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하는 태도가 화근. 책상 앞에만 붙어 있는 당신, 꼰대 지름길!

249호 (2018년 5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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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밀레니얼세대들이 대거 기업으로 들어온 이후 ‘꼰대 문화’에 대한 불만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정신의학의 관점에서 ‘꼰대 멘털리티’를 분석해보면 ‘사고의 경직성’ ‘공감력 부족’ ‘강한 인정 욕구’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꼰대 멘털리티는 기업의 ‘꼰대 비용’을 만들게 되는데, 조직원의 몰입 저하와 이탈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또 기업의 가치 창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업무에 전체 시간의 40% 이상을 허비하기도 한다. 이러한 꼰대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밀레니얼세대의 의견을 자신의 관점과 비교할 수 있는 균형 감각, ‘내 안의 꼰대 성향’과 개인의 과거에 대한 고찰, 태도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 또 나와 전혀 다른 분야나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만날 필요도 있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나는 이들에게 ‘변화’와 ‘성찰’은 요원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참가자에게)
“이 나이 될 때까지 뭐 했느냐?”
“없는 가슴이지만 좀 내밀어보라.”

(자신과 친분이 있는 작곡가에게)
“(차를 발로 차며) 지금 네가 이런 차를 타고 다닐 때가 아니야!”

누가 봐도, 누가 들어도 전형적인 ‘꼰대’로 보이는 이 말과 행동은 누가 한 것일까? 놀랍게도 한때 기성세대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의 아이콘이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이자 현재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장으로 성공한 양현석 씨가 한 말과 행동이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런 언행이 나타나자 다수의 소셜네트워크(SNS)에는 이런 장면들을 공유하며 ‘꼰대’라는 #해시태그가 붙었다. 그가 저항 정신을 대변하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던 그 시대에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보내며 자라난 ‘X세대’들에겐 그에게 붙은 ‘꼰대’라는 새로운 태그는 ‘낯섦’과 ‘충격’ 그 자체였다.

이처럼 최근 ‘꼰대’는 더 이상 연령에 구속되는 개념이 아니다. 50대 이상의 장년층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중간관리자 또는 막 초급 임원을 맡게 된 40대 초중반의 X세대까지 확장된 꼰대들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 심지어 요즘은 20대 꼰대 사례들도 등장했다. 사회 생활한 지 3년 미만의 사원이 신입사원이나 인턴들을 상대로 윗사람들의 꼰대질을 반복하고 있다거나 수십 년 동안 과거의 선배로부터 배운 대로 행해지는 폭력적 신입생 환영회, 군대를 다녀온 복학생이 카톡방 등에서 쓸데없는 ‘군기’를 잡고 있다며 고발하는 내용은 블라인드 앱이나 대학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어찌 보면 예전부터 회사에서나 사회 곳곳에 존재하던 ‘나쁜 군대 문화’에 의한 행동 전반이 ‘꼰대질’이라는 단어로 통합됐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꼰대’의 개념이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닌데도,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는 늘 존재하던 것임에도, 최근 들어 ‘꼰대 증세’가 전 연령을 아우르며 창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무엇보다 변화의 속도가 눈부시게 빠른 환경 속에서 살고 있음에도 과거에 머무르며 변화하지 않는 모습에 대한 경계의 의미가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급격한 경제 성장을 지나 그동안 미뤄왔던 삶의 질을 되찾으려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과거의 습관과 현재의 반성, 미래의 지향점이 뒤섞인 시대를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독일 철학자가 전후 1930년대 독일 사회를 가리키며 다른 시대에 존재하는 사회적 요소들이 같은 시대에 공존하는 현상을 두고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고 불렀다고 하나 과히 오늘날 우리 사회에 비할 바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내가 꼰대인지, 내가 아니라면 누가 꼰대이며, 누가 꼰대가 될 것인지를 가늠하는 기준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다. 지난해 한 취업포털이 회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꼰대’에 관한 설문 조사를 했더니 90%가 사내에 꼰대가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동일한 조사에서 91%가 “난 꼰대가 아니다”고 답했다고 한다. 주변에서는 꼰대라고 인식하지만 자신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꼰대가 대다수라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꼰대는 누구일까? 원래부터 꼰대가 아니었다면 그럼 누가 꼰대가 되는가? 그들이 이렇게 생각하고 사유하게 된 그 기저의 멘털리티는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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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멘털리티

