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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chain & Business

IoT 보안 위해선
블록체인과 융합하라

김지윤 | 291호 (2020년 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사람들이 생활을 기록하고 일상을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화폐로 보상을 받는다.” 블록체인 비즈니스에서 최근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실제 ‘걸음 수만큼 보상하는’ 블록체인 기반 운동 보상형 앱 ‘림포’는 바로 이런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커뮤니티이자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 블록체인 비즈니스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기존 사업에 블록체인을 어떻게 접목할지부터 고민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단순히 데이터를 모아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고 토큰을 통해 사용자를 늘리겠다는 주장은 본말전도다. 고객은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했다는 이유로, 혹은 코인이라는 보상을 주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기업과 고객 간 서비스(B2C) 차원에서 고객에게 의미, 재미를 주지 못한다면 그럴듯한 B2B 기획이 허상에 그칠 우려가 있다.



편집자주
한때 ‘투기’나 ‘사기’ 정도로 취급받던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경영계의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습니다. IT 전문 기자로 오랜 시간 활동하고 최근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에서 현장 취재와 연구를 하고 있는 김지윤 기자가 ‘Blockchain & Business’를 연재합니다.


전 세계 33만 명에게 걸음 수만큼 보상하는 앱이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향후 앱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은 비슷한 개성을 공유하는 ‘데이터 커뮤니티’가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블록체인 기반 운동 보상형 앱 림포(Lympo) 얘기다.

이번 호 연재에서 블록체인에 관해 소개하기 위해서는 ‘생활’이라는 단어와 ‘커뮤니티’라는 단어가 필요하다. 디지털의 형태로 나 자신을 남기는 오늘날, 방금 설명한 블록체인 기술은 광고주나 보험사 등 데이터에 돈을 내는 기업과 데이터를 생산하는 주체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데이터 커뮤니티에선 내가 걸은 만큼 보답한다. 포인트가 아니라 코인이어서 더 유연하고 효과적이다. 나포츠족1 을 위한 의류를 팔고 싶다면 이 커뮤니티에 참여하면 어떨까. 블록체인이 이를 가능케 하는 기술 기반이 된다.

림포는 밀레니얼의 생활과 분위기를 담았다. 100세 시대에 남들과 만나서 게임처럼 즐겁게 운동하는 삶, 내 정보와 활동에 대한 앱 보상이 익숙한 소비자. 이것이 앞으로 비즈니스가 마주할 풍경이다.

유의미한 데이터를 모아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싶다면 먼저 이들의 습관을 파악해야 한다. 혼자만 체크하고 말았던 만보기를 남들과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엇으로 만들 수 있는가. 인터넷 비즈니스는 이렇게 사람들이 공통분모를 찾는 무대가 되고 있다. 블록체인, 토큰은 고객의 시간, 마음을 얻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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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커뮤니티 속 안전한 연결고리

림포는 주로 ‘걸음 수에 대한 토큰 보상을 주는 블록체인 앱’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활·건강에 관한 데이터 플랫폼이다. 사람들의 생활이 디지털에 기록되면 이 데이터가 필요한 기관들이 찾아온다. 이용자가 그간 세분화하지 않았던 마케팅과 진척이 없던 건강 관련 연구에 탄력을 주면서 데이터를 제공한 대가도 받을 수 있다.

림포의 김성민 한국 사업총괄 매니저는 “림포는 운동이나 건강 관련 데이터로 보상을 받는 앱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운동 기록에 따라 비슷한 스타일의 사람들이 묶이고, 그들 중 자기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동의한 사람들에게 제품 및 서비스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은 ‘액티브한 20대 여성’같이 모호한 기준을 활용한다. 인구통계학적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비용을 들여 잠재고객을 찾는다. 그보다는 ‘일주일 2∼3번, 밤에 1시간씩 10㎞ 조깅을 하는 사람’이 더 구체적인, 유의미한 데이터라는 게 림포 측 설명이다.

이때 림포 이용자가 자기 데이터를 어떻게 공개할지 결정하도록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앱 유저는 ‘모두 공개하는 대신 열람할 때마다 보상을 달라’고 요구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개인정보가 중요하니까 내 운동 기록을 공개하기 싫다’거나 ‘연구 목적으로만 수집할 수 있다’고 동의하는 등 여러 선택지를 둘 방침이다. 이에 따른 보상은 바로 앱에서 통용되는 토큰으로 지급된다.

현재 블록체인의 역할은 토큰 거래 내역을 중립지대에서 기록하는 데 가깝다. 여러 주체가 하나의 기록을 관리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거래 내역을 한 기업이 맘대로 고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성민 매니저는 “중소기업에서 발행하는 포인트를 신뢰하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며 “토큰을 활용하면 비용 자체는 나중에 지불하되 신뢰를 더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큰 거래 내역 외에 어떤 생활 데이터까지 블록체인으로 관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 기술 수준의 블록체인에 대량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게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적잖기 때문이다. 민감한 정보가 담길 경우 규제 이슈도 불거진다. 향후 생활 데이터에 관한 온라인 거래를 중개할 때 블록체인이 어떻게 활용될지, 기술과 규제 발전을 지켜봐야 하는 단계다.


