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 안정감, 역할 중심 리더십..BTS는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경영 교과서

246호 (2018년 4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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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닌 아이돌그룹 BTS는 데뷔 후 불과 4년 만에 한국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가 됐다. 이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보면 최근 소비 및 경영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을 잘 파악했음을 알 수 있다. BTS는 데뷔 전부터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또 밀레니얼세대의 고민을 잘 반영한 노래 가사들을 직접 써서 팬들의 마음을 샀다. 멤버별로 확실한 역할을 정해주고 역할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팀워크를 극대화했다. 이런 특성들이 밀레니얼세대에게 어필하면서 BTS는 자발적이고 수평적인 팬덤을 만들어냈다. 그것도 전 세계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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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쯤, 초등학생이던 딸아이가 방탄소년단(BTS)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흘려들었다. 그러다 2017년, 그들이 빌보드 소셜아티스트상을 받았다는 뉴스가 비중 있게 다루어지는 것을 보았다. 새삼 관심이 생겨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MV) 몇 개를 찾아보았다. ‘꽤 멋있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날 이후 유튜브가 생소한 동영상들을 추천목록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팬 리액션 동영상, 팬 커버 영상, 리메이크 영상 등 실로 종류도 다양했다. 이 엄청난 분량의 동영상들을 BTS 팬들이 직접 만들고, 공유하고, 함께 즐기고 있었다. 이들의 팬덤 문화는 세계 곳곳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해 세계적인 연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신선하고 놀라웠다. 세계의 주목을 끌고 환호를 얻는 것은 모든 비즈니스 업계가 원하는 바 아닌가? 단순한 매출 증대보다 강력한 로열티(Loyalty)를 갖는 브랜드를 육성하고자 많은 기업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을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높은 산업에서, 큰 자본력도 없는 신생 엔터테인먼트 소속팀이 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 낸 것이다.

BTS는 불과 4년 만에 유튜브 조회 수 25억 회 이상, 트위터 팔로어 1200만 명 이상, 역대 최다 음반판매량 등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하고 이 시간에도 새로운 기록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기록들은 BTS가 일방적으로 일군 성과가 아니다. 그래서 BTS 측 자신도 지금의 이 성공이 의도된 것도, 예측된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 BTS 성공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BTS를 들여다볼수록 보이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사람과 일하는 방식이었다. 이른바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에 대한 근본적 이해와 그들의 공감대 형성 방식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밀레니얼세대란 무엇일까.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밀레니얼세대로 통칭하는 경우도 있지만 명확하게는 1990년 이후의 출생자들이 밀레니얼세대의 특성을 뚜렷이 보인다. 이들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25억 명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 즈음에는 전 세계 노동 인구의 8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들은 이미 최고의 소비계층으로 주목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제품·서비스 구매 시 기존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는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구직 시 자신의 가치를 무엇보다 우선시하는 비중은 25%에 이르며 현재 회사 자체의 가치보다 자신의 커리어를 성장시켜줄 회사를 이상적으로 보는 비율은 52%에 달한다.

흔히들 소비자로서의 밀레니얼세대를 어떻게 공략할까를 깊이 고민하는데, 그에 못지않게 고민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은 조직의 일원으로서의 밀레니얼세대를 어떻게 규정하고 그들과 어떻게 일해 갈 것인가이다. 그런 의미에서 밀레니얼세대인 BTS 멤버들의 성장과 그들 팬의 상호관계는 의미 있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조직에서의 밀레니얼세대

과거 추격자 경제모델에서는 벤치마킹을 통한 목표 설정, 최단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상명하복식 일사불란한 조직 운영 방식이 성공의 핵심이었다. 이 과정에서는 통제 및 관리를 위한 시스템 경영이 주를 이뤘고, 누구라도 특정 포지션을 대체 가능할 수 있도록 해 조직의 영속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융복합형 혁신 모델에서는 더 이상 이러한 조직운영방식이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참여자인 조직원의 특성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BTS는 기존의 여타 아이돌 가수들과 다른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의 태생, 즉 조직육성 방식을 살펴보면 크게 4가지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1. 공동의 비전, 최대의 자율권