꼰대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먼저 번데기의 영남 사투리인 ‘꼰데기’가 어원이라는 주장이 있다. 주름이 많은 장년층을 지칭하는 속어에서 비롯됐다는 설이다. 두 번째 어원은 프랑스어로 백작을 의미하는 콩테(Comte)를 일본식으로 부른 게 ‘꼰대’라는 것인데 일제강점기 시절 이완용 등 친일파들이 백작 등 작위를 수여받으면서 자신을 ‘꼰대’라 자랑스럽게 칭한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이 백작, 공작 등 작위를 수여했고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 친일파들에게도 각종 작위를 줬는데, 이로부터 유래해 일제로부터 백작 작위를 받은 친일파들이 보여준 행태를 ‘꼰대 짓’이라 말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흔히 생각하듯 꼰대의 첫 번째 어원처럼 나이를 먹은 노인 또는 기성세대에서 꼰대를 발견할 확률은 젊은 세대보다는 높은 편이다. 나이가 들면 지혜가 늘어야 할 터인데 왜 반대로 그렇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일까? 이는 나이가 먹고 경험이 늘면서 강화되는 세 가지 사고의 성향 때문으로, 우리는 이를 꼰대의 3대 멘털리티라 칭할 수 있다.

1. 사고의 경직성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자신의 경험이 쌓이고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이 뚜렷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겪은 세상과 경험이 자신에게는 절대적 진실이 되고, 자신의 정체성과 생각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문제는 그렇게 나이를 먹고 나면 다른 세대, 다른 경험에서 나오는 행동이나 생각들이 이해가 되지 않고 자신의 기준에서 볼 때 수정해줘야 할 잘못으로 느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꼰대 멘털리티의 첫 번째인 ‘사고의 경직성’이다. 바로 나의 관점이 옳고, 다른 사람의 관점은 틀리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사고의 경직성은 왜 생기는 것일까? 평생 젊고 유연한 사고를 하며 사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쉽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두 가지 측면에서 풀어볼 수 있는데, 첫 번째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schema(스키마)’라는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스키마’란 경험에서 형성되는 각자의 인식 틀을 말한다.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사고를 좌우하는 자신만의 틀로 고정되며, 다른 틀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기중심적 사고(Ego-centric thought)가 증가하며 인지의 왜곡이 흔하게 생겨난다. 이에 따라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흑백논리로 생각하거나 자신과 다른 의견은 모두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또한 사고의 경직성은 신경인지학적 개념인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으로도 풀어볼 수 있다. 뇌는 크게 신경세포(뉴런, neuron)와 신경교세포(astrocyte)가 연결돼 구성되는데 이를 연결하는 부분을 시냅스(synapse)라고 한다. 사람의 학습은 시냅스 연결 길이의 변화, 연결의 추가 또는 제거, 새로운 신경세포의 형성을 통해 일어난다. 신경가소성은 바로 이러한 학습과 관계가 있다. 이는 인간의 두뇌가 경험에 의해 변화되는 능력을 말한다. 시냅스의 연결과 강화, 제거는 평생에 걸쳐서 진행되는데 외부의 자극과 경험이 많을수록 활발히 일어난다. 어린 시절이나 청년기에는 새로운 경험과 자극이 많으므로 시냅스의 연결과 변화가 크고, 따라서 사고가 유연(cognitive flexible)한 상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새롭고 다양한 자극과 학습이 줄어들면서 뇌는 새로운 시냅스를 만드는 빈도가 줄어들게 되고 외부 환경에 대해 경직성을 보이게 된다. 이에 더해 기존의 시냅스가 더 넓어지고 연결이 강화되면서 원래 행하던 방식을 고수하려는 성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인지적 경직성과 유연성을 쉽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은 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A라는 상황에 A'로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상황이 A에서 B로 변하면 B'로 대처 방식이 변해야 한다. 인지적 유연성이 좋은 사람은 손쉽게 대처 방식을 A'에서 B'로 바꾸고, 이렇게 대처방식을 바꾸는 데 들어가는 피로도나 저항이 적다. 그러나 인지적 유연성이 떨어지면 B라는 상황에서도 A'라는 대처 방식을 고수하거나 바꾸는 것을 힘들어 하며 짜증을 내게 된다. 즉, 꼰대들이 과거의 기준을 강요하며 바뀐 환경을 인정하려 하지 않거나 “요즘 것들은…”이라며 비난하는 것은 전형적인 인지적 경직성의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2. 공감력 부족

