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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회사를 바꾸는 것은 미션보다 팀워크

롭 크로스(Rob Cross),에이미 C. 에드먼슨,웬디 머피(Wendy Murphy) | 299호 (2020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흔히들 회사의 뚜렷한 미션, 목적의식이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목적의식이 아니라 개인 간 협업의 수준과 질이 직원 참여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적극적인 협업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1) 리더가 심리적 안전과 신뢰를 강화하고 2) 신뢰가 쌓이면 목적을 주입하고 3) 목적이 생기면 직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단계적 프로세스를 밟아야 한다. 리더가 이렇게 안전과 신뢰를 확립하고, 목적의식을 고취하고, 활력을 창출하는 활동을 많이 할수록, 혹은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을 칭찬할수록 조직의 협업 수준은 향상될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겨울 호에 실린 ‘A Noble Purpose Alone Won’t Transform Your Company’를 번역한 것입니다.

두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첫 번째 회사는 전 세계에 수백 개 지점을 가진 소매 체인이다. 혁신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판매 플랫폼에 속한다. 두 번째 회사는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인 암을 치료하는 병원이다. 이 중 어떤 회사에 더 능동적인 직원이 많을까?

생명을 구한다는 가치에 비추어 후자를 택했다면, 그런 선택을 한 사람이 당신 혼자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필자들이 두 회사 모두에서 시간을 보낸 결과, 병원의 근무 환경은 생각과 달랐다. 실제로는 두려움으로 가득했고, 직원들의 사기가 낮았으며, 이직률도 높았다. 반면 소매 체인에는 분명한 동지애가 있었고, 직원들은 활기차고 열정적이었으며, 고객들은 서비스에 매우 만족했다. 얼추 봐도 소매 기업에 능동적인 직원들이 더 많았다.

기업체는 물론 많은 경영 관련 책과 기사들은 직원들의 능동적 참여를 이끄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목적의식’을 꼽는다.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유지하는 데 관심 많은 리더 다수는 더 큰 선을 행하거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만큼 직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건 없다고 믿는다. 이들은 회사의 미션, 일의 의미라는 더 숭고한 미덕을 찬양한다. 그러나 이는 흔한 오해다. 1

필자들이 지난 20년간 300여 개 기업과 과제를 수행하고, 특히 ONA(조직 네트워크 분석, Organizational Network Analysis)를 활용한 연구와 기업 임원 대상 인터뷰를 한 결과, 목적의식은 직원 참여를 이끄는 여러 요인 중 하나에 불과했다. 실제로 참여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 간 협업의 수준과 질인 것으로 나타났다.2 이 글은 협업이 왜 그런 효과를 갖고, 이를 촉진하려면 어떤 행동을 채택하고 실천해야 하는지 탐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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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업이 갖는 힘

그간의 모든 성공 이력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워크데이(Workday)가 ‘가장 고무적인 미션’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고 하면 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재무관리, 인적자원, 기획 업무를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8억 달러 규모의 매출, 1만1000명의 직원을 보유한 이 회사에 막상 가보면 그런 의구심은 사라질 것이다. 워크데이는 필자들이 연구한 기업 중 능동적인 직원이 가장 많은 곳이었다. 최고위직 임원부터 최일선의 직원까지 다양한 직급의 직원들과 인터뷰한 결과, 이 회사에는 아주 고귀한 미션을 가진 다른 많은 기업에 없는 높은 활력과 열정이 있었으며 기업형 소프트웨어를 재창조하겠다는 일관되고 분명한 의지도 발견할 수 있었다.

워크데이의 리더들은 협업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이 회사에서 사람과 성과라는 가치 전도사 역할을 하는 그렉 프라이어(Greg Pryor) 전무는 이렇게 말했다. “이는 우리 회사가 직원을 고용하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공감 능력이 뛰어나서 동료와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 자신을 기꺼이 바칠 만한 사람들을 찾거든요.”

워크데이에서 직원들 간 협업을 끌어내려는 노력은 출근 첫날부터 시작된다. 이 회사에서는 새로 직원이 입사하면 워크메이트(workmate)라 불리는 베테랑 직원 한 명과 짝을 맺어준다. 그리고 이런 관계는 기술적으로 관리된다. 워크메이트가 담당하는 임무 중 하나는 신입 직원이 ‘자기 부류를 찾을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즉 본인과 비슷한 가치와 관심사를 가진 다른 직원들을 찾아 연결해주는 식이다. 필자들의 연구는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사람들이 조직을 아우르며 연결되도록 돕는 이런 노력이 직원 보유 가능성을 상당히 높이는 요소라는 것을 보여준다.

협업을 높이기 위한 워크데이의 노력이 단지 신입 직원을 양성하는 기제만은 아니다. 이런 노력은 관리자를 비롯해 모든 직원의 근속기간 내내 이어진다. 워크데이의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은 회사 전체적으로 연결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촉진하고, 관계 네트워크를 육성하도록 고안돼 있다. 가령, 이 회사의 연례행사인 피플 리더십 서밋(People Leadership Summit)에서 임원들과 관리자들의 자리는 평상시 잘 만나지 못한 다른 부서원이나 다른 직급의 직원 옆으로 의도적으로 배정된다.


DBR mini box I
연구내용

1. 본 기사의 기반이 된 연구는 지난 10년간 선도 기업들이 구성한 두 개의 연구 공동체와 함께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2. 첫 번째 단계에서는 ONA를 통해 협업 패턴을 분석하고 산업 전반의 글로벌 기업 수십 곳에서 관계를 이끄는 동인들을 파악했다. 필자들은 또 관계를 구축하고 직원들의 높은 참여도와 낮은 이직률을 이끄는 데 미치는 신뢰와 목적, 활력의 역할을 지도로 그렸다.

3. 두 번째 단계에서는 20개의 유명 기업에 소속된 200명의 리더(여성 100명, 남성 100명)와 인터뷰를 해서 대인관계에서 신뢰와 목적과 활력을 촉진하는 리더십 행동들을 확인했다.


협업에 집중한 워크데이의 이런 노력은 성과가 있었다. 이 회사의 직원 이탈률이 눈에 띄게 줄었고, 직원 95%가 자기 회사를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 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워크데이는 포천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100 Best Companies to Work For) 명단에서 당당히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3 워크데이가 협업의 좋은 본보기인 것은 맞지만, 이런 회사가 워크데이 하나는 아니다. ONA를 이용해 집단 안팎의 관계를 지도로 그린 결과(DBR mini box Ⅱ‘협업의 가시화’ 참고.)를 직원 참여도와 만족도에 대한 인터뷰 및 설문, 직원 이탈률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더니 직원 참여도는 리더가 대인 네트워크 및 협업 문화를 얼마나 잘 육성하는지에 달려 있었다. 이런 결과는 워크데이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및 기업에서 일관되게 도출됐다.

그럼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업과 참여를 어떻게 이끌고 육성할 수 있을까? 이는 단계적 프로세스를 통해 가능하다. 첫째, 심리적 안전과 신뢰를 강화하는 리더십 행위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고, 채택하고, 보상하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라. 이는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요조건이다. 일단 신뢰가 확립되면 목적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즉 우리가 끝내야 하는 일의 의미와 영향력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런 목적이 주입되면 직원들의 일상적인 열정인 활력을 창출해야 한다. (그림 1) 네트워크 분석에서 참여에 관한 응답들을 펼쳐 놓았더니 이런 단계들을 밟은 리더들이 그렇지 않은 리더들보다 훨씬 더 높은 직원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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