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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Watch

'직무 다양해지면 여성 리더십 빛나' 外

문광수 ,강신형,이승윤,주재우,류주한 | 231호 (2017년 8월 Issue 2)
Psychology



직무 다양해지면 여성 리더십 빛나



Based on “When is female leadership an advantage? Coordination requirements, team cohesion, and team interaction norms”, by Corinne Post i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6(8), 2015, pp. 1153-1175.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오랜 역사에 걸쳐 가정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남성이 권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여성이 리더가 되는 것은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여성 권리가 신장되고 여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여성의 사회적 참여가 늘어났다. 이제는 많은 여성들이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리더 자리를 차지해 다양한 부서, 팀, 조직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리더십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리더의 성별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기존 선행 연구들은 조직에서 사람을 직접 다루거나 통제하는 능력이 필요할 때 남성이 여성보다 리더로서 더 효과적인 능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또 조직 내 구성원 대다수가 남성이거나 혹은 부하 직원들이 모두 남성일 때는 남성이 더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여성이 남성보다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더 관계 지향적이며 팀워크와 참여적인 의사소통을 추구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을 검증한 연구 결과는 엇갈린다. 여성의 관계지향적인 리더십이 업무 수행에 효과적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조직에서 추구하거나 목표로 하는 성과의 특성에 따라 여성 리더십 효과가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팀의 화합과 소통이 성과 창출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느냐에 따라 여성 리더십의 효과도 다르게 나타났다.

기존 연구들은 여성 리더십의 이점을 맥락적 측면에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반된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또 팀 성과나 리더의 성과를 기준으로 리더십을 평가하면서 여성 리더십을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 이런 비일관적인 연구 결과는 여성 리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지속시키고, 직장 내 존재하는 유리천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이번 연구는 어떤 상황에서 여성 리더가 남성 리더보다 강점을 보일 수 있는지를 파악했다. 특히 리더십이 팀 응집력과 상호규범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함으로써 여성 리더십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여성 리더십의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들을 고려한 설문지를 제작해 29개 회사 82개 팀 8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팀 리더의 성별, 협력 요구 정도, 팀 응집력, 팀 상호작용 규범, 직무 다양성, 팀 크기, 지리적 차이 등에 대해 조사했다.

연구 결과 먼저 조직 내 업무 기능이 다양했을 때, 즉 많은 직원들이 다양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 리더가 여성이면 팀의 응집력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팀 인원수가 많고 지역적으로 흩어져 있을 때 여성 리더십이 팀원들 간의 협력적 학습과 참여적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리더하에서 팀원들은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이유는 여성과 남성 간의 선천적인 차이 때문일 수 있다. 여성은 남성보다 정서적인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타인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 이러한 특성은 분명히 여성이 리더가 됐을 때 팀의 구성원들이 화합과 융합을 추구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다. 소통, 협력, 화합 같은 요소가 중요한 조직에서는 여성 리더십이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조직마다 추구하는 목표는 다르지만 모든 조직의 공통적인 목표는 지속가능한 경영이다. 생존을 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을 선택할지는 조직마다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조직은 업무 수행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조직은 분위기와 화합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업무 수행과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리더 홀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이다. 업무 수행만 강조하고 집단 내 과도한 경쟁을 추구하면 조직 구성원들 간 불화와 갈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불화는 조직의 장기적인 생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조직 구성원들 간 협동과 응집력을 강조하면 단기적으로는 조직의 성과가 안 좋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생존에는 오히려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성이 팀의 리더로서 적합한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 조직에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 여성이 리더가 되면 남성보다 그 조직의 응집력을 끌어올리며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게 만드는 데 유리하다. 특히 조직이 커지면서 구성원의 직무가 다양해지고, 지역적으로 흩어진 조직이라면 여성 리더가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남성 리더들도 이번 연구 결과에서 긍정적인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관계 지향적인 성향이 부족하다. 남성 리더들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관계 지향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남성 또한 조직 융합을 이끄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대 조직 사회에서 여성 근로자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 여성 리더는 조직을 이끌기에 자질이 부족하다는 선입견 역시 남아 있다. 하지만 여성 리더의 강점을 충분히 고려해 조직에 적용한다면 여성 리더가 조직 내 발전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고, 여성 리더에 대한 선입견도 깨질 수 있다. 다만 학계에서 여성 리더십이 어떤 상황에서 효과적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다양한 문화권과 조직을 대상으로 한 여성 리더십 연구가 필요하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컨설팅기업 SHR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Marketing