꼰대 멘털리티의 두 번째는 ‘공감력 부족’이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텔레비전 예능 프로가 있다. 출연진인 개그우먼 이영자 씨는 먹는 것에 관한 한 자신의 경험과 주관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녀에게는 자신을 데리고 다니며 거의 하루를 같이 보내는 로드 매니저가 있는데 그에게 국밥을 먹는 디테일한 순서까지 정해준다. 자신이 먹어보니 그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면 속의 매니저는 매우 복잡한 표정으로 그 지시사항을 듣거나 또 어색해 하면서 그 지시사항을 실행하기도 한다. 사실상 ‘을’의 위치에 있는 매니저로서는 그러한 지시를 거절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먹을 것에 대한 자신의 습관이나 기호를 매번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하루 종일 참견을 당하는 매니저 입장에서 ‘곤혹스럽겠다’ ‘갑질이다’라는 반응들도 있지만 이영자 씨의 마음은 다른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싶은 ‘선배의 마음’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바로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 그 길이 아니고…’라고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후배들이나 다른 이들이 실수할 여지를 없애주고 싶은 것, 자신이 지나와 보니 더 효율적이었던 길을 후임에게 알려줘 시행착오를 하지 않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텔레비전 프로그램 속에서는 희화화될 수 있지만 우리의 기업 조직에서 반복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아랫사람들이 뒤에서 꼰대라고 부르는 그 사람들은 사실 자신이 지나온 길의 실수들을 후임이 하지 않기를, 자신이 일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을 피해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충고를 날리는 것일 수 있다. 시간과 자원이 한정적이고 경쟁이 많은 한국 사회에서 후배, 부하직원들이 시간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를 바라는 선배의 마음으로 하는 충고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충고가 후배의 요청과 상관없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정신과적으로 말하면 다른 사람의 고통에 공감하는 empathy의 태도와 연관돼 있다. 여기서 우리는 sympathy(동감)와 empathy(공감)를 구별할 필요가 있는데, sympathy(동감)가 영화에서 슬픈 장면이 나오면 슬픈 기분이 드는 것을 의미한다면 empathy(공감)는 그 사람의 입장이 돼 느끼고 생각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즉, ‘이런 일을 겪으면 힘들겠지’라고 동감하기는 하지만 그 사람이 어떤 입장에서 그런 것을 느끼는지는 몰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저 자신의 경험과 입장에서만 상대방이 이런 감정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다 보니 그 사람에게 맞는 충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충고를 하게 된다. 마치 이영자 씨가 매니저에게 ‘이걸 먹으면 정말 맛있어 하겠지. 내가 말한 대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거야’라고 믿고 있지만 매니저는 그 음식을 원래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그 음식이 주는 감동은 이영자 씨 개인의 경험이나 개인적 우선순위와 맞닿아 있을 뿐 매니저에게는 그렇지 못한 상황일 수도 있다.

