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노마드 시대 ‘채용 브랜드’를 관리하라

220호 (2017년 3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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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남 김성남
Article at a Glance

초연결성이 중시되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일하는 방식과 인재상이 모두 달라진다. 특히 무에서 유를 만들기보다 기존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인재상은 복잡한 문제 해결 능력, 평생 학습 능력, 지적 호기심과 자발성, 협업 능력, 디지털 역량 등이다.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많이 없어지면 유휴인력이 쏟아져 나오면서 인재 확보가 용이해질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다. 기업들의 높아진 눈높이 탓에 이를 충족하는 미래형 인재는 오히려 부족하게 느껴질 것이다. 인재를 붙잡기 위한 기업 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채용 브랜드’가 필요하다.



편집자주

기존 산업의 성공 공식과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것이 기술 개발만은 아닙니다. 인재를 어떻게 채용하고 관리할 것인지, 즉 혁명의 시대를 이끌 사람을 관리하는 HR전략도 고민해야 합니다. 인사 전문가 김성남 칼럼니스트가 ‘잡쇼크 시대의 일자리와 직무 관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조직 역량’ ‘미래형 리더십’ 등의 내용을 담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HR 전략’을 연재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로봇 활용의 확산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2020년까지 사무, 행정, 제조,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716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현재 직업의 63%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세계적인 IT 조사 및 자문 업체 가트너는 직업의 3분의 1 정도를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뺏는다는 우려는 1차 산업혁명 이후 200년 이상 반복돼온 것이고 실제로는 시장 수요의 증가에 따라 새로운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겨났다.1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한 예측과 새로 생겨날 일자리에 대한 예측의 정확성 사이에 비대칭성이 존재하며 이는 결국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다. 다만 현재의 일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은 확실하다.

HR 관점에서 볼 때 4차 산업혁명은 무엇보다 ‘직업 혁명’이다. 과거 어떤 산업혁명과 비교해도 직업, 일자리, 일하는 방식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의 정의, 유형, 규모, 활용 방식 등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기업들의 인재 확보 및 활용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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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시장의 노마드화

미국의 금융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인튜이트는 2010년 발간한 미래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미국의 프리랜서 및 계약직, 임시직 인력이 전체 근로자의 40%를 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2 미국 연방 정부가 관련 통계를 마지막으로 집계한 2006년에 이미 약 32%에 달했기 때문에 이 예측치는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다. 게다가 이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지도 않은 10년 전에 예측한 수치다.

프리랜서 및 계약직의 비중이 전체 인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노마드화’는 기업 인력 활용의 중요 고려 요인이다.

과거처럼 한 직장에 묶이지 않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고가의 용역을 제공하는 인력들이 많아지고 이런 인력을 잘 찾아 활용해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이런 인력들을 확보, 검증, 연결하는 중개서비스도 일반화될 것이다. 기업이나 정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들은 은퇴하지 않고 노마드로 계속 일할 수 있다. 회계, 감사, 컨설팅, 법률자문 등 전문 서비스 기업들도 자체 조직을 유지하기보다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프리랜서 중개서비스 기업으로 전환될 것이다. 노마드화는 업종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SAP와 옥스퍼드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가 2012년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업, 금융업과 같은 분야에서는 2020년까지 이 비중이 60%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3

