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CJ 4DPLEX ‘4DX’ 글로벌 전략

“체험하는 영화인데 재미까지 넘친대” ‘4DX’ 특별한 전략, 세계를 관통했다

224호 (2017년 5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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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특수효과 기반의 실감(實感) 상영 시스템 ‘4DX’ 글로벌화 달성한 CJ 4DPLEX 성공 요인

1) 직접 체험 유도로 혁신 확산의 초기 장벽 제거: 대표적 ‘체험재(experience goods)’인 영화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 사업 초기부터 할리우드에 4D 영화 체험 공간을 마련, 글로벌 영화 산업 관계자들이 4DX를 직접 체험토록 유도
2) 정교한 콘텐츠 전략으로 흥행몰이: 4D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별, 새로운 영화 포맷에 대한 관객 호응 견인
3) 사업 초기 극장 사업자 공략에 주력, ‘닭과 달걀 문제(chicken-and-egg problems)’ 해결: 4DX 시스템 제조 원가를 개선하며 해외 시장 극장 사업자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공략, 4DX 상영관 수를 우선적으로 늘리는 데 집중해 4D 콘텐츠 제작에 부정적이던 배급사들의 인식 전환 유도
4) 유연한 전략 통해 글로벌 확장 속도 가속: ‘시스템 비용의 공동 투자’라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는 대신 ‘임대 방식’ 등 국가별 상황에 따라 사업 모델 유연화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신지원(고려대 영어영문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영화관의 미래가 알고 싶다면 한국에 가서 CGV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 독보적인 첨단 서비스와 기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도약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확실하게 조성해 가고 있다.”

― 제프리 캐천버그. 2011년 3월2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CinemaCon) 2011’ 행사에서.



지난 2011년,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업체인 CJ CGV가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산업 박람회인 ‘시네마콘(CinemaCon) 2011’에서 ‘상영 부문 글로벌 업적상(Global Achievement in Exhibition Award)’을 받았다. 영화산업 상영 부문에서 괄목할 업적과 성과를 이룬 사업자에게 수여하는 상을 국내 업체가 처음으로 수상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지만 ‘슈렉’ ‘쿵푸팬더’ 제작자로 유명한 제프리 캐천버그가 앞장서 CJ CGV를 극찬하고 나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업계의 거장인 제프리 캐천버그는 대체 CGV의 어떤 점에 매료됐던 것일까. 바로 두 눈으로 ‘보는’ 영화를 넘어 온몸으로 ‘체험’하는 영화 관람을 가능케 하는 실감(實感) 상영 시스템 ‘4DX’다.

4DX는 CJ CGV의 자회사인 CJ 4DPLEX가 상용화한 특수효과 기반의 상영 시스템이다. 모션체어(motion chair)와 특수 환경장비를 극장에 도입, 영화 장면에 따라 의자가 움직이거나 바람이 불고 향기가 나는 등 시각과 청각은 물론 방향 감각과 촉각, 후각까지 자극해 보다 역동적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국내외 등록된 관련 특허 수가 55개(국내 33개, 해외 22개)이며 출원 중인 특허 수도 98개(국내 29개, 해외 69개)에 달할 정도로 기술 집약적인 영화관 솔루션이다. 미국의 기술·경영 분야 전문 매거진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최근 CJ 4DPLEX를 ‘2017년 가장 혁신적인 기업(The Most Innovative Companies of 2017) - 라이브 이벤트(live events) 부문’에 선정한 것도 바로 4DX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CJ 4DPLEX가 독자 개발한 4DX 시스템은 2017년 4월 말 기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48개국 375개 영화관에 도입돼 운영 중이다. 전 세계 관객들에게 새로운 영화 관람 경험을 선사하며 성숙기에 접어든 극장 산업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4DX를 DBR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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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대상 ‘에듀테인먼트’ 영화관으로 출발

4DX의 출발은 지난 2008년 7월 CJ 4DPLEX의 모회사인 CJ CGV에서 선보인 ‘스마트플렉스(Smartplex)’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CJ CGV는 국내 관람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소재 CGV상암에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교육을 뜻하는 ‘education’과 오락을 뜻하는 ‘entertainment’의 합성어)’ 콘셉트의 특별관을 오픈했다. 구체적으로 영상 콘텐츠 기반의 에듀테인먼트 전문 기업인 이스라엘 시네마파크(Cinema Park)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모션체어 등 관련 장비와 기술을 도입해 CGV상암 내 소형 상영관 3개를 리모델링했다. 프로그램은 패키지 콘텐츠로 구성했다. 즉, 관람객이 3개 특별관을 전문 큐레이터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돌면서 특정 학습 테마(예: ‘우주의 신비’ ‘살아 있는 야생탐험’ 등)에 대해 대략 20∼30분씩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6개1 를 경험하도록 했다.

당시 스마트플렉스의 홍보 포인트는 ‘체험학습 영화관’이었다. 초등학생과 이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영화관에서 단순히 오락적 효과뿐 아니라 학습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장의 티켓으로 6개의 각기 다른 교육용 콘텐츠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적극 내세웠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스마트플렉스 개관 덕택에 CGV상암의 평균 객석 점유율이 크게 상승한 것. 당시 일반 2D 영화 관람료(성인 7000원, 청소년 6500원)의 두 배가 넘는 관람료(성인 2만 원, 청소년 1만5000원)에 평일 단 2회(오전 9시30분, 오후 12시40분) 한정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해 7∼8월 평균 51.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동기간 국내 CGV 극장 전체 평균 객석 점유율이 35.6%였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수치였다. 이런 인기는 여름방학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됐다. CJ CGV에서 초창기 스마트플렉스 사업을 담당했던 유영건 CJ 4DPLEX 미래전략팀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물론 반신반의하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학부모들조차 매우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일반 상업영화를 가지고 스마트플렉스를 운영해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시 CJ CGV 프로그램팀(현 편성전략팀)은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의 가족오락 영화인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타깃으로 삼고 4D 영화 제작2 에 들어갔다. (‘4D 영화 제작 프로세스’ 참고.) 유영건 팀장은 “3D 입체 영상 기술로 제작된 영화라 사람들의 관심도 컸고, 장르적 특성으로 보더라도 각종 특수효과를 가미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판단해 이 영화를 첫 4D 상영 타깃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니버설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같은 해외 테마파크에서 10∼20분가량의 짧은 입체영화 영상을 보여주며 4D 상영관을 운영하는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일반 상업영화 전체를 4D 형태로 제작해 상영한 경우는 CJ CGV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4D 영화 제작 프로세스