이용자에게 보상을 주는 동기부여 ‘앱테크’

앞서 언급한 기업 간(B2B) 비즈니스 시나리오는 솔깃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데이터 커뮤니티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진 않는 까닭이다. 림포가 이용자의 활동에 토큰으로 보상하는 ‘동기부여’ 앱으로 출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앱테크2 , 앱으로 함께 운동하기 등 기존에 충족되지 못했던 수요도 이 서비스들에 힘을 싣는다.

사람들은 림포 앱을 캐시워크, 미에로화이바 같은 다른 걸음 보상 앱과 같이 쓰는 편이다. 한국 시장에 첫선을 보여 1년이 지난 지금도 림포는 ‘블록체인 앱’보단 ‘운동 보상 앱’으로 여겨진다. 블록체인을 몰라도 ‘걸으면 보상을 준다’는 개념은 대중적으로 익숙한 상황. 덕분에 림포는 비슷한 운동 보상 앱과 함께 분류되면서 국내 앱테크 반열에 들 수 있었다.

또한 림포는 토큰 보상에 게임 형태의 챌린지 이벤트를 접목해 재미를 더한다. 매일 ‘점심때 걷자’ ‘저녁에 뛰자’는 내용으로 미션이 게재되는 식이다. 이때 챌린지에는 콘텐츠 광고가 따라붙는다. 여느 챌린지와 마찬가지로 광고 챌린지 조건을 충족하면 토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용자 입장에선 매일 게시되는 미션 외에 추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열리는 셈이다. 김 매니저는 “그래서 림포 이용자는 광고가 생길수록 좋아하는 분위기”라며 “(광고를 싣는) 브랜드 관점에서도 이용자가 직접 챌린지를 클릭해 미션에 도전하는 상호작용이 브랜드 호감도를 높여준다”고 평가했다. 콘텐츠 광고 비즈니스로 현재 수익 모델을 구축한 후 점차 데이터 비즈니스에서 먹거리를 찾겠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상품권은 림포를 이용하는 한국인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다. 매주 수요일 앱 내 상거래(이커머스) 마켓에 이 상품이 뜨면 이용자들이 모인 메신저 방에 알람이 뜰 정도다. 상당량의 토큰을 모아 무선 이어폰을 샀다고 커뮤니티에 소위 ‘인증샷’을 남기는 경우도 자주 등장한다.

더불어 경제적 보상뿐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앱 이용자를 커뮤니티로 만든다고 첨언한다. 림포에 따르면 일주일간 100㎞를 돌파하는 강도 높은 미션도 림포 이용자 수백 명이 완수했다. 평소 챌린지보다 토큰 보상이 더 적음에도 한국 이용자들이 이런 형태의 미션을 제안했고, 이에 부응하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는 것이다.

계절에 맞춰 림포 야외 런 클럽(run club)도 구상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그룹 PT처럼 소셜게임 형식으로 같이 모여 운동하는 트렌드이기도 하거니와 이용자들로부터 ‘오프라인 운동모임 안 하느냐’는 의견이 나왔다”며 “이용자가 해달라는 걸 잘해주면 그게 최고의 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앱테크, 라이프스타일 변화 등 다양한 동기부여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데이터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면 일단 ‘커뮤니티’가 존재해야 한다. 림포를 사람들이 서비스로 써야 할 이유, 커뮤니티가 될 유인을 만드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블록체인, 토큰은 이 커뮤니티가 거주하는 디지털 공간을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로 소환된 격이다.




데이터 커뮤니티 모으려면 보상 주고 습관 취하라

생활 밀착형 정보를 통해 데이터 커뮤니티를 구축하려는 블록체인 앱, 이들은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로 불리는 시점에 ‘고객이 우선’이라는 통찰을 준다. 누구에게 가치를 주기 위한 서비스인지, 그 서비스가 어떤 생활 데이터와 관련되는지 내다보고,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블록체인, 토큰을 활용할지는 그 후에 고민할 문제다.

종종 일선에서 블록체인, 토큰을 어떻게 사업에 접목할지부터 고민하는 경우를 목격한다.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지부터 머리를 싸매는 모습도 적잖다. 어쨌든 기술을 도입하면, 어떤 데이터라도 많이 모으면 ‘빅데이터’를 ‘블록체인’ 위에서 ‘암호화폐’ 보상을 통해 거대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청사진이다.

이는 본말전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고객은 서비스에 블록체인이 결합했기 때문에, 코인을 주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데이터 플랫폼이기 때문에 쓰지 않는다. 특히나 생활 정보를 비즈니스로 승화하려는 경우 더더욱 그렇다. 기업과 고객 간 서비스(B2C) 차원에서 고객에게 의미, 재미를 주지 못한다면 그럴듯한 B2B 기획이 허상에 그칠 우려가 있다.

