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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神話, 환상? 오아시스?

조 사디(Joe Saddi),카림 사바흐(Karim Sabbagh),리처드 쉐디악(Richard Shediac) | 10호 (2008년 6월 Issue 1)
조 사디, 카림 사바흐, 리처드 쉐디악

5년 전만 해도 두바이의 팜 아일랜드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웬만한 도시 규모의 인공 섬들이 들어선 이 자리에는 불과 5년 전까지 아라비안만의 반짝이는 푸른 물결만 넘실거리고 있었다. 이후 두바이 정부는 원유와 교역에 의존하던 경제에서 투자자와 여행객을 유혹하는 비즈니스와 레크리에이션 허브로 변신하기 위한 다각화 작업을 가속화했다.
 
그곳에서 몇 마일 남쪽의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의 수도이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엄청나게 빨리 성장하고 있다. 금으로 된 돔 지붕을 이고 있는 30억 달러짜리 에미레이트 팔레스 호텔은 2005년에 완공됐다. 수십여 개의 세계적 박물관, 대학교, 그리고 병원이 방문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건물들이 향후 10년간 새로 건축될 예정이다. UAE는 중동의 새로운 국제 중심지로 재탄생하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난 5년 이후 중동 지역은 민간 기업의 유망한 투자처로 변해가고 있다. 사우디텔레콤 같은 정부투자 기업들이 민영화하면서 경쟁시장에 노출됐고, 첨단기술 연구개발이 붐을 이루고 있다. 휴렛팩커드나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이 상업 지구에 들어서고 있으며, 토착 기업들은 비디오 스트리밍과 기타 첨단 애플리케이션에 투자하고 있다. 제조업 성장세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걸프 연안의 원유 채굴 구역 내에서 19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280억 달러 규모의 생명공학과 제약 산업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많은 소비재 기업들도 이 지역에 공장을 건설해 중산층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소비하고 남은 제품은 유럽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요약하면 세계시장의 최종 소비자이던 이 지역이 공급업자로 변신하고 있으며 이 모든 변화가 유례없는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의 정치적 긴장은 가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왔다. 하지만 원유 매출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양성과 개방성을 추구하는 경제가 안정성의 새로운 원천이 되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사막에서 멀리 보이는 오아시스의 신기루 같은 것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우리가 목격하는 성장이 비전을 갖춘 리더십의 결과인지, 아니면 위험한 계획 때문인지 이곳이 비옥하고 오랫동안 유지되는 오아시스인지, 아니면 신기루의 환상인지가 궁금했을 것이다. 실제로 신규 공장이나 신축 호텔, 새롭게 등장하는 중산층이 위치한 시장에서 불과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군사행동의 위험이 상존하는 것은 위험한 상황이다. 이것이 경제발전 전망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아직 대부분 사람들이 과소평가하거나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 지역의 경제는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만약 이런 경제적 오아시스들이 사막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이는 중동지역의 미래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희망적이고 더 다양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의론과 지속 가능성
우리가 본 많은 변화 중 특히 규제완화와 민영화 같은 변화는 과거에는 추상적으로 얘기됐지만 최근 45년사이에 차츰 구체화 하고 있다. 만약 신기루가 실재가 되고 있다면 왜 지금 이루어지고 있으며, 무엇이 이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의 일부는 외부인들에게 모호하고 두렵게 여겨지는 이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달려있으며 나머지 일부는 중동 지역 지도자들의 모순된 긴장을 완전히 이해하는 데 달려있다. 서구 논평가들은 중동지역을 동질적인 지역으로 보고 문화적,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레바논과 예멘처럼 두 부류의 국가로 구분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아랍어와 이슬람 문화는 공통적 유산에서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주민들의 공통된 역사적 경험이 지역감정을 어느 정도 강화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레반트 지역(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걸프지역(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연방, 예멘), 이집트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 간에 그리고 국가 내부적으로도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 이런 유사성과 차별성의 공존은 어느 시점에 특히 경제적 관점에서 서로 다른 국가가 다른 이해를 추구하는 경우, 지역 전체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이 지역 모든 국가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유 가격이다. 1970년대 유가가 상승했을 때 이 지역 국가들은 국가 재정을 비효율적으로 마구 지출했고 재정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런 과거 경험 때문에 현재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의 지도자들은 1990년대 유가 하락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 한때 무적을 자랑하던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연방 등의 걸프 협력 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GCC)가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밑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원유 매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고려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현재 원유 생산국들은 잉여 이익을 외채 상환이나 유동성 강화, 교역 국가 개발 및 해외 투자를 유치하는 데 쓰고 있다. 이런 투자를 통해 국부를 강화하고 현재의 원유 가격 상승을 장기적 입지강화에 활용하고 있다.(원유를 생산하지 않는 중동 국가들은 다른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고 있지만 원유로 인한 부가 원조 혹은 투자라는 형태로 자신들의 국가에 유입되고 있다. 따라서 유가 하락은 원유를 생산하지 않는 국가들까지 경계 태도를 갖게끔 유도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지속성장 가능한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중산층을 육성하고 이들을 유지하기 위한 고용 기반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들은 국가의 통제권을 다소 잃더라도 중산층을 육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20세 이하이고, 많은 국가의 실업률이 꽤 높아서 든든한 중산층은 경제적인 불안을 누그러뜨리고 정치적인 긴장을 완화하는 세력이 된다. 가족의 안위를 염려하는 사람들은 국가경제의 기반을 흔들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수의 중동 국가들은 민간 기업을 육성하려는 의욕과 의지를 갖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환영하고 있다.
 

