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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설계 첫발 어떻게

차별화할지, 입지 다질지, 반전 꾀할지
타깃 확실해야 ‘핵심 경험’ 열매 맺어

전우성 | 387호 (2024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팝업스토어가 우후죽순 쏟아지는 요즘, 단지 인스타그래머블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치중하는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모객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브랜딩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중요한 건 브랜드의 핵심 경험(Brand Experience, BX), 즉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고객들에게 무엇을 남길지다. 브랜드만의 개성을 보여줘 경쟁사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인지, 기존에 갖고 있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브랜드의 대표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킬지, 아니면 기존에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른 반전을 꾀할지 등 분명한 목적 아래 팝업스토어를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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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 열풍 속 브랜드가 놓치고 있는 것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요즘 팝업스토어 열풍의 중심에 있는 곳이다. 수많은 브랜드가 지나가는 고객들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팝업스토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는 전문적으로 성수동의 팝업스토어만 투어해주는 프로그램도 생겼다. 비단 성수동뿐만 아니라 서울 내 젊은 층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팝업스토어 붐이 확대되고 있다. 바야흐로 팝업스토어 전성시대인 셈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팝업스토어 개념은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다. ‘팝업(Pop-up)’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팝업스토어는 특정 공간에 임시적으로 열렸다 사라지는 비상설 임시 매장을 부르는 명칭이다. 과거 백화점 매대에서 설이나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 등 특정 기간 동안 할인가로 물건을 판매했던 곳들도 일종의 팝업스토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단기간에 할인 상품 혹은 재고 상품을 처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팝업스토어가 운영됐다면 지금은 그 목적이 조금 달라졌다. 판매보다는 자사 제품의 고객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즉 신생 브랜드가 상설 매장을 내거나 특정 지역에 정식 입점하기 전 사람들의 반응과 니즈를 검증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베드 목적과 단기간에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홍보 목적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브랜드가 많아졌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팝업스토어가 유행하게 된 걸까? 그 원인 중 하나로 소셜미디어를 꼽을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고 싶어 할 만한 공간을 조성하면 많은 소비자에게 자연스레 노출될 수 있기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브랜드가 하나둘씩 늘었다. 여기에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없었던 온라인 중심의 브랜드도 팝업스토어 열풍에 가세하면서 그야말로 팝업스토어 포화 시장이 만들어졌다.

이렇듯 수많은 브랜드가 팝업스토어에 열을 올리는 요즘, 마케터들이 재고해볼 필요가 있는 영역이 있다. 바로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BX)이다. 브랜드 경험이란 브랜드 정체성과 추구하는 이미지, 감성, 개성을 시각적 경험을 넘어 오감을 활용해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런 브랜드 경험을 고객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오프라인 공간이다. 오프라인 공간을 잘 설계한다면 시각적인 경험만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의 한계를 넘어 시각은 물론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오감을 활용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은 접근성이다. 온라인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방문이 가능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모객을 위해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최대한 활용해 주변에 입소문 내기 좋은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문을 닫아야 하는 특성 때문에 소셜미디어상에서의 바이럴은 팝업스토어의 중요한 요건이 돼 버렸다. 팝업스토어 오픈과 동시에 비용을 대거 투입해 소셜미디어의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예인을 섭외하고 팝업스토어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다.

이렇다 보니 팝업스토어의 성공 요인이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싶은, 즉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에만 공을 들인 팝업스토어를 볼 때마다 필자는 늘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바로 팝업스토어의 명확한 ‘목적’이다. 즉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통해 많은 소비자를 모객한 후 브랜드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떤 가치를 전달할 것인지다. 단지 팝업스토어가 요즘 유행이라서, 경쟁사를 포함한 다른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어서, 뭔가 ‘힙해’ 보여서 팝업스토어를 연다면 이것만큼 목적이 불분명한 브랜딩 활동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팝업스토어로 모객한 후 이들이 어떤 기억을 가진 채 이곳을 떠나게 할 것인지다. 그렇다면 마케터가 팝업스토어의 명확한 목적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할까?


