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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위협하는 ESG 규제 대처 어떻게

‘하면 좋았던’에서 ‘안 하면 끝장’으로
ESG 위기관리가 공급망 유지의 주축

이승근 | 392호 (2024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과거 공급망의 가장 큰 위협은 공급 불안정성과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이었다. 인권이나 환경 같은 ESG 요소는 중요하게 인식되지 않았다. 하지만 국면이 달라졌다. 국제기관들이 가이드라인과 제도화한 규제를 통해 ESG를 강제적, 적극적 의무로 바꿔놓기 시작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가이드와 유럽연합(EU)의 기업지속가능보고지침(CSRD), 이와 연계한 유럽의 공급망 실사 지침(CSDDD)이 대표적이다. 다양한 규제 속에서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ESG 규제 및 평가 항목을 면밀히 해석하고, 관리 항목과 지표를 정확히 세팅해야 한다.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 대한 평가 체계를 만드는 것은 물론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



공급망 관리가 기업의 존폐를 결정

1996년 6월, 라이프지에는 어린 소년이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과 함께 파키스탄 지역의 아동 노동 착취를 고발하는 기사가 실렸다. 이어 1997년 11월 8일, 뉴욕타임스 1면에 나이키 베트남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톨루엔이 법적 허용치보다 6~177배 이상 검출됐다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고발 보고서가 게재됐다. 이에 나이키의 부도덕함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반응하기 시작했고 나이키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으며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이에 나이키는 본사 내에서의 노동인권 준수를 위해 1992년에 제정한 기업윤리 규범을 하청업체에도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1998년 기업책임부(Office of Corporate Responsibility)를 신설했다. 또한 안전, 건강, 경영자 태도, 환경 등에 대한 지침을 만들어 하청 공장을 살피면서 실질적인 개선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나이키는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에서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높이려는 세계 최대의 자발적 기업시민 이니셔티브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UN Global Compact)’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 중 하나이며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폐기물을 없애기 위한 ‘Move To Zero’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에 대한 다양한 소송이 발생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의무적인 공급망 실사로 심각한 인권, 환경 문제들이 드러나게 됐고 이에 시민단체, 노조 및 환경단체로부터 소송이 제기되는 사례들이 늘어난 것이다. 2019년 프랑스 석유업체 A사는 아프리카 우간다 유전 개발사업 시 부적절한 토지 수용 및 생물다양성과 수자원에 대한 위험 등의 혐의로 2개의 프랑스 시민단체와 4개의 국제 시민단체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또한 2020년에 세계적인 커피 기업 B사는 일부 코코아가 인권, 아동노동이 윤리적으로 운영되지 않은 농장으로부터 조달됐다는 이유로 소비자 구제법 및 불공정경쟁법 위반으로 제소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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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근 | KPMG 상무

    필자는 엑센추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SAP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빅테크 기업을 두루 거쳤다. 2021년 삼정KPMG에 합류해 글로벌 대기업에 디지털 혁신 전략 자문을 제공했다. ESG 비즈니스 그룹 솔루션 리더를 맡아 ESG 경영과 디지털 혁신 결합에 앞장서고 있다.
    seungkeunlee@kr.kpm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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