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환경이 창의성 높여줘 外

229호 (2017년 7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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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ing



부족한 환경이 창의성 높여줘



Based on Mehta, R. and M. Zhu (2016), “Creating When You Have Less: The Impact of Resource Scarcity on Product Use Creativity,”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2 (5), 767-78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예전에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놀라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창의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우리의 일상에도 창의성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짜는 한 줄의 새로운 코드나 상품 기획자가 발견하는 새로운 시장, 또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즐겁게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은 모두 창의성의 결과물이다. 한발 더 나아가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돈을 쓸 때에도 창의적인 결과물을 원한다. 자신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를 바꾸고, 독특한 패션 소품을 사고, 나만의 비법이 담긴 요리를 하고, 스스로 디자인한 신발을 구매하는 등 예전보다 창의적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논문을 쓴 미국 일리노이대, 존스홉킨스대의 마케팅 연구자들은 서구 사회의 풍족함이 창의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자원이 풍족하면 제품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현되지 않고, 반대로 자원이 부족해야만 제품이 가진 전통적인 기능에 고착(functional fixedness)되지 않기 때문에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즉, 자원이 부족해서 한계가 주어지면 제품의 주어진 기능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품 사용에 있어서 창의성이 증대된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한 실험에서는 95명의 실험 참가자가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동일하게 주어진 Krinkles (LEGO와 비슷하게 생긴 조립 장난감)를 가지고 얼마나 창의적인 장난감을 만드는지 검증했다. 첫 번째 그룹은 곧바로 장난감을 주었고, 두 번째 그룹은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게 한 뒤 장난감을 주었고, 세 번째 그룹은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장난감을 주었다. 그 후 15명을 추가로 모집해 앞서 사람들이 만든 장난감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새롭고, 독창적인지를 7점 척도로 측정해 평균을 내게 했다. 그 결과, 부족한 성장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쓴 뒤 만든 장난감은(3.72), 풍족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쓴 뒤 만든 장난감이나(3.04), 아무 이야기도 쓰지 않고 만든 장난감에 비해서(3.17)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창의성 점수를 얻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60명의 실험 참가자를 2개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쓰라고 하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부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쓰라고 했다. 이후 대학교가 처한 실제 문제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해결하는지 과제를 주었다. 문제는 이랬다. 최근 포장이사 회사가 실험실의 컴퓨터를 옮기면서 250개의 뽁뽁이 포장지(bubble wrap sheets)를 버리고 갔는데, 이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5개의 뽁뽁이 포장지를 샘플로 실험실에 비치했으며, 실제로 얼마나 뽁뽁이 포장지의 전통적인 기능에 고착되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지 5가지 추가 질문으로 확인하는 과정도 더했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20명을 추가로 모집해 제안된 아이디어가 얼마나 새로운지 측정하게 했다. 그 결과, 부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제안한 아이디어의 평균 점수는(3.52)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제안한 아이디어의 평균 점수에 비해서(2.98)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참가자들이 뽁뽁이 포장지의 기본적인 기능(충격 흡수)에 집착하는 경향이 높았음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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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왜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까?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할 때 일반적으로 저항이 가장 적은 방법(POLR·Path Of the Least Resistance)을 떠올린다. 이렇게 해야만 머릿속의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배고픔을 해결할 때에는 근처 피자집에 전화해서 빠른 시간 내에 피자를 배달받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자원 부족으로 제약 조건이 생겨나면 머릿속의 에너지를 사용해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피자를 살 돈이 없거나 주변 식당에서 배달이 너무 늦어지는 경우 냉장고를 열고 남은 음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요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 즉, 부족함에 맞닥뜨려지면 자원을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생각이 유도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오래된 제품을 창의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의 제약을 받으면 더욱더 창의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결국 자원의 풍족이란 창의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물질 만능시대인 오늘날에는 자원의 부족, 한계, 제약이 창의성을 촉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본 연구는 단기적으로 신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내는 기획자와 마케터들이 풍족함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예를 들어 신규 상품을 찾거나 새로운 콘셉트를 검증하는 집단 인터뷰인 포커스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실행할 때에는 참가자들에게 자원이 풍족하지 않고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 designmarketinglab@gmail.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를, 캐나다 University of Toronto의 Rotman School of Management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동적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 신제품 개발, 소비자 행동에 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Accounting & Finance



리더의 사생활 경영의 바로미터



Based on “Executives’ “off-the-job” behavior, corporate culture, and financial reporting risk“, by Robert Davidson, Aiyesha Dey, and Abbie Smith in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2015), 117, pp. 5-28.