타인의 참여율에 내 행동이 바뀐다



“A Room with a Viewpoint: Using Social Norms to Motivate Environmental Conservation in Hotels”, by Noah J. Goldstein, Robert B. Cialdini, and Vladas Griskevicius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35, No. 3 (October 2008), pp. 472-482



무엇을, 왜 연구했나?

‘환경을 위해서 침대보와 타월을 가능한 재사용해주세요.’ 여행을 가서 호텔에 묵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접해봤을 뻔한 침대보와 타월 재사용 캠페인 메시지다. 호텔 입장에서 큰 비용이 투입되는 작업이 매일매일 수많은 침대보와 타월을 세탁하는 일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호텔에 묵게 될 때 불필요하게 많은 타월을 사용하거나, 침대보를 매일매일 갈아달라고 요청한다. 한마디로 우리 집이 아니기에 막 사용하는 것이다. 호텔 측 비용도 비용이지만 문제는 세탁에서 들어가는 엄청난 물 사용량이다. 숙박객들이 침대보나 타월 사용을 조금이라도 자제한다면 세탁에 들어가는 불필요한 물 사용을 줄일 수 있게 되고, 이는 엄청난 친환경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전 세계의 정부기관과 호텔 기업들이 가장 공들여서 하는 것이 숙박객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를 통해 ‘침대보 혹은 타월 재사용 캠페인’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당신이 흥청망청 쓰는 물, 사실 그 물이 없어서 죽어가는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있다. 물 부족을 줄이는 캠페인에 동참해달라’라는 읍소에 가까운 멘트부터 ‘당신은 지성인, 불필요한 타월·침대보 사용을 줄여서 환경 운동에 동참해 주세요’와 같은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메시지까지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가 사용됐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그런 메시지를 호텔 방에서 노출하더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내가 비싼 돈을 호텔에 냈는데 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매일매일 침대보를 갈아달라는 요청을 하고 샤워 한 번에 2∼3장의 타월을 사용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심리학자들이 어떻게 하면 투숙객들을 효과적으로 캠페인에 참여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시카고대 골드스타인 교수와 동료들은 미국의 한 호텔에서 실제로 다양한 타입의 ‘타월 재사용 환경 캠페인’ 메시지들의 효과를 테스트했다. 몇 달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환경보호 메시지들을 호텔 투숙객이 머무는 방에 자연스럽게 노출했고 각각 다른 메시지들이 호텔 투숙객들의 호텔 타월 재사용 참여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는지 체크했다.

