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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공유 비즈니스 어떻게 발전할까

도어-투-도어에서 포인트-투-포인트로
근거리용 마이크로 모빌리티 뜬다

차두원 | 267호 (2019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퍼스트-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분야에서 공유 비즈니스 경쟁이 뜨겁다. 기존 대중교통 수단이 커버하지 못하는 짧은 거리의 이동 수단으로 공유 자전거나 공유 전동 스쿠터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부상하고 있다. 우버 같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은 카셰어링을 포함한 다양한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이들을 통합해 연결해주는 멀티모달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앞으로 공유 자율주행 전기차는 도어-투-도어를 넘어 포인트-투-포인트 개념의 정확한 이동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미 글로벌 자율주행차 기술 기업들이 로보택시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며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실태는 어떠한가.



라이드셰어링 기업들의 마이크로 모빌리티 대전
우버가 촉발한 라이드셰어링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쟁탈전에 이어 퍼스트-라스트마일 시장을 두고 마이크로 모빌리티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퍼스트-라스트마일은 출발지에서 지하철, 버스, 기차 등의 주요 이동수단을 사용하기 위한 이동과 주요 이동수단 탑승을 마치고 최종 목적지까지의 이동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출근하기 위해 집에서 지하철역까지의 이동이 퍼스트마일, 지하철에서 내려 최종 목적지인 회사까지의 이동이 라스트마일이다.

일반적으로 대중교통으로 대표할 수 있는 주요 이동수단과 달리 퍼스트-라스트마일은 도보로 가거나 간단한 모빌리티 수단을 이용해 이동해야 할 비교적 짧은 거리다. 예를 들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메트로폴리탄 교통당국(Los Angeles County Metropolitan Transportation Authority)과 남캘리포니아 도시정부연합(Southern California Association of Government)이 발간한 퍼스트-라스트마일 계획 수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스케이트보드는 2㎞(1.3마일), 자전거는 4.8㎞(3마일), 인라인스케이트는 3.7㎞(2.3마일), 도보는 약 800m(0.5마일)를 퍼스트-라스트마일 모빌리티의 수단별 적정 이동 거리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저공해 특성을 가진 근거리 이동용 모빌리티 수단을 마이크로 모빌리티라고 부른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온실가스 감소와 환경 개선, 시민 건강과 행복감 향상 등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려는 도시 정책 당국에서도 관심이 크다.

퍼스트-라스트마일 모빌리티와 공유경제 개념이 결합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2014년 창업한 오포(ofo)와 2015년 창업한 모바이크(Mobike)를 중심으로 중국에서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확산되고, 단시일 내 유니콘으로 등극하면서 퍼스트-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시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013년 4건, 총 3000만 달러 규모의 공유 자전거 스타트업 투자는 2017년 38건, 28억1000만 달러 규모로 무려 94배나 증가했을 정도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도크리스(dockless) 시스템의 한계를 넘지 못했고,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실패하면서 오포는 2018년 12월 파산했으며 공유 자전거 시장은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중국의 공유 자전거는 공유와 퍼스트-라스트마일 모빌리티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을 시작으로 혁명으로 불릴 정도로 공유 전동 스쿠터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2018년 4월 우버는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인 점프바이크(Jump Bikes)를 인수했고, 같은 해 7월 경쟁사 리프트(Lyft)는 미국 공유 자전거 약 80%를 운영 관리하는 모티베이트(Motivate)를 인수해 전기자전거와 전동 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우버와 리프트의 퍼스트-라스트마일 경쟁의 막이 올랐다.

이들이 공유 전기자전거와 전동 스쿠터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2018년 7월 우버 연구원인 산토시 라오(Santosh Rao)의 연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산토시 라오는 우버 앱에 점프바이크 서비스를 통합한 후 변화한 샌프란시스코의 사용 패턴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2018년 2월부터 7월까지 평균 일주일에 1회 이상 점프바이크나 우버 라이드셰어링 서비스를 사용한 사용자들의 데이터다. 결과를 보면 우버 라이드셰어링과 점프바이크 전체 사용 비율은 점프바이크를 도입한 후 15%나 증가했다. 하지만 우버의 주력 서비스인 라이드셰어링 서비스 사용은 10%, 특히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워킹아워 동안 사용량은 무려 15%나 감소했다.



