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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 시대의 성과 관리 방식

저성과자 떼어내 개선하려면 역효과
실시간 피드백-자율성이 몰입도 높여

서유미 | 373호 (2023년 07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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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팬데믹이 지났지만 회사에선 비대면 근무와 관련한 실험이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이 실험의 핵심은 비대면 환경에서도 조직의 성과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다. 성격은 구조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유롭게 일할 때 개인의 성과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능동성이 강한 구성원이라면 비대면 환경에서도 업무에 필요한 사회적, 물적 자원을 확보해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비대면 환경에서는 관리 감독도 어렵다. 구성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하고, 자율적으로 성공 사례를 공유하게 하며 학습할 기회를 만드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조직 전반에 높은 성과를 추구하는 문화가 요구되기도 한다. 저성과자, 즉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과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구성원의 높은 몰입 수준과 성과를 유지할 수 있다.



팬데믹 동안 전면적으로 실시된 비대면 근무는 기업 내 조직원들의 자기 동기부여에 관한 거대한 사회적 실험과 같았다. 상사와 동료, 고객 등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조직원들 사이 업무 성과가 양극화되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했다.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의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자발적으로 제거하며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 사람들은 성과가 과거보다 더욱 높이 나타났다. 반면 물리적으로는 물론 업무적으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저성과자들 또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에는 관리자의 모니터링, 동료의 지원, 상사의 코칭 및 개입 등 성과를 내는 데 타인의 도움이 필요했던 그룹이다. 이들은 비대면 환경에서 필요한 물리적·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하며 홀로 일해야 하는 환경에 처했다. 자연스럽게 성과 달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존재감마저 점점 흐릿해져 더더욱 고립에 빠진다.

비대면 근무가 익숙해지며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 현상이 수면 위에 떠오르기도 했다. 사실 조용한 사직 현상이 팬데믹 이후 처음 생긴 것은 아니다. ‘받은 만큼 일한다’ ‘월급 루팡’ ‘워라밸’ 등 이제는 꽤 익숙해진 말들이 대변하듯 회사에서의 삶에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개인의 삶을 더 중요시하려는 움직임은 팬데믹 이전부터 있었다. 다만 팬데믹을 계기로 일의 의미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확산돼 조명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직원들이 굳이 고성과자가 되고자 노력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은 비용, 생산성 관점에서 큰 문제이다.

팬데믹을 넘어 엔데믹이 도래했지만 우리가 맞이하는 업무 환경은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 사무실로 복귀했지만 그 과정에서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잡음이 이어졌다. 사무실 복귀가 싫어 이직을 결심한 미국 테크 기업 개발자들의 에피소드가 전해졌다. 비대면 근무 시스템이 마련됐고 비대면 근무가 진보적이라는 인식도 생긴 듯하다. 그에 따라 팬데믹이 종결된 지금에도 비대면 근무 실험을 이어나가는 기업들이 있다. 네이버는 2022년 전면 재택근무를 허용했고 올해 2023년 7월에는 해외에서 한 달간 원격 근무, 즉 워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근무 기준을 안내했다. 포스코,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도 위성 사무실을 구축하거나 유연 근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 관리자들은 새로운 성과 관리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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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유미 | 서울시립대 경영대 교수

    필자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석사(MPP), 코넬대 산업노동관계학과에서 조직행동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인사조직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연구 분야는 조직 정의, 리더십, 조직 문화, 조직 내 다양성 관리 및 ESG 경영 등이다. Journal of Management and Organization, RIIR, 인사조직연구, 조직과 인사관리연구 등의 국내외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인사조직연구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ys26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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