무엇을, 왜 연구했나?

“경영자들의 사생활과 그들의 기업 경영활동은 유사한 성향을 보일까?” 경제주체로서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개인을 가정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론(neoclassical economic theory)은 경영자의 개인적인 특성이 기업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경영자들이 기업의 경제적 환경에 합리적으로 대응하며 기업은 적절한 감시체계와 보상을 통해 경영자들이 똑똑한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전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학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위계층 이론(upper echelons theory)은 경영자들의 경험이 그들의 개인적 가치체계 및 인지양식(예: 정직성, 보수성)과 관련돼 있으며 그들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조지타운대 데이비슨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경영자들의 직장 밖 행동과 그들 기업의 재무보고 위험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연구자들은 경영자의 법규 위반 기록과 사치품 소유에 주목했다. 범죄학 연구자들은 범죄를 사익 추구를 위한 폭력 혹은 기만행위로 정의하고 개인의 법규 위반 경력을 자제력 부족과 법률에 대한 경시 성향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주장한다. 사치품의 소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검소함’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자들은 기업의 재무보고와 관련한 위험으로 (1) 회계오류(accounting error)와 (2)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의 회계조사보고(Accounting and Auditing Enforcement Releases)에 공개된 분식회계(accounting fraud)를 고려했다. 회계오류와 분식회계는 재무제표 이용자를 오도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지지만 ‘의도성의 유무’에 따라 갈린다. 분식회계는 기업 내부자에 의해 의도적으로 자행된 범죄인 반면 회계오류는 의도성이 없는 것으로 내부 통제 시스템의 취약성에 의해 발생된다.

연구자들은 교통법규 위반, 음주운전, 중과실 치사, 가정폭력 등과 관련된 유죄판결이 있는 경영자들을 ‘위법경영자’로 분류했다. 또한 시가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주택 혹은 별장, 길이 25피트(7.6m) 이상의 보트 및 7만5000달러 이상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경영자들은 ‘호화경영자’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위법경영자들의 기업은 법규 위반 경력이 없는 경영자들의 기업에 비해 분식회계를 자행할 확률이 647%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호화경영자들의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회계오류를 보고할 확률이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자들의 사생활에서 드러나는 그들의 가치체계 및 인지양식이 기업의 재무보고와 관련된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자들의 가설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자들은 경영자의 재임기간이 재무보고 위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추가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위법경영자들의 재임기간은 분식회계와 회계오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반면 호화경영자들의 경우 재임기간이 1년 증가할수록 분식회계의 확률은 6% 증가하며 회계오류의 확률은 12% 늘었다. 호화경영자들의 재임기간 동안 분식회계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은 이사회 감시 기능의 약화 및 호화로운 생활 성향을 가진 재무이사(CFO)의 임명과 관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호화경영자들의 재임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느슨한 통제환경과 기업문화가 정착돼 재무보고와 관련된 위험이 커진다는 얘기다. 반면 위법경영자들의 경우, 자신의 부정행위를 합리화하려는 그릇된 태도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투자자들을 호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같은 성향은 기업문화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필자는 건국대와 The Ohio State University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Cornell University에서 통계학 석사 학위를, University of Oregon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Rutgers University 경영대학 교수와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를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현재 IFRS 17(新보험회계기준) 적용지원 TF 위원과 서울동부지검 검찰시민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보험회계 및 조세회피이다.





Sociology



청년-장년의 고용 제로섬 관계일까



Based on Early Adversity and Late Life Employment History′A Sequence Analysis Based on SHARE, Work by Hanno Hoven, Nico Dragano in Ageing and Retirement June 13, 2017



무엇을, 왜 연구했나?

