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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남성 컬러 메이크업 브랜드‘비레디(BeREADY)’의 린 스타트업 전략

“하고 싶은 것 다 해, 더 과감하게!”
‘젠더 뉴트럴’로 Z세대를 사로잡다

이규열 | 332호 (2021년 1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2019년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업’을 통해 출시한 남성 컬러 메이크업 브랜드 비레디는 출시 이후 연평균 매출 158%의 성장을 거두며 니치마켓인 남성 메이크업 시장에서 Z세대 남성들의 ‘인식의 꼭대기’를 사로잡았다. 특히 뷰티 유튜버들과 협업하며 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한 점이 주효했다. 또한 기존 남성 화장품 브랜드의 마초적 남성성을 부담스러워하는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블루 컬러를 메인으로 삼거나 ‘옴므’ ‘포 맨’ 등의 표현 대신 ‘히어로’라는 표현을 사용해 ‘젠더 뉴트럴(gender neutral)’한 이미지를 구축했다.아모레퍼시픽은 린 스타트업인 비레디 팀에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했고 제품당 5종 컬러 출시 등 과감한 선택을 장려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 기자 김혜민 씨(서울대 종교학과 졸업)가 참여했습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블루오션으로 여겨졌다. 경쟁이 치열한 여성 화장품 시장에 비해 성장 가능성이 크고 아직 도전 분야가 많이 남은 영역이라는 뜻이다. 특히 한국은 남성 화장품 시장의 강국으로 통한다. 2019년 유로모니터는 한국 남성들의 1회 평균 화장품 구매액이 5만5000원으로 전 세계 1위라고 밝혔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2021년 1분기(1∼3월) 기준 남성 고객의 구매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8% 증가했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쿠션과 파운데이션 등 메이크업 제품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아이브로는 32% 늘었다. 특히 Z세대로 대변되는 20대 남성들은 화장에 대한 거부감 이 전 세대 대비 훨씬 적은 편이다. 오픈서베이의 ‘남성 그루밍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72%가 ‘남자들도 뷰티 제품을 통해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30대 63.6%, 40대는 58.4%).

그러나 한 시장이 지속적으로 블루오션으로 꼽힌다는 것은 마땅한 리딩 브랜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남성 화장품 시장을 잡기 위해 뷰티 업계가 다양한 브랜드를 내놓았지만 막상 ‘남성 화장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브랜드는 없다. 즉, 남성 소비자들의 ‘인식의 꼭대기(Top of mind)’를 사로잡는 데 성공한 브랜드가 없다는 뜻이다.

실제 남성 화장품들을 보면 제품의 특징도 비슷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가짓수도 적다. 대부분의 뷰티 회사는 기초 화장품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기초, 색조 할 것 없이 한 제품에 다양한 기능을 넣은 ‘올인원(all in one)’ 제품이 대부분이다. 피부 톤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파운데이션을, 잡티를 가리기 위해서는 컨실러를 써야 하지만 다기능 BB크림 정도만 출시돼 있다. 색상 역시 어두운 톤, 밝은 톤이라는 이분법적 선택지뿐이다. 디자인에서도 검정, 회색 외 다른 컬러는 찾아보기 어렵다. 화장은 하고 싶지만 실제로 해 보려니 귀찮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에게 맞춤으로 기획된 제품이지만 그 결과로 차별화된 제품이 등장하진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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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아모레퍼시픽은 남성 컬러 메이크업 브랜드 ‘비레디(BeREADY)’를 론칭하며 첫 제품 ‘레벨 업 파운데이션’을 선보였다. 2019년 1월, 아모레퍼시픽의 사내 벤처 프로그램 ‘린 스타트업(Lean Startup)’에 선정돼 처음 팀을 꾸린 비레디 팀이 불과 8개월 만에 개발해 출시한 제품이다. 이 파운데이션은 기존 남성 화장품 시장에서 성립된 제품 공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남성 전용 파운데이션이 출시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고 색상도 피부 톤에 맞춰 5가지나 출시됨으로써 여성 제품 못지않은 선택지를 부여했다. 제품 디자인에도 통상 남성 화장품에 쓰이던 칙칙한 검정과 회색을 벗어던지고 쨍한 코발트블루를 입혔다. 대담한 도전이었기에 이 제품이 과연 남성 소비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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