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불황기 극복 경영원칙

혹한기 이겨낼 6가지 경영 秘策

임근석,김기동,김인,강성모 | 22호 (2008년 12월 Issue 1)
임근석, 김기동 딜로이트 컨설팅 상무
김인, 강성모 딜로이트 컨설팅 이사
 
10
년 만에 또다시 불황이 찾아왔다. 이번 불황은 지난번과 달리 세계의 경제 중심인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그러나 경기 침체기가 왔다고 해서 지레 겁부터 먹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 아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옛말처럼 체계적인 대응만 한다면 어떤 위기든 충분히 돌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활동은 필연적으로 호황과 불황의 경기 사이클 안에서 이뤄진다. 따라서 이번 경제위기가 전대미문의 것이라고 해도 그것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까지 예측이 가능하다. 과거의 경험과 합리적인 전략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다만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은 위기 극복의 지혜를 얻기 위해 ‘대증요법’에만 기대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 금융위기 발생 이후 딜로이트가 포천 500대 기업 경영진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불황기의 생존을 위해 강력한 원가절감 정책 및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동적으로 불경기에 대응하기보다 명확한 목표를 수립하고, 좀 더 본원적이며 합리적인 생존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불황기에 기업의 생존을 도와주며,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여섯 가지 기업 운영 원칙을 도출했다. 이 원칙은 구체적으로 운영구조를 슬림화하라 고정비용을 변동비용으로 전환하라 스마트한 성장을 유도하라 적극적으로 인재를 관리하라 사업모델을 단순화하라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리스크에 주목하라로 이뤄진다.
 
1. 운영구조를 슬림화하라
일반적으로 운영구조의 슬림화는 재무 전략을 중심으로 한 전반적인 기업의 몸집 줄이기를 말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해 운영구조 슬림화는 불황기 기업이 실행하는 전략의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하는 상위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운영구조의 슬림화는 일단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결합해야 하는 정책적인 판단 및 방향성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이때 가장 우선적인 고려 사항은 비용구조의 재조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 번째, 기업의 조달 및 물류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그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전략적 구매나 안전재고 유지를 생각할 수 있다.
 
두 번째, 자산의 집중도를 낮춰야 한다. 불황기일수록 필수적인 자산을 챙기고 이에 대한 수익성을 재검증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불필요한 자산은 과감하게 매각할 수 있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IMF 외환위기 때 삼성전자는 불필요한 부동산을 매각해 5000억여 원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52개의 적자 및 한계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재고자산의 정리, 채권 회수 등을 통하여 3조 원이 넘는 추가적인 유동성을 확보했다.
 
세 번째, 수익의 현금화 주기를 최소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 금융기관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유동성 위기에 따른 현금 확보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기업 경영 일선에서 ‘돈 가뭄’이 일어날 확률이 상당히 높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은 매출채권처럼 ‘묶여있는 자금’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이 운용 가능한 현금을 확보해야 하며, 거래할 때도 가격 할인을 감수하더라도 결제조건이 좋은 쪽으로 상대방을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 사업과 관련해 본사의 지원(back office) 기능을 최대한 효율화하고, 본사가 진정한 기업 본부(corporate center)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997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운영체계 구축에 큰 힘을 쏟아 왔다. 그 결과 많은 투자를 실행했으며, 상당히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현재 해외의 운영체계가 안정화된 기업은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의 위기는 안정적인 해외 사업 운영에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에서 본사 기능은 전략에 대한 총괄을 포함해 대부분 관리적 역할 수행에만 집중돼 있다. 그러나 실제 불황기에는 전략수립보다 급박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휘와 지원이 더 필요하다. 이때 해외 지사는 본사 경영진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2.
고정비용을 변동비용으로 전환하라
불황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외부 환경이 기업에 미치는 변동성이 매우 높다. 이런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정비용을 변동비용으로 전환해 최대한 기업의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은 첫 번째, 외부 조달이 가능한 부분은 과감하게 아웃소싱으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 IMF 이후 휴맥스는 큰 위기를 맞았다. 주요 생산품인 VCD 플레이어 기기의 판매회사가 부도를 냈고, 주요 수출 고객인 유럽의 방송사가 다른 회사에 합병되면서 수입을 중단한 것이다. 이 회사 경영진은 디지털 셋톱박스 등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아웃소싱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경영효율을 극대화했다.
 
