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로 보는 ‘브랜드 개성’

갖고 싶은 브랜드? 되고 싶은 브랜드!
소비자에게 경험가치의 감동을 줘야

266호 (2019년 2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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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브랜드에 개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구현될 수 있다. 각 영역에서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1. 제품이나 서비스 차원에서의 구현: 놋토, 매드포갈릭,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일렉트로마트
2. 사람이나 조직 차원에서의 구현: 버진, 에드워드 존스, 삼성카드
3. 브랜드 상징 또는 광고 차원에서의 구현: 원할머니보쌈, 빨간펜, 트레바리, 청정원


잘나가는 브랜드는 고객들에게 강렬한 소유욕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이보다 더 강력한 브랜드는 고객이 그 브랜드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전자는 소유 욕구이고 후자는 동일시 욕구다. 두 가지 생각 중 어떤 게 더 강렬할까. 어떤 브랜드의 제품을 갖고 싶다는 소유욕은 어쨌든 돈이면 해결된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아도 닮고 싶은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것과 돈만으로 해소되지 않는 욕구 중 어떤 욕구가 더 크고 강렬할까? 당연히 돈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동일시의 욕구다. 품질에 따른 제품 간 변별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상황에서는 소유욕이 아니라 동일시 욕구를 자극하는 브랜드가 결국 성공하게 돼 있다. 갖고 싶은 브랜드보다는 되고 싶은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는다. 이에 따라 브랜드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각도 기능과 이성 중심에서 관계와 감성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브랜드 관리의 초점도 그렇게 변하고 있다. 좀 다르게 말하면 브랜드에 있어서 제품 관련 요소(product related factors)보다 비제품 관련 요소(non-product related factors)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비제품 관련 요소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브랜드 개성, 브랜드 관계다. 소비자-브랜드 관계도 브랜드 개성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개념이다. 브랜드 개성은 브랜드에 인간적인 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에 대해 떠올리는 인간적 특성들의 집합’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마치 살아 있는 대상처럼 브랜드에 인간적인 특성을 부여하는데 사람에게 개성이 있는 것처럼 브랜드도 현대적이거나, 세련됐거나 터프한 등의 개성적 특성이 있다. 결국 브랜드 개성은 상징적 또는 자기표현을 위한 소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브랜드 개성은 ‘난 이런 브랜드이고 싶다’를 겉으로 드러나게 하는 도구의 역할을 한다.



브랜드 관계도 브랜드 개성과 비슷하다. 브랜드 관계는 소비자가 어떤 브랜드를 ‘사람으로 치면 어떤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느냐를 가리키는 말이다. 소비자와 브랜드의 관계는 소비자가 단순히 특정 브랜드를 구매하는 사람을 넘어 특정 브랜드를 의인화해서 마치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그 비슷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으며 형성된다. 따라서 브랜드 관계는 브랜드 개성을 개념적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브랜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한 1990년대 초, 브랜드 연구의 초점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춰져 있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수많은 이론과 각양각색의 정의가 등장한 것도 그 시기였다. 그런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어떤 개념으로 규정하느냐에 상관없이 소비자의 브랜드 지각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갈수록 인정받는 것이 바로 브랜드 퍼스널리티, 즉 브랜드 개성이다. 특히 브랜드 개성이 중요해진 것은 앞서 말한 대로 기술 수준의 평준화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들의 제품 성능에 크게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면 브랜드 개성의 구축이 브랜드 차별화의 유일한 방법으로 남는다. 브랜드 개성에서 기인한 브랜드 이미지 덕분에 특정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의인화할 정도의 인간적인 매력을 갖게 되면 다른 어떤 경우보다 훨씬 강력하게 브랜드 자산으로 쌓이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브랜드 개성화 전략
상품이든, 서비스든 차별성이 사라지면 결국 ‘범용품화’의 덫에 빠진다. 일단 범용품화해버리면 그때부터는 가격만이 경쟁의 기초가 된다. 이런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능이나 편의성 등을 넘어서 한 차원 높은 가치, 즉 ‘경험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개성을 어느 맥락에서 어떻게 구현해 ‘경험가치’로 전달하느냐가 브랜드 개성을 구현한 전략의 핵심이다. 브랜드 개성화 전략은 ‘우리가 설정한 브랜드 개성을 고객이 어떤 식으로 경험하게 만들까’를 궁리하는, 이른바 ‘경험 설계’다. 브랜드 개성화 전략은 단순히 ‘튀는 구석이 있다’가 아니라 ‘이 브랜드는 이런 특징이 있다’ → ‘사람으로 치면 이 브랜드는 이런 사람이다’ → ‘나도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또는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 브랜드를 선택한다’ 등의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지향한다. 핵심은 의인화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것, 브랜드를 경험하면 어떤 사람이라는 느낌이 바로 들도록 하는 것이다.

