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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사업 지정학적 위험 피하려면

경제 외적 변수 극복할 ‘기업 외교’ 필요
진출국 이해관계자들과 유대 강화해야

문정빈 | 378호 (2023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지정학적 위험이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재, 경영자들은 적극적인 기업 외교를 통해 자사의 이익을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국가의 외교 정책과 국제 관계에 대응하고 이에 영향을 미치고자 수행하는 비시장 전략을 뜻하는 기업 외교의 주요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현지 진출국의 외교가 인맥을 보강하는 등 전문 인력과 네트워크를 확보한다.

2. 격전주 등에 전략적으로 투자 입지를 선정해 현지 진출국 중앙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3. 자국과 진출국 간의 입장 상충 시에는 일방적인 도덕적 우월주의 관점을 피하고 현지 진출국의 상황을 고려한 절충적 태도로 조율한다.

4. 원산지 디스카운트를 완화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를 활용하고 활발한 ESG 경영활동으로 현지 이해관계자와의 유대를 강화한다.

5. 자국 정부의 주요 의제에 적극 참여해 자국 내 정통성과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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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월 초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6% 이상 하락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의 40%에 달하는 240조 원의 주식 가치가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제재에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5G급 스마트폰을 선보인 것과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의 업무용 아이폰 사용을 금지한 것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을 개시했을 때는 맥도날드의 주가가 2주간 9.1%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하락폭인 4.1%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냉전 종식 이후 30년 이상 러시아에서 미국 중심 국제 질서의 상징과 같았던 맥도날드는 본국인 미국과 우방국 고객들의 압력 때문에 러시아 매장 운영을 중단해야 했으며 결국 같은 해 5월 러시아 사업을 매각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하이네켄, 칼스버그와 같은 많은 글로벌 소비재 기업도 맥도날드와 비슷한 선택을 해야 했다.

이 같은 사례들은 지정학적 위험(Geopolitical Risk, GPR)의 시대가 돌아왔음을 보여준다. 지정학적 위험은 정치적 위험과는 엄연히 다르다. 국제경영에서 논의되던 정치적 위험은 현지 투자국의 정치적 상황이 해외 직접투자의 수익성과 지속성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을 의미한다.1 이와 비교했을 때 지정학적 위험이란 단일 국가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의 지정학적 상황이 기업의 해외 투자와 공급망 전체에 대해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을 뜻한다.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보호무역 및 투자 제한 조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따른 식량 및 에너지 산업에서의 불확실성 증가는 글로벌 기업 활동에 새로운 제약이자 큰 위험 요인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모든 위기가 그렇듯이 지정학적 위험이 가져오는 위기도 준비된 기업에는 경쟁자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기업이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위기가 부상하게 된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세계의 흐름을 좌우하는 미·중 패권 경쟁과 현실주의 외교 정책의 부상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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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빈 문정빈 |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 석사,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교통대를 거쳐 고려대에 재직 중이며 연구 분야는 비시장 전략, 글로벌 전략, ESG와 지속가능 경영 등이다.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Journal of International Business Studies』 『경영학 연구』 『전략경영연구』 등 다수의 국내외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전략경영연구』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다.
    jonjmoon@kore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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