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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금쪽이

걸핏하면 ‘퇴사 카드’ 투덜이 팀원
예전처럼 ‘열일’하게 하려면?

백상경,함규정,김재은 | 383호 (2023년 12월 Issue 2)
편집자주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 이직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 더 나은 나를 만들 수 있는 일, 무엇보다 나의 능력에 걸맞은 처우를 찾아 새로운 직장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직의 시대’를 또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퇴사’라는 말을 되뇌며 일을 내팽개치면서도 정작 회사를 떠나지 않은 채 불만만 터뜨리는 사람들인데요. 드물지만 존재하는 이런 사람을 팀원, 직원으로 두고 있는 조직 관리자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 ‘직장인 금쪽이’에서 다양한 직장인 여러분의 사례를 재구성해 다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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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저는 한 중견기업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12년 차 직장인입니다. 올해 들어 팀원 한 명이 저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습니다. 이른바 ‘퇴사무새(퇴사+앵무새)’라고들 하는데요. 저에게는 물론이고 다른 팀원들에게도 심심하면 퇴사하겠다는 말을 꺼내면서 팀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조언을 구하게 됐습니다.

지금부터 이 팀원을 P로 지칭하겠습니다. 7년 차인 P는 한때는 일을 참 열심히, 그리고 잘했던 후배입니다. 언제 어떤 업무가 떨어져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해냈고, 드물지만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물을 가져오는 때도 있었습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앓는 소리를 하거나 지시받은 일 처리 방식에 볼멘소리를 자꾸 하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요. 입으로만 툴툴거렸지 업무에 큰 지장은 없어서 동료들도 ‘성격 좀 나쁜 투덜이 스머프’ 정도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유독 정도가 심해졌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마다 번번이 ‘비효율적이고 의미 없는 일’이라며 찬물부터 끼얹곤 합니다. 정작 중요한 일을 맡겨두면 구멍이 나거나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일대일 면담을 해 보니 “더 이상 내가 성장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거나 “회사와 팀에 비전이 보이지 않고 나의 능력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 퇴사해야 하는지 고민이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를 설명해 달라고 했지만 딱 부러지는 답변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팀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일들이 본인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퇴사 의향이 어느 정도 있는 건지 물어보니 황당한 대답을 합니다. 퇴사를 생각할 정도로 힘들고 생각이 많아진 것이지 실제로 퇴사를 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P가 구멍 낸 일들은 다른 팀원들이 메꿔 주고 있어서 당장 문제가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팀원들의 업무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문제입니다. P의 경력을 생각하면 팀에서 탄탄한 허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머리와 팔다리만 바빠진 꼴이에요. 작은 프로젝트 하나 맡겨두기가 어려우니 팀장인 저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다른 팀원들도 착해서 아직까지 별 말은 없지만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번아웃이 오진 않을까 걱정입니다.

더 큰 문제는 P가 다른 팀원들에게도 걸핏하면 퇴사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는 점이에요. “회사가 너무 불합리해서 일을 열심히 하고 싶지 않다”거나 “더 많은 월급을 받는 직장을 찾아 조만간 퇴사하겠다”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하면서 분위기를 흐리고 있습니다. 특히 P보다 연차가 낮은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앞에서는 아니지만 다른 직원들 이야길 들어보면 저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자꾸만 의구심을 표출하고 있다고 해요.

P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잘 설득해서 예전의 ‘투덜이 스머프’ 수준으로라도 일에 다시 재미를 붙이게 해야 할까요. 아니면 진지하게 퇴사를 하도록 권고를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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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ution I 

팀을 이끄는 팀장으로서 가장 속이 상하는 경우 중 하나가 바로 투덜이 스머프의 출현입니다. 일이라도 제대로 하면서 불평하면 그나마 용서가 되는데 업무에는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으면서 주변 팀원들을 부정적으로 동요시킬 때 정말 난감해지지요.

우선, 윤 팀장님을 고민하게 만드는 팀원 P에 대해서 잠시 돌아보시죠. 그간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P는 업무 능력이 타 팀원에 비해 떨어지는 편은 아니라고 판단됩니다. 어떤 업무를 맡겨도 자기 몫을 충분히 했고, 매번은 아니었지만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낼 때도 있었으니까요. 이전 상황들을 고려해 볼 때 P의 역량은 일단 평균 이상은 되는 듯 보입니다. 윤 팀장님의 기억 속에 ‘일을 참 열심히, 잘했던 후배’로 남아 있다는 건 꽤 괜찮은 팀원이었다는 증거니까요.