휴맥스는 우선적으로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대신 첨단제품 개발과 유럽 이외의 시장 개척에 주력하기로 했으며, 인사 부문도 전문 컨설팅 업체에 위탁했다. 또 25개 팀을 3개 부분으로 재편해 고정비를 절감했다. 이런 노력은 곧 결실을 거둬 휴맥스는 ‘스타 벤처회사’로 각광을 받게 됐다.
 
두 번째, 고용구조를 가능한 한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는 내부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동일 직종에서 정규직보다 계약직의 비중을 늘릴 경우 고정비는 줄이고 변동비 비중을 높이는 인사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물론 이는 국내 현실 및 정서상으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고부가가치 업무 및 저부가가치 업무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내부적 저항을 줄이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세 번째, 기본급을 억제하고 성과급 비중을 늘릴 수 있어야 한다. 불황기에는 기업이 조직원 보상과 관련해 딜레마에 빠진다. 전체적인 인건비 지출은 최대한 억제하면서 핵심 인재의 이탈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급을 충분히 지급하는 것은 이런 상황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3.
스마트한 성장을 유도하라
불황 시기에 성장을 유도하라는 것은 역설적으로 들린다. 기업의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어떻게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반론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불황기라고 해서 무조건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 역시 말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불황기에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성장이 아니라 스마트(smart)한 성장이다. 스마트한 성장은 불황기라는 특수 상황 아래에서 현재의 자원과 역량을 차별화해 다양한 성장 가능성(재무적인 건전성이나 틈새시장 발굴 등을 통한)을 모색하고 이를 달성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 번째, 가격탄력성을 반영한 가격 정책의 재수정이 이뤄져야 한다. 기업은 불황이 깊어질수록 가격탄력성이 높은 제품에 대해서 저가격 정책을 통해 매출 최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 제품 가격을 내리기가 어렵다면 기존 제품에 다양한 형태의 고객 가치를 결합할 필요가 있다.
 
김치냉장고는 개발비 및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IMF 위기 상황에서도 가격을 내릴 여지가 그다지 많지 않은 상품이었다. 그러나 제조사들은 본래의 기능인 김치 보관 이외에도 야채 및 과일 보관 등 지속적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가치를 보완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김치냉장고를 기존의 냉장고와 별개인 또 하나의 필수 가전제품으로 인식하게 됐다.
 
두 번째, 불황기 때의 기업은 변동성이 작은 틈새 시장을 발굴해 매출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이것은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경기 변화에 둔감한 지역 및 고객군을 찾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변동성이 낮은 지역 과 고객은 언제나 존재한다. 기업은 이들을 철저하게 발굴하고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고객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성향이 까다로워진다. 하지만 불황기라 해서 신상품 개발과 투자를 단순히 줄이는 것보다 소비자의 구매심리에 맞는 새롭고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아자동차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기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기아차의 10월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나 늘어났다. 이는 궁극적으로 소비 위축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20대와 30대 고객을 타깃으로 삼고, 감각적이며 획기적인 신개념 디자인을 ‘쏘울’ ‘포르테’ 등 비교적 저가 자동차에 도입한 결과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확실한 성패가 나타나겠지만 기아차 사례는 자동차 산업의 틈새시장과 어느 정도의 시장 불황을 예측한 시점에서 지역 및 고객에 대한 예측이 성과를 올린 예라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인수합병(M&A) 기회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불황기는 좋은 기업이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오는 시기다. 현금을 포함한 유동성을 충분히 보유한 기업은 불황기를 오히려 좋은 성장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이는 영업전략적 측면보다 재무전략적 측면의 성장 기회라고 표현할 수 있다.