‘내가 지나 보니 이런 점들이 힘들더라’고 말하며 자신의 고통에 대한 교훈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 것은 인간이 가진 보편적이고 이타적인 욕구다. 그러나 이것이 지나친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이를테면 실수를 통해 스스로 배우는 것이 학습에 더 좋은 상황에서 모든 실수를 앞에서 제거해주려는 마음으로 상사나 선배가 충고를 하면 오히려 부하직원 또는 후배로부터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꼰대는 동감도 공감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최소한 동감은 할 수 있지만 공감은 하지 못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3. 강한 인정 욕구

꼰대의 멘털리티 마지막은 바로 ‘강한 인정 욕구’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해본 방식을 후배가 인정하고 받아들여서 그 방법을 따라 해주고, 나의 방법으로 성공을 할 때 나의 성공이 더욱 입증되기 때문이다. 팀원에게 자신이 경험한 성공 방정식을 알려주고 그 성공 방정식이 지금도 유효하게 작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꼰대에게 매우 큰 만족감을 준다. ‘역시 내 방법은 언제나 옳구나’라는 깊은 충족감을 준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믿고 따라와 준 팀원이 자신을 존경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자존감도 더욱 올라간다. 그럼으로써 자신이 살아온 인생, 쌓아온 노하우가 틀리지 않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이런 내적인 욕구로 인해 꼰대는 묻지 않은 인생의 팁과 조직의 생리에 대해 후임들에게 기회가 되면 언제나 말해주고 싶어 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개인의 존재 가치를 본인 자신의 평가보다 외부의 평가에 두는 우리 사회의 성향과도 연관이 있다. 즉, 자신의 방식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면 자신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낮은 자존감(Low Self-esteem)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을 우선하며 살아온 기성세대들에게는 자족하고 내면의 가치를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해주고, 자신이 살아온 방식을 인정해 줄 때 자신의 삶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멘털리티 기저에는 그래서 낮은 자존감으로 인한 과도한 인정 욕구가 존재한다.

최근의 한 심리학 연구 결과1 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렇게 자신의 방식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강해질 때가 있다.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이 잘 풀리지 않고 더 이상 나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다. 앞으로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에 비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자기합리화 경향이 훨씬 강했다는 것이다. 즉, 강한 인정 욕구는 자신의 불행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방어심리의 발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인정 욕구는 이미 중형을 선고받은(즉, 죄가 명백히 드러난) 정치인을 옹호하기 위해 시위에 나서는 노인들의 마음 한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전쟁에 대한 경험과 정치적인 성향도 기여하는 바가 있겠지만(그리고 그 성향도 앞서 언급한 꼰대의 다른 멘털리티와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을 결정적으로 거리로 나서게 한 것은 자신의 과거, 노스텔지어의 대표성을 띤 정치가가 지닌 정당성이 부정당하는 상황 그 자체다. 자신의 삶에 대한 부정과 동일시되기 때문이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믿고 그를 대변해줄 정치인을 지지했는데 그 방식이 바뀐 세상에서는 잘못됐다 하니 그들의 고생과 헌신이 모두 부정당하는 것 같은 마음에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고 싶은 의도가 그 기저에 깔려 있다. 마냥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이런 측면에서 접근하면 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꼰대의 대물림

그렇다면 나이를 먹고 경험이 늘면서 증가하는 꼰대 이외에 요즘 화제로 등장하는 X세대 꼰대나 20대 꼰대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현상에는 유전적인 성향 또는 환경의 문제가 모두 영향을 미친다.