어찌 됐든 별 탈 없이 일을 하던 P가 올해 들어 부쩍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P는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에 대해 비효율적이고 의미 없다는 말까지 하며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건 조금 강하게 표현하면 ‘초를 치고, 재를 뿌린 행위’입니다. 이러한 행동은 주변 사람들의 사기를 꺾으며 당연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윤 팀장님께서 속한 조직 문화와 분위기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말씀을 주시지 않아서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일반적인 조직에서 팀원의 이런 반응은 용납되기 어려운 태도지요. 특히 그 팀원이 7년 차 중견 사원이라면 더더욱 해서는 안 될 문제 행동입니다.

P와 관련해 윤 팀장님께서 짚어보셔야 할 두 가지 부분이 있는데요.

우선 첫 번째로 올해 들어 P의 부정적 행동이 더욱 강화됐다면 그 시점과 이유에 대해서 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작년 말과 올해 초에 회사 내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작년 말 성과평가에서 P가 스스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안 좋은 평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요. P의 입장에서는 나름 열심을 보이며 일을 했지만 회사 또는 상사인 윤 팀장님이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는 지속적인 불만이 쌓였을지 모릅니다.

두 번째로 P와 진행했던 일대일 면담 상황도 돌아봐 주세요. 걱정이 된 윤 팀장님은 일대일 면담을 진행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더 이상 내가 성장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거나 “회사와 팀에 비전이 보이지 않고, 나의 능력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하셨지요. 그런데 이런 대답들은 사실 굉장히 애매한 반응입니다. 마치 이혼을 앞둔 부부에게 헤어지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성격 차이”라고 답하는 것처럼 애매한 느낌인데요. 물론 이 회사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고 있고, 회사와 팀에서 비전을 찾을 수 없다는 생각을 실제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뒤에 나오는 말이 P의 진짜 속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봅니다. P의 말을 앞뒤 순서만 바꿔 재정리해 보면 “회사가 내 능력을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비전을 못 찾겠고 굳이 성장하기도 싫다”는 말로 들립니다.

여기서 P가 강조하고 싶고 절실하게 표현하고 싶은 핵심은 ‘인정’이지요. 그러고 보면 P는 일에 열심을 보였던 과거에도 업무를 맡으면서 앓는 소리를 하거나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그런 말을 하고 난 후에도 무리 없이 업무를 진행했다는 걸 봐서 그저 개인의 언행적 습관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한편으론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P가 누구보다 ‘인정의 욕구’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내가 이렇게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거나 “추가로 업무를 맡아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등의 생색을 내고 싶은 마음을 그런 방식으로 표현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새로 업무를 주면 툴툴대거나 괜히 한마디씩 불만을 던지는 거지요. “나를 알아봐 주고 칭찬해 달라”는 의미로요. 전체적인 상황을 살펴봤을 때 P는 인정과 보상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으로 보여요.

P의 경우 처음부터 윤 팀장님의 마음에 안 드는 팀원은 아니었지요. 그래서 지금의 태도를 보이기 전 어느 순간까지는 괜찮은 후배였던 P에게 윤 팀장님의 미련이 남아 있을 수 있어요. P에게 퇴사를 권고하거나 다른 조치를 취하기 전 마지막으로 선배이자 리더로서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면 이런 시도를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일대일 면담을 다시 잡고 진행해 주세요. P에게 퇴사 의향을 물었을 때 “퇴사를 생각할 정도로 힘들고 생각이 많아진 것이지 실제로 퇴사를 하겠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지요. P는 아직 퇴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힘들고 생각이 많다”라는 자신의 마음을 알리며 윤 팀장님에게 은근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면담하실 땐 “대체 뭐가 문제냐? 왜 이러냐?”는 문제적 접근이 아닌 “당신이 예전에 이런 프로젝트들을 잘 수행한 것 기억한다. 당신은 팀에 도움이 되는 인재다. 요즘 어떤 점들이 힘드냐?”에 대해 이야기 나눠 주세요. P 역시도 알고 있을 겁니다. 자신이 팀 내에서 문제아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요. 따라서 이번 면담에서는 윤 팀장님 스스로도 P를 부정적 시각이 아닌 계속 함께할 후배로 생각하며 대화를 나누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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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P의 인정욕구에 관심을 갖고 이를 어느 정도 채워주세요. 앞서 P의 성향에 대해 이미 살펴보셨는데요.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큰 사람으로 보입니다. 본인 입장에서는 이런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한다고 느끼면서 ‘성격 좀 나쁜 투덜이 스머프’에서 ‘성격 나쁘고 일 안 하는 저성과자’가 돼 버린 거지요. P의 눈치를 살피며 무조건 떠받들어주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인정욕구가 강한 사람에겐 그 사람이 어떤 강점이 있고, 무얼 잘하고 있으며, 어떻게 팀에 공헌하고 있는지를 알려주시는 것이 동기부여에 중요하지요. 윤 팀장님께서 다양한 방식(일대일 면담, 티타임, 식사, 미팅 등)을 통해 P가 잘하는 점들을 찾아내고 인정해주세요.

