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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진출 기업 성공사례 분석

“삼시세끼 제공하고 정신교육까지… 직원들이 파파라 부르며 따랐죠”

장윤정 | 224호 (2017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갈등이 심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너도나도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김흥수 베트남 중·남부 한인상공인연합회(호찌민 코참) 회장은 단호하게 “겉보기와 현실은 다르다”며 기업들에 신중한 접근과 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릴 것을 요청했다.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아직 고급 노동력은 부족하고 관료들의 부패와 관료주의적 행태도 만만치 않다는 것. 그는 “스스로를 너무 믿지도, 서둘지도 말라”며 “사업 아이템을 시장에 접목할 방안이 100% 준비됐을 때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이 소개

1993년 베트남에 첫발을 내디뎌 지금까지 20여 년간 베트남서 섬유업체를 이끌어온 김흥수 대광마이카 회장은 베트남 경제발전사의 산증인. 올 3월부터는 베트남 중남부 지역 700여 개 기업을 대표하는 베트남 중·남부 한인상공인연합회(호찌민 코참) 회장을 맡아 현지 기업 간 협력 등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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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츠(CIVETS, 콜롬비아·인도네시아·베트남·이집트·터키·남아공), 마빈스(MAVINS, 말레이시아·호주·베트남·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남아공) 등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을 잇는 신흥시장)’ 후보를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곳이 바로 베트남이다. 92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베트남은 낮은 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갖춘 매력적인 생산기지인 동시에 소비 욕구가 강한 젊은 층과 여성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큰 소비시장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미 우리에게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큰 수출대상국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각종 조사에서도 베트남 시장은 성장이 유망한 시장
1위를 차지하며 ‘포스트 차이나’로서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제2의 ‘도이머이’1 를 이끌며 적극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법인세를 인하하고 외국인 주택 소유를 허용하는 등 투자환경을 개선 중이다. 대외적으로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양한 경제권과의 협력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꿈에 부풀어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쉬운 시장이 베트남이기도 하다.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많은 경쟁자들이 이곳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의미. 일본, 태국 등 각국 기업들이 진출해 이미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이곳에 제대로 된 전략이 없이 들어갔다가는 만만치 않은 수업료만 지불한 채 실패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베트남 한인사회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성공담 못지않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시장에 섣불리 발을 디뎠다가 쓴맛을 본 기업가들의 실패 스토리도 떠돈다.

과연 베트남 시장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기업들이 ‘기회의 땅’ 중국에 매달려 있던 1990년
대 일찌감치 베트남 시장의 문을 두드려 20여 년 넘게 사업을 일군 베트남 경제발전의 산증인 대광마이카 김흥수 회장을 호찌민에서 직접 만나 조언을 들어봤다. 현재 베트남에서 2개 공장, 2000명의 직원의 직원을 이끌며 연간 5000만∼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김흥수 회장은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호찌민의 한인 기업들을 대표하는 베트남 중·남부 한인상공인연합회(호찌민 코참)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포스트 차이나’로 베트남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국의 3분의 1 수준인 임금 때문에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임금이 낮은 편이지만 2010년 이후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현재 월 400달러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생산설비를 준비하면 기업 운영이 용이해질 수 있다. 특히 베트남 인력의 우수한 자질은 높게 살 만하다. 저렴한 인건비에 뛰어난 두뇌와 손재주를 가지고 있다. 또 법인 설립을 빠르고 쉽게 할 수 있으며 건축 인허가 소요시간도 길지 않다.

나도 이러한 매력 때문에 중국 대신 베트남으로 들어왔다. 한국에서 섬유사업을 하다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인건비 때문에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려고 1986년 중국을 방문했었는데 중국 사람들의 마인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라서 같이 일을 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얼룩이 지거나 살짝 흠집이 난 불량제품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수출하겠다고 포장을 하고 있었다. 이런 마인드로는 좋은 물건을 생산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중국은 생산지가 아니라 거꾸로 소비시장으로 접근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한국에서 약간 하자가 있거나 불만이 접수된 물건들을 중국에 싸게 가져다 팔았다. 결과적으로 순식간에 물건이 동이 나는 등 큰 이득을 봤다.

아무튼 새로운 생산기지를 찾아야 하는 형편이라 중국을 떠나 필리핀 등을 둘러보다가 필리핀에서는 노사분규가 너무 빈번하고 주급이 금요일에 지급되면 월, 화요일에는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태업이 만연한 상황이어서 결국 베트남을 선택하게 됐다. 베트남 사람들은 똑똑하고 손이 야무졌다. 지금도 PISA(국제학업성취도)2 평과 결과를 보면 과학, 수학 성적이 높은 편이다. 교육열, 학구열이 높다. 기본적인 머리가 좋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1993년 바로 베트남에 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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