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olumn

뉴노멀 시대의 ‘하이브리드 리더십’

325호 (2021년 07월 Issue 2)

변동성이 높고, 불확실하고, 복잡하고, 모호한 환경을 지칭하는 VUCA(Volatility•Uncertainty•Complexity•Ambiguity)가 지금처럼 현실로 다가온 적은 없다. 전혀 예상치 못한 환경에 유연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필요한 역량과 기술도 재정의됐다. 2020년 10월 세계경제포럼(WEF)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직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2025년까지 배워야 할 기술로 유연성, 분석적 사고와 혁신, 적극적 학습, 비판적 사고, 창의성, 감성 지능 등을 제시했다. 원격 근무가 생산성을 하락시키지 않을 뿐 아니라 비용, 유연성, 인재에 대한 접근성 등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음을 확인한 많은 기업이 팬데믹 이후에도 하이브리드 업무 방식을 고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과 업무 방식의 변화에 따라 리더의 역할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과거의 리더십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을 가정하며 시대적 요구, 조직적 상황, 변화에 따라 천천히 진화했다. 예컨대, 산업혁명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일하기 싫어하고 지시받는 일만 수행한다는 ‘X이론’이 지배적이었다. 경제 침체의 늪에 빠진 미국 조직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1980년대 초에는 밝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주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하도록 영감과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변혁적 리더십’이 떠올랐다.

팬데믹은 앞으로 리더들이 상황에 맞춰 다양한 옷을 입는 하이브리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아무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업무 지식과 경험이 많다고 해서 상황을 잘 통제할 수도, 정답을 내놓을 수도 없다. 리더는 ‘내가 가장 잘 안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답을 찾을 만큼 충분히 역량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질문을 던지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며 함께 답을 찾아가야 한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꿈꾸는 미래에 집중하고, 생각을 촉진하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리더의 카리스마는 구성원들이 비전에 몰입하게 만든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확실한 것을 찾아가는 경향이 있어 리더의 확신은 변화의 구심점이 된다.

더불어 리더의 소통과 포용 능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비대면 업무가 확산될수록 구성원 간의 접촉이 줄어 응집력이나 조직과의 동일시가 약화될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은 승진이나 보상에 있어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실제 2014년 다국적 기업 직원 2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한 직원들이 현장 근무를 하는 직원에 비해 21개월 후 승진율이 약 5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성원 간 분열과 갈등, 차별, 커뮤니케이션 오류, 응집력 약화 등 변화에 수반되는 문제를 조정하고, 다름을 가치 있게 여길 수 있는 안전하고 수용적인 조직문화 구축도 리더에게 요구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삶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넘어지지 않고 진전하기 위해서 새로운 역량을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학습과 탈학습하며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최단기에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의 CEO 앨버트 불라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담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음을 인식하고 탈관료주의를 선언, 직원들에게 기존과는 완전히 다르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할 것을 요구했다. 변화하는 상황에 필요한 기술을 빠르게 익히고 적응하며 균형감을 찾아가는 것은 불확실한 시기를 살아가는 리더에게 필수불가결한 지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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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인피니티 코칭 대표 cavabien1202@icloud.com
필자는 독일 뮌헨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 고려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고려대,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강의와 연구 업무를 수행했으며 현재 인피니티코칭의 대표 및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코칭 리더십, 정서 지능, 성장 마인드세트, 커뮤니케이션, 다양성 관리, 조직 변화 등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