이 지역 변화의 또 다른 중요 요인은 글로벌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원유 생산 국가라는 위상과는 달리 중동 국가들은 오랫동안 고립돼왔다. 이러한 편견으로 인해 이 지역은 세계의 다른 지역들에 비해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 중동국가들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의 지도자들은 다른 지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미 추월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신속한 개발을 열망하는 비전 있는 지도자들이 이 지역의 경제 활력을 고취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지역은 이웃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앞서간 이웃들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운전자의 자동차 같다.
 
국민들도 글로벌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인터넷과 여행 자유화를 통해 세상의 다른 지역과 연결된 중동 소비자들은 점점 세련되게 변하고 있다. 그들은 다른 지역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며, 이들이 그들의 문화적 규범 안에서 용인되기를 원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외부와의 연결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일달러는 이를 위한 직접적인 수단이다. 이 지역 기업들은 서방의 자산을 인수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사우디 베이직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udi Ba-sic Industries Corporation)이 2007년 5월에 GE의 플라스틱 사업부를 116억 달러에 사들인 것이 그 예다. 이를 통해 이 기업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성능 화학복합물 생산기업이 되었다.
 
게다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해 경제 개방의 혜택을 제공하려는 국가도 늘어나고 있다. 요르단은 이런 견해에서 본다면 개척자라 할 만하다. 1999년 압둘라 2세 빈 알 후세인이 왕위를 계승하자마자 요르단은 WTO의 요구를 이행하려는 노력을 배가했다. 일 년 안에 필요한 경제적, 정치적 개혁을 완료했고 2000년에 WTO에 가입했다. 그로부터 일 년 후 요르단은 아랍 국가 최초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었다. 요르단의 대미 수출은 2000년 7300만 달러에서 2007년에는 14억2000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무려 1800%에 달하는 증가율로 아주 놀라운 수치다. 요르단은 여전히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세계경제포럼(WEF)을 주최하기도 했고 지금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대간 교육과 부의 격차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아라비아해 걸프지역의 카타르가 좋은 사례다. 다른 이웃 국가와 마찬가지로 카타르는 1940년대 유정의 발견과 함께 급격한 변화의 길을 걸어왔다. 그때까지도 카타르 경제는 어업과 진주 채취업이 주요 산업이었고, 유목민인 베두인족은 사막지역을 배회하고 있었다. 60년이 지난 지금 카타르는 현대적인 인프라와 높은 생활수준을 가진 국가로 변했다. 중동의 특별 경제 구역인 카타르의 ‘교육 도시’에는 코넬, 조지타운, 카네기멜런, 텍사스 A&M 같은 주요 미국 대학 분교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세계 수준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분위기는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현재의 지도자들은 원유로 얻은 부의 혜택을 입고 성장해 유럽과 미국의 대학에서 교육을 받았다. 이들은 세련된 세계관과 사회 변화에 대한 굳은 결심을 갖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1995년 에미르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가 권력을 차지하면서부터 카타르는 광범위한 사회정치적 자유화 정책을 폈다. 현대화는 뒤늦게 시작됐지만 카타르는 아드레날린을 맞은 듯이 열심히 뛰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와 원유 생산량을 자랑하는 사우디아라비아도 마찬가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해외 투자 유치 및 유지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신속히 수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사우디아라비아는 관료주의에 의해 큰 고통 받아왔다. 규제 중심의 환경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큰 위험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기업에게 유리한 규제 환경을 만듦으로써 외국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로 구축된 ‘사우디아라비아제너럴투자공사(SAGIA)’와 함께 2000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SAGIA는 2006년에 ‘10×10’이라는 야심 찬 활동에 착수했다. 이 활동의 목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010년까지 세계은행이나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하는 세계 10대 강국이 되는 것이다. 사우디는 지역적, 국제적 투자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에너지 공급자로서, 또 동서양을 연결하는 교통 허브로서 장점을 살려 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2008년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규제완화의 효율성 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38위에서 23위로 전년도보다 15단계나 상승했다. 이는 중동 국가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순위였다. 비록 글로벌 10위 안에 들지는 못했으나 사우디는 확실히 성장하고 있다.
 
