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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MZ세대 줄 세우는 신흥 F&B ‘GFFG’의 리테일-마케팅 전략

“미국 맛 음식… 팬데믹 시대에 여행 간 기분”
매장 앞 긴 웨이팅도 즐거운 경험으로

이규열 | 337호 (2022년 0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F&B 기업 GFFG는 수제 버거 브랜드 ‘다운타우너’, 디저트 카페 브랜드 ‘카페 노티드’ 등 MZ세대가 1∼2시간씩 줄 서서 먹는 매장들을 운영한다. 2017년부터 도산공원 인근 신사동, 청담동 일대에 본사와 주요 매장을 세워 도산공원 상권의 부흥을 함께했다. 특히 카페 노티드는 청담동 일대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며 인플루언서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패션 마케터, 매거진 에디터, 포토그래퍼 등을 중심으로 초기 홍보를 펼친 결과 인지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일러스트 작가 이슬로, 무신사, 롯데제과 등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며 브랜드에 신선함을 부여했던 것도 주효했다. GFFG 특유의 ‘미국의 맛’은 미국 여행에 대한 간접 경험을 제공한다. 매장별 한정 메뉴를 판매하거나 웨이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쾌한 경험을 최소화하는 등 고객들이 팬데믹에도 매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도록 이끌었다.



2021년 크리스마스이브 전날인 23일 오전, 서울 도산공원 옆 한 카페. 이른 시간부터 수십 명의 손님이 매장 밖까지 줄을 섰다. 이들이 손에 들고나온 것은 바로 도넛. 가운데 부분에 동그란 구멍 대신 크림이 꽉 찬 이 도넛이 이 가게의 시그너처 메뉴다. 가게 내부는 스마일 캐릭터, 곰 인형 캐릭터 등의 일러스트와 소품, 굿즈들로 가득했다. 디자인이 예쁜 독특한 도넛부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곳곳이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공간에서 고객들은 인증샷을 남기느라 바빴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맞은편 수제 버거 가게에도 긴 줄이 이어졌다. 이 가게들의 손님들은 대학생부터 어린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까지 대부분이 MZ세대다. 맛집 탐방을 좋아하거나 소셜미디어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이 가게들의 이름을 이미 눈치챘을 터. 카페의 이름은 ‘카페 노티드(Cafe Knotted, 이하 노티드)’, 수제 버거 가게의 이름은 ‘다운타우너(DOWNTOWNER)’다.

노티드와 다운타우너는 모두 ‘GFFG’의 작품이다. GFFG의 이준범 대표는 중•고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16년을 미국에서 생활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한국에 돌아와 한 패션 구매 대행 회사에 취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진로를 고민하던 중 대학 선배의 제안으로 이태원의 한 버거 가게에서 일을 시작하며 요식업에 뛰어들었고 이내 매력에 빠지게 됐다.

2014년 용산 경리단길에서 다운타우너의 전신인 수제 버거 가게 ‘오베이(5bey)’로 창업을 시작했고, 2015년 경리단길에 브런치 카페 ‘리틀넥(LITTLENECK)’을 열었다. 이어 2016년 한남동에 다운타우너를 2017년 신사동에 노티드를 오픈했다. 2018년에는 여러 브랜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기 위해 ‘Good Food For Good’이라는 메시지를 천명하며 이니셜을 딴 ‘GFFG’를 설립했다. 이후 서양식 한식당 ‘호족반’, 미국식 피자 매장 ‘클랩피자(CLAP PIZZA)’, 미국식 중식 매장 ‘웍셔너리(Woktionary)’ 등 새로운 퓨전 음식 브랜드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DBR minibox Ⅰ ‘GFFG 브랜드 소개’ 참고.)


DBR mini box I
GFFG 브랜드 소개

GFFG는 가장 잘 알려진 다운타우너와 노티드 외에도 리틀넥, 클랩피자, 호족반, 웍셔너리 등 6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이 대표의 유학 당시 경험이 녹아 있는 게 특징이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로부터 새로운 브랜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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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넥 저렴하고 맛있는 미국 가정식 레스토랑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다운타우너의 전신인 오베이의 한 직원이 버거가 아닌 다른 요리도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 이 대표와 함께 열게 된 브랜드다. 리틀넥은 뉴욕의 작은 동네 이름으로 이 대표가 미국 유학 당시 길을 잃어 우연히 방문하게 되면서 알게 된 곳이다. 당시 포근했던 동네의 느낌이 오랫동안 잔상에 남아 있어 미국 가정식 브랜드 이름으로 결정하게 됐다.

클랩피자 이 대표가 미국에서 햄버거 다음으로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이 바로 피자다. 마침 이 대표가 2018년 합류한 허준 CMO에게 꿈을 묻자 “나중에 나이 든 뒤에 작은 피자 가게 하나 운영하고 싶다”는 말에서 출발해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들게 된 브랜드다. 피자 도우를 만들 때 손에 묻은 가루를 털기 위한 동작인 ‘클랩’과 맛있어서 받는 박수 소리인 ‘클랩’의 중의적인 뜻을 담아 이름을 지었다.

호족반 익선동에 위치한 레스토랑 ‘시미시미’를 운영하던 임주엽 전 GFFG 이사(현 꾸까 CD)와 함께 만든 퓨전 한식집. 임주엽 CD의 동양적인 브랜딩 감성이 특징으로 NY뉴욕갈비, 들기름메밀국수, 트러플감자전으로 유명하다. 호족반은 ‘호랑이 다리의 반상’이란 뜻이다. 우리나라 전통 반상을 모티브로 ‘호방한 민족이 먹는 반상’이란 메시지를 담았다.

웍셔너리 이 대표가 미국 유학 시절 즐겨 먹던 ‘아메리칸차이니즈’를 한국에서는 제대로 구현한 곳을 찾기 힘들어 개발한 브랜드. GFFG가 정식적인 R&D팀을 갖춰 F&B 회사로서 안정된 뒤 탄생한 첫 브랜드다. 중국 음식을 만들 때 쓰는 팬인 ‘웍(wok)’과 사전을 뜻하는 ‘딕셔너리(dictionary)’의 합성어로 웍으로 만드는 모든 음식을 담겠다는 의미다.

GFFG는 2018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매년 매출이 2배씩 성장하며 ‘미국의 맛’으로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는 F&B(Food & Beverage) 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노티드의 도넛은 한국에 때아닌 도넛 열풍을 일으키며 매일 생산 가능한 최대치까지 만들어도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됐다.

GFFG는 팬데믹 이전부터 배달 서비스를 진행했고 가정간편식(HMR)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롯데제과, 오리온 등 식품 제조 업체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마트, 편의점 등에서도 GFFG의 맛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GFFG의 음식을 접할 수 있게 됐지만 GFFG의 매장들 앞에는 언제나 긴 줄이 서 있다. GFFG가 운영하는 매장의 정체성 중 하나가 ‘웨이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SNS가 맛집 정보를 얻는 원천이 되며 맛집 트렌드도 더더욱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반짝 뜨는 맛집들은 있지만 GFFG의 브랜드들처럼 수년째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마케팅과 브랜드가 지향하는 화두 역시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팬덤을 만드는 일이다. GFFG는 어떻게 MZ세대 사이에서 기다리면서까지 꼭 방문해야 하는 맛집으로 등극하게 됐을까. DBR가 GFFG의 허준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만나 노티드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 GFFG의 리테일 및 마케팅 전략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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