었고 끊임없이 자기계발과 새로운 변신을 통해 일 근육을 키웠다. 유니클로의 성공은 끊임없는 변화 덕분이다. 이들은 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계속 도전했다. 그런데 대부분 조직은 그렇지 않다. 하던 일만 관행적으로 한다. 새로운 목표도 없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 하지 않는다. 매일 쓰던 근육만을 쓰는 건 위험하다. 그럼 어느 날 한 방에 갈 수 있다.

구글에는 ‘구글X’ 연구소가 있다. 이들은 인류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인류차원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환경에 무해한 차를 만들 수 없을까?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차는 없을까? 아프리카 오지에 인터넷을 공급하는 방법은 없을까? 구글이 잘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크고 담대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목표가 필요하다. 평범한 목표가 아닌 큰 목표가 있어야 한다. 10% 성장이 아닌 10배 성장 같은 목표가 필수적이다. 현실적인 목표로는 현실을 극복할 수 없다. 허리는 낮추고 목표는 높여야 한다. 이상적인 목표는 시장을 뒤흔들고, 판도를 바꾸고, 완전히 다른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과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만 가능하다. 단순한 상상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곧바로 실행하는 능력, 불가능해 보이는 생각을 실제 만들어가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쉬운 문제만 풀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하는 성취감은 늘 고통에서 시작된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것을 이겨내면서 사람은 성장한다. 편하고 쉬운 것은 공허함과 허무만을 남긴다.“ 일본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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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엇을 하는지 보이게 하라

문제를 해결하고 싶으면 문제가 밖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 또 문제를 보이게 하려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과 해결하는 사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문제를 발견한 사람에게 해결까지 책임지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문제를 제기한 사람에게 문제 해결까지 맡기면 아무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문제든 아무 부담 없이 꺼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모든 문제를 끄집어 내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혼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끄집어내고, 공유하고, 해결해야 된다는 공감대가 생기면 조직이 활성화된다. 어려워 보이는 문제도 여러 사람이 모여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고 이런 것이 쌓이면서 협조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일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자기 일만 잘하는 사람은 진정한 의미의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실 조직 내에 혼자만 잘해서 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대부분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보통 일을 잘한다고 하면 능력 있고 손이 빨라 자기 일만 잘 처리하는 사람을 뜻한다. 근데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은 통합해서 일을 잘하는 걸 뜻한다. 다른 부서와 연계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내 일에는 절대 간섭하지 말라는 ‘내 일 불가침정서’를 가진 사람들이 조직에 있다. 특출한 한두 사람 덕분에 조직이 잘되는 일은 거의 없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 일뿐 아니라 여러 분야를 두루 공부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정보를 공유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협력해서 성과를 개선하느냐다. 이를 위해서는 내 일을 남이 볼 수 있게, 남이 보고 따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내 일을 대신할 사람이 없어 휴가를 못 가는 구성원이 많으면 삼류조직이다. 큰돈을 들여 설치한 인트라넷이나 업무공유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많은 조직이 인트라넷을 기반으로 일을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기록해 공유한다. 업무내용을 공유하는 이유는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내 업무를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써야만 한다. 내가 하는 일을 실시간으로 동료가 볼 수 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공유가 잘되면 나와 비슷한 업무를 하는 동료가 약간의 노력과 학습을 거친 후 내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