시간대별 사용 패턴을 살펴보면 점프바이크 이용의 69%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워킹아워 동안 꾸준히 사용된 반면 우버 라이드셰어링 이용의 54%는 워킹아워를 벗어난 시간대에 사용됐다. (그림 1) 특히, 비가 많이 왔던 2018년 4월6일 금요일, 점프바이크 이용량은 평일보다 무려 78%나 감소했고, 우버 라이드셰어링 서비스 사용은 40%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점프바이크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을 확장할 잠재성이 높지만 사용자들은 상황에 따라 두 가지 모빌리티 수단을 적절히 바꿔가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은 점프바이크가 라이드셰어링 서비스의 대체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연구기간 점프바이크가 샌프란시스코 지역에 250대밖에 운영되지 않았던 상황을 고려하면 점프바이크의 잠재력과 위협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라이드셰어링 기업이 각종 규제와 법률, 기존 유사 산업 종사자들과 충돌 등을 겪으며 어렵게 만들어 놓은 글로벌 라이드셰어링 시장에서 공유 전기자전거나 공유 전동 스쿠터 등과 새로운 경쟁을 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우버와 리프트는 퍼스트-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통합해 주력 서비스인 라이드셰어링의 보완재로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갖추는 전략을 선택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 스쿠터는 사용자에게도 매력적이다. 무동력 자전거와 스쿠터보다 탑승자의 근력 소비와 피로도가 적고, 최고 속도도 25㎞/h 수준으로 출퇴근을 위한 퍼스트-라스트마일 용도뿐 아니라 관광지에서도 효율적이다.

미국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운전자가 1마일 미만의 모든 자동차 여행의 절반을 도보나 자전거로 대체하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이 200만 톤 감소하고 9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미국의 자동차 운행 거리를 살펴보면 2017년 자동차 주행의 59.4%가 6마일(9.7㎞) 이하로 전기자전거나 전동 스쿠터 주행거리로 적합하다. 특히 민간 기업들이 제공하는 공유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단은 구입비와 관리비가 세금으로 지출되지 않기 때문에 도시환경과 경제적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렇듯 공유와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결합은 단순히 공유경제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퍼스트-라스트마일 전략에 변화를 이끌며 새로운 도시 모빌리티 시스템의 중요 수단과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점령한 글로벌 라이드셰어링 시장
최근 라이드셰어링 업계의 가장 커다란 관심은 우버와 디디추싱의 대결이다. 우버보다 3년 3개월 늦은 2012년 6월 설립한 디디추싱은 라이드셰어링 초기 글로벌 시장을 무리하게 확장해 나갔던 우버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크런치베이스(Chrunchbase) 분석에 따르면 2007년에서 2017년 8월까지 라이드셰어링 업계는 약 260개 투자 라운드에서 160억 달러 규모 투자가 진행됐고, 디디추싱이 등장한 시점부터 라이드셰어링 업계의 펀딩 규모는 급증하기 시작했다. 2018년 디디추싱의 기업가치는 800억 달러 규모로 우버(1200억 달러)에 이어 라이드셰어링 기업 가운데 2위로 평가받고 있다. 디디추싱은 현재 중국 내 회원 5억5000만 명과 운전자 3100만 명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우버의 시장을 빼앗거나 새로운 시장을 장악하는 수밖에 없다.

무차별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던 우버의 시련은 2016년 시작된다. 2016년 8월 우버차이나를 디디추싱에 매각했다. 2017년 7월 러시아의 얀덱스(Yandex)와 러시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로루시, 그루지아, 카자흐스탄 등 동유럽 127개 도시에서 사업을 통합했지만 이는 사실상 시장 철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18년 3월에는 동남아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그랩(Grab)에 지분 27.5%를 받는 조건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8개 국가의 사업권을 넘기기도 했다.

디디추싱은 전략적으로 우버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현지 업체 투자를 통한 대리전쟁(Proxy War)을 펼치고 있다. 이미 디디추싱은 2015년 인도의 올라(Ola), 2017년 1월에는 우버의 미국 라이벌인 리프트에도 투자했으며, 2017년 5월에는 소프트뱅크로부터 50억 달러를 투자받아 같은 해 7월에는 그랩, 8월에는 유럽과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 호주 전역에서 영업하는 카림(Careem)과 신흥국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택시파이(Taxify) 등에 투자했다. 추가적으로 2017년 12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한 펀딩에서 해외 진출을 위해 4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8년 1월에는 브라질 라이드셰어링 업체 99를 전격 인수했다. 2012년 설립한 99는 브라질 400개 도시에서 사용자 1400만 명과 기사 3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브라질은 우버가 1700만 명의 사용자와 기사 50만 명을 확보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으로 우버에는 매우 중요하다.