밀레니얼세대는 수직적 상명하복 문화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공유되고 공감되는 비전과 목표하에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할 때 더욱 열정적으로 반응한다.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Big Hit Entertainment)는 대형 기획사 3사(SM, YG, JYP)의 시장 지배력이 막강하던 2010년대 초 설립됐다. 이들은 BTS가 연습생이던 시절부터 대형 3사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높은 자율성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세대인 멤버들이 주도권을 가지고 모든 곡의 작사를 스스로 하도록 독려하고, 대부분의 프로듀싱에 멤버를 참여시켰다. 외출과 휴대폰을 금지하고 팬들과의 소통 역시 회사의 엄격한 관리를 통하게 하는 통제 방식 대신 공식 프로듀싱 작업을 제외한 모든 개인 활동을 멤버 각자에게 위임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렇다고 이것이 자유방임, 방종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핵심적으로 BTS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함께 설정해 그들의 존재 목적을 확고히 공유하도록 한다. ‘10대부터 20대들이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받는 것을 막아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음악과 가치를 지켜낸다’라는 스스로의 자기 사명(Mission statement)을 공유한다. 그리고 SNS에 멤버들이 올리는 자체 콘텐츠도 노출, 욕설 금지 등 최소한의 제한 규정만을 설정하고 나머지는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한다. 회사에 프로듀싱, 퍼포먼스 측면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성 있는 트레이닝팀이 있지만 이들은 육성하고 이끌지만 강제하지는 않았다. BTS는 자발적으로 멤버 개인이 프로듀싱한 노래를 무상으로 유튜브에 올리기도 하고, 자신들의 연습 장면, 일상생활을 여과 없이 올렸다. 그 분량이 실로 방대한데 팬들이 이를 찾아보면서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러한 방식은 절대로 회사 차원에서 기획, 관리한다고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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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음 생각나는 기업이 하나 있다. 넷플릭스(Netflix)다. 넷플릭스는 이제 100조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거인으로 성장했다. 1997년 설립된 넷플릭스는 2002년 상장 이후에도 구성원들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을 제공하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CEO인 헤이스팅스(Hastings)는 ‘Freedom & Responsibility Culture’라는 조직운영 철학을 통해 최고의 인재를 고용 및 유지하고(High Performance), 이들에게 자율적 책임(Freedom & Responsibility)을 부여하는 조직 운영방식을 지속하고 있다. 구성원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이해시키는 것(Context, not Control)에 초점을 맞춘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제도화하고 규정화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한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근무일 기준의 연차 제도가 불합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아예 연차제도를 없애 버린다. 세세하게 규정된 비용 규정이 없고, 스스로 판단하기에 꼭 필요한 경우에 집행하라는 비용집행 기준만 있을 뿐이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추적(Tracking)하고 통제(Control)하는 데서 나오는 복잡성(Complexity)이 회사의 경쟁력을 오히려 깎아내린다는 인식이다. 최고경영진은 상명하복 의사결정 방식이나 경영진 승인 등의 구성원을 통제하는 방식을 철저히 배격하고, 전략적 목적 및 배경, 전사 관점에서의 우선순위를 구성원에게 이해시키는 데 집중한다. 어딘가 BTS 멤버들의 성장과 닮아 있는 대목이다.

2. Risk taking을 장려하는 심리적 안정감

BTS는 또한 기존 업계에서의 성공 방식에 반하는 새로운 접근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중독적인 멜로디 중심의 후크송을 위주로 한 싱글 앨범이 유행하던 시기에 돈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서사형 정규 앨범을 출시한 것이나, 가벼운 가사가 유행하던 트렌드에 반해 멤버들이 직접 동시대가 겪는 아픔을 가사로 쓴다거나 하는 식이다. 아이돌의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해 SNS 노출을 자제하던 시기에 오히려 자신들의 일상과 고민을 최대한 공개하는 것 등 지속적으로 새롭고 도전적인 방식을 취한 것도 특징이다. 이 때문인지 그들은 정통 힙합 아티스트 및 다른 팬클럽 등으로부터의 강한 비판과 견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실제로 BTS는 이 과정에서 느낀 두려움과 불안감을 때로는 노래 가사로, 때로는 인터뷰를 통해 토로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멤버 개개인을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강한 팀워크와 결속력, 공동 운명체로서의 유대감을 통해 이를 극복해왔다.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서로의 성장을 격려하고, 외부의 비판을 쿨하게 받아넘기며 지속적으로 유대감을 고취하는 과정(안타깝게도 이런 과정들을 몇 줄의 글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을 거치면서 그들은 하나의 조직으로 단단해졌고 하나의 목표를 향한 강력한 추진력을 유지해 왔다.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7년여의 기간을 원팀(One team)으로 성장한 그들은 이제 빌보드 어워드 2017에서 소개됐듯이 ‘International Superstar’라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의 그룹으로 성장했다.