현재 CJ 4DPLEX의 4D 영화 제작 프로세스는 크게 ▲콘텐츠 수급 ▲에디팅 기획 ▲에디팅 작업 ▲코드 배포 등 4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영화 콘텐츠 수급은 한국 본사의 콘텐츠 마케팅팀과 미국 법인에서 담당한다. 폭스, 파라마운트 등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프랑스 등 주요 국가 현지 배급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4D 버전으로 제작할 영화를 선정하고 상영 계획을 확정한다. 에디팅 기획 단계에선 마치 영화 촬영을 위해 사전에 콘티를 짜듯 이미 만들어진 영화를 어떻게 4D 버전으로 편집할지에 대해 큰 밑그림을 그린다. 감독의 연출 의도를 최대한 살리면서 스토리에 대한 관람객들의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 효과가 무엇일지에 대해 결정한다. 에디팅 기획 회의가 끝나면 CJ 4DPLEX가 자체 개발한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실제 4D 콘텐츠 제작에 들어간다. 영화의 장면과 4D 효과가 한 프레임만 어긋나도 영화 몰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특수효과를 영화 장면에 정확히 맞춰 연동시키는 기술이 핵심이다. 이렇게 편집이 끝난 4D 영화는 제작사와 배급사의 최종 감수 과정을 마친 후 각 극장 사업자의 상영일자에 맞춰 코드 형태로 배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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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22일 설 연휴 직전에 최초의 4D 버전 상업영화가 CGV상암에서 개봉됐다. 초등학생 및 청소년 대상 교육용 콘텐츠를 예전처럼 상영하고 난 뒤 늦은 오후 시간에 국한해 상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상영기간 7주 평균 객석 점유율이 53%에 달했다. 구민준 CJ 4DPLEX 아이스튜디오(i-Studio) 프로듀서는 “설 연휴 기간 동안엔 객석 점유율이 93%까지 치솟았다”며 “원래는 연휴 효과를 노리고 약 2주 정도 시험 삼아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관객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5주를 연장했다”고 밝혔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4D 버전 영화의 성공에 고무된 CJ CGV는 내친김에 애니메이션과 공포영화로도 4D 영화 상영을 시도해 보기로 결정했다. 어드벤처 장르에서 확인된 4D 영화의 성공 공식이 애니메이션이나 공포물 등 다른 장르에서도 여전히 유효할지 테스트해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CJ CGV는 애니메이션 ‘가필드: 마법의 샘물(2009년 2월 개봉)’과 ‘몬스터 vs. 에일리언(2009년 4월 개봉)’ 및 공포 영화 ‘블러디 발렌타인(2009년 7월 개봉)’ 등을 잇따라 4D 버전으로 제작해 선보였다.

4D라는 전혀 다른 포맷의 상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나 여름철 호러 무비 마니아들을 겨냥해 개봉한 ‘블러디 발렌타인’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일반 2D 영화관 개봉보다 2주 앞서 CGV상암에서 선보였는데 연일 매진 사태를 기록하다 못해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였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슬래셔 무비(slasher movie, 정체 모를 인물이 많은 살인을 저지르는 끔찍한 내용을 담은 영화)’로 광부 마스크를 쓴 한 남자가 평화롭던 도시에서 22명을 무참히 살해하고 사라진 뒤 10년 후 또다시 나타나 잔혹한 연쇄 살인을 저지른다는 줄거리였다. 구민준 프로듀서는 “장르적으로 볼 때 일반 대중보다는 소수 마니아가 선호하는 영화라 솔직히 암표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이처럼 폭발적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4D라는 독특한 상영 방식 덕택”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뒤에서 살인마가 나타나는 장면에선 의자 등받이의 진동효과로 관객들을 긴장시키고, 피가 튀는 장면에선 앞 좌석의 분사구에서 물을 발사하고, 공중에서 흉기가 날아오는 장면에선 의자 아래 장착된 티클러(tickler, 간지럼 등의 자극을 주는 장치)로 종아리를 자극하며 섬뜩함을 더해 관람객들의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는 것. 구민준 프로듀서는 “공포감을 극대화하며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 덕에 CGV상암에서 약 8주간 상영하는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91%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고 귀띔했다.



시뮬라인과 손잡고 독자적인 4D 상영 기술 개발

액션·어드벤처뿐 아니라 애니메이션·공포물 등 장르를 넘나들어 검증된 4D 영화의 잠재력에 주목한 CJ CGV는 4D 영화 전용관을 기존 CGV상암 외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선 4D 영화 상용화를 위한 독자 기술 개발이 급선무라고 보고 모션체어 등 4D 영화 관련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파트너 업체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군사용 훈련 시뮬레이터 및 게임 시뮬레이터 제조 벤처기업인 시뮬라인3 을 발굴, 공동 기술 개발에 나섰다.