요즘은 의사들도 일반인이 알아볼 수 있게 차트를 작성한다. 알아보기 힘들게 하는 건 동료에 대한 배려, 동업자 정신, 직업의식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누구나 알 수 있게 차트를 작성하지 않으면 긴급한 상황에서 치료가 늦어지거나 잘못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내 업무라고 해서 나만 알아보게 해놓으면 주변 동료들은 짜증나고 의욕이 떨어진다. 조직 내 모든 업무 내용은 구성원 모두의 공동 자산이다.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자기가 하는 일을 쉽게 설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폐쇄적인 조직에서는 자기 일을 설명할 경우가 거의 없다. 설명을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인식도 없다. 일은 점점 안 보이게 숨는다. 업무를 공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능력이 개발된다. 내 업무를 통일된 절차나 공통의 언어로 미리 정리해놓으면 설명하기도 쉽고, 동료의 업무를 배울 수도 있다. 폐쇄적인 조직에서는 이런 기회가 없다. 성장도 멈추는데 이게 큰 문제다. 자기 일만 잘하는 사람은 일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혼자만으로 성과를 낼 수도 없다. 자기 일에 대해 불가침정서를 가진 사람들은 위험하다. 자기 일을 설명하려고도 하지 않고 남의 일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은 오래가지 못한다. 개인의 성공보다는 팀 성공을 위해 일하는 개인이 오래간다. 사람은 많이 보고 많이 들어야 성장한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해야만 실력이 빨리 는다. 일에 대한 전문성 이상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협력을 이끌어내려면 전체를 보고 다른 업무도 두루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3M 직원은 9만 명인데 누구라도 다른 직원에게 아무 때나 갑자기 연락해 제품이나 기술에 대해 문의할 수 있다. 관련 정보도 요구할 수 있다. 유니클로는 월요일마다 임원, 부장급 회의내용을 전사적으로 공유한다. 그래야 직원들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알 수 있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을 공유하면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빨라지고 의사결정도 빨라진다. 업무공간도 소통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직장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소통에 포커스를 맞춰 업무공간을 재정비해야 한다. MS, 페이스북, 구글, 유니클로 등은 사무실에 칸막이가 없다. 전체가 큰 홀처럼 돼 있다. 사장실이 없고 사장 책상은 사무실 한복판에 있다. 사람들을 가깝게 만들고 서로 대화하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협력할 수 있다. 보이게 일하면 동료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구글 신사옥 별명은 ‘게르’이다. 가운데가 뻥 뚫린 도넛모양으로 마치 우주선 같다. 가운데는 공원으로 조성하고 업무공간은 원 주변에 배치했다. 원형복도를 따라 걸어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부서와 소통하려는 의도이다. 페이스북 사무실은 1층짜리 거대한 원룸이다. 완전히 뚫린 개방형 공간으로 벽과 칸막이를 다 없앴다. 2800명의 직원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며 주위 사람들이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다. 행동을 유도한다는 뜻의 ‘어포던스(affordance)’란 단어가 있다. 어떤 행위를 유도하려면 그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끼리 활발한 소통을 원한다면 사무공간 역시 소통이 잘되도록 바꿔야 한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 전문업체 ‘아이리스 오야마’는 스탠딩 회의로 유명하다. 서서 일하면 혈액순환이 활성화돼 뇌 활동이 촉진되고 집중력과 창의성이 높아진다. 가장 큰 목적은 업무의 효율화다. 매일 아침 부서별 미팅은 원형 테이블에서 서서 한다. 회의실을 예약하거나 준비할 필요도 없다. 회의를 단시간에 압축적으로 끝낼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모일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확 올라간다. 신속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발표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영업에 필요한 발표 능력, 고객에게 효율적으로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함양된다.

 