테스트한 메시지의 예는 다음과 같다.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세요. 당신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타월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 당신은 환경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들의 행위에 동참해 주세요. 호텔 타월을 재사용하는 데 호텔 투숙객들의 75%가 참여했습니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타월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들의 행위에 동참해 주세요. 호텔 타월을 재사용하는 데 이 방(룸 102호)에 머문 투숙객들의 75%가 참여했습니다. 호텔에 머무는 동안 타월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 환경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 메시지는 ‘투숙객’에 맞춰진 전형적인 호텔 타월 재사용 친환경 메시지다. ‘당신’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투숙객에게 타월 재사용을 독려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반면 두 번째와 세 번째 메시지는 전혀 다른 형태의 메시지였다. ‘투숙객’ 당신보다는 투숙객이 전혀 만난 적도 없는 ‘타인’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방식으로 호텔 타월 재사용 메시지를 구성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첫 번째 메시지보다는 ‘타인’의 참여율을 보여준 두 번째, 세 번째 메시지를 보여줬을 때 투숙객들의 타월 재사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세 번째 메시지의 효과가 가장 좋았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우리 인간이 의사결정을 할 때 타인들의 행위를 하나의 기준점(Reference Point)으로 삼고 그 기준점으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단순한 ‘환경을 위해서 가능한 침대보와 타월을 재사용해주세요’와 같은 친환경 메시지는 환경에 관심이 많은 이타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 ‘나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 ‘나의 이익’의 관점에서 보면 내가 돈을 지불하고 호텔에 머물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누리는 게 이득이라는 점이 중요한 의사결정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시지에 ‘타인들의 행위’를 보여주는 정보를 주면 의사결정의 프레임(Frame)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그러한 정보가 주어지면 우리는 다수의 좋은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들에 반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Social Desirability)’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가 주체적으로만 움직인다면 타월 재사용을 할지 안 할지에 있어서 ‘나’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이 경우 ‘당신’이라는 당사자에게 어필을 하는 형태의 친환경 메시지가 가장 효과적이어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그렇게 이성적으로만 행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때로 우리가 만난 적도 없는 ‘타인들’이 타월 재사용을 했는지 안 했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그런 이유로 단순하게 ‘나’라는 주체를 향해 환경보호의 정당성만을 강조한 메시지보다는 다수의 타인들이 해당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여주는 메시지가 더 강력한 영향력을 갖는 것이다. 특히 우리는 ‘타인들’과 ‘나’ 사이에 ‘유사성(Similarity)’이 있을 때, 타인들의 의사결정으로부터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 단순하게 다른 투숙객의 행위를 강조한 메시지보다 같은 방을 공유한 ‘공통적인 경험’을 한 타인들의 참여율을 강조한 메시지가 가장 효과적인 이유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비자 심리’ 등이다. 저서로 <바이럴: 입소문을 만드는 SNS 콘텐츠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디지털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이 있다.







Innovation



상호 간의 믿음이 CVC 투자의 핵심



Based on “When does corporate venture capital add value for new ventures?”, by Haemin Dennis Park and Kevin Steensma i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Volume 33, Issue 1, 201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벤처캐피털(corporate venture capital, CVC)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대기업은 벤처 투자를 통해 실패 확률이 높은 신기술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직접 투자가 적합하지 않은 비핵심적 기술(예를 들어 소재, 부품, 장비 등의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VC에 대한 대부분의 기존 연구가 투자자인 대기업이 얻을 수 있는 전략적 이점이 무엇인지, 또 이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실제 피투자자인 벤처기업에 CVC 투자가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CVC 투자는 벤처기업 입장에서 양면적인 특성이 있다. CVC를 통해 벤처기업은 자신의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필요한 보완적 자산을 대기업으로부터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이 직접 자신의 제품을 생산하고 마케팅하기보다 대기업의 생산 설비와 마케팅 인력을 활용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벤처 투자 심의 과정에서 벤처기업의 기술 정보가 대기업에 유출되거나 투자 이후 대기업이 이사회를 통해 벤처기업의 전략적 의사결정에 개입할 여지가 커지게 된다는 단점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벤처기업은 CVC 투자를 받아야 하는가? 받아야 한다면 어떤 경우 벤처기업이 CVC 투자를 받는 것이 자신의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까?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1990년과 2003년 사이 투자를 받기 시작한 미국 내 IT 벤처기업 508개를 대상으로 실증연구를 진행했다. 종속변수인 벤처기업의 성과는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이 기업공개(IPO)를 했는지를 기준으로 측정했다. 대상 벤처기업이 최종적으로 기업공개를 했으면 성과가 높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성과가 낮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벤처기업이 특화된 보완적 자산을 대기업으로부터 확보해야 하는 경우 CVC를 유치하는 것이 벤처기업의 기업공개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보완적 자산을 현재 상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벤처기업의 제품에 맞도록 대기업이 별도의 인력과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무선 통신 서비스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은 자신의 기술을 제품화하기 위해 무선 통신 서비스 회사가 자신의 제품을 시험하고 검증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해당 벤처기업이 도움을 줄 수 있는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면 호환성 검증에 필요한 대기업의 비용과 인력 투입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므로 상업화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또한 벤처기업이 속한 산업의 불확실성 수준이 높을수록 CVC 유치가 벤처기업의 성과를 높이는 데 유의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벤처기업은 자신이 미래에 필요한 보완적 자산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상호 간의 협력 내용이 사전에 명확하게 정의돼야 하는 전략적 제휴 같은 계약 관계보다 지분 거래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CVC 투자가 벤처기업이 대기업으로부터 포괄적인 협력을 얻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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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벤처기업이 자신의 기술을 제품화하고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보완적 자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자원이 한정된 벤처기업은 보완적 자산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보다 외부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자원 부족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따라서 CVC가 벤처기업에 도움이 되는 첫 번째 요건은 벤처기업의 거래 특유 자산 필요성 여부다. 만약 벤처기업이 특정 대기업의 추가적인 비용과 인력 투입이 필요한 특화 자산을 사용해야 한다면 해당 대기업과 전략적 제휴 같은 계약 관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CVC 같은 형태의 지분 거래를 하는 게 필요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법이다.