CJ CGV가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기존 모션체어의 경우 원래 테마파크 안에서 단편 영상을 상영하는 시설에 적합한 장비였기 때문에 일반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극장 시설에는 최적의 장비가 아니었다. 이에 따라 CJ CGV는 장시간 영화 관람을 해도 불편하지 않으면서 영화의 몰입감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특수효과를 구현해낼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단적인 예로 이스라엘에서 들여온 모션체어엔 발판이 없지만 CJ CGV가 시뮬라인에 의뢰해 제작한 장비엔 발판이 들어가 있다. 구민준 프로듀서는 “10∼20분 정도로 짧게 앉아 있을 때에는 별 상관없지만 2∼3시간 동안 발판도 없는 의자에 앉아 여기저기 휘둘리다 보면 불편하기도 하고 피로감도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전엔 전후좌우로만 움직였던 모션체어도 상하 이동까지 가능하도록 바꿔 갑자기 위에서 아래로 낙하하는 듯한 느낌까지 구현할 수 있는 역동적 시스템으로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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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효과 기반의 실감(實感) 상영 시스템 4DX

드디어 2009년 12월, CGV상암 외 CGV영등포, 강변, 용산 3곳에 4D 영화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특별관을 동시에 오픈했다. 상영관 명칭은 4D 영화를 상영하는 복합상영관(multiplex)이라는 취지에서 ‘4DPLEX’로 통일했다. 순수 국산 기술 기반의 특별관 시스템으로 새롭게 탄생한 4DPLEX의 첫 상영작은 국내 히어로 액션 무비인 ‘전우치’였다. 이어 이듬해 1월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4D 버전으로 선보였다. 구민준 프로듀서는 “두 영화 모두 상영기간 내내 평균 객석 점유율이 약 70%를 넘었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며 “특히 아바타는 2009년 12월 개봉 이후 이미 950만 명이 넘게 관람한 시점에서 4D 버전을 뒤늦게 상영했지만 무려 13만 명 이상이 4D 상영관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아바타 마니아는 2D, 3D에 이어 4D까지 봐야 한다’는 인식이 관객들 사이에 퍼지면서 큰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로도 CJ CGV는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2010년 2월)’ ‘아이언맨 1(2010년 4월, 재개봉)’ ‘드래곤 길들이기(2010년 5월)’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2010년 6월)’ ‘슈렉 포에버(2010년 7월)’ 등 블록버스터 및 애니메이션 영화를 위주로 4D 영화를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4DPLEX 상영관도 CGV대전, 대구, 일산, 왕십리, 광주터미널, 인천, 죽전, 부산 서면 및 센텀시티, 중국 베이징 CGV올림픽 등 2010년 한 해에만 10곳을 추가 오픈했다. 이어 CJ CGV는 2010년 말 4DPLEX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담당 조직을 별도 회사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시뮬라인이 2010년 10월 모션체어 담당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설립한 ㈜포디플렉스(4DPLEX, 현 CJ 4DPLEX)의 지분 약 93%를 63억6000만 원에 인수(2011년 1월),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로써 CJ CGV에서 4D 영화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인력 16명과 시뮬라인에서 모션체어 연구개발(R&D)을 담당했던 인력 4명 등 총 20명이 모여 CJ 4DPLEX가 출범했다. 4D 영화를 상영하는 특별관 명칭도 기존 4DPLEX에서 4D 영화를 ‘경험(eXperience)’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임을 강조하기 위해 ‘4DX’라고 바꾸며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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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박람회 참석해 해외 파트너 발굴

CJ 4DPLEX라는 독립 법인으로 홀로서기에 나섰지만 정작 사업 확장은 쉽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4D 영화 콘텐츠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국내에서 4D로 제작해 상영한 영화는 21편에 불과했다. 그해 CJ CGV에서 상영된 3D 영화 편수가 45편이었고 일반 2D 영화의 경우는 무려 420여 편에 달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4D 영화 제작을 위해선 기본적으로 영화 배급사 및 제작자의 허락이 있어야만 이뤄질 수 있다. 원본 콘텐츠를 기반으로 특수효과를 덧입히는 작업이기 때문에 저작권자의 허락은 필수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 배급사들은 4D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배급사 입장에선 또 하나의 새로운 포맷을 제공할 하등의 인센티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어지간한 블록버스터는 2D 외에 아이맥스(IMAX)나 3D 버전까지 다양한 형태로 배급하고 있는데 굳이 4D 영화까지 만들어 배급 프로세스를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것. 당연히 4D 영화 수급을 안정적으로 하기 힘든 구조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극장들도 4DX 상영관 도입을 꺼렸다. 처음엔 기술적 참신함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도입했지만 정작 4D 영화를 안정적으로 상영할 수 없게 되면서 ‘애물단지’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당시 4DX 상영관은 모션체어나 특수효과 장비, 조명 장치 등으로 인해 일반 영화관에 비해 최소 2.5배 정도 투자비가 더 들어갔다. 극장 입장에서 투자비를 빨리 회수하려면 일반 2D 영화보다 평균 1.5∼2배 정도(국가마다 상이) 관람료가 비싼 4D 영화가 1년 열두 달 끊이지 않고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고작 연간 20∼30편 정도의 4D 콘텐츠 공급으로는 4D 영화의 연중 상시 상영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 결국 극장들은 비싼 돈 들여 선보인 특별관에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일반 2D 영화를 틀어야 했다. 구조적으로 채산성이 나오지 않다 보니 4DX 확산은 더뎌질 수밖에 없었다. 구필회 팀장은 “콘텐츠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배급사를 설득하면서 동시에 극장 사업자들을 대상으로도 영업을 해야 했다”며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고민하는 것처럼 양쪽 모두를 설득해야 하다 보니 시장을 개척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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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청담씨네시티 극장에 입점해 있는 4DX 상영관 내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J 4DPLEX는 2011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LA에 ‘CGV 할리우드 4DX랩(CGV Hollywood 4DX Lab, 현 4DX America i-Studio)’을 설치했다. 상업적 용도의 상영관은 아니지만 영화 제작자 및 배급사, 감독 및 배우, 멀티플렉스 관계자들이 4DX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24석 규모의 시사회용 공간을 마련한 것. 원활한 콘텐츠 수급을 위해선 세계 영화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진행한 투자였다. 동시에 CJ 4DPLEX는 전 세계 극장 사업자들에 4DX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미국 시네마콘, 스페인 시네유럽(Cine Europe), 중국 베이징국제방송영화TV설비전시회(BIRTV), 홍콩 시네아시아(Cine Asia) 등 영화산업 관련 주요 글로벌 박람회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행운이 찾아왔다. 2011년 멕시코 최대 멀티플렉스 업체이자 전 세계 4대 영화사업자로 꼽히는 시네폴리스(Cinepolis)4 가 2500만 달러를 투자해 멕시코 전역에 2013년까지 4DX 상영관 30개를 열기로 계약을 맺은 것. 시네폴리스는 멕시코에 멀티플렉스, 아이맥스관, 3D상영관을 최초로 도입했고, ‘럭셔리 시네마’ 콘셉트의 VIP 상영관을 1999년부터 별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최첨단 시설과 프리미엄 서비스를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업체였다. 최병환 CJ 4DPLEX 대표는 “다른 극장과 달리 시네폴리스 자체가 워낙 새로운 것을 추구해 보려는 경향이 강해 계약이 수월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2011년 당시 시네폴리스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상영 방식 전환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차세대 혁신(the next big thing)’에 목말라 있었는데 ‘시네마콘 2011’에서 접한 4DX의 기술력을 높이 사 실질적인 계약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 최병환 대표는 “이미 중국에 2010년 4DX 상영관을 설립하긴 했지만 이건 모회사인 CJ CGV 극장에 입점한 사례”라며 “엄밀하게 말해 순수 해외 극장에 솔루션을 수출한 첫 사례는 시네폴리스”라고 말했다.



