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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10. 위기에 내몰린 스타트업, 원인과 미래는?

‘성장을 위한 사업’에서 ‘생존을 위한 사업’으로
비용 절감과 구조 효율화로 살아남아야

최정우 | 359호 (2022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최근 오늘식탁, 메쉬코리아, 왓챠 등 자금난을 겪는 스타트업들의 위기설이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이는 특정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어느 정도 규모를 이룬 스타트업은 거의 예외 없이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또다시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하지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더 많은 리스크를 지고, 더 크고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고 주문하던 투자자들, 혁신을 속도와 동일시하던 착시에 빠져 있던 창업가들도 태세를 전환하지 않으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J커브 성장을 목표로 수많은 직원을 채용하던 플랫폼 기업은 높은 인건비 등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잠시만 버티면 예전과 같은 시대가 돌아올 것이라 방심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회사의 고정비와 변동비는 얼마인지 재무 구조를 뜯어보고 철저한 비용 절감과 구조 조정으로 대응해야 한다. 비즈니스 사이클을 거스를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위기가 지난 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려면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작은 변화들이 만들어 낸 큰 폭풍

실리콘밸리에서 사용되던 유니콘이란 말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을 때만 해도 이 낯선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 정책이나 대중매체 등에도 흔히 등장하고 누구나 아는 개념이 됐다. 유니콘은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을 의미한다. 처음에 이 유니콘은 세상에 없는 환상 속 동물에 빗댈 만큼 희귀한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는 한 해에 이런 유니콘이 몇 개씩 생겨나고 사람들은 이를 당연히 여기게 됐다. 심지어 유니콘 육성이 정책적 테마로까지 등장하는 세상이 됐다. 유니콘이 과연 ‘희귀한 존재’일까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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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유니콘의 정의에 담긴 숨은 의미를 읽어야 한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기업 가치 1조 원이라 바라본 기업들은 대부분 공개된 주식시장에서 대중의 평가를 받은 기업이었다. 다수가 1조 원의 가치로 인정하는 곳들은 대부분 실적도 그에 부합했다. 매출뿐 아니라 이익 수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기업은 통상적으로 몇천억 원의 매출과 최소 몇백억 원의 이익을 냈다. 그리고 이 실적이 하락하거나 기업 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기면 여지없이 기업 가치는 내려갔다.

하지만 오늘날의 유니콘은 다르다. 공개적인 시장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을 필요가 없다. 마지막에 투자한 하나 이상의 투자자가 기업의 가치를, 정확히 말하면 주식 가치를 1조 원으로 평가하고 투자금을 집행하기만 하면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다. 시장에서 매출이나 이익 같은 실적을 검증받을 필요도 없다.

이런 주관적인 기준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은 별문제가 없었다. 유니콘이 된 기업뿐 아니라 그보다 작은 기업들도 현재 실적보다는 미래 가치를 포함한 기업 가치로 투자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래액 혹은 다른 선행 지표가 계속 성장하기만 한다면 매출이나 이익 같은 지표에 얽매일 필요가 없었다. 시장에는 낙관론만큼이나 자금이 넘쳐났고 모두들 밝은 미래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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