청년 실업 문제와 노인 빈곤율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도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고,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청년과 중장년 세대의 일자리 문제가 모두 심화하면서 국내에선 청년이 먼저냐, 노인이 먼저냐 선택을 강요받기도 한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금피크제, 퇴직연령 연장 등을 고민하는 한편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업은 결국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된다. 이는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가 양분돼 ‘제로섬’의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 시대가 일찍 시작된 유럽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다. 노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노인 빈곤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유럽 14개국의 <유럽의 건강, 고령화와 은퇴 조사(the Survey of Health, Ageing, Retirement in Europe, SHARE)> 자료 중 3차 자료를 이용해 70세 이상의 남녀 5857명의 50∼70세 때 과거 고용 지위 변화의 패턴을 분석했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노인의 고용과 빈곤이 문제가 되기 시작하면서 노년기의 고용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논문은 전체 생애과정에서 고용 지위와 상태의 변화가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그러한 패턴이 생애과정의 어떤 요인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지를 경험적으로 밝히고자 했다. 장년기와 노년기의 고용 지위가 청소년기와 중년기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 고용정책에서도 청소년기와 중년기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강화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인 노인 고용과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연구는 유럽 14개국의 장년과 노년의 고용 지위 변화를 7개 유형(전일제, 시간제, 자영업, 실업, 가사, 피고용자에서 퇴직, 자영업자에서 퇴직)으로 분류하고, 청소년기(10세)의 가족 배경(가장의 주된 직업)과 중년기(25∼49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장년기와 노년기 고용 지위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시퀀스 분석(sequence analysis) 기법을 이용해 분석했다. 시퀀스 분석방법은 고용 지위의 지속기간(duration), 고용 지위의 변화 시기(timing)와 순서(ordering)를 고려해 고용 지위의 변화 패턴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유럽 14개국에서는 전일제로 일하다 60세 전후 퇴직하는 것이 가장 지배적인 고용 지위 변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기나 중년기 불리한 사회경제적 지위에 놓여 있던 사람들은 전일제로 일하다 55세 전에 퇴직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들은 자영업에 종사하다 늦은 나이에 퇴직하는 경우도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년기 열악한 고용 지위가 청소년기와 장년기 불리한 고용 지위가 누적돼 나타난 효과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여성들은 남성과 달라서 불연속적인 고용 지위 변화가 더 뚜렷하게 보였다. 또한 자영업으로 이어지지는 경우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생애과정에서 청소년기와 중년기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장년과 노년의 고용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여성의 경우 노년의 고용 지위가 남성보다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가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고령화는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고령화는 연금뿐만 아니라 노인복지와 관련한 재정 부담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 노인 빈곤과 정부 재정 부담을 줄이는 길은 노인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가 하는 것이 서구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이러한 문제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은 고령화의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노인 빈곤율이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고령자의 경제활동을 통한 경제적 지위의 향상은 더더욱 절박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생애과정 전체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접근을 통해 개인들의 생애과정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궤적으로 보여주며 청소년기의 어려운 가족 배경이 장년기와 노년기 고용에도 누적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경험적으로 밝히고 있다. 즉, 청소년기의 사회경제적 조건이 중년기 고용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중년기의 고용 지위가 장년기와 노년기 고용에도 영향을 미쳐서, 궁극적으로 청소년기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장년기와 노년기의 고용 지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경험적으로 밝힌 것이다. 장기적으로 장년기와 노년기 고용문제를 생애주기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기 생활상의 어려움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 노년기 고용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회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젠더가 중요한 고용궤적의 차이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젠더를 생애과정 후반기의 고용 정책에서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 함의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청년과 장년의 일자리 문제를 분절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 관점에서 유기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kyshin20@gmail.com

필자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 사회학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 사회학과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신 교수는 공동 편집위원장,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연구 분야는 노동시장, 불평등, 복지와 정치변동이며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2013), 스웨덴 사회민주주의 연구(2015) 외 다수다.