2013년 구글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Project Aristotle)’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구글 내부의 180개 팀을 분석해 팀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을 규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2년여에 걸쳐 250여 개의 변수와 팀 성과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총 5가지의 핵심 요인이 도출됐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난 것은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다. 즉, 팀원이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을 하는 데 있어 실패할 경우 주변의 비난과 비판에 노출되는 심리적 불안감을 안 가져도 되고, 팀원 간에 서로의 취약점과 불안감을 허심탄회하게 터놓을 수 있는 팀 문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속적으로 세상에 없는 서비스와 제품을 출시해 오고 있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이다. 주지하다시피 구글은 회사 설립 이후 ‘20% Rule’ 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모든 구성원으로 하여금 자기 시간의 20% 를 스스로의 관심과 역량에 맞는 주제를 찾아 연구개발하는 데 쓰도록 했다. 이 제도는 여러 가지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모든 구성원에게 혁신의 피로감, 실패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가왔다. 구글은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실패에 더욱 관대한 팀 운영 원칙 및 팀원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회사 차원의 지원정책을 강화하게 된다. 혁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고, 새로운 시도 과정에서는 수많은 실패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실패를 해도 회사로부터, 팀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자리 잡을 때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팀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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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역할 중심의 리더십

BTS에는 7명의 멤버가 있다. 이들 중에 나이로는 세 번째인 랩몬스터(RM·94년생)가 BTS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스스로 망가지면서 수평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더인 RM이 홀로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7명의 멤버가 각자의 개성에 맞게 주도적인 팀 내 역할을 수행하면서 분화된 역할별 리더십을 만들어 내고 있다. 프로듀싱에서는 슈가(93년생), RM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퍼포먼스 안무 분야에서는 제이홉(94년생)이 리더 역할을 맡는다. 실제 무대 퍼포먼스에서는 막내 라인인 지민(95년생), 뷔(95년생), 정국(97년생)이 맨 앞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 막내 라인은 SNS에 올리는 자체 제작 동영상에서도 가장 에너지 넘치고 재미있는 역할을 수행해 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한다. 가장 나이가 많은 진(92년생)은 어린 동생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며 팀 전체의 수평적인 문화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BTS 전 멤버들은 ‘단점의 최소화’ 관점보다 ‘장점의 극대화’ 관점으로 각 멤버들의 개성과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실제로 인기도 특정 멤버들에게 쏠리지 않고 각자의 성향에 맞게 고르게 분포돼 있다. 원팀이지만 멤버 각자가 저마다의 색깔을 잘 살려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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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제프 베이저스 역시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노력했다. 이 때문에 그는 자포스(Zappos)의 조직운영 방식 및 조직 문화에 큰 감명을 받아 인수를 단행하고, 아마존에 그 조직문화를 이식해 왔다. 자포스는 일반적인 조직 운영 체계인 사업부제/기능부제 방식과는 다른 제네럴 컴퍼니 서클(GCC·General Company Circle)이라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부제/기능부제 조직이 소수의 리더에게 의사결정 권한이 편중돼 있다면 서클에서는 서클 구성원이 상호 협상을 통해 각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구성원을 선정해 그에게 리더십을 부여한다. 즉, 구성원들의 업무 방식을 규정하지 않고 롤 마켓플레이스(Role marketplace)를 통해 역할의 할당 및 조정이 구성원 자율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 구성원 1인당 보통 7∼8개의 역할을 수행한다. 가치 있는 역할에 자신의 시간을 투자할 책임은 구성원 각자에게 있다. 특정 리더십을 보유한 구성원이 그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다른 리더 구성원에게 리더십이 이양된다. 이렇게 자포스는 업무 리더십을 구성원 전원에게 나누어줌으로써 업무 전문성과 효율성의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 상명하복식의 수직적 조직 운영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역량과 관심사에 부합하는 리더십 역할이 부여되고,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현장에서의 혁신을 주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연공서열형 리더십의 한계를 극복하는 일이 관건이다.