앞서 언급한 설문 조사에서 직장인 10명 중 7명(70.6%)은 꼰대의 대표적인 모습으로 ‘후배나 부하직원들 앞에서만 강한 척을 하는 모습을 볼 때’라는 답변을 했다. 즉, 대다수의 사람이 꼰대라고 하면 자기보다 위계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반대로 아랫사람들에게는 권위를 앞세워 행동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단어로 쓰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꼰대의 또 다른 어원으로 추정되는 친일파의 ‘콩테’적인 모습과 연관해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기질이 유전적 또는 성장 단계의 경험을 통해 결론적으로 과도하게 높은 사람들이 있는데 정신의학적으로는 권력지향적인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라고 칭할 수 있다.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이런 인물들은 적당한 위치에 올라가게 되면 바로 보고 배운 것을 활용해 자신의 권력과 힘을 만방에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들은 필요 이상으로 허례허식과 체면을 중요시 여기며 ‘주류층’ 대접을 받고 싶어 한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 어떤 상처를 줄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 비난과 개인적 모욕을 하면서 자신은 피드백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말하면 항명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성향의 사람들은 질투심(Jealousy)이 많아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비난을 자주 하기도 한다. Self-inflation(자아팽창)이 심해서 내면의 열등감을 겉으로 센 모습이나 자기 자랑, 다른 사람에 대한 억압 등으로 부풀려 자존감을 유지하며 살아간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의 권력지향적인 성격은 실제로 권력이 주어지거나 더해질 때, 꼰대적 기질을 폭발적으로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 캐나다의 한 대학 연구 결과2 에 따르면 권력은 뇌의 ‘거울뉴런’(mirror neuron,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그 사람과 똑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뇌신경세포, 즉 empathy를 가능하게 하는 뇌세포)의 작동을 마비시킨다. 높은 위치에 올라갈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어내고 공감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거울뉴런의 기능이 저하돼 자신보다 낮은 위치의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을 하면서도 스스로는 인식하지도, 반성하지도 않게 되는 것이다.

유전적이거나 개인적인 성장 단계의 영향 외에도 외부 사회나 조직 등 환경이 위계적일수록 꼰대가 생겨나기 쉽다. 과거 글로벌 컨설팅펌 맥킨지에서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한국의 100개 기업, 4만 명을 대상으로 조직건강도 및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 가운데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조직 내 임원 및 CEO들의 인식과 각 직급 간 인식의 격차가 매우 높았다는 것이다.

우선 [표 1]에서도 나타나듯 국내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과장 이하 직급의 직원들은 조직의 건강도를 글로벌 최하 25%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반면 CEO 및 임원들은 글로벌 최고 25%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격차가 조직건강도가 좋지 않은 기업에서 더 심화되는 경향이 높았다는 점이다. 글로벌 최저 수준의 조직건강도를 보이는 몇몇 기업에서 리더들은 자신의 리더십을 글로벌에서도 최상위 10% 수준으로 평가하는 반면 동일한 조직 내 대리급 이하 직원들은 그들의 리더십을 글로벌 최하 수준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조직 내 직급이 올라갈수록 조직의 건강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즉, 조직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중간관리자가 될수록 위계적인 조직 속에서 오랜 조직의 생리에 물들어 꼰대화된 사고를 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직장인의 32.5%가 자신도 이대로 가면 꼰대가 될 확률이 높아질 거라고 답했다고 한다. 즉, 조직적인 토양이 꼰대를 만들고 있으며 개인이 이를 거스르기 힘든 환경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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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은 밀레니얼세대에게도, 기업의 변화에 있어서도 매우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 구태적인 꼰대질을 경험하거나 조직문화가 변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 시간이 지나 구세대가 조직에서 물러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상 폭력적인 문화와 꼰대질은 선을 긋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대물림되면서 이미 X세대 꼰대들을 빠르게 탄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엠브레인이 실시한 서베이에서도 현 직장인 중 21%가 조직의 질서유지를 위해서라도 꼰대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고 (20대 9.6%, 30대 15.6%, 40대 26.8%, 50대 32%) 조직 경험이 길수록 꼰대를 조직 생활에 있어서 필요악과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 결국 꼰대의 모양새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업의 ‘꼰대 비용’

꼰대에 대한 담론이 최근 더욱 크게 부각되는 이유는 시대에 대한 변화와 함께 사회적 관계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리더십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꼰대의 멘털리티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향후 경영환경에 있어서 성과를 저해하는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꼰대는 2018년의 조직에서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가?