4.
적극적으로 인재를 관리하라
이전에는 불황에 직면한 기업의 대표적 대응책이 감원, 감봉 등 구조조정이었다. 그러나 이는 지나치게 비용 중심적이고 대증적 처방이란 사실이 기업들의 경험으로 밝혀졌다. 무조건적인 구조조정 결과 핵심 인재가 회사를 떠나거나 경기 회복 후 사업 확장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해지는 사례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가치 창출의 원천이 점차 지식근로자 등 고급 인력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따라서 바람직한 불황기의 인재 관리는 위기 극복 이후의 차별화한 성장우위 역량 확보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 번째, 조직 내의 핵심 인력을 파악하고 유지하는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 핵심 인재를 정의하는 방법은 기업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직무적 관점과 인간적 관점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무적 관점에 있어서는 ‘가치사슬에 미치는 개인의 영향력’ 및 ‘기술·역량 대체 난이도’를 고려해 인재를 <그림1>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그림에서 핵심 인력(critical workforce)은 전사의 성과 및 사업 가치에 뛰어난 공헌을 하는 인력으로, 대체 가능성이 낮아 어떤 상황에서도 조직 내 유지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인간적 관점에서 핵심 인재의 정의는 단순한 성과 평가(performance appraisal)뿐만이 아니라 역량평가(assessment) 기법을 활용해 진단의 객관성을 높이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역량평가는 지적 능력 검사, 성격과 흥미 측정, 다양한 인터뷰나 시뮬레이션 등을 활용해 개인의 업무 역량을 평가함으로써 미래의 직무 행동을 예측하고 잠재력을 파악하는 기법이다. 일반적으로 성과 평가와 역량 평가는 다음 페이지의 ‘성과평가와 역량평가’ 표와 같은 차이점이 있다.
 
조직 내 핵심인력을 파악했다면 이들에 대한 유지 프로그램(retention program)을 진행해야 한다. 국내 대다수 기업들의 인력 유지 제도(보상 포함)는 ‘대다수 인력을 대상으로 한(satisfy many and disappoint few)’ 것들이다. 이런 제도 아래에서 불황이 발생할 경우 조직 내 핵심 인재들의 보상 및 유지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크게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핵심 인재들에 대한 세심한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교육기회 부여, 승진, 경영진 후보자로서의 인정 등이 있다. 불황기에 교육 투자 대상으로 선발된 인력의 유지 효과는 그 어떤 금전적 보상보다 높다. 선발 당사자들은 본인이 조직 내 핵심인력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해 성과와 조직 충성도가 모두 높아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조직 내 한계인력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한계인력에 대한 사전 관리를 하는 기업은 거의 없으며, 대부분의 기업이 불황 시점에 저성과자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경우에 따라 조직과 직원 사이의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된다. 본인이 조직 내 한계인력이라는 사실을 당사자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회사가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한다면 노조를 포함한 직원들과의 마찰이 생길 수 있다. 또 회사가 이를 직원들에게 납득시키려면 추가적인 자원 소모가 반드시 발생한다.
 
그렇다면 저성과자들에 대한 올바른 관리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선행해야 할 것은 저성과자들에게 그들의 성과 수준을 정기적이고 명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해 주는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이지만 지금까지 국내 기업의 인사 관행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많은 국내 기업이 오히려 저성과자의 책임을 분산시키거나 성과에 대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금기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관행은 저성과자들에게 성과 개선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물론 이들이 아무런 예고 없이 구조조정을 당할 경우 당사자들에게 오히려 더 큰 충격을 주게 된다. 유연한 인사 관행을 가진 미국 기업들조차 일방적인 구조조정 방식보다 저성과자들에 대한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자문을 통한 인력 구조 효율화(counseling-out)를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불황기를 시장 내 최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따라 분야별 최우수 인력의 유출이 시작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채용 감소로 인해 MBA 졸업생 등 우수 잠재인력이 남아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시 말해 기업과 직원 간의 고용관계균형(employment deal)이 당분간 기업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해 시장 내 최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다가오는 호황기에 급속한 조직역량 제고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5.
사업모델을 단순화하라
사업모델의 단순화는 현재의 비용구조에 대한 개선을 의미한다. 물론 고정비용을 변동비용화하는 방안도 비용구조의 개선이겠지만 이는 비용 절감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며, 사업모델 단순화는 좀 더 ‘개선’ 측면에서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모델 단순화는 현재의 사업과 수익 모델에 대한 재검토와 개편에서 출발한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불황기에는 제조업자의 파워보다 소비자의 실리적인 구매 패턴에 따른 유통업자의 파워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제조 중심의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은 유통망 관리를 중심으로 제품 판매 에 주력하는 모델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낭비와 군더더기를 제외하고 고부가가치와 효율성 위주로 사업을 재정비하는 것이 바로 사업모델 단순화다.
 
사업모델을 단순화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현재 사업에 대한 사업단위(business unit)별 평가와 재구축이 필요하다. 사업단위별로 수익성 및 가치창출의 기회에 대한 정확한 포착이 필요하며, 정리대상 사업부의 파악도 필요하다.
 
