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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Brief Case: 퍼시스의 오피스 환경 혁신

일 잘하는 인재 잡는 ‘오피스의 힘’
일하는 방식 변화 맞춰 직원 경험 관리해야

이다정 | 382호 (2023년 1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엔데믹 이후 오피스 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 수준이 커지면서 기업은 오피스 내 사용자 경험, 즉 직원 경험을 세밀하게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좋은 오피스는 우수한 인재들의 업무 만족도를 높여 그들이 회사에 남아 있게 할 것이다. 엔데믹 이후 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감안한 오피스 환경의 핵심 트렌드는 몰입, 커뮤니티, 친환경 등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은 오피스 환경 개선 프로젝트에 직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조직 문화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업의 프로젝트 담당자는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기술적, 문화적 환경을 총체적으로 고민해 사용자 경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팬데믹 시기를 거쳐 엔데믹을 맞이하면서 기업들이 재택근무 체제를 종료하고 오피스로의 복귀를 속속 선언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직원들은 조직에서 제공한 업무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적합한 업무 환경을 세팅해 본 직원들은 업무를 집에서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자연스럽게 재택 환경보다 더 나은 오피스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으며 오피스 복귀를 요구하는 회사에 이를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오피스 내에서의 사용자 경험, 즉 ‘직원 경험’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리테일 업계에서 고객 경험 관리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듯이 우수한 인재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와 이직을 막는 관점에서도 직원 경험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직원 경험에 초점을 맞춘 오피스 환경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가? 이를 알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직원들의 가치 판단과 인식, 욕구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사무 환경 전문 기업 퍼시스가 사무 환경 리서치의 범위를 오피스 공간에서 일터를 둘러싼 사회, 경제, 기술, 환경의 변화에 대한 탐구로 넓힌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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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환경의 최신 트렌드

1. DEEP-WORK SANCTUARY: 몰입을 돕는 정교한 시스템 설계

IT의 발전으로 업무 생산성이 높아진 반면 개인이 느끼는 집중력과 몰입의 어려움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인 요한 하리는 “사회 구조가 사람들의 집중력을 도둑질한다”고 지적했다. 너무 많은 정보, 수많은 생산성 앱의 푸시 알림, 당이 너무 많이 포함된 식단 등과 같은 사회적 환경이 집중력이라는 인간의 한정된 자원을 빠르게 소모시킨다는 것이다. 짧은 동영상을 수시로 건너뛰면서 감상하는 데 익숙해진 사람들은 책을 읽을 집중력조차 유지하지 못해 힘들어 한다. 팬데믹 기간 수많은 원격 회의와 메신저, 생산성 앱 등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집중과 몰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됐다. 몰입을 이끌어내는 오피스 환경의 중요성이 커진 배경이다.

최근 열린 북미 최대 사무 가구 박람회인 네오콘(NeoCon)에서도 외부 방해를 최소화함으로써 몰입을 이끄는 공간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2년 네오콘에서 높은 파티션으로 사면을 둘러싼 데스크가 등장했으며 2023년 네오콘에서도 밀폐된 부스 아이템을 모든 업체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과거 동료들 간의 잡담을 창조적 영감의 원천으로 여겨 업무 공간과 협업 공간이 어우러진 개방적인 사무 환경을 대세로 여겼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이제 집중력을 파괴하는 방해 요소로 업무 공간에서 분리돼야 한다.