꼰대는 사고의 경직성으로 인한 조직의 비효율을 발생시킨다. 최근 꼰대에 대한 인식을 추적한 또 다른 조사에서 가장 많은 꼰대 유형으로 꼽힌 것이 이른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의 준말)’ 유형이다. 몇 해 전 만난 한 대기업의 CEO는 고졸 출신으로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 리더였다. 능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대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으나 그만큼 그에게는 자신이 이뤄온 성공의 덫이 깊었다. 회의를 시작하면 회의 시간의 90% 정도를 일방적인 훈계로 시작해서 마무리 짓는 그에게 ‘Voice share(그가 말하는 지분)’를 대폭 줄이고 경청했으면 좋겠다는 조직원들의 피드백이 전해졌다. 그런데 그는 대뜸 “아니, 내가 선배로서 시간을 내서 금쪽같은 내 노하우를 전달해주고 교육해주는데 그게 잘못이냐. 그런 조언도 못하면 임원으로서 무슨 역할을 하란 말이냐”라고 벌컥 화를 냈다. 그는 결국 혼자 발휘하는 역량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얼마 못 가서 CEO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리더들도 코칭 교육을 많이 받고 조직에서 소통을 강조하다 보니 회의에서 주구장창 훈계와 자기주장을 늘어놓는 경우는 표면적으로 많이 줄어든 반면 스스로가 ‘답정너’임을 숨기고 민주적인 리더임을 시전하는 유형이 부쩍 늘었다. 회의를 열고 이 사람 저 사람 불러 실컷 이야기를 해보라고 한 후 마지막에 “근데 말이야, 이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아?” 하며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리더들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꼰대들은 조직이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꼰대는 공감력 부족으로 인한 조직원의 몰입 저하와 이탈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조직문화가 문제로 지적돼 컨설팅을 받는 경우 해당 기업의 임원들을 인터뷰하며 흔히 듣는 이야기가 “요즘 애들은 헝그리 정신이 없다”는 것이다. “조직에 대한 불만도, 워라밸을 주장하는 것도 결국 돈을 더 달라는 이야기 아니냐”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이러한 대응을 하는 리더일수록 자신의 성공경험에 빠져 있으면서 상대방이 필요한 조언 대신 자신이 주고 싶은 조언을 하되 앞서 언급한 이영자 씨의 경우처럼 매우 세밀한 감독과 지시 아래 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기업의 직원들과 FGI(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해보면 오히려 보상보다 그들이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자기주도성을 가질 수 있는 조직문화이자 그렇게 만들어주는 상사라는 답변이 나온다. 잡코리아의 최근 조사에서도 직장인 10명 중 4명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임금 수준이 아니라 ‘업무의 자율성과 권한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다수의 연구 결과 한국 직장인들은 권한을 부여받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경험을 직장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꼽는다고 한다.

최근 만난 중견 제조기업의 한 임원의 사례는 오늘날 꼰대가 되고 싶지 않은 리더들의 문제를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그의 첫인상은 꼰대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IT 서비스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퇴직해 자리를 옮긴 그는 제조업의 딱딱한 분위기를 없애겠다면서 자신이 맡은 조직의 복장과 사무공간을 최신식으로 바꿨다. 그 자신도 최신 유행하는 운동화에다 스타트업에서 마주할 법한 편한 옷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그는 사고가 경직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매우 힘주어 강조하며 자신이 얼마나 기성세대 리더들과는 차별되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지를 여러 번 자랑스러워했다. 그런데 상담을 나누다 보니 그의 이러한 행동이 꼰대가 될 나이와 지위라는 관념에서 스스로 벗어났다는 증거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고자 하는 나르시시스트적 성향 때문임이 점점 드러났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나르시시스트의 전형적 모습처럼 다른 임원들에 대한 비난을 상담시간을 넘겨서까지 계속 멈추지 않았다. 앞에 앉아 있는 상대방이 지금 일어서려고 하는지, 무엇을 듣고자 하는지에 대한 공감을 전혀 하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을 쏟아냈다. 실제로 상담을 마치고 나와 그의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구해보니 사고의 유연성을 강조하던 그가 회의에서 일정한 범주를 벗어나면 직원들이 괴로울 정도로 세세한 것까지 질책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사례처럼 겉모습만을 가지고 단편적으로 꼰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리더십 자기평가 결과’를 보면 이른바 ‘꼰대 여부’ 판단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기업에서 리더십 다면 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본인의 자기보고식 평가에 다른 상사, 부하, 동료들의 평가를 더하게 된다. 그런데 자기보고 평가 결과를 보면 실제로 리더십이 없거나 낮게 평가되는 리더로서 꼰대 경향이 짙을수록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매기는 리더십 점수를 후하게 준다. 오히려 자신의 강점과 보완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리더들은 전반적으로 자신에게 주는 점수가 낮았다. 그래서 자기 점수만 놓고 보면 오히려 낮은 점수로 평가된 사람들이 실제로는 자기 인식이 높은 리더들인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경험치는 한 글로벌 리더십 컨설팅 기관의 조사3 와도 일치하는데 약 10년간 직장인 150만 명과 12만2000명에 달하는 리더들을 조사했더니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리더들이 그들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인 반면 개방적이고 수용성이 높은 리더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높았다.