시네폴리스라는 든든한 파트너가 생긴 CJ 4DPLEX는 이후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4D 영화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서는 비록 한두 개 상영관에 그칠지언정 전 세계 곳곳에 4DX 상영관 모델을 선보이는 게 급선무라고 봤다. 배급사 입장에선 극장 사업자들이 고객인 만큼 CJ 4DPLEX가 4DX에 대해 자화자찬하는 소리보다는 고객의 목소리에 더 큰 관심과 신뢰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J 4DPLEX는 태국 메이저시네플렉스(Major Cineplex, 2011년), 이스라엘 CCI(Cinema City International), 러시아 시네마파크(Cinema Park, 이상 2012년), 일본 코로나월드(Korona World), 대만 비쇼시네마(Vieshow Cinemas), 크로아티아 블리츠시네스타(Blitz Cinestar), UAE 복스시네마(Vox Cinemas, 이상 2013년) 등 다양한 국가들의 멀티플렉스 체인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최병환 대표는 “4DX의 기술력과 잠재력에 대해 확신이 있었던 만큼 일단 극장 사업자들이 4DX를 도입하면 그들 스스로 주요 배급사에 4D 콘텐츠를 많이 공급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봤다”며 “실제로 시네폴리스의 알레한드로 라미레스 회장은 시네마콘에 참석할 때마다 배급사들에 4DX 칭찬을 할 정도로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고 말했다. CJ 4DPLEX가 얼핏 보기엔 선택과 집중 없이 비효율적으로까지 보이는 ‘동시다발’적 시장 공략에 나섰던 이유다.

또한 CJ 4DPLEX는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2006년)한 모회사 CJ CGV와도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우선 중국 내 CGV 극장이 신규로 들어설 때 4DX 상영관 역시 입점하는 전략을 취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총 9개 4DX 상영관을 열었다. 동시에 CJ 4DPLEX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외에 중국 현지 작품 중 규모가 크고 4DX에서 상영하기에 적합한 작품을 선정해 4D로 영화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5 유덕화 주연의 액션 사극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2010년)’을 시작으로, 주윤발 주연의 서부 액션 영화 ‘양자탄비(2010년)’, 이연걸 주연의 액션 무협 영화 ‘용문비갑(2012년)’, 키아누 리브스의 감독 데뷔작인 홍콩 액션 영화 ‘태극협(2013년), 판빙빙 주연의 무협 판타지 ‘백발마녀전:명월천국(2014년)’ 등 2014년까지 총 18편의 중국 콘텐츠를 4D 버전으로 제작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중국 관객들에게 4DX를 노출한 결과, 2013년엔 중국 로컬 극장사업자인 UME, 2014년엔 바이위(百誉), 우상모얼(武商摩尔), 워메이(沃美), 베이징진췐(北京金泉), 골든하베스트(Golden Harvest, 홍콩) 등과 4DX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2014년 12월엔 중국 1위이자 전 세계 1위 극장사업자인 완다시네마(Wanda Cinemas)와 대규모 계약 체결에 성공, 무려 60곳에 4DX 상영관을 입점시켰다. 이어 2015년 11월엔 중국 내 2위 사업자인 따디(大地)와도 파트너십을 맺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 4월 말 기준 중국 내 4DX 상영관 수는 122개(전 세계 4DX 상영관 개수의 33%)로, CJ 4DPLEX가 진출해 있는 국가 중 가장 많은 상영관(전체의 33%)이 들어서 있다.



원가 절감으로 돌파구를 찾다

CJ 4DPLEX는 2013년 1월 시뮬라인이 CJ CGV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바로 CJ그룹 계열사인 CJ헬로비전에서 티빙(tving)사업을 담당하던 최병환 상무가 CJ 4DPLEX 대표로 부임하면서 계열사인 시뮬라인 대표도 겸직하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시뮬라인과 CJ 4DPLEX는 완전히 독립된 별개 회사였다. 물론 CJ 4DPLEX가 출범하기도 전인 2010년 5월, CJ CGV가 4DPLEX 사업을 위해 시뮬라인의 지분 10%를 인수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전략적 투자였을 뿐이었다. 그러다 CJ CGV가 시뮬라인의 지분을 48.3%(2013년 1월 기준)까지 늘리며 기존 대주주인 일본 아케이드 게임업체 세가(Sega)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한 것. 4DX 사업 효율화를 위해선 시뮬라인의 경영권을 확보해 CJ 4DPLEX와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서정 CJ CGV 대표의 결정이었다.