4. 어떻게 하는지 보이게 하라

고객 만족보다는 상사 만족을 위해 일하는 조직은 무너진다. 서류는 계속 쌓이고 진짜 중요한 문제해결에는 시간을 쓰지 못한다. 해답은 오픈, 플로, 연결사고다. 오픈과 플로를 바탕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연결사고를 하려면 무슨 일이든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궁리해야 한다. 사람 간, 부서 간 장벽과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 지식과 정보가 신속하고 원활하게 공유되는 조직은 좋은 성과를 만들어낸다. 연결이 안 되면 소용없다. 내가 맡은 일에만 사로잡혀 있으면 개인이든 부서든 사사건건 벽에 막히고 암초에 부딪힌다. 자기 것만 지키려는 사람들은 타 부서에서 어떤 요청이 들어왔을 때 일단 핑계부터 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층이나 직급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계층이 많으면 의사결정이 느려지고, 위로 올라갈수록 현장 감각이 떨어진다. 구글은 2009년 초 사내 직원 분석팀을 만들어 1년 동안 팀장급 이상 직원에 대한 자료를 1만 건 이상 수집 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보스가 되기 위한 8가지 조건을 추렸다. 결과는 이랬다. 팀원과 1대1 만남을 갖고 좋은 코치되기, 팀원에게 권한은 주되 잔소리하지 않기, 팀원의 성장과 행복에 관심 갖기, 생산성과 결과를 중시하기, 팀원 얘기에 귀 기울이기 등이 그것이다. 핵심은 직원의 생각과 마음을 읽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갈무리 회의가 강한 팀을 만든다. 퇴근 한두 시간 전 오늘 일을 다 마무리했는지, 해야 할 일이 남았다면 어떤 일이 어느 정도 남았는지, 왜 늦어졌는지 공유한다. 그리고 리더를 중심으로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 도움을 받으면 쉬워질 수 있는 부분을 함께 논의한다. 그 업무를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협력해 마무리하고 같이 퇴근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한두 사람이 아무리 잘해도 그다음 단계 일이 원활하지 않으면 팀 성과와 효율은 떨어진다. 혼자만 잘해서는 안 된다. 각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할 때 성과가 난다. 갈무리 회의를 하다 보면 개개인의 업무능력이나 업무량, 숙련도와 성과 창출 능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일해왔는지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일의 난이도와 양의 차이, 보이지 않게 고생하는 동료도 알 수 있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동료도 알 수 있다. 자연스럽게 상향평준화가 이뤄진다. 진짜 일 잘하는 동료가 있다면 그를 통해 다른 사람도 배울 수 있다. 업무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업무 능력 차이에서 오는 병목현상과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고 초과 업무로 인한 불만도 없앨 수 있다.

 

5. 공유와 협업이 보이게 하라

유니클로의 핵심은 협업이다. 내부는 물론 외부와의 장벽도 허물었다. 외부 파트너와 긴밀하게 협업해 품질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공장은 없지만 빠른 생산능력과 공급능력을 갖췄다. 월트디즈니는 임원 평가의 30%를 다른 사업부와의 협업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조직 성패는 경쟁에서 이기고 지는 게 아니라 협업에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에 달려 있다. 조직의 가장 무서운 병은 내부 분열병이다. 협업이 되지 않는 이유 역시 서로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때문이다. 동료의 일을 모르니 협력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자기업무 영역만 고집하면 감도 떨어지고 인지능력도 떨어진다.

도요타는 2013년 1000평 이상 되는 공간에 500명의 엔지니어가 같이 일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공간을 혁신해 일하는 방식을 바꾼 것이다. 도요타는 수차례의 리콜을 겪었다. 신차와 관련된 문제도 경험했다. 문제 해결에 필요한 의사결정 속도가 너무 느리고 신차 개발 속도도 시장 요구에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일하는 공간을 바꾸기로 했다. 처음부터 개발, 설계, 생산기술자가 같이 일하도록 했다. 누구와도 쉽게 대화를 나누면서 개발 속도가 빨라졌고 소통이 활발해졌다. 새로운 기술도 개발됐다. 의사결정, 업무처리, 개발 진행 속도를 높이고,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모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개인 자리는 총인원의 70% 정도만 마련했다.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우는 사람 때문이다. 일을 꼭 내 자리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카페 같은 곳에서도 하고 회의실에서도 했다. 중앙에는 의사결정권인 간부들이 있다. 가운데를 보고 원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언제든지 간부들이 고개를 들고 얼굴을 보면서 그 자리에서 빨리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공유와 협력은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보이게 일해야 한다.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목표로 삼은 고지가 어디인지를 구성원 모두가 함께 볼 수 있어야 한다.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내 것도 보여주고, 남의 것도 볼 수 있어야 한다. 지식과 정보가 잘 흐르고 서로의 일을 투명하게 알 수 있다면 그 조직은 효율성이 올라가고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kthan@assist.ac.kr
 
필자는 서울대 섬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론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핀란드 헬싱키경제경영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받았다. 대우자동차 이사, IBS컨설팅그룹 상무,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등을 지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39호 2017 Business Cases 2017년 1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