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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Thinking

고객의 마음으로 생각하라

팀 브라운(Tim Brown) | 11호 (2008년 6월 Issue 2)
팀 브라운 아이디오(IDEO) 최고경영자(CEO)

토머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전구와 관련한 사업을 몽땅 장악했다. 전구는 에디슨의 가장 뛰어난 발명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에디슨은 전구가 전력 생산 및 공급 시스템 없이는 그냥 하찮은 물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에디슨은 전구를 유용하게 해주는 전력 생산 및 송전 시스템을 함께 개발했다.
 
따라서 에디슨의 천재성은 단순히 개별 기기를 발명한 데 있는 게 아니라 완벽하게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능력에 있다고 봐야 한다. 에디슨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물건을 어떻게 사용하고 싶어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또 자신의 생각을 현실로 바꾸어놓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에디슨이 항상 정확하게 미래를 내다본 것은 아니다.(실제 에디슨은 원래 축음기가 주로 사업상 거래를 할 때 오가는 말을 녹음하고 재생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에디슨은 항상 사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고 무엇을 선호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겼다.
 
에디슨식 접근방법은 최근 등장한 ‘디자인적 사고(design thinking)’의 초기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적 사고란 사람 중심의 혁신 활동을 고취하는 방법을 뜻한다. 즉 사람들의 행동을 직접 관찰해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품 생산, 포장, 마케팅, 판매, 지원 등과 관련한 어떤 특성을 좋아하고 어떤 특성을 싫어하는지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적인 R&D 설비가 갖춰진 실험실과 실험적인 연구 방법이 있었기에 에디슨이 훌륭한 발명가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에디슨은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 과학자라기보다 날카로운 비즈니스 감각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뉴저지 주 멘로파크(Menlo Park)에 실험실을 설립한 에디슨은 재능 있는 기술자, 우수한 창작 능력을 보유한 사람, 실험 전문가로 실험실을 채웠다. 에디슨은 팀 단위로 혁신에 접근해 ‘발명가는 외로운 천재’일 거라는 사람들의 믿음을 깨뜨렸다.
 
에디슨에 관한 전기를 쓰는 사람들은 에디슨 휘하의 전문가들 간의 끈끈한 동지애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뤄진다’는 에디슨의 유명한 말처럼 그의 실험실에서는 시행착오가 끝없이 반복됐다. 에디슨의 접근방식은 미리 생각해둔 가설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새로운 시도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는 방식이었다. 혁신은 고된 작업이다. 에디슨은 혁신을 예술, 기술, 과학, 비즈니스 감각, 고객과 시장에 대한 이해가 섞인 하나의 직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디자인적 사고는 바로 이런 접근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디자인적 사고란 고객의 니즈를 기술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디자이너의 감각과 방법론을 사용하는 것이다.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전략을 고객 가치와 시장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도 디자인적 사고의 중요한 부분이다. 에디슨이 고된 노력을 통해 혁신을 이뤄낸 것처럼 디자인적 사고에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대다수의 경영 아이디어와 훌륭한 관행들을 손쉽게 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디자인적 사고를 접목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경영자들이 이제 혁신을 차별화와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만큼, 각 단계에 디자인적 사고를 접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을 끄집어내라
디자인은 오랫동안 제품개발의 마지막 단계쯤으로 여겨져 왔다. 디자이너들은 혁신을 위한 초기 과정에 참여하기보다 아이디어가 정해지고 나면 아름다운 포장으로 감싸는 일을 주로 맡아왔다. 덕분에 근사한 외관을 지닌 신제품 및 신기술이 탄생했고 기업들은 이를 토대로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여기에 훌륭한 광고 및 홍보 전략을 더해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수 있었다. 따라서 디자인이 많은 분야에서 시장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자 소비 가전, 자동차, 소비재 등 부문에서 디자인의 가치가 점점 커졌다. 하지만 몇몇 예외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에서는 디자인이 여전히 개발이 끝난 후에 포장을 덧입히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들은 디자이너에게 이미 완성된 아이디어를 매력적으로 포장할 만한 방안을 찾아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소비자의 요구와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아달라고 요구한다. 과거에는 디자이너들에게 전술적인 역할만을 요구했고 그 결과 디자이너들이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의 수준도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디자이너들에게 전략적인 역할이 요구되며 그 결과 디자이너들도 새로운 가치 창출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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