아무리 노마드화가 진척되더라도 기업 안에는 조직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높은 로열티를 갖춘 핵심 인력들은 여전히 필요하다. 따라서 고용 시장의 노마드화는 우리에게 선택을 요구할 것이다. ‘노마드형’ 인재 또는 ‘내부핵심형’ 인재 간의 택일이다. (표 1) 직업 정체성을 결정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빠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 때문에 미래의 일자리를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노마드형, 내부핵심형, 중간에 끼인 유형의 인재들에 대해 각기 다른 확보, 활용 전략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다른 인력들을 동일한 방식으로 뽑고 관리하는 것은 점차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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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방식과 인재상의 변화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중 하나가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이다. 사람, 사물, 정보가 인터넷으로 모두 연결돼 현실과 가상 세계의 구분이 점차 없어진다. 이렇게 연결되면 업무의 방식과 내용도 질적으로 달라지고,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면 그에 따라 필요한 사람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있는 정보를 수집, 가공, 이동시키는 것이 사무직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는 단순히 정보를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기는 일은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융합(convergence)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리지널스(Originals)>의 저자인 애덤 그랜트는 창조를 ‘지식의 연결’이란 개념으로 표현했다. 무(無)에서 유(有)를 만든다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초연결성과 융합 등의 특징을 지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것 5가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보고서에서 2020년에 업종 평균 36% 정도의 직무에서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이 핵심역량으로 요구될 것으로 예측했다. 융복합과 초연결을 통해 현실 세계의 복잡성이 높아지는 만큼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니즈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이 역량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이는 2015년 기준으로도 이미 가장 니즈가 많은 핵심역량이다.

평생 학습능력. 독일의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전문가인 비스바덴대의 볼프강 예거 교수는 미래의 직장에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평생 학습능력을 꼽았다. 인구의 노령화, 평균 재직 기간 단축, 노동시장 유연성 증대 등의 요인 때문에 앞으로 직장인들은 과거 세대보다 훨씬 많은 직무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SAP 아태지역 인사 부문 본부장 제니퍼 응은 “미래의 세대는 2년 안에 일자리를 바꿀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적 호기심과 자발성. 구글의 인사담당 수석 부사장 라즐로 복은 자신의 저서에서 구글은 ‘자신이 창업주라고 생각하는 직원을 최고의 인재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4 이런 인재들은 동기와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리더답게 행동하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감독이 필요하지 않는데 이런 인재들을 뽑기 위해서 지적 호기심과 자발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세계적인 직업 성격검사 기업 호간(Hogan Assessment Systems)의 CEO 토마스 프레뮤직은 업무 성과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 호기심이 인지능력만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5

협업 능력.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융합되고 변화와 복잡도 수준이 높아질수록 조직 내 협업이 중요해진다. 초연결사회에서는 얼마나 협업을 잘하느냐에 따라 역량이 몇 배로 증폭되기 때문이다. 전체 인력의 30∼40%가 프리랜서인 미래에는 협업의 범위가 조직 내부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대기업 직원들은 갈수록 더 많이 스타트업 기업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맥킨지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역량으로 ‘인간의 감정을 인지하는 업무’를 들었는데 개별 역량 차원에서 이는 협업 능력과 밀접하게 관계돼 있다.

디지털 역량. 4차 산업혁명의 융복합과 초연결성을 매개하는 것은 결국 디지털 기술이다. 디지털 역량은 학습과 문제해결 능력을 더욱 증폭시키는 역량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재들의 디지털 역량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적인 사업 추진에 필수적이다. 전통적 제조업의 강자 GE는 2015년 9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며 디지털사업부를 만들고 2016년 말까지 약 6000명의 디지털 전문 인력을 뽑았다. IT 엔지니어만 많이 확보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의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 직원들의 디지털 문맹은 조직 전체의 디지털 역량 발휘에 장애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직무의 마이크로화와 포트폴리오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우수 핵심 인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력 확보가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기술의 발전과 시장의 변화는 일반적인 인재들에게도 일하는 방식과 직업의 변화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직업과 직무가 다시 정의돼야 할 것이다.

로봇공학이나 기계학습의 영향으로 기존 일자리 중 많은 것이 대체되고 전통적인 직무체계에 기반한 직무 역량 중 일정 부분이 와해되며 설득, 감성 지능 등 사회 관계 기술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직무 변화에서 가장 큰 것은 직무가 잘게 쪼개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 국내 유망직업으로 스마트의류 개발자, 착용로봇 개발자, 드론운항 관리사, 스마트 도로 설계자, 공유경제 컨설턴트, 사물인터넷 전문가, 가상현실 전문가, 로봇 윤리학자 등을 꼽았다. 직무의 내용이 매우 독창적이고 세분화돼 있으며 기존 직무 체계하에서 분류하기 애매하다.