두 번째, 전사적으로 비용구조 개선 가능성에 대한 구심점(lever)을 정하고, 이에 대한 효과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이를 위한 비용구조 개선 구심점은 <그림2>를 참고하면 된다. 이는 구조적 관점에서의 비용에 대한 개선이라는 점에서 순수 원가나 비용 절감과는 다른 접근법이라고 할 수 있다.

6. 사업계획을 재점검하고 리스크에 주목하라
불황기 기업은 기존의 경영계획을 재점검하고,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사전적·사후적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로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기업들이 미리 예상했던 목표치를 수정하거나, 목표치 미달성 때문에 생긴 내부적인 위기감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불황기의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해 경영계획을 수정하고, 실제 현장에서 재점검하는 노력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경우 규모의 경제상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소규모 시장에서의 성과를 챙기는 등 변경된 전략방향성을 최대한 달성 가능하도록 조정하고, 자원투입도 이에 맞추어 변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계획 재조정과 전략 방향성의 수정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다만 변경된 전략이나 실행계획에 대해서는 전사적 합의가 있어야 조직 내 갈등이나 혼선이 생기지 않는다.
 
전략의 목표치 달성은 반드시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전략, 운영, 성과에 대한 통제의 강화와 함께 경영자원이 무리하게 투입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불황기가 아닌 경우에는 전략에 대한 목표치를 다소 높게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자원의 투입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불황기에는 전략 목표치 달성을 위해 경영자원을 무리하게 투입할 경우 어려운 상황이 가중되거나, 심각한 운영상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한편 기업은 경영계획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한 대안도 확보해 놓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불황기에는 기업의 리스크 관리 역량에서 사업의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경영상의 리스크는 갑자기 닥쳐 사후에 대응을 해야 하는 것도 있고, 기업이 어느 정도 예상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있다.
리스크의 사전 대응을 위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다양한 위기상황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시나리오별 경영 계획과 구체적 위기 상황에 대한 비상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을 사전에 수립해 놓는다면 위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과 비상대응 계획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발생가능성 정도가 높으면서 영향도가 큰 리스크에 대한 사전 분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또 시나리오의 대응방안은 조직 구성원들의 실제 행동을 기준으로 작성이 되어야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전 조직원들이 여러 가지 시나리오와 비상대응 계획에 따른 대응 방안을 미리 살펴볼 수 있다면 그 효율성은 더욱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사후 리스크 대응의 경우에는 이미 발생한 사건이나 리스크의 영향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사전에 미리 수립한 시나리오나 비상대응 계획 이외의 상황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리스크와 관련한 비상대응팀을 우선적으로 소집해 위기 상황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즉시 수행 가능한 수준으로 제시해야 한다.
 
앞에서 제시한 여섯 가지 원칙은 사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들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기업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불황기를 극복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잠재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원칙들을 통합적으로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 여섯 가지 영역의 원칙을 기본으로 경기 사이클과 비용 발생의 상관성을 전체적으로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그림3) ‘큰 그림’을 보면 현재 당신의 회사가 어느 위치에 있으며, 앞으로 어떤 식의 대응을 해야 할지를 한 눈으로 중장기적 전략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DBR TIP] 불황 극복을 위한 기업 규모별 생존 전략

기업은 여섯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불황기를 위한 명확한 생존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공통되는 원칙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당장 적용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르는 전략이 있을 수도 있다.
 
대기업은 일단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황기를 낭비를 줄이고, 기업 시스템을 확실히 갖추는 계기로 삼으라는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구개발(R&D)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투자 등을 통해 호황기에 대비하고, 비핵심 분야를 과감히 아웃소싱하며, 이익 및 가치 중심의 경영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실질적인 생존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고,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현금 확보에 중점을 기울여야 ‘흑자 도산’을 막을 수 있다.
 
불황기를 슬기롭게 이겨낸 기업은 생존을 넘어 호황기에 한 단계 도약해 더욱 강한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다.


임근석
상무는 공인회계사이며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원가절감과 기획, 재무전략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김기동 상무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기업전략, 구조조정 및 원가혁신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김인 이사는 공인회계사이며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재무전략, CFO 관리체계 설계 및 기업 전략분야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강성모 이사는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왓슨와이어트에서 근무했다. 전문 분야는 인재혁신 전략과 인사조직 설계다.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