이렇듯 디디추싱이 브라질, 인도, 동남아, 유럽과 아프리카, 호주 등지에서 우버와 대리전쟁을 펼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라이드셰어링 서비스 속성상 글로벌 업체보다 현지에서 통용되는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보유한 로컬업체가 현지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버는 피크타임 때 차량 수요와 공급을 조절해 수익을 올리는 데 능숙할지 몰라도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현지 사용자 경험 반영과 서비스 운영에 미숙함을 노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문제점은 우버의 신용카드 결제 의무화 전략이다. 인도와 동남아에서는 올라와 그랩에서 제공되는 현금 지불 옵션이 없어 고전했다. 중동에서도 현금이나 신용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는 디지털 지갑을 제공하지 않았고, 부정확한 지도, 기사와 탑승자의 비효율적인 연결 등으로 원활한 비즈니스에 문제가 발생했다.

디디추싱은 대리전쟁뿐만 아니라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전략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2018년 6월에는 호주 멜버른, 8월에는 멕시코, 9월에는 소프트뱅크와 함께 오사카를 시작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멕시코와 호주 진출은 전통적으로 중국 기업의 영향력이 높은 동남아나 라틴아메리카보다 미국 브랜드에 익숙한 시장으로 디디추싱의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인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버와 디디추싱의 관계 이면에는 소프트뱅크가 있다. 2017년 12월 100억 달러를 투자해 우버의 최대 주주로 부상한 소프트뱅크는 디디추싱, 그랩, 올라에도 투자하면서 글로벌 라이드셰어링 시장의 황제로 등극했다. 소프트뱅크는 더 이상 라이드셰어링 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는 우버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기술 선두 기업인 GM크루즈에 2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도요타와 모빌리티 합작법인인 모네테크놀러지도 설립했다. 이미 대륙별, 주요 국가별로 전담 라이드셰어링 기업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향후 자율주행시장을 대비하는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다.


도어-투-도어에서 포인트-투-포인트 서비스 시대로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의 최대 관심사는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들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 연결해주는 멀티모달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Multimodal Mobility Service Platform)이다. 핀란드 헬싱키와 런던 등지에서 마스글로벌(MaaS Global)이 운영하고 있는 윔(whim)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윔 앱은 헬싱키 시내의 트램, 버스 등 대중 운송수단들과 렌터카 및 택시, 카셰어링과 라이드셰어링, 오토바이와 공유 자전거 등 모든 교통수단을 조합해 최적화된 경로와 지불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경로를 선택하면 카셰어링과 라이드셰어링, 오토바이와 같이 예약이 필요한 모빌리티 수단이 도착 시간에 맞춰 대기해 모빌리티 교체를 위한 대기 시간 없이 끊김 없는(seamless) 연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모빌리티 수단을 이용할 때마다 요금 지불도 가능하지만 무료 혹은 월정액으로 지불액에 따라 차별화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도시 차원에서는 교통 혼잡을 줄여 이동 효율성 향상과 더불어 환경 개선의 효과를 얻고, 운송기업은 사용자 이동과 모빌리티 수단의 선택 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개인별 선호도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우버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점프바이크 인수는 라이드셰어링 기업에서 멀티모달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본격적인 전환의 시작점이다. 우버는 점프바이크 인수 후 한 번도 운영해 본 경험이 없는 전동 스쿠터 공유 서비스 파트너로 산타모니카 파일럿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라임, 겟그라운드, 미국 50개 도시에서 제공하는 공공 운송수단 타기팅 플랫폼 마사비(Masabi)를 우버 앱에 통합하는 등 라이드셰어링 기업을 넘어 멀티모달 통합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버가 지향하는 목표는 자신들의 비즈니스 수단인 전기자전거, 전동 스쿠터, 라이드셰어링뿐만 아니라 버스, 지하철, 기차 등 대중교통 수단과도 연결하는 등 모든 교통수단을 연결해 소비자에게 가장 합리적인 연결을 제공하는 멀티모달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이다. 우버뿐만 아니라 많은 모빌리티 기업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들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멀티모달 모빌리티 서비스라는 현재의 핵심 가치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ACES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키워드로 자율주행(Autonomous), 연결(Connected), 전기(Electric), 공유(Shared)를 상징한다. 이들을 조합하면 이른바 공유 자율주행 전기차다. 먼저, 전기차는 내연기관보다 제어가 쉽고 부품 수가 적기 때문에 고장이 적고 유지보수가 용이할 뿐만 아니라 충전시설이 갖춰진 곳이라면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어 관리하기가 쉽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파워트레인 구조도 간단하고 고장도 적다. 엔진이 필요 없어 내연기관 차량보다 여유 공간이 많아 실내 디자인 자유도가 높다. 이러한 전기차 특징들은 사용 목적에 따라 다용도로 활용되며 개인 소유 차량보다 사용 빈도가 높아 유지보수가 중요한 공유 차량과 자율주행차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사용자 경험에도 변화가 있다. 현재 퍼스트-라스트마일 전략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시간과 이동 거리 등을 단축하는 효율적 모빌리티 수단의 연결이 목적이라면 ACES를 조합한 공유 자율주행 전기차는 도어-투-도어를 넘어 포인트-투-포인트 개념으로 정확한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교통 약자인 노인과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도 사용이 편리하고, 택배와 음식 배송 등 O2O 시장에서 활용도도 무궁무진하다. 대량 생산 준비 단계인 자율주행차는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유즈케이스, 높은 부품 가격,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허들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이른바 로보택시(Robotaxi) 출시를 고민하는 이유다.