그러나 오늘날 HR 관련 부서에서 관리하는 직무체계는 대개 사업 및 조직체계를 닮아 있다. 각 조직에 조직장이 있고, 그 밑에 중간관리자, 그 밑에 일반 직원들이 배치돼 있는 형태가 직무체계에 투영돼 있다. 사업이나 조직이 바뀌지 않는 한 직무체계도 잘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현실화하면 현재의 체계는 바뀌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요한 것은 직무가 세분화된다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노동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직무가 세분화된다는 것은 한 사람이 맡게 되는 직무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즉,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직무가 포트폴리오의 형태로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HR 분야에서 대전제로 받아들여져 왔던 ‘1인 1직무’ 원칙도 희석될 수 있다.



인력 수급 미스매치하의 인재 확보 전쟁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많은 일자리가 없어지면 유휴인력이 시장에 쏟아져 인재 확보가 용이해질 것 같지만 오히려 그렇지 않다. 인재를 원하는 기업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이를 충족하는 미래형 인재는 오히려 부족한 미스매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또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이 있다. 양적인 측면은 주로 인구절벽, 학령인구, 은퇴연령, 외국인 인력 등의 변인에 의해 좌우되는데 필요한 만큼의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를 말한다. 중소기업들은 질적인 미스매치 이전에 양적 측면 때문에 우선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중소기업청 조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 부족 인원의 규모가 이미 25만 명(부족률 2.7%)에 이른다.

대기업들은 양적인 부분보다는 질적 측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미래 조직을 리드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대기업, 글로벌 기업, 스타트업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졸 공채 시스템에 엄청난 투자를 통해 잠재력이 우수한 인력을 뽑아 왔지만 기본적으로 ‘모집(sourcing)’보다는 ‘선별(selection)’에 치중한 양 중심의 접근으로 대기업에 목을 매지 않는 좋은 인력을 놓치게 된다.

인력 수급의 불일치는 특정 업종에 따라서는 더욱 심각하다. 예를 들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시장은 규모가 3조 원에 종사자 약 2만 명으로 한 해에 10%만 성장해도 최소 2000명 정도의 인력이 새로 공급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광고 관련 학과를 다 합쳐도 졸업생이 600명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 여전히 오프라인 광고 중심의 커리큘럼이어서 온라인 광고를 정규 과정으로 실행하는 대학은 전무하다시피한 실정이다.6

한편 인공지능, 첨단공학, 융복합 분야 전문가를 놓고 벌이는 글로벌 기업들 간의 각축전은 이미 상상을 초월한다. 2015년, 29회째를 맞은 인공지능 분야의 대표적인 연례 학술 모임, NIPS(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 콘퍼런스에 참여한 박사 졸업생의 절반가량이 헤지펀드 회사에 일자리를 구했다고 한다. 이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는 이제 최소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제시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가를 뽑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인재 선발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온다고 해서 사람을 뽑는 일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는다. 신규 직원이 출근을 하면 선발 절차는 끝나지만 선발이 잘됐는지에 대한 검증은 비로소 시작된다. 선발을 잘할 확률을 높일 방법은 다음과 같다.



스펙에 대한 맹신 탈피. 사실, 스펙대로 뽑으면 쉽다. 하지만 실패 확률도 높다. 스펙과 성과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다는 것이 많은 연구 결과 밝혀졌다. 스펙은 일반화된 수치인 반면 직무별 요건은 구체적이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의 채용과 평가 데이터를 교차분석했을 때 대졸 신입 입사 5년 차 평가에서 소위 학벌이 뛰어난 직원들이 저성과자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네 가지 정도의 도구로 최적화. 서류 심사, 인적성검사, 면접, 시뮬레이션, 경쟁 PT 등이 모두 전형 도구이고 저마다의 장단점이 있다. 한두 가지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지만 무한정 늘릴 필요도 없다. 여기에도 파레토 법칙이 적용돼 적정 수 이상에서는 부가적 실익이 적기 때문이다. 네 가지 정도의 도구를 활용하면 충분한 수준의 검증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단 어떤 도구를 조합해 쓸 것인지는 뽑는 직무와 포지션에 따라서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