또한 벤처기업이 속한 산업의 불확실성 수준이 높을수록 CVC 투자를 통한 지분 관계가 벤처기업이 대기업의 자산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략적 제휴와 같은 계약 기반의 관계는 사전에 협의된 범위 이상으로 협력하는 것이 힘들어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힘들다. 반면 지분 관계에서는 기회주의적 행동이 거래 당사자 모두에게 해가 되므로 협력 내용을 사전에 규정하지 않더라도 상호 간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다. 즉, 지분 거래가 상호 협력을 담보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CVC를 통한 지분 거래는 벤처기업과 대기업 간의 협력적 관계 형성의 토대가 된다. 즉, 벤처기업은 대기업의 전략적 목적에 부합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대기업은 벤처기업의 기술을 상업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자원을 제공할 것이라는 상호 간의 믿음을 지분 거래를 통해 얻게 된다. 이런 CVC의 역할은 벤처기업이 특화된 자산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 그리고 산업 불확실성이 높은 경우 효과적임을 본 연구는 보여주고 있다.


강신형 KAIST 경영공학 박사 david.kang98@gmail.com

필자는 KAIST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경영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전자 본사 전략기획팀에서 신사업기획, M&A, J/V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에서도 근무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경영혁신으로 개방형 혁신, 기업벤처캐피털(CVC) 등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Strategy



어려운 콜센터 업무 수감자에 맡겼더니



“Seeing more than orange: Organizational respect and positive identity transformation in a prison context", by Kristie M. Rogers, Kevin G. Corley, and Blake E. Ashforth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7, 62(2), pp.219-269.



무엇을, 왜 연구했나?