이번에 소개한 앱은 단순한 문구, 명확한 타깃으로부터 출발했다. ‘사람들이 즐겁게 운동하도록’ 하기 위한 서비스, 이들로부터 통합되는 운동 및 건강 관련 데이터로 열리는 데이터 비즈니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 데이터 커뮤니티를 꾸리는 여러 시도를 해보자는 흐름이다.

이때 블록체인은 소규모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할 때 유용한 발판이 될 수 있다. 토큰을 활용해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여러 이용자가 앱테크에 뛰어들 수 있다. 포인트보다 운신의 폭이 넓고 현금보다 유연하다. 암호화폐가 한 회사 서버에 있는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기업도 토큰을 확보한 후 타깃층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할 여지가 있다.

이런 맥락을 자신의 사업에 적용하자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만하다. ‘내 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혹은 새로 확보하려는 고객은 누구인가, 이들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가, 이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가, 이에 발맞춰 어떤 서비스로 스며들 것인가, 이제 막 활성화하는 산업이라 크로스마케팅과 같은 시장 활성화 및 협업이 중요한가, 국경 너머에 있는 이용자로 확장할 계획인가, 이들로부터 얻은 생활 데이터를 B2B로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결국, 고객의 습관을 취하는 게 데이터 커뮤니티를 통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는 첫걸음이다. 사람이 애용하는 서비스라야 한다. 이 사람들이 비슷한 속성을 띠어 하나의 큰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다면 데이터 커뮤니티로 수렴한다. 블록체인이나 토큰이 이 과정에 필요한 수단일 수 있지만 이런 밑거름 없이 ‘블록체인을 쓰면 혁신’이라는 상상은 비약일 뿐이다.

필자는 블록체인, 암호화폐를 고민하는 이를 만날 때마다 누차 강조한다. 새로운 기술을 쓰기에 앞서 앱 그 자체로서 이용자에게 가치를 선사해야 한다고. 이전에는 특정 집단으로 손에 잡히지 않았던 사람들을 앱으로 불러들여 ‘워런치족3 ’과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이름을 부르기 전에는 몸짓에 불과했던 사람들이 이름을 불러 데이터라는 꽃이 된다면 어떨까. 꽃밭을 가꾸고 화원을 열고 싶다면 먼저 식물을 대하는 자세부터 가다듬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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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마켓, 블록체인… 현장에선 아직 먼 이야기”

현장에선 아직 블록체인, 토큰을 활용한 데이터마켓이 요원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데이터나 암호화폐 관련된 규제가 미비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할 만큼 이 기술이 완숙하지 않았다는 우려 탓이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 불확실성은 소위 ‘데이터3법’이라 불리는 개인정보 관련 개정안과 연관된다.

데이터3법에 해당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신용정보법, 정보통신망법은 2020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규모를 키워 국무총리 산하기관으로 격상하고, 추가 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 정보를 개인의 동의 없이 통계 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에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관한 입장은 극명하게 갈린다. 산업계는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 사전 동의 규제가 완화돼 빅데이터 산업이 활성화할 것이라 기대한다. 수도 요금, 통신료 등 비금융정보를 통해 개인신용평가를 하는 전문 개인 신용평가업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시민사회에선 반발이 잇따른다. 국민 정보인권 보호 차원에서도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다. 지난 8월 국가인권위원회도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가 이미 대량으로 유출돼 음성적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가명 정보 재식별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정보 주체 보호와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인 1월15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재차 “(데이터3법 통과로) 우리나라 데이터 기반 신산업 발전과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 기대하는 한편 정보인권에 대한 보호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법률 개정이 이뤄진 데 대해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데이터마켓을 사업 계획으로 염두에 둔다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지점이다.

블록체인에 관한 기술 개발도 현재진행형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블록체인 관리자 분포, 분기마다 처리하는 거래량 규모, 블록체인에 담으려는 데이터 종류 등에 따라 블록체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달라진다. 아직 사업에 참고할 만한 선례는 적다. 이 기술을 어디까지 적용할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때 어떤 우여곡절이 있을지 블록체인 업계도 온몸으로 부딪혀 알아가고 있다.

대중적인 앱 서비스로 시작한 림포는 이더리움을 차용해 토큰을 발행 및 사용하고 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앱까지 모두 관할하기보단 기술 개발 추이를 지켜보며 외부와 맞손을 잡는 형태로 속도를 조절하는 셈이다. 당분간 규제 및 기술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서 관련 추세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할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윤 블록인프레스 기자 jinny.kim@blockinpress.com
필자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학사를 거쳐 YTN 디지털국 콘텐츠 제작자(CP), IT 매체 아웃스탠딩 기자로 재직했다. 현재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블록인프레스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분산형 플랫폼, 디지털 화폐, 데이터마켓을 비롯한 ‘분산경제(deconomy)’를 취재,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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