4.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경영진의 역할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책임은 조직의 최고경영진이 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조직의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추적하고 통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특히 그것이 밀레니얼세대를 대상으로 할 때는 이미 한두 세대를 앞선 전 세대가 효과적인 판단을 적시에 내릴 가능성은 더 낮다. 설령 최고경영진이 판단하기에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통제와 관리의 방식으로 구성원들에게 강요된다면 밀레니얼세대 구성원이 자기 주도적으로 혁신을 추구하고 리스크 테이킹을 할 리 만무하다. 대부분의 한국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아직도 횡행하는 ‘윗사람 눈치 보기’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는 보신주의’ ‘서로 간에 견제하는 사내정치’ 등은 결국에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하는 의사결정 방식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다.

조직 내 밀레니얼세대가 열정적이고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문화 형성에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권위주의를 내려놓되 권위를 놓치지 않는 최고경영진의 역할이다. BTS를 지금의 위상으로 만들어 낸 데는 아무래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인 방시혁 PD의 역할이 핵심적이었다. 신생 기획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방시혁 PD는 BTS 멤버들에게 한국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지향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각인했다. 별다른 기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데뷔 초반부터 일본, 유럽, 미주 등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BTS를 노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을 주목하고 지속적으로 SNS, 유튜브 등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부분에 노력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노력이 2∼3년간 꾸준히 지속되자 서서히 글로벌 팬층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회사의 재무적인 여력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감내하는 것은 최고경영층의 책임이지만 이러한 과정을 이겨냈을 때의 성과는 더욱 눈부시다. 자율성에 기반한 육성으로 이제 BTS 멤버 각자의 역량이 한층 강화된 것은 더 큰 소득일 것이다. 명확한 가치와 목표를 제시하고, 자율성에 기반한 육성 지원을 하면서, 인내하고 기다릴 수 있는 것, 그리고 마침내 성과를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밀레니얼세대와 함께 일하는 최고경영진의 역할은 아닐까.

밀레니얼세대와 함께 일하기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동력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밀레니얼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세대 갈등의 양상이 다방면에서 표출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BTS의 성공에 더욱 눈이 간다. 불과 4∼5년의 단기간에 폭발적인 글로벌 팬덤을 만들어 낸 BTS의 성공은 말 그대로 전례를 찾기 힘들다. 더구나 언어와 문화라는 넘기 힘든 장벽이 존재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이룬 결과라서 더욱 놀라운 성과다. ‘보편적 동시대성’을 갖는 글로벌 가치를 지향하고, 최고의 품질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며, 모바일 시대의 초연결성을 제대로 구현했다는 등 여러 가지 성공 요인이 여기저기서 분석되고 있지만 이 모든 BTS 현상은 역시 ‘사람’과 ‘일하는 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즉 재능 있는 밀레니얼세대 멤버들과 이들의 재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도록 조직을 운영하고 지원한 기성세대의 조직 육성 방식 사이의 협업에도 조명이 비쳐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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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이 미래지향적인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최대한의 자율권을 가지고 과감한 리스크 테이킹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지원을 하면서도,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며, 각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그러한 노력이 성과로 연결될 때까지 꾸준히 기다려주고 지원해줄 수 있는 경영진이 있다면 그 어떤 조직이라도 BTS처럼 상상하지 못한 성공을 일궈낼 수 있지 않을까? 우선 기성세대 인식의 전환이 그 모든 성공 스토리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다보스포럼이나 CES에 선보이는 주제나 제품 및 서비스에는 주의를 기울여도 지난 1월 AMA(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 등장한 BTS는 아이들이나 즐기는 아이돌 문화라고, 가벼운 연예 뉴스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밀레니얼세대를 앞에 둔 나 자신의 인식은 어디쯤에 이르러 있는지 한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길태민 티플러스(T-Plus)컨설팅 매니징 파트너 tmkil@t-p.co.kr

길태민 티플러스컨설팅 매니징 파트너는 대기업, 사모펀드, 벤처 등의 전략 및 M&A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비앤지스틸 사외이사 및 벤처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의 어드바이저 역할도 수행 중이다. 티플러스 창립 이전에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를 거쳤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51호 Cost Innovation 2018년 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