4DX 시스템 제조(시뮬라인)와 판매(CJ 4DPLEX) 업무 모두를 총괄하게 된 최병환 대표는 CJ CGV에서 분사된 후 계속된 적자로 고전 중인 4DX 사업 현황부터 분석했다. 이후 최소 200∼230개 상영관은 운영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최병환 대표는 “4DX 사업의 매출은 크게 시스템 관련 매출(예: 모션체어 판매 수익)과 영화 상영 수익(매표 수익)으로 나뉜다”며 “하지만 시스템 관련 매출은 사실상 돈을 번다기보다는 ‘투자’의 개념이라서 실제 의미 있는 수익은 박스 오피스 매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상 객석 점유율과 관람료를 고려해봤을 때 최소 200개 이상의 4DX관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당시 4DX 상영관 수가 불과 40개(2012년 12월 기준)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최병환 대표는 “어떻게든 최단 기간 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게 중요했다”며 “4DX 시스템 제조 단가를 낮춰 극장들의 시설 투자 부담을 줄이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원래 CJ 4DPLEX는 극장 사업자에 4DX 시스템을 판매할 때 특수 장비 설치는 공동 투자개념으로 접근해 CJ 4DPLEX와 극장이 절반씩 부담하고 공사비만 전액 극장이 부담하도록 했었다. CJ 4DPLEX 입장에선 고객사에 핵심 장비 비용을 무려 50%나 보조해주는 격이지만 정작 극장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상영관 공사비에 장비 설치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4DX 도입을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4DX 시스템 판매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게 최병환 대표의 판단이었다. 그는 “다행히 CJ 4DPLEX가 시뮬라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제조원가 통제가 가능한 구조가 됐다”며 “서정 CJ CGV 대표가 시뮬라인 인수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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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X를 즐기는 관람객 모습

4DX 시스템의 원가 구조 개선을 위해 최병환 대표는 시뮬라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4DX 장비 위주로 재편했다. 과거 시뮬라인은 시뮬레이션 게임기나 트레이닝 시뮬레이터(항공기나 선박 운항 등의 훈련에 사용되는 시뮬레이터) 제작에 주력하고 모션체어 등 4DX 장비는 부수적 품목으로 다뤘다. 소위 ‘곁다리’로 장비를 만들다 보니 제대로 된 생산라인도 없이 ‘가내 수공업’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형태로 장비를 제작하는 형태였다. 당연히 생산효율이 떨어지고 원가 구조도 나쁠 수밖에 없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병환 대표는 시뮬라인 생산 인력들을 4DX 장비 제작 위주로 재배치했다. 열악하기 그지없던 공장 시설도 충북 오창으로 이전하며 현대화된 시설로 개비했고, 기존에 시뮬라인이 거래하던 부품 공급업체의 수도 절반으로 정리했다. 기존엔 한 가지만 존재하던 4DX 시스템 패키지를 모션체어 사양 및 환경효과 수준에 따라 ▲이코노미(Economy) ▲스탠더드(Standard) ▲디럭스(Deluxe) 등 3가지 버전으로 다양화했다.

사실 시뮬라인이 CJ그룹 계열사가 아니었을 때에는 4DX 제조원가가 워낙 높아 CJ 4DPLEX 입장에선 장비를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였다. 고객사에 시스템을 판매할 때 ‘공동 투자’ 개념으로 비용 절반을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6 하지만 지속적인 원가 절감과 효율화 노력을 통해 CJ 4DPLEX는 비정상적인 원가 구조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고객사에 제시하는 시스템 비용을 현실적으로 조정한 건 물론이다. 그 결과 2015년 전 세계에 4DX 상영관 수는 223개(해외 194개 상영관, 87%)까지 늘어났다. 3년 만에 상영관 수를 5배 이상 늘리며 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그룹 AEG 통해 할리우드 입성