잘 아시는 ‘썩은 사과의 법칙’이 있지요. 썩은 사과 1개를 박스 안에 넣어두면 주변에 있는 사과들까지 모조리 썩게 만드는 현상입니다. 썩은 사과로부터 숙성호르몬인 에틸렌이 주변으로 분비되기 때문인데요. 윤 팀장님이 걱정하시던 것처럼 P가 후배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P의 행동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노력해 주셔야 합니다. 게다가 P가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업무들을 다른 팀원들이 메꾸고 있다면 조만간 다른 팀원들 역시 불평으로 가득 찬 저성과자로 변질될 가능성도 많습니다. 현재 P는 당장 퇴사는 하지 않으면서 연차가 낮은 후배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어쨌든 빠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보내주신 글을 읽으니 윤 팀장님의 고민이 깊으신 듯해요. 할 수만 있다면 바로 다른 곳으로 보내버리거나 퇴사를 권고하고 싶은 마음이 충분히 드실 것 같아요. 윤 팀장님의 에너지를 P 팀원 한 명이 너무 많이 소모시키고 있다는 생각에 걱정도 되고요. 만약 P와 몇 번의 일대일 면담을 가졌지만 자신의 솔직한 상황과 고민을 윤 팀장님과 공유하지 않거나 윤 팀장님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변화된 태도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땐 단호하게 행동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능력 없는 투덜이 스머프와 썩은 사과로부터 우리 팀원들을 지키기 위한 리더의 당연한 역할수행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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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ution II 

퇴사 앵무새 P 님으로 인해 팀을 이끌어 가야 하는 팀장님의 고생이 많으십니다. 매일 부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환경에서 개인과 팀, 그리고 조직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나 최근 조용한 퇴사, 파이어(Fire)족까지 유행하고 있어 직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무례함의 비용

크리스틴 피어슨의 연구는 직장 내 무례함과 그 영향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그의 책 『무례함의 비용』에 따르면 무례함을 경험한 직원들은 그 영향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겪었습니다.

- 47%는 일부러 근무시간을 줄였습니다.

- 80%는 해당 사건에 대해 걱정하며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 66%는 업무 성과가 하락했습니다.

- 25%는 고객에게 화를 냈습니다.

- 12%는 끝내 회사를 떠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무례함이나 부정적인 행동이 단순한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전체 조직의 성과와 복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마케팅팀은 특히 빠른 세상의 변화 속에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핵심인데 P 님으로 인해 얼마나 팀 성과에 이슈가 나타날지도 예상이 됩니다. 소통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부담될 수 있지만 그 부정적인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도 팀장님이기에 부정적 직원을 변화시킬 수 있는 코칭 팁을 제안 드립니다.

인정을 통해 회복 지원하기,
발전적 피드백으로 잘못된 행동 중지하기

P 님에게 효과적으로 코칭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우선 그의 입장이 돼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때 일을 잘하고 역량이 있었던 사람이기에 당시에는 많은 인정과 성장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인정받지 못한 기간이 꽤 길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정욕구가 높을 사람일수록 자신이 인정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큽니다. 자신을 인정해 달라는 간절한 마음이 커지며 잘못된 단어 선택과 표현이 그를 ‘퇴사무새’라는 문제적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P 님의 최근 언행을 보면 긍정적 피드백을 하기가 어렵겠지만 작은 부분이라도 팀장님이 관찰하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통해 P 님의 차가워진 마음을 녹이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 현재는 잘하는 것이 매우 적을 수 있어서 ‘칭찬’이라고 꼭 못 박을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관찰’에 의거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조금 일찍 출근한 것, 어제보다 문서 작성에 조금 더 노력한 부분, 다른 사람에게 배려해준 부분 등을 알아봐 주고 그것에 대한 작은 코멘트를 자주 하는 것입니다. 불만이 많은 사람일수록 인정하는 말을 많이 해줘야 합니다. 굳어진 마음을 부드럽게 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매일 한두 가지씩이라도 인정의 말을 해주세요.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가 기여한 부분도 강조해 준다면 퇴사까지 이야기하던 그의 마음이 조금씩 변화될 수 있습니다. 팀장님의 긍정 피드백을 통해 P 님이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조직에서 인정받는 부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면 팀장님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입니다.

