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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7. 700억 원대 우리은행 횡령 사건의 교훈

“기업 리스크 관리는 비용이 아닌 투자”
부정 징후 탐지할 상시 모니터링 절실

배미정,이규열 | 359호 (2022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 내부자에 의한 부정 사고의 적발이 늦어지면서 사고 피해 금액도 커지는 추세다. 기업의 신뢰를 잃어버리는 데 따른 무형의 손실은 훨씬 더 크다. 부정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 원대 횡령 케이스가 주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동일 업무의 장기 근로자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대형 사고는 평판이 좋아 전혀 의심을 받지 않던 직원으로부터 발생한다.

2. 부정 위험 평가를 통해 사고 위험이 큰 영역을 중점으로 통제 역량을 집중시키는 표적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3. 다차원적인 데이터와 선진 기법을 활용해 부정 징후를 탐지하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

4. 내부 통제를 투자가 아닌 비용, 최소주의와 형식주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영진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2022년 4월, 우리은행의 직원 한 명이 가족과 공모해 700억 원대의 횡령을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다. 자금 관리가 핵심인 금융회사에서, 그것도 8년에 걸쳐 거액의 횡령이 벌어졌는데도 첫 횡령 이후 사건이 발각되기까지 10년 동안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은 경영계에 큰 충격을 줬다. 금융회사의 내부 통제에 심각한 허점이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이번 횡령 사건은 크게 여덟 차례에 걸쳐 진행됐는데 지난 9월30일 서울중앙지법은 그중 세 차례에 걸쳐 614억 원에 달하는 횡령 사건을 저지른 A 씨와 공범인 그의 동생에게 각각 징역 13년, 10년을 선고했다. 이 세 차례의 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액수가 커지고 수법이 진화한 것이 특징이다. 만일 횡령이 처음 벌어졌을 때 내부 통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더라면 사건이 더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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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비단 우리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에 발생한 금융권 전체의 횡령 관련 사고 금액은 747억 원(28건)으로 2021년 연간 사고 금액 180억 원(47건) 대비 4배가량 증가했다. 사고 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금액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사실 기업 경영상 외부 혹은 내부로부터 부정행위(fraud)의 발생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며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전에 부정 위험을 선제적으로 탐지하고 관리하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철저히 갖추면 부정행위와 더불어 그에 따른 조직의 피해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횡령에 따른 재산상의 손해도 손해지만 그보다도 기업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무형의 손실이 훨씬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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