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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채널 세상, 어제의 소비자가 아니다

한상린 | 226호 (2017년 6월 Issue 1)
최근 들어 유통 환경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사물인터넷(IoT) 및 4차 산업혁명이란 화두의 확산으로 인해 혁신적으로 바뀌고 있고 소비자들의 생활 양식 또한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IoT와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의 확산, 로봇과 인공지능(AI)의 등장 등 4차 산업혁명의 진화는 우리가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새로운 유통 환경을 만들고 있다.

이동성과 연결성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과 사물 및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건 촘촘하게 연결되는 초연결사회가 도래하면서 상거래 및 유통 환경도 기존의 유통과는 완전히 다른 옴니채널(Omni-channel)의 세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옴니채널이라고 하면 기존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바일이 합쳐진 통합된 유통, 즉 옴니채널의 1단계를 이야기하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유통의 미래는 여기에 VR과 AR, AI 및 최첨단 미래 기술이 결합된 그야말로 전혀 다른 새로운 유통 환경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미래의 유통 환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 중의 하나가 바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쇼핑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사회인류학자였던 영국의 빅터 터너에 의해 개념화되고 연구된 ‘리미노이드 이론(Liminoid Theory)’이 있다. 리미노이드란 사람들은 종교 행위나 축제와 같이 감정이 매우 고무된 상황에선 행동과 의식이 뒤섞이고 어떤 행동에 완전히 몰입하는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개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앞으로 다가올 VR이나 AR 세상에서 미래 소비자들의 행동을 분석하는 이론적 근거 중 하나로 사용되고 있다.

즉 VR이나 AR 쇼핑환경에서는 소비자들이 쇼핑 상황에 좀 더 몰입하게 되고 평소보다는 다소 과장된 행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이러한 미래 유통환경에서 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을 예측하고 연구하는 것은 앞으로 마케팅 활동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필자는 최근 VR 쇼핑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도입한 새로운 상거래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기존의 유통 환경과 비교해 어떤 다른 구매행동을 보이는지를 분석하는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VR 쇼핑 환경에 들어가게 되면 소비자들은 원격현실감(telepresence), 즉 가상의 쇼핑몰에서 실제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을 느끼며 쇼핑에 몰입하게 된다.

아울러 VR 쇼핑몰에서는 고객들이 실제로 소비한 시간과 가상공간에서 느끼는 시간의 흐름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는 시간왜곡(time distortion) 현상이 포착됐다. 즉 기존의 유통 상황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행동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이러한 미래의 유통 환경 변화와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예측하고 혁신적인 유통 서비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고 나아가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유통의 도래는 기업들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들은 앞서 언급한 원격존재감이나 시간왜곡 같은 새로운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고 옴니채널의 확산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야말로 사람과 기계, 로봇과 서비스 등 모든 것들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현실과 VR이 혼재되는 새로운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유통학회 고문

필자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유통, B2B마케팅, 서비스마케팅 분야이며 한양대 경영대학장과 한국유통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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