한동안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책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관심과 칭찬, 격려는 상대로 하여금 최선과 열정을 다하게 한다는 범고래 조련사로부터의 교훈을 담고 있다. 직원들을 잘 리드해야 하는 경영인들에게 특히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사실 경영학적 관점에서 이 책의 내용은 그리 새로운 건 아니다. 이미 1930년대에 미국에서 실시된 ‘호손실험(Hawthorn experiment)’에 따르면 훌륭한 근무환경보다 조직 내 관심, 배려, 비공식적 인간관계가 생산성과 능률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간과돼 왔던 것은 재무적 보상, 승진, 보너스, 핵심 부서 배치, 재량권 부여 등 직원들을 독려할 유인책들이 더 많이 개발되고 제공돼 왔음에도 왜 하필 칭찬, 관심, 배려가 다른 요소들보다 생산성 향상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가였다.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관심, 격려, 배려가 왜 다른 어떤 유인책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낳는지 관찰과 심층면접을 통해 밝혀냈다. 이 연구진은 미국의 한 교도소 여성 수감자에게 B2B 콜센터 업무를 맡기고 있는 한 회사를 살펴봤다. 이 회사가 탁월한 성과를 낸 이유와 여성수감자 직원들이 더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 과정을 수개월간 관찰했다. 이 연구를 통해 ‘존중’이 직원들에게 왜 중요한지, 존중받은 직원들이 어떤 방식의 기여를 하는지, 어떤 형태의 존중이 필요한지를 설명했다. 막연히 존중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위론을 구체화한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교도소라는 매우 제한된 물리적 환경 속에서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자아의식(죄수)을 지니고 있음에도 콜센터 업무를 탁월하고 창의적으로 수행하게 된 과정을 면밀히 관찰했다. 분석 결과, 비록 개개인이 느끼는 자아(自我)가 죄수라는 절망스런 모습일지라도 회사로부터 받은 존중과 배려는 수감자들에게 있어 소속감을 느끼고 미래와 새로운 삶을 그리는 또 다른 자아설계의 과정으로 전이됐다. 새로운 자아를 형성하는 데 내적 갈등이나 거부감도 크지 않았다. 수감자들 전체가 느꼈던 일반적 존중감, 개개인이 느꼈던 각별한 개인적 존중감은 이들이 한계적 상황에 처했음에도 사회적, 개인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고 이는 탁월한 성과와 창의적 업무수행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었는가?

이번 연구는 다른 유인책보다 직원 존중이 조직의 탁월한 성과와 창의적 업무수행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직원들의 확고한 자아의식과 정체성에 있음을 보여줬고, 이는 다른 어떤 수단보다 직원들을 존중함으로써 가능해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조직 속에서 내가 누구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치 않으면 그 어떤 방식으로 직원들을 독려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동시에 많은 기업들은 각종 프로그램, 슬로건, 사내 멘토 등을 통해 직원들의 자아의식, 정체성을 확립해 주려는 노력을 재고할 여지를 남겼다. 연구가 보여주듯 자아의식과 정체성을 회사가 만들어 주려하거나 회사의 정체성을 직원 개개인에게 심어주려하기보다 이들을 존중함으로써 직원 스스로 긍정적 자아와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칭찬과 존중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더 나은 조직을 만들고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요즘 제품 키워드 게임하듯 즐겁게





Based on Muller-Stewens, Jessica, Tobias Schlager, Gerald Haubl, and Andreas Herrmann (2017), “Gamified Information Presentation and Consumer Adoption of Product Innovations,”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81 (March), 8-24.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몇몇 기업들이 자사의 신제품을 게임과 함께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나이키는 새로운 신발 라인 ‘Shox’를 소개하면서 ‘Nike Shox’라는 농구 비디오 게임을 선보였고, 아우디는 새로운 사륜구동 기술을 소개하면서 ‘Audi A4 Quattro Experience’라는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이용했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면 각 신제품에 적용된 신기술에 관해 자세하고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발을 신고 농구를 플레이하거나 새로운 사륜구동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로 레이싱을 플레이하면서 제품의 성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스위스와 캐나다의 저자들은 신제품 정보를 게임 형태로 제공하면 2가지 이유로 소비자가 신제품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나는 소비자가 게임에서 얻는 정보가 분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에(vivid) 신제품에 관한 장점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가 게임에 참여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playful) 신제품에 관한 호기심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무엇을 발견했나?