P 님이 날이 서 있는 상태가 아니라 긍정적 피드백을 통해 편안해지고 팀장님과의 신뢰가 향상됐다고 느껴진다면 P 님이 멈춰야 하는 것에 대한 발전적 피드백을 제공할 적합한 타이밍입니다.

P 님이 투덜대는 것이 얼마나 자신의 평판에 안 좋게 작용할지를 생각하고 그를 위한 조언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 것입니다. 퇴사를 하든 하지 않든 개인의 평판은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성장에 관심이 많은 P 님이기에 그 사실을 인식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레퍼런스를 확인하고 능력보다 평판과 태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능력이 좋다고 채용했다가 훨씬 더 큰 손해와 피해를 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P 님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부분을 빠르게 파악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 시선을 이용해보세요. 객관적으로 자신의 불만스러운 태도가 장기화됐을 때 어떤 평판으로 남을 것이 예측될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번번이 비효율적이라고 찬물을 끼얹고,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는 부정적인 모습이 지속될 경우 일정 차질과 조직 성과에 얼마나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 직시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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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평판이 안 좋아질 경우 이직이 어렵게 될 수도 있고, 내부에서도 협업하는 사람들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정확히 알게 한다면 잘못된 행동을 멈출 수 있습니다. 작게는 평소 보여주는 모습의 변화부터 시작될 수 있는데요, 부정적 단어 사용을 금지한다거나 한숨, 말 자르기, 인상 쓰는 표정 등을 멈추게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발전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최악의 리더십이라는 것을 팀장님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P 님에게 긍정적인 피드백과 발전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느라 에너지가 많이 쓰이겠지만 그 단계를 거쳐야 다른 일이 수월해 질 수 있습니다.

팀장의 필수 역량과 업무 인센티브를 활용해 동기부여하기

팀장이 갖춰야 하는 필수 역량은 명료한 의사소통, 합의 도출, 그리고 책임 수용입니다.

첫째로 팀장님이 기대하는 중간관리자로서의 P 님의 역할에 대해 적합한 단어와 확실한 표현, 문서화를 통해 책임을 인식하도록 명료하게 의사소통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팀장은 팀을 이끌어야 하고, 방향과 결정 사항을 맞추고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허리로서 P 님이 역할을 해야 한다면 그 기대 사항에 대해 자주,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실행 과제에 대해 다른 팀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함께 소통한다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둘째, 만일 P 님이 자신도 모르게 또 부정적인 단어를 종종 표현하게 된다면 팀 내에서 지켜야 하는 우리만의 그라운드 룰(Ground rule)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다 같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대방 입장에서 공감해 주고, 인내해 주고, 협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팀워크를 향상시키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팀장님 혼자만 P 님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서로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전환될 것입니다. 최근 리더 혼자만이 아닌 팀 코칭이 각광받는 이유는 함께 좋은 것은 강화시키고 부정적인 것은 빠르게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팀 내 합의 도출을 통해 빠른 정화가 가능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은 코칭적 조직을 구축하는 데 가장 단단한 기반을 마련해 줍니다.

셋째, 동기부여 요인을 찾아보고 효과적으로 코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P 님은 성장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고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요, P 님이 희망하는 일터에서의 ‘성장’이 무엇인지, 동기부여 요인을 찾기 위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코칭을 할 때 많은 리더가 동기부여에 대해 팀원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인지, 리더가 부여해줘야 하는 것인지 자주 묻곤 합니다. 행동의 주체인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하지만 리더도 함께 그 기회를 만들고 발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책임이 있습니다. 여기서 많은 리더가 실수를 하는데요. 자기중심적으로 구성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겁니다. 구성원에게 매력적인 동기를 제공하세요. P 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업 인센티브를 물어보고, 그것에 맞춰 업무와 피드백을 제공해 줄 경우 성장과 동기부여에 큰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P 님이 직업 인센티브로 느끼는 상위 요소가 권력, 모험성, 인정이라면 일정한 권한을 주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그 성과를 인정해 주는 것이 ‘성장’이라고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캐나다의 리더십 진단 프로그램인 석세스파인더(SucessFinder)에서 구분하는 10가지 직업 인센티브(Vocational Incentives) 요소를 참조해 적합한 동기를 찾아보세요.(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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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분리하기

여기까지 했다면 팀장님은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경우 P 님이 지속적으로 퇴사 언급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바꾸지 않고 조직에 계속 악영향을 준다면 다른 팀원들로부터 분리 조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팀원들이 최소한의 영향을 받도록 업무를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악순환을 막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팀장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구성원들의 신뢰가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최근 산업의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조직 개편과 목표 변경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최전선에서 구성원들에게 그 목표와 의미를 강조하고 업무를 지시해야 하는 팀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포천 100대 기업의 70%가 최근 1~2년 사이 조직 개편과 목표 변경만 최소 6회 진행했다고 합니다. 조직이 애자일하게 운영되면서 목표관리, 조직개편, 성과관리를 병행해야 하는데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게 팀장, 리더의 역할입니다. 직원과 관리자 사이의 갭이 커지면서 최근 ‘갈등관리’와 ‘팀워크 향상’에 대한 이슈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기도 합니다.