Psychology



우리사주제도 만능은 아니다



“Employee share ownership, psychological ownership, and work attitudes and behaviours: A phenomenological analysis”, by David McConville, John Arnold and Alison Smith in Journal of Occupational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vol. 89(September 2016), pp. 634-655.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은 다양한 방식으로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어 직원들이 더욱 업무에 몰입하고 직무 수행 노력을 증진하도록 독려한다. 이를 위해 도입한 제도 중 하나가 바로 종업원 우리사주신탁제도(Employee Share Ownership Plan·ESOP)다. ESOP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회사의 지분을 제공함으로써 회사의 이익을 재분배하는 제도다. ESOP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직원 대다수가 회사를 소유하는 Majority ESOP와 직원들이 회사를 집단적으로 소유하지는 않지만 직원들이 주식이나 주식 옵션을 우선적으로 제공받는 Mainstream ESOP로 구분된다. ESOP는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적용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갖게 하기 위해 주식소유권을 할당하거나 스톡옵션을 주는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종업원 지주제도가 실제로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주인의식을 고취시키는지, 그 효과에 대해서는 학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ESOP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함양해 생산성을 높이고 노사 간의 갈등을 줄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ESOP가 직원들의 주인의식과 큰 관련이 없고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예를 들어 자사주에 많이 투자한 직원들은 회사로부터의 보상에 대한 기대감이 큰데 이 같은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오히려 회사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또 주식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ESOP의 이익 분배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ESOP의 효과를 판단하는 데는 심리적 주인의식(Psychological Ownership·PO)이라는 개념, 즉 ‘내 것이라고 느끼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유용한 답을 제공할 수 있다. PO는 ‘(물질적이거나 비물질적인) 어떤 대상에 심리적으로 묶이게 되는 감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나 자신의 것’과 ‘우리의 것’이라고 느끼는 데 집중하는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PO는 회사에 대한 헌신과 헌신의 지속성에 영향을 미친다. PO의 획득 혹은 손실이 직원의 업무 동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만과 영국의 학자들은 종업원 지주제도의 실제 효과에 의문을 갖고 ESOP와 PO 사이의 관계를 실증적으로 연구했다. 이를 위해 영국에서 SAYE(Save as you Earn), SIP(Share Incentive Plan), EMI(Enterprise Management Incentive) 등 3가지 종류의 Mainstream ESO를 실시하는 회사직원 37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기존에 ESOP와 PO의 관계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는 있었으나 ESOP가 PO에 영향을 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원의 행동과 태도 변화를 이끈다는 경험적인 연구 결과는 부족했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ESOP와 PO의 관계와 더불어 ESOP에 따른 PO가 실제로 직원의 태도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 ESOP가 직원들의 PO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나 근로자들에게 PO를 느끼게 만드는 조직의 특성들(과업 중요성, 소속감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은 첫째, ESOP 참여 전후에 PO를 느끼지 않았고, 둘째, 오히려 ESOP 참여 이전에 존재했던 요인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거나 직무에서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될 때 PO를 느꼈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는 ESOP로 인한 직원들의 PO가 그들의 태도나 행동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 결과는 ESOP가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준다는 관습적인 생각과 상반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ESOP가 직원들의 PO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이는 직원에게 주식이나 스톡옵션 등을 제공함으로써 주인의식을 심고자 하는 방식이 언제나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오히려 영향력, 통제감, 직무만족, 조직 지원과 같은 ESOP 이외의 요인들이 직원들에게 ESOP의 효과를 더 강하게 느끼게 했다. 따라서 기업이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느끼게 하려면 ESOP 그 자체만으로 성과나 결과를 공유해서는 안 된다. ESOP와 더불어 기업의 목표와 비전, 정보와 같은 다른 요인들의 공유도 필요하다. 또 ESOP보다는 PO가 직원의 태도적, 행동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회사는 ESOP 대신 PO를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ESOP가 PO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를 고려해 기업은 ESOP를 도입할 때 드는 비용과 PO로 인한 잠재적인 태도적, 행동적, 생산성에 대한 이득을 비교한 후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컨설팅기업 SHR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Management Technology



인종의 다양성 문제해결 능력 키워



Based on Cities, immigrant diversity, and complex problem solving, by Abigail Cooke and Thomas Kemeny, Research Policy, 2017



무엇을, 왜 연구했나?