2007년에 SAGIA는 6개의 경제 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하여 목표 달성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이 도시들이 성공하면 국가 차원에서는 규제를 더욱 완화할 예정이다. 제일 처음 건설될 킹 압둘라 시티는 초기 투자만 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시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생산 공장이 들어서는 산업지역을 포함해 항구, 중심 상업 지역, 휴양 지역, 교육 지역 및 주거 지역이 포함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5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경제 오아시스들은 중산층 개발의 주요 요소가 되는 전력, 상수도 및 교통 기반시설의 개발을 촉진하기도 한다.
이집트도 비즈니스 환경을 개혁하기 위해 유사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집트의 투자와 자유무역지역을 위한 일반 기구(GAFI)’의 이런 노력은 세계은행으로부터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해외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 지역에 대한 통념과 오해 때문에 외부 투자자들은 이런 발전적 모습을 잘 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중동지역 의사결정자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몇 가지 선천적인 모순 탓에 사람들은 당혹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모순들은 이 지역의 비즈니스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요소다. 이 지역의 사업가나 정부 지도자들에게는 이런 모순적 태도나 가정들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사업 기회를 파악하고 미래의 도전에 적절히 대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늦지만 열심히(Late Yet Eager)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경제 개발의 리듬을 알아야 한다.
 
첫째는 사업 준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잠재적 사업 방향에 대한 중요한 대화가 때때로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의사결정이 이뤄지면 사업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진행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무선통신 시장의 규제완화는 1998년에 시작됐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무선통신 산업은 다른 중동 지역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국가 독점체제로 운영됐다. 그러나 효율성 및 WTO 가입이라는 동기에 고무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사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
 
그로부터 4년 후 사우디텔레커뮤니케이션사는 40억 달러에 달하는 30%의 지분을 공개 매각했다. 투자자들은 96억 달러에 이를 매수함으로써 자유화에 동참할 준비가 돼있음을 보여줬다. 2004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신규 통신 사업자의 진입을 제안했다. 무선통신 분야의 규제완화는 서비스 품질과 가격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무선통신 산업은 높은 비용과 낮은 품질로 악명 높았지만 규제완화 이후로 사우디텔레커뮤니케이션은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시장 점유율을 방어했고 2012년까지 전화 가입자와 인터넷 사용자를 두 배로 증가시킬 계획이다.
 
비록 시작은 늦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자국의 통신 산업을 완화했을때 보다 더 신속하게 움직였다. 수십 년이 걸리던 일을 불과 45년 만에 해냈기 때문이다. 이런 활동은 세계 수준을 따라잡으려는 국가적 열망의 표현이다. 무선통신뿐만 아니라 전력, 상수도, 보험 산업도 유사한 진화를 준비하고 있으며 정부는 새로운 규제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위험을 회피하지만 과감한 (Risk Averse Yet Bold)
급격한 현대화의 열망은 과감하지만 참신한 의사결정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어떤 국가 지도자는 이들 지역의 위험 회피 성향을 고려해 변화를 위한 과감한 행동을 먼저 시작했다. 이후 민간 부문은 이를 적극 수용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팜 아일랜드 등은 과감하게 변화의 계기를 만든 좋은 사례다. 예를 들어 팜 아일랜드가 내륙 부동산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해안 부동산이라는 혜택을 보여주자 두바이 사회의 큰 지지를 얻었으며 다른 섬에 대한 공사도 착수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의 다른 많은 산업에도 같은 방법이 적용됐다. 하나의 주요 프로젝트에 대한 과감한 의사결정이 다른 프로젝트에 시작의 길을 터준 것이다.
 