CJ 4DPLEX는 사업 초창기부터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지만 할리우드의 문턱은 너무나도 높았다. CJ 4DPLEX의 글로벌화를 위해선 상징적 측면에서라도 미국에 4DX를 입점시키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영화 산업의 ‘종주국’인 미국에서 ‘변방 국가’인 한국의 신기술에 선뜻 문을 여는 극장 사업자는 거의 없었다. 더욱이 미국 극장 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인지라 신규 투자에 적극적인 분위기도 아니었다.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해 연평균 10% 안팎인 객석 점유율을 유지, 안정적인 현금 수익만 챙기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4DX 도입에 호의적인 극장들이 몇몇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협상 막바지 단계에 가면 매번 돌발 변수가 발생해 틀어지기 일쑤였다. CJ 4DPLEX는 비단 1∼2개에 불과할지라도 2013년까지 중남미, 아시아, 중동, 유럽 등 해외 22개국에 4DX를 입점시켰지만 미국의 경우엔 수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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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CJ 4DPLEX는 극장 사업자를 직접 공략하는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복합 쇼핑몰이나 전시관 개발업체 등 부동산 관련 기업으로도 접촉 대상을 폭넓게 넓혀가며 파트너 물색에 나서기 시작했다. 미국에선 종종 부동산 관련 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복합 단지 내에 유명 극장과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극장을 운영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세계적인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기업이자 LA 다운타운 내 복합 문화공간 ‘LA라이브’의 개발 사업자이기도 한 AEG(Anschutz Entertainment Group)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AEG는 LA라이브 안에 극장을 짓고 당시 미국 1위 극장 사업자인 리갈시네마(Regal Cinemas)에 위탁 운영을 맡긴 상황이었다. 바로 14개 상영관으로 구성된 멀티플렉스 ‘리갈시네마 LA라이브 스타디움 14’이었다. 최병환 대표는 “AEG는 그 뿌리가 스포츠 경기장, 컨벤션센터, 공연장 등 전문 시설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현상 유지에 만족하는 전통적 극장 사업자에 비해 첨단 기술이나 혁신적인 시설 도입에 훨씬 우호적이었다”며 “2013년 9월부터 협상을 시작해 반년 뒤인 2014년 3월 미국 ‘제1호’ 4DX 입점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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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종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의사결정 과정은 쉽지 않았다. AEG 측이 그간 CJ 4DPLEX가 고수해 왔던 4DX 비즈니스 모델과 전혀 다른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CJ 4DPLEX는 국내외 극장 사업자들과 4DX 사업 제휴를 맺을 때 모션체어 등 핵심 장비는 ‘공동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 비용 절반을 지원했지만 극장 공사 비용만큼은 전적으로 극장이 책임지도록 했다. 그런데 AEG 측은 시스템 비용은 물론이고 공사비까지 모두 CJ 4DPLEX가 부담하라는 요구를 해왔다. 즉, 14개 상영관 중 한 곳을 내어 줄 테니 기초 공사부터 내부 인테리어 변경까지 마음대로 리모델링하되 매달 일정액의 대관료를 내라는 것이었다. 한술 더 떠 LA라이브 내 전광판에 일정액의 광고를 해야 한다는 추가 조건도 내걸었다. CJ 4DPLEX 입장에선 재정적으로 엄청난 부담이 되는 요구사항이었다. 미국은 인건비가 워낙 비싸, 중국에서 같은 규모의 4DX 공사를 할 때와 비교해 보면 최대 10배 정도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최병환 대표는 “시스템 장비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막대한 공사비에 광고비까지 고정적으로 부담하라는 건 솔직히 매우 곤혹스러운 요구였다”며 “하지만 이 정도로 무리하지 않고는 시장 진입조차 어렵다고 보고 용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신 CJ 4DPLEX는 ‘향후 4DX 운영을 통해 나오는 영화 상영 매출 중 배급사 몫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에 대해서는 AEG와 일절 나누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과거 CJ 4DPLEX는 일반 영화 대비 4D 영화의 추가 요금(surcharge)에 대한 박스오피스 수익을 배급사와 극장, CJ 4DPLEX 등 3개 사업자가 나눠 갖는 방식을 고수했다. 예를 들어, 18달러짜리 일반 영화를 26달러에 4D로 상영했다면 8달러에 해당하는 추가 요금을 서로 나눠 갖는 식이었다. CJ 4DPLEX 입장에선 시스템 관련 매출은 사실상 공헌이익률이 낮기 때문에, 또 다른 매출원인 영화 상영 수익을 최대한 많이 확보할수록 이득이 남는 장사다. 최병환 대표는 “4DX에 대한 호응도가 높은 중남미 관객 특성7 을 감안할 때 히스패닉 인구가 비교적 많은 LA에서도 4DX가 새로운 영화 관람 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며 “비록 초기 투자 비용이 크고 고정적인 광고비 지출도 부담이지만 영화상영 수익으로 지속적인 현금흐름만 창출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임대’ 방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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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션 시뮬레이터 기술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접목해 ‘코리아 VR 페스티벌 2016’에서 선보인 4DX VR

도박과 같은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로 판명됐다. 첫 개봉작인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2014년 6월 개봉, 상영기간 중 4DX 평균 객석 점유율 97%)’를 시작으로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년 7월, 91%)’ ‘분노의 질주7(2015년 4월, 97%)’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년 4월, 94%)’ ‘샌 안드레아스(2015년 6월, 90%)’ ‘쥬라기월드(2015년 6월, 93%)’ 등 4DX 개관 후 1년간 상영했던 주요 ‘텐트폴 콘텐츠(tent-pole contents)’8 의 객석 점유율이 90%를 넘는 기염을 토했다. 그 결과 리갈시네마 LA라이브 스타디움 14의 미국 내 전체 극장 순위는 4DX 상영관 오픈 당시인 2015년 6월에는 94위였지만 1년 뒤 39위로 무려 55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최병환 대표는 “4DX 도입 후 1년 새 LA라이브 전체 박스 오피스 실적은 3배, 관람객 수는 2배가 늘었다”며 “연간 광고비만 120만 달러가 들어갔는데 그 비용을 반년 만에 전액 회수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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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콘 2017’에 참가한 CJ 4DPLEX의 4DX 부스


LA라이브에서 4DX가 큰 성과를 올리자 그동안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극장 사업자들이 하나둘씩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단순한 ‘유행(fad)’에 그치지 않고 1년이 넘도록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자 4DX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극장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9/CN:: 닫기 그 결과 CJ 4DPLEX는 2015년 8월 미국 5위 극장 사업자인 마커스시네마(Marcus Cinemas)와 4DX 오픈 계약을 맺고 그해 11월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 소재 ‘마커스 거니 시네마(Marcus Gurnee Cinema)’에 4DX 상영관을 열었다. 미국 메이저 극장 사업자와 직접 파트너십을 체결한 첫 번째 사례였다.::CN::10 이어 리갈시네마 관계자 역시 CJ 4DPLEX 미국법인과 LA라이브의 4DX 상영관을 수차례 방문하며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 갔다. 결국 리갈시네마는 2015년 11월 CJ 4DPLEX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이듬해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리갈 유니온 스퀘어 스타디움 14(Regal Union Square Stadium 14)’ 및 ‘리갈 E-워크 13(Regal E-Walk 13)’에 4DX 1개관을 각각 오픈했다. 이어 2016년 8월에는 대규모 4DX 도입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또다시 맺고, 오는 2018년 말까지 북미 지역에 17개 4DX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최병환 대표는 “특히 이 계약부터 공사비를 리갈시네마에서 부담하기로 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그만큼 4DX의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인정하게 됐다는 걸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올란도(Regal Pointe Orlando Stadium 20)와 시애틀(Regal Meridian Seattle 16)에 문을 연 4DX관의 경우 공사비를 리갈 측에서 전액 부담했다. 2017년 4월 말 기준 CJ 4DPLEX는 미국에서 리갈시네마(5개), 시네폴리스(2개), 마커스시네마(1개), CGV USA(1개) 등 4개 극장 사업자들과 손잡고 총 9개 4DX관을 운영 중이다.