이미 웨이모는 2018년 12월5일 웨이모 원(waymo one)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최초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주변 160㎞ 반경에서 2017년 4월 시작한 자율주행차 시범 서비스인 얼리 라이더 프로그램(Early Rider Program) 참여자 400명이 대상이다. 승객은 스마트폰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로보택시를 호출하면 된다. 5㎞, 15분 주행에 7.59달러(약 8500원)를 받는다. 아직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조 운전자가 탑승하지만 원칙적으로 모든 조작은 자율주행차가 수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18년 10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Mountain View), 서니베일(Sunnyvale), 로스알토스(Los Altos), 팔로알토(Palo Alto) 주변에서 스티어링 휠, 브레이크 페달 등 조작기가 없는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허가받았다. 캘리포니아 교통당국이 보조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자율주행차 운행 규칙을 2018년 2월에 개정했으며, 4월에 웨이모가 최초 시험 운행 허가를 신청했다. 도심과 외곽 지역에서 시속 65마일까지 주행 가능하며 주야간, 안개와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시험 운행이 가능하다.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대신 원격 운영자가 차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제어 권한을 이양받는다. 웨이모는 닛산(Nissan), 스타트업 죽스(Zoox), 팬텀오토(Phantom Auto), 스타스카이로보틱스(Starsky Robotics) 등과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인 원격제어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렇듯 자율주행차 기술은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향후 다양한 모빌리티 비즈니스 수단으로 활용이 예상된다.


저비(Jurbey)란 기업을 아시나요?
2018년 3월28일 독일의 다임러와 BMW는 양사의 모빌리티 서비스 부문을 조인트벤처 형태로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저비는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다임러와 BMW 조인트벤처 브랜드명이다. 합병은 다임러 모빌리티 자회사인 무벨그룹(Moovel Group)과 BMW가 운영하는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들을 대상으로 2018년 11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12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US Federal Trade Commission) 승인을 받았다. 단,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독일 베를린, 뒤셀도르프, 함부르크, 쾰른, 뮌헨과 오스트리아의 빈 등 6개 도시에서 다른 경쟁 모빌리티 공유 앱들의 접근성 제공을 약속받는 조건부로 승인했다. 지분은 다임러와 BMW가 각각 50%씩 소유한다.

합병 대상 서비스 분야는 카셰어링(Car-Sharing), 라이드헤일링(Ride-Hailing), 전기차 충전소, 주차 정보 서비스, 기타 모빌리티 분야가 대상이다. 1차적으로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임러의 카투고(Car2Go), BMW의 북미 브랜드인 리치나우(RearchNow)와 유럽 브랜드인 드라이브나우(DriveNow)가 통합해 31개 주요 도시 400만 명이 사용하는 2만 대 규모의 카셰어링 네트워크와 사용자 1300만 명과 운전사 14만 명을 보유한 세계 최대 라이드헤일링 네트워크가 탄생했다. 그뿐만 아니라 BMW 차지나우(ChargeNow)와 다임러 디지털 충전 솔루션(Digital Charging Solutions)의 통합으로 충전소 14만3000개가 단일 네트워크로 통합되고, 다임러 파크모바일(ParkMobile)과 BMW 파크나우(ParkNow) 통합으로 주차 공간 검색 효율성이 향상돼 도로 교통량이 3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00년이 넘는 전통적 라이벌 기업의 모빌리티 분야 통합은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결정이었다. 하지만 라이드셰어링 비즈니스를 시장으로 자율주행, 전기자전거와 전동 스쿠터 서비스 등으로 연구·개발과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우버와 디디추싱 등의 위협, 글로벌 라이드셰어링 시장을 접수한 소프트뱅크 등의 위협에 맞서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공격적인 대응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다.