민간 부문도 대담하게 행동한다. UAE에서는 세계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아부다비 시스템 및 정보위원회(ADSIC)’가 구성됐다. ADSIC는 수년간 여러 단계를 거치는 e-정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규제, 입법 개혁, 인터넷 기반 교육, 사회간접자본 구축 및 서비스 최적화 등을 포함한 정부 서비스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100개 이상의 하위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노동력이 풍부하고 자원이 희소한 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교육 체계를 바꾸기 위한 과감한 시도의 필요성이 강하게 감지되고 있다. 이웃 국가들이 누리는 원유 기반의 수입에 박탈감을 느낀 요르단은 ‘국민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천명하고 이에 따라 정책을 수정했다. 2003년 요르단의 지식 경제 수립을 위한 교육 개혁 계획에서 17개의 요르단 기관과 17개의 글로벌 기업, 그리고 11개의 정부 및 비정부 기구가 참여하여 매우 성공적인민관 파트너십 모델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국가 내의 지역 및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이 지역에 적합한 첨단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다른 참여 기업들은 전자화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진행하였다. 수백 개의 학교가 새로운 설비를 갖췄으며 몇 년 안에 요르단 전체 공립학교가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될 예정이다.
 
카타르에서는 국가 지도자들이 교육 기술을 강화하는 첨단 학교 시스템 개발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카타르에서 국가 전체의 교육 정책을 관장하는 ‘최고교육위원회(SEC)’는 학교 개혁을 위한 계획과 실행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카타르는 향후 수년 동안 국가의 숙련된 노동력과 지적 자산의 증대라는 관점에서 교육 현장에 정보통신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목적을 위해 SEC는 ICT를 전국적으로 전파하는 임무를 맡은 ‘ictQATAR’와 연합해 2012년까지 카타르의 모든 학교에 학생과 교사가 지구 반대편의 상대방과 끊임없이 교류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국제적인 대학원 수준의 ‘킹압둘라 과학기술대학’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학교는 전 세계 남녀 모두의 입학을 허용할 예정이다. 2009년 개교 예정인 이 대학은 자원, 에너지, 생명 과학과 생명 공학을 포함한 환경, 재료과학 및 엔지니어링, 응용 수학 및 컴퓨터 과학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전통적이나 진보적인 (Traditional Yet Progressive)
중동은 전통이 지배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지역의 의사결정자들은 근본적으로 진보적이다. 이들은 세상이 변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며 자신들도 이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안고 있는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성장과 번영을 추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동일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특히 현대화와 서구화 사이에 지속적 긴장이 유지돼 왔다. 현대화가 지지를 얻고 있으나 전통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한도에서다. 예를 들면 중동 지도자들은 초고속 인터넷을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모든 사람과 모든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한편으로 이 지역은 제한 없는 디지털 정보와 지역 문화의 유산을 조화시키기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터넷 콘텐츠는 사용자 스스로 규제해야 하는가, 또는 국가가 국민이 읽거나 볼 수 있는 것을 제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이 시장은 자랑스러운 아랍의 유산과 이슬람의 전통에 사업 문화의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의사결정은 진보적이며, 전통을 존중하면서 진보를 포괄하려는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슬람의 경전과 원칙에서 파생된 법 체계인 ‘샤리아’에 의거해 운영되는 이슬람의 은행 시스템은 이러한 긴장을 잘 보여주는 예다. 샤리아는 이자의 수취와 지불을 금하고 있으며 이익 배분과 위험 관리의 방법을 지도하고 있다. 종교적인 믿음이 있는 사람은 재무적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이슬람식 사고에 서구적인 금융기법의 대안을 추구하면서 이슬람 금융은 샤리아의 규칙에 따르는 파생 금융상품, 헤지펀드, 구조화된 금융상품 등을 출시하며 더욱 발전하고 있다.
 