향후 사업 계획 및 도전 과제

CJ 4DPLEX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767억 원)의 약 80%를 해외에서 올렸을 정도로 글로벌화한 기업이다. 2010년 20명이던 종업원 수도 현재 300여 명으로 늘었다. 해외 4DX 상영관 수가 전체의 90%를 넘어 해외 지사 인력만 약 50명에 달한다. 현재 완다시네마, 리갈시네마, 시네폴리스 등 글로벌 1, 2, 4위 극장 업체들이 모두 CJ 4DPLEX의 파트너다. 최근엔 호주 극장사업자인 빌리지시네마(Village Cinemas)와 연내 4DX 상영관 오픈 계약도 체결했다. 최병환 대표는 “이번 계약은 아시아, 북미, 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 기존 5대륙을 넘어 오세아니아 대륙까지 전 세계 6대륙에 4DX가 진입했다는 측면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4DX가 글로벌 주류 영화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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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기준 전 세계 4DX 상영관에서 수용 가능한 관람객 수는 8400만 명이 넘는다. 작년 한 해 동안 4DX를 찾은 관람객 수는 1500만 명으로 평균 좌석 점유율은 약 24%를 기록했다. 최병환 대표는 “국민 1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 횟수가 4회 이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 CGV 일반 극장의 평균 좌석 점유율이 30%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영화 관람료가 일반 2D 영화 대비 대략 1.5∼2배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까지는 4D 영화 콘텐츠 수가 연간 70여 개에 그쳤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00편을 돌파해 콘텐츠 수급도 안정화되는 추세다.

4DX가 새로운 기술로 각광을 받으면서 캐나다 디박스(D-BOX), 미국 미디어메이션(Mediamation) 등 후발 경쟁사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병환 대표는 그러나 “특수효과 개수는 물론 정교함이나 섬세함 등 4D 구현 기술의 양적, 질적 측면 모두에서 ‘4DX 아이스튜디오’의 역량은 단연 업계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앞으로도 관람객의 몰입감과 재미를 증대시켜 나갈 수 있도록 4D 효과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4DX 아이스튜디오’ 참고.) 이어 “다만 중국의 경우 4DX가 워낙 인기를 끌다 보니 소위 ‘짝퉁 4D’ 기술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며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중국 시장 특성에 맞게끔 가성비는 지금처럼 유지하되 시스템 제조 단가를 더욱 낮출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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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X 아이스튜디오

CJ 4DPLEX의 핵심 조직인 4DX 아이스튜디오(i-Studio)는 ▲콘텐츠 수급 ▲에디팅 기획 ▲에디팅 작업 ▲코드 배포 등 4단계로 이뤄진 4D 영화 제작 프로세스 중 콘텐츠 수급을 제외한 나머지 세 단계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일반 영화를 4D 버전으로 재탄생시키는 부서로 CJ 4DPLEX에 있는 ‘프로덕션 하우스’라고 보면 된다. 현재 한국 본사와 미국 및 중국 해외 법인 3개국에 걸쳐 약 30명의 인력이 소속돼 있다. 대부분 영화·영상 분야를 전공하거나 관련 업계 경력자로, 본 영화의 스토리 전개와 미장센(mise-en-scene)을 꼼꼼히 분석해 4DX 효과를 연출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4DX 아이스튜디오의 책임자인 윤태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소위 중국의 ‘짝퉁 4D’ 업체들은 무조건 의자를 흔들고 대충 물을 쏘아대기만 하면 4D 영화가 만들어지는 줄 아는데 큰 착각”이라며 “장면마다, 또 국가별 관객 특성에 따라 표현 수준과 방식(tone & manner)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도로주행 장면에서도 긴박한 추격인지, 일반 주행인지, 혹은 시동을 거는 장면인지, 멈춰 서는 장면인지 등에 따라 모션체어의 작동 반경과 진동 수준을 달리해야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또한 한국 관객, 특히 여성들은 화장이 지워질까 봐 물이 분사되는 기능을 싫어하지만 멕시코 등 중남미 관객들은 물을 더 자주, 더 강력하게 분사해 달라는 요구가 많아 서로 다른 고객 니즈에 대한 분석도 필수라는 설명이다.

4DX가 현재 제공할 수 있는 특수효과는 총 20개에 달한다. 특히 2015년엔 비바람(rainstorm)과 눈(snow) 효과가 추가돼 보다 섬세한 날씨 표현이 가능해졌다. 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 2017’에선 ‘스웨이&트위스트(Sway & Twist)’라는 신기능을 공개했다. 이 기능은 상하·좌우·앞뒤로 움직이던 기존 의자의 모션에 회전 기능까지 추가해 동작 반경을 한층 확대한 게 특징이다. 기존 모션 효과 대비 약 4배 이상 반경이 커진 것은 물론, 영화 장면에 따라 좌우 움직임과 회전 기능을 동시에 가능하게 함으로써 기존보다 강렬하고 실감 나는 모션을 구현해 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용호 CJ 4DPLEX 개발 담당은 “도로 주행, 공중 낙하 및 비행, 우주 공간에서의 유영 등 다양한 영화 장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섬세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특수효과마다 표현 방식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어 관람객이 느끼는 감동을 최대화하는 데 노력하는 것은 물론 해마다 특수효과를 계속 보강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려나가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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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CJ 4DPLEX는 3.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최병환 대표는 “4DX 상영관 수가 전 세계적으로 500개가 넘어가면 마치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처럼 수익성도 급격하게 좋아질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총 600개의 4DX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맥스 영화관이 2000년대 초반 전 세계 100개 관에서 300개 관까지 확산되는 데 약 7년이 걸렸지만 4DX는 불과 2년 반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어지간한 블록버스터 영화는 아이맥스로 제작하는 걸 당연시하듯이 4D 영화도 그렇게 여기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사점 및 성공 요인