최근 오피스에 제안하는 집중 업무 공간은 밀폐형 타입과 오픈 타입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밀폐형 타입은 벽을 시공하는 사례와 부스 아이템을 설치하는 사례로 나눌 수 있는데 시공 벽체가 있으면 소음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부스 아이템을 사용할 경우 공간 변경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픈 타입은 가구로만 구성할 수 있어 조직 변경에 맞춰 공간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유연한 운영이 장점이다. 대체로 시선을 차단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삼면 이상을 얇은 스크린 파티션으로 둘러싸지만 라운지의 창가 공간 등 건축적 요소를 살리고 싶을 때는 파티션이 없는 공간으로 완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파티션을 높게 치고 집중 업무 공간에 들어간다고 해도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방해 요소에 노출된다. 그러니 앞으로 몰입 공간은 단지 파티션을 높이거나 밀폐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는 창의적인 솔루션으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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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몰입의 솔루션이 외부 자극을 차단하는 방향으로 발전했지만 사실 자극을 받아들이는 방법으로도 집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뇌과학에 따르면 우리 뇌는 몸을 움직이거나 감각이 자극될 때 집중 모드로 전환한다. 201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워킹 미팅(walking meeting)도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워킹 미팅은 사무실을 벗어나 가까운 거리를 동료와 함께 걸으며 회의를 하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료를 검색하거나 회의록을 작성하는 방식이다. 운동을 통해 오는 신체의 자극, 환경이 바뀌는 감각적 변화를 통해 집중력과 창의성을 이끌어낸다. 오피스 공간 안에도 여러 가지 감각적 자극을 의도적으로 배치하고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면 더 쉽고 빠른 몰입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한 예로, 현대트랜시스의 동탄 시트연구소 3층은 퍼시스가 몰입의 단계를 4단계로 구분해 다양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 프로젝트였다. 퍼시스는 느슨함과 철저함, 혼자와 함께라는 2가지 축을 기준으로 몰입의 단계를 4개 레이어로 나눴다. 스몰 토크나 브레인스토밍에 적합한 레이어1, 미팅과 팀플레이를 하는 레이어2, 개인 업무가 가능한 레이어3, 집중 업무를 위한 레이어4를 주 출입구에서 시작하는 사용자 동선에 맞춰 몰입의 단계가 조금씩 높아지도록 구성했다. 레이어가 바뀔 때마다 사용자의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달라지도록 구성해 사용자가 새로운 감각적 자극을 통해 더 쉽고 빠르게 몰입이 가능하도록 디자인 요소를 구분한 것이다.

예컨대 레이어1에 해당하는 메인 출입구 앞 커뮤니티 라운지는 노출 천장에 역동적인 유선형 조명 디자인을 적용해 활기차고 에너제틱한 공간을 표현했으며 레이어2에 해당하는 미팅룸은 블루 톤의 카펫타일과 흡음패널을 사용해 CI를 표현하는 동시에 다양한 컬러 자극을 제공했다. 레이어3에 해당하는 멀티존은 따로 벽을 세우지 않고 바닥의 우드톤 소재로 공간을 구분했다. 가구의 색채 역시 우드톤과 블랙을 활용해 침착한 환경으로 구현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몰입의 단계가 높은 레이어4는 스크린 파티션으로 둘러싼 개인 업무 공간을 제공했다. 또 레이어4에만 천장 마감을 적용했는데 노출 천장을 적용한 다른 레이어의 공간보다 천장고를 낮춰 집중에 유리한 공간감을 만들었다.

2. HARMONIC-HAVEN: 더 넓은 포용과 정서적 케어

전 세계적으로 외로움이 사회적 질병으로 부상하면서 사회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2018년 1월 영국은 고독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직을 신설하고, 외로움 퇴치에 약 2000만 파운드, 한화 기준 약 325억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살률이 증가한 일본 역시 2021년 2월 고독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한국에서도 외로움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2022년 서울시는 여론조사 업체 PMI를 통해 ‘UCLA 외로움 척도’를 활용한 한국 사회의 외로움을 측정했다. 그 결과 한국인은 80점 만점에 평균 43.94점을 기록해 중증도의 외로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지점은 세대별 외로움 점수의 차이였다.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끼는 세대는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30대와 40대였다. 흔히 고독과 외로움은 은퇴 이후 사회 활동이 줄어드는 고령층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경제활동 시기와 결혼이 늦어지고 이혼율이 증가하며 가족과 친구의 범위가 줄어드는 최근의 사회적 변화가 젊은 층의 외로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외로움을 해소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에 대한 직장인들의 욕구가 커지는 배경이다.