얼토당토 않은 선발방식 지양. 채용시즌만 되면 기발한 전형방식이 언론에 소개된다. 술자리 면접, 장기자랑 면접, 노래방 면접, 산행 면접 등등 다양하다. 하지만 타당성이 검증되지 않은 선발 방식은 좋은 후보자를 탈락시키거나 결과를 왜곡하기 쉽다. 특이 전형을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회사가 별로 없다는 것이 그 반증일 것이다.

다양한 관점의 면접. 정규직 선발 시 대개 2∼3차의 면접을 본다. 중요한 것은 횟수보다 면접의 관점이다. 필자는 4가지 관점을 반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같이 일할 부서(상사)의 관점, 공통 역량과 인성 평가를 위한 HR 관점, 장기적 미래를 보는 임원 관점, 조직 내 협업 능력 검증을 위한 제3자(동료) 관점이다. 면접은 정교하기도 해야 하지만 균형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구조화 면접으로 평가자 오류 감소. 사람이 하는 면접에 편견과 오류가 없을 수 없다. 무성의한 태도, 불필요한 질문, 차별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한다. 2016년 취업 포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676명 중 86%가 ‘면접 때문에 해당 기업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한다. 직무별 필요 역량, 자질, 행동에 맞게 질문하도록 면접을 구조화하고 면접관을 잘 훈련시키면 오류가 감소한다.

에세이 방식의 면접 기록. 보통 기업의 면접 평가지는 평가 등급과 간단한 메모를 적는 란으로만 구성된다. 면접관 중 C가 있으면 탈락, B가 두 명이면 탈락 식으로 기계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HR 업무의 90%가 채용이라고 공언하는 구글은 면접의 질문, 답변, 대화 내용을 모두 적은 후 코멘트를 쓰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면접의 질이 높아지고 주관적 오류가 줄며 사실에 기반한 선발이 가능하다.

공개 경쟁 도입. 예를 들어 IT 직군에서 코딩을 얼마나 해봤는지 면접으로 묻기보다는 실제 해보게 하는 것이 확실한 검증이다. 복잡한 문제해결, 협업 능력, 디지털 역량, 학습 능력 등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되는 여러 행동 역량들이 실제 상황에서 경쟁을 시켜봄으로써 검증이 가능하다. 객관적이고 실제 역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뿐 아니라 통상적 선발로는 탈락했을 후보가 뽑히기도 한다. 이를 통한 인재의 다양성 확대와 회사의 채용 브랜드 가치 제고는 덤이다.

구성원을 활용한 평판 조회. 최근 경력직 채용에서는 평판 조회가 보편화됐다. 주로 필요에 따라 인사담당자나 외부 업체가 사후적으로 실시한다. 구글은 이것이 내부 시스템화돼 있다. 검색 로봇이 지원자 이력서와 기존 직원 이력서를 대조해서 학력이나 경력에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 의견을 구하는 e메일이 직원에게 날아간다. 약 6만 명의 구글 직원 중에는 웬만한 IT 업계 출신이 다 있기 때문에 정확한 평판 조회가 가능
하다.

애널리틱스 기법 적용. 이미 구글, 맥킨지, 콘페리 등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에 고성과자가 될 후보의 특성을 추출하는 알고리즘 개발에 많은 투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이미 2015년부터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등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방식은 일 잘하는 직원을 과학적으로 가려 뽑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스펙 속에 가려진 후보자들의 문제 성향을 잡아내 입사 후에 문제가 되는 사례를 줄일 수 있다.