1. 직접 체험 유도로 혁신 확산의 초기 장벽 제거

4DX는 수십 년간 지속된 영화 관람 행위에서 벗어나는 일종의 ‘불연속적 혁신(discontinuous innovation)’이다. 불연속적 혁신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고객인식과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CJ 4DPLEX는 이러한 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확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전술을 성공적으로 실행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에버렛 로저스(Everett Rogers) 교수가 말한 ‘부분체험 가능성(divisibility)’ 또는 ‘시용가능성(trialability)’의 제고, 즉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 혁신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다. CJ 4DPLEX는 2011년 말 LA에 ‘CGV 할리우드 4DX랩’을 열고 영화 관계자들이 4DX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 있어서도 단 한 개가 될지언정 세계 곳곳에 적극적으로 상영관을 오픈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상영관 자체가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체험관’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영화와 같은 ‘체험재(experience goods)’의 경우 고객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된다.



2. 정교한 콘텐츠 전략으로 흥행몰이 성공

CJ 4DPLEX 성공의 이면에는 정교한 콘텐츠 전략이 있었다. 4DX가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라 하더라도 그 효과를 제대로 보여줄 콘텐츠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CJ 4DPLEX는 처음부터 4DX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찾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에듀테인먼트 기술로 시작된 4D 기술이 상업영화의 가능성을 입증한 것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3D 영화였으며, 공포 영화 ‘블러디 발렌타인’은 의자 등받이 진동효과, 티클러 등의 효과를 극대화해 4D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중국에서는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과 같은 액션·무협 영화를 선정하고, 미국 LA에서는 히스패닉 관객을 겨냥한 ‘분노의 질주’ 등을 4D로 제작, 상영하는 등 로컬 콘텐츠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는 성공의 핵심 요인이 됐다. 4DX는 어디까지나 영화 관람을 위한 하나의 시스템에 불과하며 결국 흥행을 결정하는 것은 콘텐츠다. “콘텐츠는 왕이다(Content is King!)”라는 빌 게이츠의 명언은 여전히 진리다.

3. 사업 초기 극장 사업자 공략에 주력, ‘닭과 달걀 문제’ 해결

콘텐츠 산업의 경우 자주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이른바 ‘닭과 달걀 문제(chicken-and-egg problems)’다. 이는 디바이스가 많이 보급돼야 콘텐츠가 팔리고, 콘텐츠 사용이 많아져야 디바이스가 팔리는 소위 ‘간접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정 게임기가 많이 보급돼야 게임 타이틀이 많아지고, 게임 종류가 많아야 게임기가 팔리는 게 대표적 예다. 3D TV 콘텐츠가 별로 없어서 3D TV가 안 팔리고, 동시에 3D TV 보급이 미미하다 보니 콘텐츠 개발이 더뎌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CJ 4DPLEX 역시 4DX 사업 초기 ‘닭과 달걀 문제’에 부딪혔다. 즉, 배급사가 4D 콘텐츠를 많이 공급해줘야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4DX 영화관에 더 많이 투자하고, 영화관에 4DX관이 많아져야 4D 콘텐츠가 더 많이 배급되는 상황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J 4DPLEX는 극장 사업자를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우선, 극장 사업자들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4DX 시스템 장비의 제작 원가 개선에 주력했다. 또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여러 국가 멀티플렉스 체인들과 적극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데 집중, 4D 콘텐츠 제작에 부정적이던 주요 배급사들이 우호적으로 돌아설 수 있도록 유도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완다시네마를 비롯한 대형 시네마 체인과의 계약 체결에 성공함으로써 4D 영화 콘텐츠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즉, 콘텐츠와 디바이스(혹은 매체)가 동시에 보급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CJ 4DPLEX는 후자를 적극 확보하는 데 우선 집중, 플랫폼 사업자들이 사업 초기 흔히 부딪히는 ‘닭과 달걀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했다.

4. 유연한 전략 통해 글로벌 확장 속도 가속

CJ 4DPLEX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매우 유연한 전략을 구사했고 이는 신속한 사업확장으로 이어졌다. 최대 규모의 시장인 동시에 상징적 의미가 큰 미국 시장 진출이 절대적으로 중요했지만 CJ 4DPLEX는 4D 콘텐츠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미국에만 집중하지 않고 중남미, 아시아, 동유럽, 중동 등 기타 지역을 동시다발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미국 시장 진출 시에도 처음부터 극장 사업자를 직접 공략하지 않고 부동산 개발 업체인 AEG를 공략해 4DX 상영관을 처음으로 개설하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시스템 비용의 공동투자’라는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공사비와 광고비까지 부담하는 곤혹스런 요구를 수용,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영업 방침이나 전략에 연연하지 않고 시장 진출이라는 목표 자체에 집중해 유연하게 전략을 구사한 결과 CJ 4DPEX는 4DX의 글로벌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방실 기업가정신센터장 smile@donga.com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profkim@snu.ac.kr



생각해볼 문제

1 CJ 4DPLEX는 국가별, 사업자별 특성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을 유연하게 적용함으로써 글로벌 확산 속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국제화를 추진함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것과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2 CJ 4DPLEX는 난공불락과 같았던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AEG와의 계약을 통해 LA라이브에 4DX관을 입점시켰다.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파트너와의 협상에서 우리 회사는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부분과 반드시 고수해야 할 사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는가?

3 CJ 4DPLEX는 사업 초기 극장 사업자 수를 확대하기 위해 관리상 비효율을 감수하고 전 세계 시장을 동시다발적으로 공략했다. ‘닭과 달걀 문제’와 같은 진퇴양난의 딜레마 상황에서 우리 회사는 명확한 우선순위를 가지고 전략적 판단을 내리고 있는가?
동아비즈니스리뷰 267호 Sharing Business 2019년 2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