브랜드의 지향점, 그리고 핵심 경험

먼저 우리 브랜드가 고객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할 메시지는 무엇인지, 즉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사람들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지향점을 우선 생각해봐야 한다. 이는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할 핵심 경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핵심 경험이란 고객이 우리 브랜드로부터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무언가다. 이 핵심 경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브랜드의 기능적 경험, 즉 브랜드가 보유한 제품의 기능적 강점 혹은 차별점을 고객에게 강조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브랜드의 감성적 경험, 즉 브랜드가 만들고자 하는 이미지와 개성을 강조하고,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떠올릴 때 특정 키워드를 연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핵심 경험을 고민하는 것은 브랜딩의 시작이다. 우리 브랜드만의 핵심 경험이 명확히 정의돼 있어야 팝업스토어에서 고객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길지에 대한 뚜렷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이는 단지 모객을 위해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싶을 만한, 인스타그래머블한 팝업스토어를 만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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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 핵심 경험을 잘 강조한 팝업스토어로는 LG전자의 ‘금성오락실’을 꼽을 수 있다. 2021년 LG전자는 이제는 추억이 된 옛날 오락실이라는 레트로 콘셉트로 성수동에 금성오락실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도 화려한 네온 조명이 가득한 팝업스토어는 게임을 즐기기 위한 공간으로 최적화돼 있으면서도 과거 추억의 오락실 분위기를 잘 구현했다. 또한 메인 콘텐츠인 게임의 경우 고전 게임이나 최신 게임이 아닌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등 MZ세대가 레트로라고 느낄 만한 게임들로 구성했다. MZ세대 취향을 저격한 금성오락실은 입소문을 타며 방문객들을 끌어모았다. LG전자에 따르면 성수동에 이어 부산 광안리 해변 테마거리에 오픈한 금성오락실은 일평균 방문객 수 500명, 일 최대 방문객 수 700명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LG전자가 금성오락실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경험은 단순히 레트로 오락실 공간의 게임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게임할 때 꼭 필요한 고사양의 TV와 모니터였다. 금성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LG의 고사양 OLED TV와 모니터 제품에 노출됐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자사 제품의 기능적 우수성을 전하고자 했다. 고객들은 금성오락실이라는 레트로 콘셉트의 공간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LG전자의 OLED 제품의 기능을 경험하며 ‘역시 TV와 모니터는 LG’라는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이것이 바로 LG전자가 팝업스토어를 통해 도달하고자 한 목적일 것이다.

한편 감성적 핵심 경험을 잘 보여준 팝업스토어로는 침대 브랜드 시몬스의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와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를 꼽을 수 있다. 이 팝업스토어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침대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시몬스는 침대 대신 ‘아메리칸 클래식 브랜드’ ‘아메리칸 레트로 브랜드’ 감성을 팝업스토어 공간을 통해 전달했다. 침대는 구매 주기가 매우 길기 때문에 비구매 시기에도 젊은 소비자들이 시몬스를 잊지 않고 계속 상기시켜주길 바라는 의도에서 MZ세대를 겨냥한 개성 넘치는 굿즈와 즐길 거리를 담아 시몬스만의 감성을 전달한 것이다.1 팝업스토어를 통해 시몬스가 전달하고자 한 것은 바로 브랜드의 감성적 경험이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사람들은 시몬스라는 브랜드를 접할 때마다 팝업스토어 공간에서 느낀 힙한 이미지와 감성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시몬스가 팝업스토어를 설계한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 핵심 경험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브랜딩을 위해 어떤 핵심 경험, 즉 무엇(What)을 전달할지를 결정했다면 이를 어떻게(How) 전달할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팝업스토어의 명확한 목적과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경험을 정의했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어떤 전략을 활용해야 할까? 단순한 집객이 아닌 브랜딩 관점에서 방문객의 머리와 가슴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전략을 소개한다.


