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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딥테크 초기 성장 지원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전략

“기술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어”
기술 창업가 오류 잡아주는 ‘듬직한 공대 형’

김윤진 | 338호 (2022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딥테크(Deep tech ,엔진, 소재, 센서, 나노기술, 바이오, 첨단 소재 등 기반 기술) 기업 창업가들의 기술 상용화와 초기 단계 성장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외부 출자자 없이 자기자본으로 시작해 고위험, 고수익의 업계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고 일회성 ‘투자업’을 넘어 지속가능한 ‘서비스업’으로 시장에 자리 잡은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빠른 자금 회수와 재투자 통한 ‘스노볼링’
2. 딥테크 분야에 집중해 하방 리스크 보호
3. 전방위적인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 구축
4. 인적 역량과 네트워크 등 암묵지의 자산화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지만 기술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투자자마저 홀리는 첨단의 기술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수많은 엔지니어가 사업 3∼5년의 데스밸리(death valley) 구간을 넘지 못한 채 성장의 문턱에서 좌절하는 이유다. 소위 말하는 ‘공돌이’ 창업가들이 혁신의 여정에 발을 들이게 되는 시작점은 대개 ‘기술’이다. 반도체든, 바이오든, 소재든 전공 분야를 깊이 파고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본인들이 개발한 기술의 매력과 장단점이 속속들이 보인다. 그리고 실생활 어디에 이 솔루션을 응용하면 좋을지 쓰임새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하지만 이들이 흔히 간과하는 것은 바로 ‘경쟁자’의 존재다. 그들의 기술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솔루션이 아니라 여러 솔루션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시장의 문제를 풀려고 들면 이미 너무나 많은 대안이 존재한다. 이때 본인들이 손에 쥐고 있는 매력적인 기술에 사로잡히거나 그 기술이 도그마(신념)로 굳어지는 순간 시장이 가장 필요로 하는 ‘최적의 솔루션’이 무엇인지를 놓치게 되고, 비즈니스 모델은 부자연스러워진다. 최적화까지 시행착오를 겪는 동안 투자금은 고갈되고, 팀은 해체되며, 좋은 기술은 사장된다.

딥테크(Deep tech, 엔진, 소재, 센서, 나노기술, 바이오, 첨단 소재 등 기반 기술)1 기업 창업가들의 기술 상용화와 초기 단계 성장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이용관 대표가 투자 육성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바로 이 ‘공돌이들의 흔한 오류’를 발견하면서였다. 기술 창업가들이 비슷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허공에 날리고 있는데 막상 이를 도와주거나 바로잡아주는 선배가 없었다. ‘공대 형’에 대한 갈증은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했다. 카이스트 물리학과 박사과정 2년 차에 첫 회사를 창업했다 쓴맛을 보고 4년 차에 창업한 두 번째 회사를 12년 만에 미국 나스닥 상장사에 매각하기까지 초기 방향만 잘 설정했더라면 이 긴 여정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었다는 뒤늦은 깨달음이 그를 움직였다.

창업 초기 “이게 될까?” “이게 맞나?” 꼬리를 무는 의심에도 불구하고 기댈 곳이 없었던 그는 패기 넘치는 기술 창업가들을 제대로 도와줄 체계적인 보육 시스템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다만 이런 지원과 육성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게 하려면 수수료를 받고 외부 LP(출자자)의 돈을 운용하는 기존 벤처캐피털의 사업 모델로는 한계가 있었다. 단순히 돈을 넣고 돈을 불리는 ‘투자업’이 아니라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업’으로서 지속적인 수익을 내고 그들의 경험이 축적되도록 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자본을 조달하고 자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다. 나아가 자본시장의 신뢰를 얻고 투명성을 확보하려면 IPO(기업 공개)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봤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2014년 7월 출범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2022년 액셀러레이터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첫 회사의 매각 자금을 가지고 사업에 뛰어든 지 10년이 채 안 돼 이 대표가 구상한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지금까지 투자한 223개의 극초기 기술 스타트업 가운데 70% 이상이 합계 6558억 원의 후속 투자를 끌어냈고 91.5%가 생존해 있다.

기술 창업가들의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경비를 부담하면서도 고위험, 고수익 벤처투자 업계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운영 전략을 DBR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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