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ase Study: 길림양행 ‘HBAF’ 리브랜딩 전략

“H는 묵음이야”의 그 아몬드
맛도, 마케팅도 ‘바프 스타일’ 신화를 쓰다

이규열 | 318호 (2021년 0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길림양행은 과감하고 개성 강한 패키지와 재료 본연의 맛을 충실하게 구현해 허니버터아몬드를 소비자들 사이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게 했다. 시식과 묶음 행사와 같은 프로모션, 말을 거는 듯한 아몬드 캐릭터 등 다양한 마케팅•세일즈 요소들로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설계했다. 제품의 특성을 설명하는 게 일반적인 저관여제품 시장에서 브랜드 이름 자체를 강조한 광고 전략을 펼친 결과 ‘HBAF(바프)’라는 새로운 이름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파급력을 얻고, 리브랜딩에도 성공했다.



“H는 묵음이야.”

올 2월부터 온에어되기 시작한 한 아몬드 회사 광고에서 CF퀸 전지현이 던진 말이다. 전지현이 산책을 하고, 드라이브를 하고, 캠핑을 하고, 홈술을 하며 먹는 이 아몬드를 만든 회사의 이름은 길림양행이다. 길림양행은 몰라도 ‘만수르도 먹는 K아몬드’ ‘허니버터아몬드’는 한번쯤 들어봤을 소비자들에게 ‘HBAF(바프)’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공식적으로 선포되는 순간이었다.

‘바프’를 출시한 길림양행은 34가지 맛의 아몬드 및 견과류를 16개가 넘는 국가에 수출하면서 연간 14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20년 한 해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1억215만 봉지의 견과류를 팔아 치웠다. 식품업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영업이익률도 10% 이상이다. 그만큼 아몬드로 만들어내는 부가가치가 막강하다는 의미다.

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중소 식품업체가 유통업계에 처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2015년 허니버터아몬드를 선보이면서부터다. 허니버터칩 신드롬이 일면서 허니버터치킨, 허니버터오징어, 허니버터김자반 등등 허니버터 이름을 단 제품들이 무수히 쏟아졌으나 허니버터칩을 포함해 지금까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건 이 회사의 허니버터아몬드가 유일하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제품명부터 패키징 디자인까지 비슷한 무수한 카피 제품들 사이에서도 꿋꿋하게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외국인 사이에서 최고의 한국 여행 선물로 꼽히면서 이름을 알린 허니버터아몬드가 내수 시장에서도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마늘빵아몬드•군옥수수맛아몬드 등 다양한 아몬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 배경에는 ‘패키지’와 ‘맛’을 바탕으로 한 개별 제품의 경쟁력이 있었다. 그리고 비슷비슷한 제품군 사이에서 브랜딩을 통해 승부를 걸려는 전략이 주효했다. 윤문현 길림양행 대표는 개별 제품의 히트와 초기 브랜딩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바프의 모든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인지시키려는 일종의 ‘리브랜딩’ 전략을 구사하며 주목받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윤 대표와 백순흠 기획개발실장을 만나 길림양행의 브랜딩 전략, 특히 바프를 중심으로 한 리브랜딩 전략을 들었다.

087


허니버터아몬드의 성공 신화

아버지 윤태원 회장에 이어 2006년부터 회사 경영을 맡기 시작한 이후, 윤 대표가 품은 가장 큰 고민은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었다. 아몬드 시장 자체가 심각한 레드오션이기 때문이다. 아몬드를 수입해 국내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회사로 출범한 길림양행은 90년대 이후 아몬드 수입 과정이 간소화되자 오히려 힘을 잃기 시작했다. 전 세계 최대 아몬드 회사 ‘블루다이아몬드’의 국내 독점 라인이라는 경쟁 우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물론 도매상들도 직접 아몬드를 수입했다. 무역 자체가 무기였던 회사로서 원가보다 저렴하게 파는 것 말고는 내세울 게 없었다.

원료를 가공하면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길림양행은 2010년 무렵 대형마트들이 진행하는 아몬드 PB(자체 브랜드) 사업에 발 빠르게 참여해 아몬드 제조의 기틀을 닦았다. 하지만 PB상품 특성상 소비자 가격 자체가 저렴하다 보니 마진이 적었다. 또한 PB 시장에서도 견과류 제조사들 사이에서의 치킨 게임이 시작될 조짐이 보였다.

가입하면 무료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