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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국내 1호 바이오벤처 ‘바이오니아’

장기 비전과 단기 캐시카우 ‘양손 전략’
미충족 수요 발굴로 ‘30년 장수 벤처’ 우뚝

김윤진 | 379호 (2023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국내 1호 바이오벤처’인 바이오니아는 벤처캐피털의 개념도 생소하던 시절인 1992년 국내 유전자 연구 장비와 시약 등을 판매하는 회사로 출발해 30년 넘는 시간을 생존해 왔다. 단순히 명맥만 이어가고 있는 게 아니라 연 매출의 평균 40%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도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이제는 연결 기준 2000억 원대 매출과 흑자를 내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고비용, 고위험을 특징으로 하는 바이오 시장에서 바이오니아가 업계의 부침 속에서도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포트폴리오 전략에 있다. 본업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도 1) 미충족 수요가 큰 시장을 찾아 2) 새로운 발상으로 특허 기반 초격차를 확보하고 3) 스핀오프를 통해 스케일업하면서 신사업을 꾸준히 키워 온 것이다. 이 같은 바이오니아의 다각화 전략은 장기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단기 캐시카우 발굴이 필요하며 균형 있는 양손잡이가 돼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2022년부터 바이오 시장에 연일 곡소리가 나고 있다. 투자 빙하기가 닥치자 오래 누적된 적자와 자금난을 감당하지 못한 1세대 바이오 벤처 창업주들이 줄줄이 최대 주주 지위를 내려놓고 경영권을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의 씨가 마른 데다 잇단 유상증자로 지분이 희석된 결과 파멥신, 헬릭스미스, 크리스탈지노믹스, 메디포스트, 랩지노믹스, 휴마시스 등 1990~2000년대 창업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주인이 대부분 바뀌었다. 바람 잘 날 없는 1세대 K바이오 기업들을 바라보는 업계 후배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신약 개발의 부푼 꿈을 안고 국내 바이오산업의 토양을 일군 선발 주자들의 기여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들이 남긴 상흔도 깊기 때문이다. 높은 임상 비용과 지속적인 연구개발비 투입에도 불구하고 투자 회수가 요원해 ‘돈 먹는 하마’라는 인식을 키웠고, 신라젠 등 한때 주목을 받던 일부 기업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불법 행위로 바이오산업이 자본시장의 신뢰를 잃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1호 바이오 벤처이자 1호 기술 특례 상장 기업인 ‘바이오니아’의 생존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는 크다. 1992년 박한오 회장이 유전자 기술의 국산화를 앞세워 창업한 이 회사는 2020년 흑자 전환하며 재무 요건을 충족해 2022년 코스닥 우량 기업부에 입성했고 버티다 보면 오랜 연구개발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바이오니아의 2022년 실적은 연결 기준 매출 2184억 원, 영업이익 115억 원이다. 2021년 코로나19 진단 장비와 키트 수출에 힘입어 매출 2070억 원, 영업이익 1051억 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코로나 특수가 끝났는데도 매출을 방어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같은 시기 호황을 누린 분자진단 장비 및 키트 제조사들이 코로나19 종식 이후 적자 전환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바이오니아의 호실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자회사 에이스바이옴의 체지방 감소 유산균 제품인 ‘비에날씬’의 판매 수입이 캐시카우(cash cow)로서 매출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유럽 판매를 개시한 RNA 기반의 탈모 완화 화장품 ‘코스메르나’도 차세대 수익원으로 회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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