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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례로 본 ‘한국형 CEO 승계’ 방안

내부 승계 프로그램 철저해야 외부 입김 차단
이사회 중심으로 CEO 후보군 역량 관리를

김범준,배미정 | 377호 (2023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체계적인 계획 없는 CEO 승계는 기업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주요한 리스크다. 한국의 소유분산형 기업의 경우 내부 CEO의 참호구축 행위와 외부 CEO의 낙하산 영입 우려가 지배구조 문제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KT의 5개월 CEO 공백 사태는 내부 CEO의 참호구축 행위가 기업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며 내부 CEO 승계 프로그램을 철저하게 만들어야 정치권 등 외부의 불필요한 개입을 막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KT는 이해관계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승계 과정에서 주주 관여와 의결권을 강화하고 내부와 외부 출신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절차를 도입했다. 앞으로는 이사회가 중심이 돼 내외부 CEO 후보군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 관리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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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CEO) 교체는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하지 못한 기업 중 75% 이상이 CEO 승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1 국내 최대 통신사이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인 KT 또한 2023년, CEO 승계 리스크로 몸살을 앓았다. 2019년 구현모 대표 취임 이후 KT는 통신사업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을 시도해 매출 및 영업이익을 높이는 성과를 냈다. 이 기간 주가도 2만 원대 초반에서 3만9000원대까지 올랐다. 그런데 구 대표의 연임을 두고 내홍이 커지고 경영 불안이 심화되면서 2023년 초 3만6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2만 8000원대까지 하락했다. 다행히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따른 CEO 승계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주가 또한 3만2000원대로 회복했다. 8월 말,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KT는 CEO 승계 리스크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KT는 구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둔 3월 주주총회에서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지 못했으며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이사회의 대표이사 추천이 국민연금과 정치권 등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5개월간 CEO가 공백인 비상경영 체제가 이어졌다. 이런 KT가 겪은 초유의 CEO 공백 사태는 지배주주가 없는 소유 분산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참고할 만하다. KT를 포함한 소유 분산 기업들은 대개 주인이 없는 회사로 인식돼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권의 압력을 받으며 CEO 승계 과정에서 내홍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KT의 CEO 공백 사태의 원인과 KT가 이를 극복한 과정을 분석하고 앞으로 시사점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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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범준 | 가톨릭대 회계학과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인회계사이며 삼일PwC에서 통신 및 방송 산업 전문가로 전략 및 운영 컨설팅을 담당했다. 2015년 가톨릭대 교수로 부임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전략적 원가관리, 성과 평가와 보상, 기업지배구조이다.
    raphaelkim@catholi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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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미정 배미정 | 동아일보 기자
    soya111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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