노동과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지는 글로벌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러 나라의 인재가 함께 근무하는 환경이 보편화되고 있다. 기술혁신 주기가 짧아지고 다양한 융합기술의 필요성이 증대되면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 R&D센터를 설치하거나 다양한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인재를 채용함으로써 기업의 혁신역량 제고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 제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론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론이 양립하고 있는데, 먼저 긍정적인 관점에서는 여러 인종·문화·지역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할 때 기능적 다양성(functional diversity)이 증가한다는 점을 주목한다. 복잡한 문제에 직면할 때 다양한 인적자원을 보유한 기업일수록 그만큼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가용자원의 범위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을 반영함으로써 보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적 관점에서는 다양성으로 인한 비용 지출을 강조한다. 직원들이 다양한 인종·문화·지역적 배경을 가질수록 조직이 (동일한 특성을 가지는) 소규모 그룹으로 나눠질 수 있기 때문에(fragmented) 소규모 그룹 간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인지적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같이 양립하는 이론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고자 미국 뉴욕주립대 쿡(Cooke) 교수와 영국 사우스햄튼대 케메니(Kemeny) 교수는 도시와 기업 단위에서의 이민자 다양성(immigrant diversity)이 생산성 향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1991년부터 2008년까지의 미국의 다양한 고용, 노동, 산업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팀은 도시와 기업 단위에서 이민자 다양성이 생산성 향상을 촉진시키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이민자 다양성이 (1)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을 필요로 하는 산업과 (2)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과 조직원 간 활발한 상호작용을 모두 필요로 하는 산업에서 임금 상승을 유발하는지를 계량모형을 통해 분석했다. 미국 고용노동정보데이터의 산업 특성 분석을 통해 ‘창의성’ ‘혁신’ ‘문제해결’ ‘고학력’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 역량’ 등 복잡한 문제해결과 관련된 산업을 추출했으며 사회지향성(social orientation)지표를 활용해 활발한 상호작용이 필요한 산업을 정의했다. 계량분석 결과는 이민자 다양성의 긍정적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민자 다양성은 도시와 기업 단위 모두에서 ‘복잡한 문제해결을 필요로 하는 산업’의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창의성이 요구되는 산업에서, 도시 단위의 이민자 다양성이 표준편차 한 단위만큼 증가할 경우(one standard deviation increase) 생산성이 평균 6.4% 증가하며, 기업 단위의 이민자 다양성이 같은 정도로 증가할 경우 생산성이 평균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과 조직원 간 활발한 상호작용 모두를 필요로 하는 산업’에서도 도시와 기업 단위의 이민자 다양성이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정적 관점이 우려하듯이 이민자 다양성이 상호작용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산성 향상을 더욱 촉진한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얼마 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 추방 등에 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많은 이민자 그룹의 반발을 샀다. 특히 구글, 애플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반발이 거셌는데 일부 반대론자들이 캘리포니아주의 독립 문제를 거론할 정도로 사회 이슈화됐다. 핵심은 실리콘밸리 사례가 보여주듯이 다양한 인적자원이 중요한 혁신원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며, 본 연구결과는 이러한 주장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융합적 지식이 강조되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다양한 인종·문화·지역적 배경을 보유한 인재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기업이 치열한 경쟁 속에 마주치는 복잡한 난제들을 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각 부서 직원을 차출해 다기능팀(cross functional team)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인적구성 조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가속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본 연구결과는 이 같은 인적자원의 다양성이 이민자 그룹, 그리고 도시단위까지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많은 글로벌 리딩기업들은 다양한 인종을 채용함으로써 기업의 무형자산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를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이민자가 증가하고 주요 도시들이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다양한 인적구성을 통해 새로운 혁신원천을 발굴하고 정부도 이 같은 기업들의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안준모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jmahn@sogang.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화학공학 학사를,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기술경영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소기업청과 과학기술부,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개방형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조업(high value manufacturing)과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활동, 기술창업과 사업화, 기술혁신정책 등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73호 언더그라운드 정보와 기업 전략 2019년 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