1. 제품 또는 서비스 차원에서의 구현
가장 본질적이나 가장 구현하기 어려운 차원이기도 하다. 같은 브랜드를 달았더라도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에 일괄적으로 브랜드 개성이 드러나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어려운 과제를 달성한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 놋토(Knot)를 꼽을 수 있다. ‘합리적이지만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 ‘자신의 취향과 패션 감각이 굳건한 사람’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일본에서 급성장한 시계 브랜드다. 놋토는 제품 자체에는 물론 제품을 경험하는 매장에도 브랜드 개성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브랜드 개성화 전략을 제대로 구현했다. 의인화 요소를 제품에 반영하기는 어려운 품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직접 맞춤식으로 시계를 조합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해서 ‘나도 개성적인 사람이야’라고 자부심을 느끼게 한 점이 성공 요인이 됐다. 2014년 온라인 판매로 시작한 놋토는 시계를 완제품 형태로 팔지 않는다. 부품별로 판다. 시계 본체, 시계 줄, 버클 등을 고객이 취향대로 조합해서 자신만의 개성적인 시계로 만들어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유통 단계를 축소해 가격경쟁력(1만엔 대)도 확보했다. 무브먼트, 가죽 등 각 부품은 일본 장인들과 협업해 마련한다. 이를 통해 놋토는 ‘합리적이며 패션 감각이 좋은 사람’을 위한 시계가 됐고 스스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필자 역시 재작년 오사카에서 들어갔던 놋토 매장에서의 즐거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매장 경험의 핵심은 ‘좋은 시계를 구경하는 즐거움’이 아니라 ‘내 맘대로 시계를 조합해 보는 경험을 편하게 제공받는 것’에 있었기에 그렇다. 만약 놋토처럼 모든 제품에 브랜드 개성을 입힐 수 없는 경우라면 제품 중 한두 가지를 골라 킬러 아이템처럼 내세우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매드포갈릭’이라는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이탈리안 와인 비스트로’지만 ‘마늘을 많이 쓴 자극적 메뉴’를 특징으로 한다. 모든 메뉴에 마늘을 쓸 수는 없지만 많이 팔리는 메뉴의 이름에 브랜드 개성을 담뿍 담았다. 애피타이저 중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마늘을 올리브유에 굽고 치즈를 뿌려 빵에 싸 먹는데 ‘드라큘라 킬러’라고 이름을 지었다. 고객들은 메뉴 이름 하나만으로도 매드포갈릭의 개성을 바로 인식한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전달되는 접점에서 브랜드 개성화 전략이 구현되기도 한다. 특히 유통업은 매장이라는 접점에 개성화 전략이 반드시 구현돼야 한다. 접점에서 소비자들은 다른 곳에서도 살 수 있는 제품이지만 여기서 사는 것이 더 좋다거나 나와 잘맞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0원이라도 싸게 파는 곳으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마트와 하이마트를 생각해 보자. 일렉트로마트에서 파는 제품이 하이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일렉트로마트는 ‘남자’ ‘덕후’를 브랜드 개성으로 소구하는 전략을 구현해 단순히 전자제품을 사는 곳이 아니라 시간을 소비하는 곳, 그래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장소이자 캐릭터와 만화 주인공들이 나를 반겨주는 공간으로 브랜딩했다. 소비자들은 이곳을 방문해 숨겨왔던 ‘덕후 기질’을 편하게 표출한다. 즉, 일렉트로마트는 단순히 전자제품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이런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이 되겠다는 명확한 브랜드 개성화 전략이 접점에서 제대로 구현된 사례다.