실제 중동 지역을 인큐베이터로 활용하는 신종 이슬람 은행 시스템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52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슬람 세계의 거대 은행은 대출에 대해 이자를 부과하는 대신에 해당 기업의 이익을 일정 부분 가져간다. 서구 시스템과 달리 해당 기업의 성공에 기반을 둔 투자를 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에 대한 이런 개념은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형태보다 협력, 평등, 그리고 경제적 개발에 더욱 초점을 맞춘 것으로 오히려 서방세계가 배워야 할 것이 더 많다.
 
집중하면서도 유연한(Focused Yet Flexible)
오늘날 글로벌 시장에서 ‘영원한 사업 계획’이란 있을 수 없다. 외부 영향을 고려한 역동적 계획이 필요하다. 중동 지역의 의사결정자들은 대체로 5년 주기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이 계획이 불변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들은 명확한 방향 설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변화에 개방적인 전략을 운영해야 실질적 성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과거의 규제가 어느 날 갑자기 풀릴 수 있는 것이다.
 
이 지역의 의사결정 과정이 더욱 간소화해지고 중앙집중화함에 따라 정부 프로세스가 성공을 방해하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시장의 유연성이 더 커졌다. 어떤 중동 정책입안자들은 이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자국 경제가 아직 원유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여러 국가들이 실험이란 아이디어를 자주 사용하고 있다. 만약 국민이 자국의 천연자원을 통해 이익을 보지 못한다면 그들은 다음 대안을 궁금해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국부를 현명하게 투자하지 못한다면 비난을 받게 된다. 집중화하면서도 유연한 계획은 이러한 원유 생산국의 정책입안자들에게 선택과 실험을 고려하게 한다.
 
새로 개발되는 지역이 이런 개념을 보여준다. 중동 전역에서 각국 정부들은 잘 관리된 자본을 신중하게 끌어들이기 위해 경제특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집트나 요르단, 아랍에미레이트연방,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변화를 시도하기 전에 위험을 조절하고 과감한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작은 경제적 오아시스들을 실험하는 중이다.
 
경제특구마다 나타나는 경제적 이익은 다르다. 그러나 모든 경제특구가 세금 감면이나 우호적인 규제 환경 등을 통해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6개 계획 경제 도시들도 이런 방법으로 번영을 추구할 것이다. 게다가 두바이 인터넷시티나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같은 경제특구들은 중심 주제 안에 구분된 산업지역을 추구하고 있다. 아부다비의 한 지역은 세계수준의 미디어 클러스터가 되기 위한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미디어 기업인 워너 브러더스를 유치했고 최근에는 벤처 창업 기업이나 비디오 게임 생산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중동 지역은 지리적으로 이런 사업의 최적지다.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부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수세기 동안 유인했다. 이렇게 과감한 프로젝트들은 국가 차원의 위험회피 성향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모호하지만 단호한 (Ambiguous Yet Determined)
어떤 외부인들은 경제적으로 성장하려는 중동의 강한 결심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들은 다른 곳에서 이미 실험되고 검증된 방법들을 중동에 다시 적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중동의 의사결정자들과의 토의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어려워하고 있으며 대화 자체가 모호하고 심지어 생산적이지 못하다고 느끼고 있다. 그러나 중동 지도자들의 마음속에서 그 대화는 매우 생산적이다. 이 지도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배우고 싶어하며 이를 자국의 상황과 환경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으로 변형하려한다.
 
민주주의는 전통적으로 중동 지도자들이 간접적이고 점진적으로 언급해온 대표적인 이슈다. 외부에서 보면 중동 지역은 서구 스타일의 민주주의를 전격 시행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MENA 지역의 일부 국가들은 실제로 전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고 있다. 레바논(1952), 이집트(1956), 모로코(1963), 요르단(1974) 등이 그렇다. 다른 국가들은 점진적으로 개혁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아부다비 정부의 개혁에는 지역 대표들을 포함한 연합체를 위한 기구 설립이 포함돼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2005년에 지자체 수준의 선거를 도입했다. 여성도 선거 후보자로 나서기 시작했다. 2006년 쿠웨이트는 의회선거에서 여성의 무기명 투표권을 허락했으며 처음으로 후보자로 나온 여성도 있다. 현재 MENA 지역에는 30명 이상의 여성이 정부 요직에 포진해 있다.