유럽의 한 자동차 회사와 함께 수행한 첫 번째 연구에서는 1494명의 실제 자동차 구매 고객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거나 차선을 유지하는 기능이 한데 모인 운전지원 시스템(assistance system) 패키지라는 신기술을 얼마나 선택하는지 검증했다. 모든 고객은 자동차를 선택한 뒤 엔진, 트림과 패키지, 외부 장식,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지원 시스템 등 옵션을 순차적으로 선택했는데, 일반 조건의 고객은 모든 옵션을 순서대로 선택하게만 했으나 게임 조건의 고객은 지원 시스템 패키지 옵션을 보기 전에 3개의 질문으로 이뤄진 퀴즈 게임을 수행하도록 요청했다.

예를 들어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운전지원 시스템의 여러 기능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a)차선 지원, (b)주차 지원, (c)예상 효율 지원 등의 보기를 제시했다. 특히 정답을 맞히면 버튼의 색깔이 변한다든가, 오답을 선택하면 피드백이 제공되는 등 게임 형태의 정보가 제공됐다.

실험 결과, 게임 형태의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일반 조건의 655명 고객 중에서는 12.37%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고, 게임이 주어졌으나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설명만 읽은 585명 고객 중에서는 13.68%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다. 게임에 직접 참여한 254명 고객 중에서는 20.47%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제품을 구매할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도 게임 형태의 정보가 유용한지 검증했다. 자전거가 움직일 때마다 자전거 바퀴의 바람 넣는 밸브 뚜껑에서 빛이 나는 ‘빛나는 밸브(Glow Valve)’라는 새로운 자전거 액세서리를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여부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한 2551명 중에서 1028명의 실험 참가자를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일반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제품에 관한 정보를 텍스트로 제공했고, 게임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온라인 게임을 수행하도록 요구했다. 이 게임은 화살표 버튼을 이용해 자전거의 방향을 조작하면서 어두운 밤에 최대한의 거리를 가는 것이 목표인데 속도를 올리면 Glow Valve가 빛나면서 길 위에 있는 장애물이 좀 더 쉽게 보였다. 그런 다음 두 조건의 참가자 모두에게 제품의 실제 사진과 관련 정보를 보여주고 만약 이 신제품의 테스트 유저가 되고 싶다면 e메일 주소를 등록하라고 요청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가 등록 페이지까지 진행한 비율은 일반 조건에 비해 게임 조건 참가자가 더 많았고(43.93% vs. 51.92%), 등록 페이지에서 e메일 주소를 남긴 비율(59.53% vs. 68.70%)도 더 높았다. 결과적으로, 테스트 유저가 된 비율(위의 두 비율을 곱한 것)은 상당한 차이(26.15% vs. 35.89%)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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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시장에 출시된 신제품 중 80%는 5년 이내에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이유, 즉,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도를 낮추는 방어막(new product adoption barrier)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기존 연구는 신제품과 관련된 부정적 감정인 불확실성이나 사용의 어려움을 줄이려는 시도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본 연구는 신제품과 관련된 긍정적 감정인 호기심과 즐거움을 극대화하려는 새로운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게임 형태의 정보는 최근 마케팅과 행동 경제학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별을 모으는 스타벅스 ‘My Starbucks Reward’, 보드게임을 적용한 맥도널드 ‘Monopoly ticket’, 챔피언스리그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문제를 푸는 하이네켄 ‘Star Player Game’ 등이 대표적 예다. 운동, 금연, 분리수거, 에너지 절약 등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행동경제학에도 문제 맞히기, 점수 모으기, 경쟁에 참가하기 등 게임 형태의 정보가 종종 적용됐다. 미래에는 게임 형태의 정보가 더 많은 영역에 적용돼 직원 교육처럼 아직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기업의 문제들이나 세대 갈등처럼 구조적으로 풀기 어려운 사회 문제들도 조금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의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 문광수 문광수 | -(현)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전)인사컨설팅기업 SHR
    -(전)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ksmoon@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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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신형 |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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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 이승윤 |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 학위,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 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커뮤니티는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등이 있다.
    seungyun@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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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우 주재우 |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받았고 토론토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제품 개발과 신제품 수용을 위해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을 연구하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designmarketingl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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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주한 류주한 |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jhryo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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