1. 차별성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는 차별성이다. 한때 B급 유머가 트렌드였던 적이 있었다. 당시 많은 브랜드가 광고와 마케팅 문구에 B급 유머를 담은 카피를 쏟아냈다. 이 B급 트렌드를 따라간 모든 브랜드가 주목받았을까? 아니라고 본다. 수혜자는 초기에 트렌드를 이끌었던 배달의민족 등 소수 브랜드에 불과했다. 또 다른 사례로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컬래버레이션 맥주를 생각해보자. 곰표 브랜드를 가진 대한제분이 맥주 회사 세븐브로이와 협력해 내놓은 곰표밀맥주는 출시 후 3년간 약 5850만 캔의 판매고를 올리며 컬래버레이션 트렌드를 선도했다. 이후 수많은 기업이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줄지어 내놓았지만 곰표밀맥주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진 못했다.

트렌드가 생기면 기업은 서둘러 따라가려 한다. 하지만 유념해야 할 점은 경쟁사뿐만 아니라 타 업종에 속한 기업까지 트렌드에 민감하고 또 편승하려 한다는 것이다. 즉 브랜드 입장에서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자사만의 개성을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반짝 주목을 받을 순 있어도 시장에서 진정한 브랜드 입지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오히려 브랜드만의 차별성이다. 팝업스토어도 비슷한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오프라인 공간에 브랜드 개성을 잘 담은 예로는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를 운영하는 아이아이컴바인드를 꼽을 수 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브랜드만의 차별성을 위한 전략으로 독특한 예술 작품을 활용한다.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예술 작품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일례로 탬버린즈는 2022년 새로운 향수를 출시하면서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교회 건물을 리모델링해 팝업 전시를 열고 그 안에 몸을 웅크린 남성 모습의 대형 예술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의 콘셉트는 ‘한 줌의 위안’이었다. 향수의 여러 기능 중 심신의 안정을 팝업 공간에 감각적으로 구현한 좋은 예다.2 이처럼 대형 예술 작품과 파격적인 콘셉트 등 아이아이컴바인드만의 예술혼과 실험 정신으로 채운 팝업 공간은 다른 브랜드들이 따라 하기 어려운 차별점이자 강점이 됐다.


2. 일관성

브랜드의 일관성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브랜드가 가진 정체성과 그것에서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일관된 감성으로 전달한다면 팝업스토어는 브랜드가 가진 이미지를 강화하고 방문객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윈저가 성수동에 오픈한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윈저’가 좋은 예다. 윈저는 스코틀랜드 마스터 블렌더와 한국인 마스터 블렌더가 한국인이 선호하는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은 위스키를 수년간 공동 연구해 1996년 출시한 위스키 브랜드다. 국내산 위스키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실제 모든 과정, 즉 제조부터 병입까지 100% 스코틀랜드에서 진행돼 한국에 완제품 형태로 수입되는 제품으로 원산지도 스코틀랜드로 표기되고 있다.

윈저는 출시 당시부터 스코틀랜드라는 원산지의 헤리티지를 브랜딩에 꾸준히 활용하고 있다. 이런 헤리티지를 잘 보여주기 위한 브랜딩의 일환으로 2022년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윈저’를 오픈했다. 팝업스토어의 외관은 스코틀랜드 성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을 차용하고 주류 브랜드인 만큼 성인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제로 운영했다. 팝업스토어 내부는 단순히 윈저 위스키 제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스코틀랜드 감성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소품과 인테리어로 꾸몄다. 영화에 나올 법한 스코틀랜드 고택의 한쪽 벽면에 있는 책꽂이가 열리면서 양쪽 벽에 윈저 위스키 수십 병이 웅장하게 가득 진열된 비밀 공간이 나타난다. 또한 팝업스토어 공간 구석구석에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이야기와 여기서 파생된 윈저 위스키의 역사를 전시했고, 마지막에는 윈저 위스키를 시음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브랜드 역사부터 제품 체험까지 브랜드가 설계한 경험 여정을 방문객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입장 시 스탬프 카드를 제공해 각 콘텐츠를 놓치지 않고 경험하며 스탬프를 채워가도록 유도하고, 모든 스탬프를 채우면 윈저만의 위스키 향을 담은 향수를 선물했다. 이처럼 윈저는 스코틀랜드 헤리티지를 팝업스토어의 모든 경험 여정에 일관되게 녹여내 브랜드 이미지를 방문객에게 강하게 각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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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의외성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요소는 의외성이다. 의외성은 브랜드의 기존 이미지가 강해 새로운 임팩트를 주기 어렵거나 반전 이미지를 주고 싶은 브랜드에 유용하다.

