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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멀리 가려면 친환경적 경영을

최우혁 | 292호 (2020년 3월 Issue 1)

“죽어버린 지구에서는 사업도 없다(There is no business on a dead planet).”

20세기 미국의 저명한 환경운동가로 국제 환경 NGO ‘지구의 벗(Friends of Earth)’을 창립한 데이비드 브라우어(David Brower, 1912∼2000)의 말이다. 개인적으로 미래의 경영 환경을 한 문장으로 압축해 예견한 명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실제로 지구 건강에 대한 위협은 현재 진행형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환경과 경영의 상관관계는 더욱 밀접해질 것이다. 물론 지구 온난화와 그 외의 주요한 환경 문제에 대해서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고, 이를 둘러싼 논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나날이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와 따뜻한 겨울 등을 통해 우리는 이미 우리를 둘러싼 지구 환경이 변화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그럼 환경과 경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을까. 우선 시장 혹은 소비자로부터 시작되는 외부적 요인이 있다. 이미 소비자는 변화하고 있다. ‘착한 소비’나 ‘가치 소비’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연구 자료들이 그 증거다. 이제 소비자는 단순히 상품을 소비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소비를 통해 구매자의 신념이나 생각을 표현하는 단계로 이전하고 있다. 그 방향성은 더 자연 친화적이고 적극적인 사회 참여의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많은 산업군에서 더 이상 잘 만들기만 한 상품은 절대적인 비교 우위가 되지 못하고 있다. 상품들의 성능이나 질이 비슷해지고 있으며, 잘 만들지 못하면 바로 시장에서 퇴출된다. 소비자는 비슷비슷한 성능의 제품들 속에서 보다 친환경적인 상품, 보다 사회 가치에 부합하는 추가적인 가치에 기꺼이 반응한다.

소비자라는 외부적 요인 외에 기업 내부적 요인도 존재한다. 바로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깨달음과 요구다. 기업이 그 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단기적인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단기적인 이윤만을 추구하다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는 기업을 우리는 수도 없이 보고 있다. 지속가능 경영은 단기 이윤만큼이나 중요한 가치가 돼야 한다. 그리고 세대를 이어가는 지속가능 경영은 필연적으로 친환경적인 방식을 요구한다. 자신을 둘러싼 자연을 파괴하는 산업이나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지도 않을뿐더러 그 자체로도 지속가능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국제적 요인이다. 탄소배출권과 같이 생산 과정에서의 친환경적인 강제성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며 또한 다양해질 것이다. 이미 친환경적인 생산 전반을 평가하는 힉 인덱스(Higg Index)와 생산자나 근로자의 이윤 혹은 최소 생활 임금을 보장하는 공정무역(Fair Trade) 같은 다양한 형태의 지표와 원칙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지표와 원칙은 실제 상품의 수출입과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력은 아마 더욱 커져 갈 것이다.

이제 친환경적인 경영은 일부 선구적인 경영자들을 필두로 보다 적극적인 개념의 환경 복원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넘어 파괴된 지구 환경을 기업 활동을 통해 복원하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추구하는 것이며 더욱 발전된 형태의 지속가능 경영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과연 이러한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들은 궁극적으로 인류의 미래를 내포하는 질문이 될 것이다.

필자소개

최우혁 파타고니아코리아 지사장
최우혁 지사장은 중앙대 독문학과를 나왔다. 아디다스코리아에서 상품기획팀 매니저와 카테고리 마케팅 매니저(CMM)를 역임했고, 데상트코리아에서 르꼬끄 스포르티브 브랜드 사업본부 상품팀 매니저 및 데상트 브랜드 매니저를 맡았다. 2013년 파타고니아코리아에 합류해 상품기획팀장,사업부장을 거쳐 2016년부터 지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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