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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ase Study: 고정관념을 깬 10년 전 SKT의 하이닉스 인수 과정

“앞으로의 10년은 과거의 10년과 다르다”
도전 정신 - 기업가정신이 만든 성공의 역사

배미정,송재용,배종훈 | 330호 (2021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10년 전 SKT가 ‘반도체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른 기업들이 외면한 딜을 과감히 성사시킨 배경은 다음과 같다.

1. 당시 프로젝트 책임자의 새로운 리더십이 스타트업처럼 소규모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문화와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구축해 젊은 직원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고 업무 몰입도를 높였다.

2. 팀원들은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과제에 도전하고 사내 경영진을 설득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 토론하는 과정에서 일의 성패와 관계없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성취감을 얻었다.

3. 오로지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새로운 딜 구조를 만들어 냄으로써 경쟁을 없애는 동시에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성공했다.



편집자주
본 원고는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진(송재용, 배종훈 교수)이 SKT의 하이닉스 M&A프로젝트팀을 이끈 당시 사업개발팀장과 매니저 4명 등 실무팀을 인터뷰해 작성한 사례의 내용과 이를 기반으로 한 추가 취재를 통해 완성했습니다.

2021년 4월 박정호 SK텔레콤(SKT) 대표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SKT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SKT를 분할해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투자와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SK스퀘어’를 설립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성장 궤도에 오른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부문을 SKT의 기존 통신 사업에서 떼어내 보다 공격적인 투자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다. 2011년 SKT가 하이닉스를 인수해 반도체 산업에 처음 진출한 지 10년 만이다.

시계를 10년 전으로 돌려 2011년 11월. 국내 최대 이동통신회사인 SKT가 하이닉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내수 사업만 하던 통신사가 과연 글로벌 반도체 제조회사를 제대로 경영할 수 있을지 의심했기 때문이다. 3조 원 규모의 무리한 인수합병(M&A)이 결국 ‘승자의 저주’로 돌아올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2020년 말 기준, SK하이닉스는 국내 시가총액 2위, 그리고 인텔, 삼성전자를 잇는 글로벌 반도체 매출 3위 기업으로 도약하며 10년 전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시가총액이 4배 가까이 성장한 SK하이닉스는 모회사인 SKT의 기업 가치 증대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SK그룹의 위상을 높였다. 내수 중심이던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 반도체 소재 업체인 OCI머티리얼즈와 LG실트론 등을 인수하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주축으로 도약했다. 그리고 올해 ‘SK스퀘어’를 신설함으로써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종합 솔루션 회사로 육성할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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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하이닉스 인수는 지난 10년간 SKT와 SK그룹의 운명을 바꿔 놓은 성공적 M&A로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기까지 경영진과 실무진이 숱한 고비를 넘긴 과정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고 자세히 알려지지도 않았다. SK는 1978년 선경반도체를 설립하고 반도체 산업 진출을 모색했으나 석유 파동으로 사업을 접었다. 그리고 2007년부터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했지만 막대한 투자 비용 부담과 ‘실리콘 사이클’1 로 불리는 비즈니스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2010년 8월, 당시 SKT 사업개발실장이었던 박정호 현 SKT 대표 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비밀리에 소수의 실무진에게 하이닉스 인수 검토를 지시했을 때만 해도 과연 이 딜이 끝까지 성사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섣불리 인수했다가 잘못되면 SKT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는, 어느 누구도 쉽게 손들기 어려운 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내 우려를 뚫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훨씬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다. 이런 어려운 조건 속에서 실무진이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끝까지 딜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 실장(당시 직함)의 목표 지향적 리더십, 그에 발맞춰 끈질기게 딜에 몰입한 팀원들의 열정, 그로부터 나온 창의적이고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

10년 전 SKT가 ‘반도체는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남들이 외면한 길을 과감하게 개척한 과정은 오늘날 신사업 개발로 파괴적 혁신을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사례다. 당시 SKT의 하이닉스 M&A프로젝트에 참여한 실무팀 매니저 등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SKT가 하이닉스 딜을 성사시키기까지의 여정을 DBR와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진이 자세히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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