마지막으로, 꼰대들은 기업의 가치 창출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꼰대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일을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조직의 위계와 보여지는 일의 형식에 치중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이 비용이 전체 꼰대 비용 중 가장 크다. 실제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한 기업의 전체 업무 시간을 들여다보니 업무시간 중 40%가 고객가치 창출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중 꼰대들로 인해 형식에 치중하거나 보여주기식 보고 및 불필요한 조기 출근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에 달했다. 즉 초과 근무를 포함한 하루 10시간 중 4시간이 의미 없이 낭비되고 있으며, 그중 형식에 치중하는 꼰대들이 매일, 모든 구성원의 1시간을 공중에 날려버리고 있다. 이를 임금과 상실되는 고객가치로 환산해 본다면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비용이 소모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꼰대, ‘진짜로’ 탈출하기

그렇다면 꼰대를 진심으로 탈출, 구성원들과 진정성을 나누기 원하는 리더가 ‘꼰대’적 습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이 필요할까?

첫 번째로 스스로 판단의 기준을 열어두고 밀레니얼세대의 의견을 자신의 관점과 비교할 수 있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 최근 럭셔리 명품 시장의 맏형 격인 구찌의 눈부신 귀환이 화제인데 이 회사 CEO의 꼰대 탈출 이야기가 흥미롭다. 오랜 전통의 명품 브랜드인 구찌는 2000년도 들어서 브랜드 이미지로서도, 조직의 내부 운영에 있어서도 ‘올드’하고 ‘고루하며 보수적’인 이미지를 오랫동안 벗지 못했다. 신세대들의 외면으로 나날이 쇠락해가던 구찌의 부활에 불을 지핀 일등공신은 바로 2015년부터 CEO를 맡은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i)였다. 그는 구찌가 밀레니얼세대의 외면을 받는 것은 젊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 30대 직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회사 내에 전격적으로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을 도입했다. 30세 이하 밀레니얼세대 직원들과의 모임인 ‘Shadow Committee(그림자위원회)’를 만들고 임원 회의가 끝난 후 임원 회의 주제를 가지고 그림자위원회를 다시 열고 토론하기를 반복함으로써 임원들의 관점이나 접근방식이 아닌 밀레니얼세대의 창의적 사고를 병행해 접목했다. 또한 35세 이하 직원들과 정기적인 점심 모임을 통해 회사 문화와 복지 등에 관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토론하되 그냥 간담회를 한 것에 그치지 않고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로 실제 회사 정책을 바꾸는 결과를 보여줬다. 그 결과, 최근 구찌는 래퍼들의 노래에 오르내리며 쿨(cool)함의 상징으로 과거의 영화를 상회하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꼰대 개인으로서는 스스로 ‘경청’이 어렵더라도 조직이 제도적으로 균형 감각을 가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한 방향으로 치우침을 견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는 스스로의 꼰대 성향과 그 근인에 대해 개인적인 과거에 대한 찬찬한 고찰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꼰대는 타고난 성향도 존재하지만 성장과정과 환경 속에서 태어난다. 정신의학적으로 말하자면 김 상무, 박 부장이 꼰대로서의 방어적 관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그렇게 행동할 만한 과거의 경험과 그 기저에 존재하는 심리적 두려움 때문이다. 실제로 임원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해보면 꼰대적 기질이 높은 리더일수록 도제식 조직에서 좌절하거나 두려움의 감정을 겪은 경우가 많다.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거나, 불합리한 지시를 따라야 했거나, 또는 과거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성적 등으로 혼이 나거나 창피를 당한 기억 등이 사고의 스키마로 남아 현재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거의 한 사건을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의 상황에서 나의 꼰대성이 드러나는 표현과 행동의 원인이 지금 눈앞의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나의 두려움에서 온 것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의식적으로 인지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서만이 다른 사람의 감정에 동감하고 공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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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는 꼰대의 문제는 대부분 내용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직장인이라면 정해둔 시간에 정시 출근을 해야지”라고 할 때 그 메시지에 담긴 의도, 혹은 그 메시지 자체가 꼰대스럽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직장 내 약속이라면 CEO부터 직원까지 정시 출근을 지켜야 하는 것이 맞다. 