채용 브랜드를 활용, 인재 확보의 질(質)을 높여야

채용부서가 약속한 기한 내 인재를 뽑는 것은 ‘양적(量的)’ 성공이다. 그 인재가 잘 적응하고 몰입해서 성과를 내야 ‘질적(質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16년 전국 306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대졸 신입사원의 1년 이내 퇴사 비율이 27.7%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기업은 9.4%였던 데 반해 300인 미만 기업은 무려 32.5%나 된다. 중소기업들은 질과 양 모두에서 실패했고 대기업의 현실도 그리 녹녹지 않다. 선발한 인재가 실력 발휘도 하기 전에 이직하는 것도 채용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급여와 복지로 인재를 유인했을 때는 금방 또 다른 경쟁사에 빼앗기기 쉽다. 돈으로 인재를 사오는 것은 쉬운 방법이지만 누구나 카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자의 입장에서도 “돈 때문에 옮겨왔다”고 생각한다면 더 좋은 보상을 제시하면 옮길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 그 회사만의 차별화되고 매력적인 가치가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최근 경력 이직자들은 면접 전에 그 회사의 경영진, 분위기, 업무강도, 내부 정치 등 내밀한 부분까지도 미리 파악한다. 2014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 리뷰 및 취업정보 포털인 잡플래닛만 해도 2016년 말 기준으로 국내 소재 기업 90% 이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 월 평균 약 300만 명이 방문해 전현직 직원들이 직접 제공하는 상세한 의견과 경험담을 읽고 있다.

세계적인 인재채용 전문기업인 MRI네트워크는 미국 내 채용 동향에 대한 분기별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채용시장이 공급자시장(candidate-driven)인지, 수요자시장(employer-driven)인지”에 대한 질문에 기업 채용 담당자들이 2011년 하반기에는 54%(공급자) 대 46%(수요자)로 답변한 데 반해 2015년 상반기에는 90% 대 10%로 공급자(구직자)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답했다.7 이는 미국 및 글로벌 기업들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아직 고용시장이 좋지 않지만 인구절벽이 가속화되고 뽑을 수 있는 인력이 적어지면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차별화된 채용 브랜드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보자. 구글은 2014년 한 해 정규 직원 6000명을 뽑았다. 지원자는 약 300만 명이었다고 한다. 탈락 확률 99.8%. 그런데도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지원을 하는 것일까? 바로 이것이 채용 브랜드의 힘이다. 세계 최고의 인재들과 좋은 기업 문화 속에서 일하고 경력의 가치도 몇 배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직원이 좋은 회사를 만들고, 좋은 회사가 좋은 직원을 뽑는 선순환 구조다. 좋은 인재가 안 온다고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좋은 회사를 만들면 좋은 사람이 오게 돼 있다.

채용 브랜드가 강한 기업의 직원들은 회사의 미션, 경영진, 상사, 조직문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업무 몰입도 역시 높다. 2012년 글로벌 인사 컨설팅 기업 타워스왓슨은 한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업무 몰입도, 채용 브랜드, 인사제도 효과성 등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고몰입 직원의 70%가 회사의 채용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저몰입 직원은 12%만 긍정적으로 답해 긍정 응답률이 약 6배까지 차이가 났다. 뿐만 아니라 채용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직원들 대비 리더십, 보상, 문화, 조직문화 등에 대해서도 40∼50%포인트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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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량의 폭발로 모든 것이 투명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업의 내부 정보가 더 이상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업들은 자사 채용 브랜드에 대해 외부 인재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 파악하고 각종 마케팅 기법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관심을 유도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써도 제대로 된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마케터들이 당장의 매출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더 신경을 쓰듯 미래의 인사 전문가들도 당장의 채용 한 건 성사보다는 채용 브랜드 제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최고의 인재들이 당신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면 그것으로 이미 경쟁에서 절반은 이긴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남 인사조직 전문 칼럼니스트 hotdog.kevin@gmail.com

필자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의 인재 및 조직 담당 임원이다. 듀폰코리아, 머서컨설팅, 타워스왓슨, SK C&C 등 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과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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