인공적인 시스템을 사람처럼 꾸며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도 큰 범주의 개성화 전략에 속한다. 최근 주목받는 ‘언택트 마케팅’ 영역에서의 의인화가 대표적이다. 의인화 요소를 제품이나 서비스의 일부로 집어넣어 개성화 전략을 구현하는 것이다. 아이폰의 ‘시리(Siri)’는 사용자가 아이폰을 마치 내 얘기에 응답하는 사람처럼 느끼게 해서 브랜드 개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줬다. 카카오톡의 ‘플러스 친구’는 의인화의 극단적 사례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보통의 친구를 등록하듯 친구 목록에 제품이나 서비스 브랜드를 플러스 친구로 등록하고 브랜드 관련 정보를 얻거나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어떤 브랜드에 관심 있는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친구들과 채팅하는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가 거부감 없이 마케팅할 수 있다는 것은 의인화를 활용한 개성화 전략의 좋은 예가 된다. 같은 맥락에서 ‘챗봇’을 일찌감치 도입한 인터파크 사례도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플러스 친구나 챗봇은 소비자가 사람을 직접 만나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거래 현장에서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서비스, 이른바 ‘언택트 마케팅’은 갈수록 비중이 커지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의인화가 필요해진다. 접점에서의 비대면 서비스, O2O 서비스로 대표되는 언택트 마케팅은 ‘편의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편의성은 얼마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지, 저렴한 비용으로 구할 수 있는지, 사용하기 쉬운지에 대한 개념이다. 택시, 화장품 매장, 커피숍, 은행, 소매업 등 언택트 마케팅이 활발한 곳들의 공통점은 편의성이 매우 중요한 업종이라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자칫 가격경쟁의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는데 그래서 더욱 의인화를 활용한 브랜드 개성화 전략이 요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2. 사람이나 조직 차원에서의 구현
첫 번째, CEO의 개성을 전이할 수 있으면 좋다. 기업 CEO로 자신의 성향을 곧 브랜드 개성으로 전이한 대표적인 사례가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의 버진(Virgin)이다. 버진이 레코드 가게에서 출발해 항공회사, 음료수, 금융 서비스, 화장품 판매, 심지어 신부용품까지 문어발식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면서도 크게 욕을 먹지 않았던 것은 리처드 브랜슨이라는 인물의 특성에서 전이된 브랜드 개성 때문이다. 리처드 브랜슨은 기존 질서에 맞서면서도 항상 유머를 잃지 않고 때론 엉뚱한 행동으로 상대방을 놀라게 하지만 기분을 나쁘게 하지는 않는, 유쾌한 날라리다. 이런 CEO의 개성이 브랜드에 반영되면서 버진의 브랜드 에센스는 ‘Young & Fun’으로 구현됐다. 이 같은 개성을 브랜드에서 느낄 수 있도록 ‘경험 설계’가 체계적으로 이뤄진 덕분에 소비자들은 버진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유쾌함을 느낀다.



두 번째, 내부 직원, 즉 인적자원에서의 개성화 구현도 가능하다. 금융업은 제품이나 서비스 차별화가 매우 어려운 업종이다. 자본시장이 가장 발달한 미국 증권업계에서 브랜드 개성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증권사로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가 꼽힌다. 이 증권사는 미국 및 캐나다 지역에 1만1000개 지점과 2만6000여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1922년 설립된 에드워드 존스의 차별화 전략은 한마디로 1인 점포를 통한 대면 영업 집중이다. IT 거품이 붕괴된 2001년 미국 주가는 폭락했다. 최대 증권사였던 메릴린치(Merrill Lynch)증권이 계속 구조조정을 하는 와중에도 업계 중위권 정도였던 에드워드 존스의 직원은 2001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에드워드 존스 지점의 85%는 인구 10만 명 미만의 지역에 개설돼 있었다. 온라인 증권사가 아니면서도 인구가 적은 지방 도시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차별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였다. 에드워드 존스의 지점은 직원이 2명 정도에 불과한 소규모라서 고정비가 적게 든다는 점이 일단 강점으로 작용했다. 진정한 차별화 포인트는 인사 정책에 있었는데 이 회사의 직원들은 원래 목사나 교사를 하던 사람들, 즉 그 지역에서 이름이 알려진 사람들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시골 사람들이 자기 재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지역의 명망 있는 인사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훈련한 것이다. 이런 지역은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한 번 지점을 설립하면 다른 회사가 진출하기 어렵다.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위치를 점할 수 있었던 셈이다. 즉, 에드워드 존스의 브랜드 개성화 전략은 ‘내 재산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전문가로 의인화’로 설명된다.