서울시 연구원이 2019년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외로움은 정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많은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맺는 기업의 참여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분석한다.1 오피스 환경 또한 커뮤니티로서의 기업의 새로운 역할에 걸맞게 구축될 필요가 있다.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책 『시대예보』에서 핵개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며 이제 기업은 완성된 숙련자인 개인들이 모인 집단에 새로운 형태의 소속감과 공통의 정체성을 부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과거 기업 커뮤니티의 모델은 종신 고용을 기반으로 회사가 나의 일생을 책임지는 모델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기업 커뮤니티는 구성원을 긍정해주고 포용해주는 커뮤니티, 구성원의 성장을 도우며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의 형태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이에 과거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던 라운지와 같은 사회적 교류의 공간이 이제 오피스에서 필수적 요소가 됐다. 퍼시스의 2023년 오피스 공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사람들이 모이고, 일하고, 이야기하고, 교류하는 ‘소셜 공간(Social Space)’은 전체 오피스의 55%에서 발견될 정도로 보편화됐다. 소셜 공간을 만든 기업은 한 층에 평균 1.56개를 만들었다. 협업 전용 공간 등 특수 공간을 제외하고 업무 전용 층만 조사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피스 내 소셜 공간의 비중이 훨씬 더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서울 여의도 퍼시스 커뮤니티 오피스는 앞으로의 오피스는 함께 모여 일하고 소통하는 커뮤니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트렌드를 반영해 퍼시스가 구축한 체험형 워크라운지다. 전체 면적의 80% 이상을 다양한 형태의 소셜 공간과 협업 공간으로 구성해 구성원 간의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실제 방문자 중 팀 단위 예약 건이 63%를 차지할 정도로 유연한 팀 활동과 협업을 위한 공간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퍼시스는 더 많은 기업과 직장인이 변화된 사무 환경 트렌드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오피스 무료 대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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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HARMLESS-ETHIC: 우리와 지구에 무해한 실천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전략은 기업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 잡았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기업의 친환경 경영활동이 소비자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면서 친환경을 내거는 브랜드와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시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친환경을 외치는 기업은 ‘그린 워싱’이라며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한다.

앞으로 오피스에서도 ESG가 주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똑똑한 소비자뿐 아니라 능력 있는 인재들은 기업이 정말로 좋은 사회와 환경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특히 앞으로 오피스에 들어올 Z세대와 알파세대는 ESG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 잡코리아에서 최근 진행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구직자 64.4%가 ESG 경영 여부를 구직 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건축과 부동산 시장에서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뉴욕시는 2024년부터 이산화탄소를 일정량 이상 배출하는 기업에 탄소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탄소세를 피하려면 기업들도 비용을 투자해 오피스 건물을 친환경적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오피스 시장에서 친환경 건물 제도인 리드(LEED) 인증 획득이 주류가 될 것이다.

친환경 오피스는 세 가지 관점에서 구축되고 있다. 첫째, 친환경적 오피스 빌딩이다. 기업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빌딩을 선택하고, 오피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친환경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다.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도 5년 내 준공 건물 중 친환경 인증을 받은 오피스 비율이 전체의 68%로 이는 홍콩·상하이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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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탄소 저감 제품의 사용이다. 인테리어는 오피스 구축 과정에서 건물 다음으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분야다. 최근 인테리어 업계에서도 다양한 탄소 저감 제품을 내놓고 있다. 플라스틱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나무 무늬 필름이나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를 이용해 만든 카펫 타일 등이 대표적이다. 오피스 가구에서도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업사이클 제품 라인 구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2023년 네오콘에서도 자사 제품에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소재를 사용했다고 홍보하는 업체가 많았으며 업사이클 소재에 관한 특별 전시도 마련됐다. 퍼시스 역시 2022년 출시한 위야드(WEYARD) 시리즈에 아크릴과 재생 PET 에코보드 소재를 섞어 만든 전면 스크린 파티션과 측면 스크린 파티션을 추가했다.

세 번째, 오피스 운영 관점에서도 친환경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최근 일상에서 직원들이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직원 경험을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친환경 스타트업 트래쉬버스터즈는 사내 카페에 다회용 컵을 제공해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소셜 벤처 수퍼빈은 캔, 페트병, 우유팩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리사이클 기기를 제안한다. 네이버 제2 사옥 네이버 1784의 경우 조직 구성원들이 재활용에 참여할 경우 크레디트를 받고 이를 사내 카페에서 포인트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조직 구성원의 일상적인 실천이 지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을 구성원에게 제공할 때 친환경 오피스에 대한 직원들의 인지도와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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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환경 구축을 통한 조직 문화 개선

앞서 몰입, 정서적 케어, 친환경 실천의 3가지 키워드를 통해 오피스 환경이 직원에게 제공해야 하는 경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오피스 환경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축하는 게 효과적일까?