모빌리티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기업이 저비뿐만은 아니다. 2016년만 해도 완성차 업체 가운데 폴크스바겐은 모이아(Moia), GM은 메이븐, 재규어 랜드로버는 인모션(In-Motion)이란 자회사를 설립했고, 2017년 스웨덴 볼보는 안전 시스템 개발업체인 오토리브(Autoliv)와 함께 제뉴이티(Zenuity)를, 2018년에는 소프트뱅크와 도요타가 모넷(Monet)이라는 모빌리티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 주요 부품업체 가운데 델파이는 앱티브(Aptive), 자율주행차 기술 선두를 달리는 구글은 2016년 웨이모(Waymo)를 분사했고, GM도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인수합병한 크루즈오토메이션(Cruise Automation)을 GM크루즈(GM Cruise)로 분리했으며, 포드는 자율주행사업 부문을 연구개발 전담 기업 형태로 독립 운영하고 있다. 도요타도 2015년 실리콘밸리에 TRI(Toyota Research Institute)를 설립한 데 이어 2018년 3월에는 그룹사인 덴소, 아이신과 함께 TRI-RD(Toyota Research Institute-Advanced Development)를 양산 수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완성차 업체가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을 모기업과 분리하거나 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카셰어링 혹은 라이드셰어링 시장이 글로벌로 확대되는 이른바 우버 모멘트(uber moment)를 경험하고, 2021년을 전후로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을 통해 초기 시장 형성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활용한 완성차 업체들이 스타트업과 인수합병을 통해 경직된 완성차 업체의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우버, 디디추싱, 웨이모 등 테크자이언트로 성장한 모빌리티 기업들에 의해 빠르게 진화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환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임러와 BMW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하면서 디터 제체(Dieter Zetsche) 다임러자동차그룹 이사회 의장 겸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부문 회장이 한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다임러는 적극적이며 체계적인 CASE (Connected, Autonomous, Shared, Electric) 전략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환을 추구하고 있으며, 자동차 공학의 선구적 기업으로서 미래 도시 모빌리티를 다른 기업들에 뺏기지 않겠다.”


모빌리티 산업을 정의해 보자. 2010년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모빌리티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 하지만 최근 산업계에서 언급되는 내용과 동향을 종합하면 ‘인간의 물리적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수단의 연구·개발, 제품과 서비스 사용자 경험 설계, 운영 및 유지 보수 등 전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더 이상 완성차 업체들은 스스로를 완성차 업체라 부르지 않고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라고 지칭하고 있다. 기술 협력 구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분야가 바로 모빌리티 산업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모빌리티 시장은 어떤가.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단 가운데 자전거는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해 스타트업에 기회가 없고, 라이드셰어링은 불법이며, 카풀 허용은 정치적 이슈가 됐다. 자율주행차 60대가 국토교통부에 등록됐지만 언제쯤 시범 서비스 단계에 진입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과연 우리나라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위한 대책이 무엇일지 더 늦기 전에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Special report’ 기사와 연계된 내용의 ‘DBR mini interview’는 하단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DBR mini interview: 최영우 올룰로(olulo) 대표, “킥보드처럼 다양한 이동수단 더 많이 나와야”




필자소개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 dwcha7342@gmail.com
필자는 아주대 산업공학과에서 자동차 인간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일본자동차연구소 방문연구원, 현대모비스(Human-Machine Interface) 팀장 등을 역임했다. 국무조정실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신서비스분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이동의 미래』(2018), 『초연결 시대-공유경제와 사물인터넷의 미래』(2015) 등이 있다.
  • 차두원 | 필자는 일본자동차연구소 방문연구원, 현대모비스 연구소 Human-Machine Interface 팀장을 거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실장, 전략기획실장, 성과확산실장 등을 지냈다. 『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 『4차 산업혁명과 퓨처노믹스』 『잡킬러-4차 산업혁명』 『로봇과 인공지능이 바꾸는 일자리의 미래』 『초연결 시대-공유경제와 사물인터넷의 미래』 등을 공저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겸임 연구원으로도 재직 중이다.
    doowoncha@kistep.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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