세 번째, 조직이 지향하는 브랜드 가치와 의도하는 브랜드 개성을 외연화해서 전달하는 방법이 있다. 간단히 말해 브랜드 가치가 전폭적으로 반영된 외부 행사를 통해 브랜드 개성을 각인하는 방법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거의 모든 신용카드가 ‘프리미엄’ ‘프라이드’를 외쳤다. 한때 그런 프리미엄 카드의 느낌을 개성으로 전달했던 삼성카드는 과감하게 브랜드 전략을 수정했다. 단순함과 실용성을 브랜드 에센스로 내걸고 제품도 그 기조에 맞춰 정리했다. 광고 등 외부 커뮤니케이션도 실용을 주제로 집행했다. 그와 같은 변화를 카드 디자인에도, 상품 구성에도, 광고에도 반영했지만 조금 부족하다고 여겨졌던 그때, 삼성카드는 ‘홀가분 페스티벌’을 열었다. 브랜드 에센스가 단순함과 실용이라면 브랜드 개성은 ‘깔끔하고’ ‘단순하며’ ‘아낄 것은 아끼고’ ‘버릴 것은 버릴 줄 아는’ 등의 형용사로 설명될 수 있다. 이를 의인화하면 그런 사람(깔끔하고, 단순하며 등)이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홀가분 페스티벌은 그런 개성을 가진 사람을 위한 행사로 기획됐고 삼성카드의 브랜드 개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위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페스티벌에는 뮤지션들의 공연도 있지만 피크닉 형식의 장터와 상생마켓인 열린나눔마켓도 열린다. 페스티벌을 즐길 때 꼭 필요한 아이템으로만 구성된 ‘홀가분 키트’도 판매한다. 작년 한 신문기사에 실린 내용은 이렇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즐겁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살 수 있도록 생활의 힘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삼성카드가 고객에게 드리고자 하는 실용’이라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이 하고 있는 ‘배민 치믈리에’ 등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3. 브랜드 상징 및 광고 차원에서의 구현
브랜드 개성화 전략을 구현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간단한 방법은 이미 사람들 사이에 형성된 특정 인물이나 집단의 개성을 전이하는 것이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요소 중 특히 브랜드 이름을 아예 브랜드 개성이 바로 짐작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원할머니보쌈’이라는 식당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할머니’라는 네이밍 요소를 써서 할머니의 손맛이 담긴 정성스러운 음식을 떠올리게 한다. 학습지 브랜드 ‘빨간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 숙제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틀린 것이 있으면 열심히 고쳐주는 성실한 선생님’으로 바로 의인화된다. 독서모임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로 유명해진 ‘트레바리’도 유사한 경우다. 트레바리는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함. 또는 그런 성격을 지닌 사람’, 그러니까 ‘토론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순우리말이다. 브랜드 네임에 브랜드 개성이 바로 드러난다. 스타트업 브랜드는 특히 이처럼 브랜드 상징 요소에 아예 브랜드 개성을 담아두는 게 유리하다.







광고를 통해 개성화 전략을 구현할 수도 있다. 전통 매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어 예전만큼의 파급효과가 없다고 하더라도 광고는 여전히 유효한 접근법이다. 광고에서 브랜드 개성에 따른 의인화를 활용해 성공한 사례로는 청정원의 ‘건강한 프러포즈’ 캠페인이 있다. 대상은 청정원 브랜드를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가정적인 여자. 속마음까지 건강하고 깨끗한 여자’로 의인화하려고 했다. 캠페인 초기 배우 장동건이 “정원아, 나랑 결혼해주겠니?”라며 프러포즈하는 내용이 담겼다. 브랜드 이름을 아예 사람 이름으로 썼다. 브랜드를 이토록 직접적으로 의인화한 사례는 보지 못했다. 청정원은 장동건 시리즈로 총 4편의 TV 광고를 집행했고 광고 호감도 순위에서 1, 2위를 다투기도 했다. 이후 광고모델을 이승기로 교체해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했고, 청정원은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있는,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는 깨끗한 사람’과 같은 브랜드로 각인했다. 최근 자주 보이는 야나두 광고도 같은 맥락이다. 동종 업계 선발주자인 시원스쿨과 야나두는 영어 실력을 키운다는 기능적인 속성(제품 관련 속성)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다. 하지만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나를 응원하는 친구’ 같은 브랜드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야나두를 꼽을 것이다. 야나두는 비제품 관련 속성의 대표 격인 브랜드 개성을 ‘도움이 되는’ ‘응원하는’이라는 형용사로 정리하고, 의인화하면 ‘자신감 없는 나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는 친구’로 느껴지도록 개성화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



필자소개
황부영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대표컨설턴트 brandhwang@gmail.com

필자는 1991년 제일기획에서 마케팅·브랜드 분야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 브랜드컨설팅 팀장, 넷밸류코리아 한국지사장 등을 거쳤다. 한국생산성본부 마케팅 전문교수, 한신대 외래교수, 국가미래연구원(IFS) 전문위원이며 문화관광체육부 등 정부기관의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고려대에서 심리학을, 동 대학 언론대학원에서 광고를 전공했다. 『마케터의 생각법』과 『뷰마케팅』(공저) 등을 저술했으며 『유니크 브랜딩』 등의 역서가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67호 Sharing Business 2019년 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