다만, 그 내용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직원 중 90%가 ‘예의 바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꼰대와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예의를 강조하는 사람이 곧 꼰대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한 생각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꼰대와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갈린다는 것. 예의를 통해 지켜가야 하는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들의 관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요즘 애들’ ‘나 때에는’으로 시작해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가치관을 ‘지적질’하는 태도가 문제라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나와 전혀 다른 배경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들, 완전히 다른 분야에 있는 이들을 매우 적극적으로 만나보기를 권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인지적 경직성이 증가한다. 뇌의 입장에서는 평생 새로운 시냅스만 형성하는 것보다는 경험을 통해 효율적으로 구축된 시냅스를 활용해 외부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사고의 틀을 바꾸기 어렵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려 하며,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이러한 인지적 경직성, 변화에 대한 관성을 극복하려면 뇌가 불편해하는 방식으로 뇌를 트레이닝해야 한다. 전에 경험한 것과 비슷한 정보는 뇌에 큰 자극이 되지 못한다. 완전히 새로운 정보, 전혀 접해보지 못한 정보를 뇌에 제공할 때 뇌는 이 정보들을 처리하기 위해 새로운 시냅스를 형성한다. 뇌의 가소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고,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자신과 동질적인 환경에서 지내는 것은 뇌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신이 접해보지 않은 문화, 전혀 다른 배경의 사람들과의 대화, 끊임없는 학습과 지식 습득이 뇌의 가소성을 젊은 시절처럼 유지해 뇌가 굳지 않게 하는 비결이다. 하루 종일 회사 책상을 떠나지 않는 것, 바로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다.


이경민 kmlee@emerging.co.kr 이머징(Emerging Leadership Interventions) 공동 대표 
장은지 ejchang@emerging.co.kr  이머징(Emerging Leadership Interventions) 공동 대표 


이경민 이머징 공동 대표는 정신과 전문의로 기업정신건강 진단 및 관계/갈등 치료 전문가다. 이 대표는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Bethesda Mindfulness Center의 ‘Mindfulness 전문가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이 대표는 용인병원 진료과장과 서울시 정신보건센터 Medical Director 등을 역임했다. 대한우울조울병학회 정회원이자 학회지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장은지 이머징 공동 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에서 MBA를 취득했다. 모니터그룹, 액센추어 등 글로벌 전략컨설팅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했고, 맥킨지 서울사무소 맥킨지리더십센터장을 지냈다. 국내외 유수 기업 대상 전략 및 조직개발, 리더십/인재 육성 관련 프로젝트를 15년간 수행했으며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가 진행한 한국 100개 기업 기업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진단보고서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최근에는 기업정신건강 및 리더십/조직개발 컨설팅 전문회사를 만들어 기업을 돕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55호 Network Leadership 2018년 8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