첫째, 오피스 구축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 구성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오피스 구축 과정에서부터 구성원을 관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직원을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2020년 금속 가공 공구 제조업체 와이지-원은 퍼시스와 함께 신사옥 이전을 준비하면서 기업 문화 TF를 구성했다. 임직원 세미나, C레벨 인터뷰, 구성원 설문 조사에 더해 두 차례에 걸친 TF 워크숍을 통해 오피스에 필요한 아이디어와 개선점을 모으고 조직 문화와 일하는 문화를 반영한 오피스 콘셉트를 도출했다. 전 과정에서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 와이지-원은 입주 후 진행한 거주 후 평가에서 논의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인원의 만족도가 그렇지 않은 인원의 사무 환경 만족도보다 뚜렷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기업은 입주 이후에도 오피스 환경의 유지, 관리, 개선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해 직원 목소리를 꾸준히 반영해야 한다. 그동안 오피스 프로젝트는 오피스를 준비하고 설계하고 실행한 후 입주와 함께 종료됐다. 하지만 입주 다음은 직원 경험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때의 구성원 의견을 단순 불편 사항으로 치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오피스를 계속해서 유지, 관리, 개선해 나가야 한다. 오피스 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외부 구독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가구 등 오피스 내 집기 AS나 인테리어, 설비 유지 보수 등 물리적인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심으로 외부 업체와의 협업이 이뤄졌다면 요즘은 공간 프로그램 운영 차원으로 그 서비스가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키친 및 스낵 바 구독 서비스나 사내 도서관 운영 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오피스 담당자들은 각 서비스에 특화된 전문화된 파트너와 협업해 지속적으로 오피스 환경을 개선해 나감으로써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오피스가 ‘눈에 보이는 기업 문화’라는 관점에서 오피스 환경에 대한 고민을 조직 문화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해야 한다. 미래학자인 제이콥 모건은 직원 경험이 직원들이 실제로 일을 하는 ‘물리적 환경’,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도구와 기술을 일컫는 ‘기술적 환경’, 조직의 분위기나 느낌을 만들어내는 ‘문화적 환경’ 등 3가지 환경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이 중 특히 물리적 환경과 문화적 환경을 연결하기 위해 오피스 내에 포스터나 사인 그래픽 등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조직의 지향점을 표현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퍼시스가 시공한 위대한상상은 배달통에서 요기요로 바뀐 브랜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사례다. 철가방을 활용한 사인 그래픽을 걷어내고 요기요라는 새로운 브랜드의 사명과 지향점을 담은 사인 디자인으로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했다.

앞으로 오피스 프로젝트 담당자 또한 물리적 환경을 기획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술적 환경과 문화적 환경을 총체적으로 고민해 사용자 경험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장해야 한다. 변화한 물리적 환경을 온전히 활용하려면 일하는 방식과 구성원의 행동도 함께 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퍼시스가 사무환경컨설팅을 통해 공간을 제안할 뿐 아니라 변화 관리의 방향까지 조언하는 이유다. 2023년에 진행한 광동제약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광동제약은 과천 신사옥 이전을 앞두고 자율적으로 일하는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희망했다. 퍼시스는 광동제약만의 스마트워크가 무엇인지를 먼저 정의하고 이에 기반해 스마트오피스 가이드를 작성했다. 가이드에는 사무 환경 기준 수립을 위한 표준화 원칙, 조직 구성을 반영한 레이아웃, 세부 공간 디자인 방향뿐 아니라 스마트 오피스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까지 담았다. 예컨대, 공간 예약 시 사용할 IT 솔루션에 필요한 기능, 공용 수납이나 공용 키친과 같이 새롭게 생겨난 공간을 관리하는 요령, 이런 변화를 관리하는 분기별 액션플랜 등을 조언했다.

이제 단순 부동산 자산으로 존재하는 오피스, 최소 공간에 최대 인원을 배정하는 것이 최선인 오피스, 유지 보수만 하면 되는 오피스의 시대는 끝났다. 사용자인 구성원들의 문화와 인식의 변화에 따라 오피스 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를 발 빠르게 감지하고 직원 경험 관점에서 오피스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기업이 최고의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이다정 | 퍼시스 수석연구원

    필자는 연세대 실내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퍼시스 사무환경연구팀에서 사무 환경 데이터를 양적으로 분석하고 표현하는 통계적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2014년 퍼시스 공간데이터베이스를 개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매년 공간데이터베이스 보고서와 오피스 연구 자료들을 작성하고 있다. 『사무환경이 문화를 만든다 vol.1』 『사무환경이 문화를 만든다 vol.2 오피스 일상을 바꾸다』 를 집필했다.
    dajung_lee@fursy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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