배타적이지만 다양한 (Exclusive Yet Diverse)
중동 경제가 성장하고 원유 의존에서 벗어나 다양화함에 따라 인적 자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연합의 은행과 부동산 회사들은 인재에 목말라 한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중화학 분야에서는 숙련된 노동이 날마다 필요하며 중동 지역 전체적으로 마찬가지다.
 
이 지역의 국가와 기업은 다양한 인재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으며, 인재들이 재능을 충분히 펼치기 위한 장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동 밖의 사람들은 그들이 회원제 클럽을 엿보고 있다고 느낀다. 그러나 경쟁적인 능력 위주의 사회 분위기와 높은 교육 수준으로 편협한 기업 문화는 사라져 가고 있다.
 
과거 중동의 전형적인 기업 경영진은 그 지역 출신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진정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려면 인재의 출신을 가리지 않고 적절한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퍼져있다. 중동 국가들은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제대로 된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동등한 승진 기회나 적절한 권력 분산 및 능력 위주의 제도 등이 그것이다. 그 결과 중동지역으로 많은 인재가 유입되고 있다.
 
아랍에미레이트연방의 인구구조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거주자 대다수가 이 지역 출신이 아니며 국적, 문화 그리고 배경의 다양성이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 국가의 세계주의적인 특성과 성장하는 경제가 최근까지도 중동에서 일하기를 꺼리던 미국과 유럽의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 지역의 ‘배타적이지만 다양한’ 긴장은 금융 자본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동 지역 의사결정자들은 보호주의적 경제정책을 취했다. 이들은 외부 투자를 받아들일 때 극도로 신중했고 전략적 통제 능력을 잃을까 봐 매우 걱정했다.
 
최근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입찰에서 다수의 중동 국가들이 장기 거주자를 늘리기 위해 중동 국적을 갖지 않은 사람들도 특정 지역에서 토지를 소유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인구구성에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혜택은 자본시장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외국인에게도 점진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 투자비율이 높아지고 개발이 가속화할 것이며 중동지역의 전문성과 투명도가 높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이다.
 
오아시스로 가는 길
중동 지역 의사결정자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모순과 도전을 이해하는 것은 이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데 가장 필수적인 요소다. 외국인들은 중동 지역의 토대가 되는 문화와 전통에 존경과 관심을 가지고 이런 긴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동 지역의 지도자들에게 어떤 충고나 제안을 할 때는 배려와 동기 그리고 도전을 인정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지역과 다각화한 경제의 부상은 기업의 투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는 근본적인 변화다. 중동 지역은 미국이나 유럽 모델과 다른, 유례없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중동 문화와 경제적 잠재력 간에 다리를 놓아주려는 광범위한 지도자 그룹(정부 지도자, 은행가, 제조업자, 외부 투자자나 기업 등)에 의해 고무되고 있다. 그들은 이 지역이 번성하려면 다양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자국민의 기업가 정신을 고양해야 하고, 글로벌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해야 하며, 중산층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이 이런 독특한 경제를 운영해나갈 수 있다면 현재 피어나는 오아시스들은 더 이상 신기루가 아니라 매력적이고 지속적이며 비옥한 곳이 될 것이다.
 
편집자주 이 글은 컨설팅사인 부즈앨런해밀턴이 발행하는 계간 경영전문지 <Strategy+Business> 제50호(2008년 봄호)에 실린 를 번역한 것입니다.
 
Joe Saddi(saddi_Joe@bah.com) 부즈앨런해밀턴 베이루트의 수석 부사장으로 중동 지역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다. 상수도, 원유, 가스, 광업, 철강, 자동차, 소비재와 석유화학 산업의 정책 입안, 기업과 산업 전략, 조직과 지배구조에 관한 다국적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Karim Sabbagh(sabbagh_karim@bah.com) 부즈앨런해밀턴 두바이와 리야드의 부사장이다. 정보 통신 기술에 관한 경제 및 기업 개발 업무를 맡고 있으며 정책 입안, 사업 전략, M&A, 지배 구조와 실행 관련 프로젝트 경험이 있다. Richard Shediac(shediac_richard@bah.com) 부즈앨런해밀턴 아부다비의 부사장으로 민간 부문과 건강산업 부문을 맡고 있다. 정책 입안, 기업 및 사업 전략, 조직과 지배구조 및 실행 관련 프로젝트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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