대상이 운영하는 김치 브랜드 종가가 전개한 팝업스토어 ‘김치 블라스트 서울 2023’이 좋은 예다. 김치는 늘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친근한 이미지 외에는 별다른 이미지를 느끼기 어려운 식품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종가의 기존 브랜딩 역시 ‘맛있는 김치’ ‘건강한 김치’라는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이미지가 각인된 식품으로 할 수 있는 브랜딩의 한계다.

하지만 종가는 우리가 알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콘셉트로 예상치 못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마치 김치를 주제로 디자인 전시회를 열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디자인과 박영하 교수가 디자인 총괄을 맡아 김치를 새롭게 해석하고 즐긴다는 의미에서 ‘해체주의’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설계했다. 종가의 브랜드 스토리와 역사를 LED 디스플레이로 표현한 미디어 아트와 포장 김치 모양의 타이포그래피 등이 전시돼 마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듯 직원들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어 종가의 브랜드 앰배서더인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멤버 호시가 등장하는 영상도 벽면을 가득 채워 함께 재생되고 마지막으로는 종가 백김치 황금타르트, 종가 배추&열무김치 아란치니, 종가 김치케이크 등 김치를 재해석한 4가지 퓨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코너로 마무리했다. 종가는 이런 의외성을 녹인 팝업스토어를 통해 늘 마트에서 접하는 국민 음식이 아닌 트렌디한 김치의 이미지를 대중에 선보일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는 곧 브랜딩 전략

팝업스토어는 결국 브랜딩의 일부다. 그리고 브랜딩은 분명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비즈니스에 정량적, 정성적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 하지만 팝업스토어가 우후죽순 쏟아지는 요즘 단지 예쁜 볼거리만을 제공하는 데 치중하는 팝업스토어가 너무 많다. 이는 모객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브랜딩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보다 중요한 건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고객들에게 무엇을 남길지다. 브랜드만의 개성을 보여줘 경쟁사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것인지, 기존에 갖고 있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브랜드의 대표성을 다시 한번 각인할지, 아니면 기존에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른 반전을 꾀할지 등 분명한 목적 아래 팝업스토어를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는 어떤지, 어떤 메시지를 방문객들에게 전달할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유행에 편승하는 지금, 브랜딩을 위한 의미 있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싶은 마케팅, 브랜딩 담당자라면 이 점을 꼭 명심하길 바란다.
  • 전우성 | 시싸이드시티 대표

    필자는 삼성전자에 마케터로 입사해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경험한 후 영국 런던에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으로 석사 학위를 마쳤다. 이후 네이버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브랜딩 커리어를 시작했고 브랜딩 디렉터로 온라인 편집숍 29CM에 합류해 전사 마케팅 활동과 브랜딩을 총괄했다. 이후 스타일쉐어 브랜딩 디렉터를 거쳐 아이웨어 커머스 브랜드 라운즈에서 브랜딩 총괄이사로 재직했고 최근 시싸이드시티(Seaside City)를 창업해 브랜딩 전략을 컨설팅하고 있다. 삼성전자, 네이버, LG전자, SK텔레콤, CJ그룹 등 대기업과 다양한 스타트업 및 대규모 콘퍼런스에서 브랜딩 강연을 진행했다. 저서로는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있다.
    likenoothers@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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