신기하게도 연구에 따르면 리더의 연차와 리더십의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리자 역할을 오랜 기간 했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리더로서 집중해서 노력하고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바로 팀장들의 리더십입니다. 내가 팀장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다른 사람을 어떻게 육성해야 하는지, 구성원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매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팀장은 성과관리뿐 아니라 사람 관리 노하우를 많이 필요로 합니다.

팀장은 자기 돌봄을 통해 회복탄력성 강화해야

마지막으로, 사람 관리를 위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리더의 자기돌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인코칭 R&D센터 연구 결과 리더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자기 자신을 더 비난하는 경향이 높고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는 화살을 자신에게 돌리면서 내가 리더로서 무엇을 잘했어야 하는지 곱씹거나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자책하지 말고 ‘나는 지금까지 잘한 것을 관찰해 줬고, 신뢰를 통해 발전적 피드백을 제공했으며, 팀원들과 합의 도출을 통해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세요. 매일 다양한 상황과 구성원을 마주해야 하는 팀장에겐 역경을 극복할 수 있는 힘 못지않게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니까요. 팀장님의 노력과 포용적인 리더십을 통해 행복하게 성장하는 마케팅팀이 될 것을 믿고, 또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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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윤 팀장이라면? 팀장클럽 현직 팀장님들의 조언

현직 팀장님들은 윤 팀장님과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상황을 해결할까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인터비즈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팀장클럽’에서 직접 현직 팀장님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소중한 의견 일부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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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 : 노팀장

7년 차면 딱 이직 제안받기 좋은 때이군요. 몸값도 이직 시 가장 높이 뛰고요. 진짜 그만둘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지 않고 조용히 통보하더라고요. 퇴사무새 치고 빨리 그만두는 사람 많이 못 봤습니다. 오히려 조용히 있는 사람이 퇴사 이야기 꺼내면 진짜 뒤도 안 돌아보더라고요.

만약 그렇다면 인사팀에 보고하고 나가라고 할 것 같습니다. 머리 큰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 배웠습니다. 이미 머리가 클 대로 커서 팀장을 팀장으로 안 보는데 데리고 있은들 무엇이 달라질까요?

ID : 두문정수

P 팀원을 아끼고 성장하기를 바라는 팀장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런 팀원이 삐딱해진 걸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시네요.

일대일 면담에서 팀원이 한 말 “더 이상 내가 성장하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에 니즈(Needs)가 담겨 있어 보입니다.

이유를 물었으니 P의 감정을 터치해 보시고 팀장님이 P에 대해 갖는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세요. 어떤 성장을 바라는지, 그걸 이루기 위해 팀장의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찬찬히 얘기 나눠보시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조바심 내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서로의 진솔한 마음을 알아가는 시간을 종종 가져보시면서 회복해가는 P를 기다린다는 마음을 가지시면 팀장님도 좀 더 여유가 생기실 듯합니다.
  • 백상경 |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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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규정 | 씨앤에이엑스퍼트 대표

    비즈니스 교육·훈련 기관 씨앤에이엑스퍼트(C&A EXPERT)의 대표이자 성균관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다. 감정 코칭 전문가로서 직장 내 감정 관리 및 소통 기술에 대해 CEO와 임원, 팀장 및 팀원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한다. 저서로는 「감정 관리도 실력입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아이 감정을 다스리는 아이」 「제가 겉으론 웃고 있지만요」 「서른살 감정공부」 등이 있다.
    hahm2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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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은 | 인코칭 대표

    비즈니스 리더십 코칭 기업 인코칭의 대표이사. 조직 내 코칭 문화 확산을 위해 직종별 직급별 코칭 콘텐츠를 개발하는 전문가로서 '코칭포우_끌리는 리더의 코칭 시크릿(Coaching Secret)' '슬기로운 리더생활: MZ세대 맞춤형 코칭' '애자일 성과관리' 등의 온라인 과정을 개발했다. 저서로는 「임원코칭 가이드북」 「변화의 시대에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를 위한 지침서, TALC」 「삐딱한 긍정직원, 삐딱한 부정직원」 등이 있다.
    jek@incoach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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